골프 관노트

2025528/내가 이런 이중적이라니... 골프, 나를 보게 한다.


어제까지, 골프를 시작하고 연습장엘 모두 11번을 갔다.

내게는 10번을 넘어섰다는 의미가 있다.

50넘은 나이에, 그것도 100% 의지가 아닌 타인의 요구로 시작했는데 벌써 10번이상 연습장을 찾았다는 사실.

정말 싫어했다면 그렇게 찾아 마음이 있었을까?

어쩌면 마음 한편엔, 은근히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아니였을까?

혹은 하고 싶은 마음, 호기심도 있었지만 사회적 시선과 현재의 상황 등을 의식해 억지로 외면해 왔던 것은 아닐까?

그럴지도 모르겠다. 골프가 내면을 성찰하는데 분명 도움이 된다.

나의 이중성, 내면의 충돌, 모든 것이 여실히 드러난다.

아무튼 지금까지는 꾸역꾸역 가고 있는 중이다. 달리 말하면, 생각보다 강한 거부감이 없다는 점이다. 기왕 시작한 , 빨리 잘하고 싶기도 하고, 엘보나 사고 없이 오래 이어갔으면 하는 마음도 생겼다.

다만, 지금 당장은 슬라이스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여기에만 지금 매달리고 있다.


이번주 월요일, 아르바이트의 다른 방면인 술자리를 가졌다.

문제는 너무 무리하게 달렸다는 것이다. 몸의 회복력이 확실히 떨어졌다.

화요일, 수요일 내내 속이 뒤집혔다. 배드민턴이든 골프든 도무지 마음이 들지 않았다.

그러다 어제 저녁이 되어서야 마음이 생겨 연습장에 갔다.

9번과 7 아이언으로만100 치고 다시 50개를 쳤다.

슬라이스는 정말 좋아진 같다. 하프 스윙으로 툭툭 치면 공이 곧게 나간다.

그런데 힘을 줘서 스윙을 하면 또다시 슬라이스로 날아간다.

아직도 몸에 힘이 잔뜩 들어가는 모양이다.

자리의 아저씨들은 스윙으로 비거리가 대략 200미터 가까이 날아 간다.

나는 이제 70 미터 정도 가는 수준이다.

유튜브를 보면 다들 스윙이 안된다는 이야기들뿐인데 적어도 연습장에 있는 분들은 전혀 그렇지 않은 같다.

그래도 그분들 나름대로 고민이 있겠지?

슬라이스과 비거리 문제 초보 골프 입문자에게 가장 숙제이다.

다시 자세 부터 점검해야겠다.


싫다면서 마시고, 골프 싫다면서 연습장에 가고.

, 내가 이런 이중성을 지닌 사람이었구나.

에이... 사는게 그런거라 치자.


by Dharma & Mahe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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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관노트

2025525 /변화는 아주 천천히


어제는 배드민턴 승급대회를 치렀다. 작년 하반기에 B조로 승급한 대회라 이번 승급은 애초에 기대하지 않았다

그래도 대진표를 보고 혹시 1승이라도 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는 있었지만, 역시 5 전패.

배드민턴 승급에서 가장 벽은 D조에서 C, B조에서 A조로 올라가는 구간이다.

인원이 가장 많고, 고인물도 넘쳐나는 그대로 개미지옥이다.

아마 당분간 B 조에서 허우적거릴 같다.

빠르면 1, 보통 3, 늦으면 5년까지 B조에서 나도 고인물이 같다.

내가 생각하는 A조에 도달하려면 기술적으로도,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변화가 필요하다

후아… 5년이라. 변화는 정말 아주 천천히 온다.


연습장 열 번째날 (2025.5.25)


오늘은 일요일이라 서둘러 연습장 갔다.

지난주말엔 30분을 기다렸다 입장했기 때문이다.

오늘은 100개를 치고, 다시 100개를 쳤다.

9 아이언과 7 아이언만 썼다. 여전히 공은 높이 뜨고, 길게 뻗지를 않는다.

중간에 , 공이 시원하게 뻗어 나갔다. 하지만 그게 어떻게 건지 모르겠다

나는 같이 스윙한 같은데, 다음엔 슬라이스에, 땅볼에, 허공으로 뜨는 공만 보인다.

길게 뻗는 공을 어떻게 쳤는지 도무지 모르겠다.

촬영 삼각대를 사서 스윙을 찍어야 할까?


배드민턴도 그랬다

시합 영상을 보고 자세를 스스로 점검했다. 아마 골프도 그래야 것이다

운동이든 수행이든, 자기 자신의 동작을 가장 모르는 사람은 자기 자신이다

대부분은 자기 자세가 맞다고 착각한다.

그래서 스승이 필요하다

선가에서 밝은 스승이란 바로 뜻이다. 수련의 길은 어둡고, 나는 나를 모른다

스스로가 밝아지기 까지는 눈이 필요하다. 아직 밝은 스승을 만나지 못했다 해도 스스로 자주 거울을 봐야 한다.

헬스장이나 무도장에 거울이 있는 이유가 자신을 있게 하기 위해서이다

스스로가 자신의 자세를 교정하라는 뜻이다.


일단 삼각대를 사야겠다.

연습장에서 고정된 삼각대를 놓아 두고 스윙 자세를 찍는 상상을 하니 부끄럽다.

그런데 어쩌겠는가? 이렇게 라도 자신의 잘못된 자세를 봐야 한다.

그리고 변화해야 한다. 아주 천천히, 하지만 분명히

by Dharma & Mahe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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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관노트

2025523 / 넘어

연습장 아홉째날 (2025.5.23)


어제 하루 쉬고, 오늘은 이른 아침부터 연습장에 갔다.

“50개를 칠까? 100개를 칠까?”

매번 고민되는 문제다. 50개는 너무 적고, 100개는 부담스럽다.

내겐 대략 70~80개가 적당한데, 연습장에서는 50 단위로만 공을 준다고 한다.

그래서 일단 50개만 받아 연습을 시작했다.


오늘은 9 아이언과 7 아이언, 개만 들고 연습했다.

9번은 7번보다 짧고 다루기 쉬운 편이다. 초보자는 주로 7 아이언을 많이 쓴다고 하지만, 나에겐 9번부터 시작하는 오히려 맞는 같다.

똑딱이 스윙부터 시작해 천천히 하프 스윙, 그리고 스윙으로 동작을 확장했다.

하프 스윙까진 슬라이스가 거의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스윙을 하면 어김없이 공이 오른쪽 2 방향으로 휘어 나간다.

스윙은 왼쪽 어깨와 허리를 오른쪽으로 최대한 돌려야 하니, 아직 경우엔 힘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아직은 스윙은 무리다. 지금 상태에선 하프 스윙이든 스윙이든 비거리 차이가 거의 없다.

그러니 당분간은 슬라이스 교정에 집중하며 하프 스윙으로만 정확한 타점을 익히는 나을 듯하다. 7 아이언이 보통 9번보다 멀리 나간다고들 하지만, 지금 내게는 클럽의 차이가 크지 않다.

어차피 비슷한 거리밖에 나가지 않는다.


연습 자리에서 스윙하는 남성의 샷이 눈에 들어왔다.

그의 공은 높지 않은 탄도로, 길게 앞으로 뻗어 나갔다.

반면 공은 떠오르기만 하고, 겨우 50미터 남짓 날아가는 같다.

슬라이스는 확실히 좋아졌지만, 비거리가 너무 짧다.

어떻게 하면 저렇게 낮고 길게, 멀리 보낼 있을까?

넘어 산이다.


힘을 빼자 다짐하지만, 그게 된다. 나도 모르게 힘이 들어간다.

클럽이 공에 맞는 찰나, 감각적으로 안다.

, 이건 틀렸다.” 똑같이 휘두른 같은데, 결과는 매번 다를까?

그래도 괜찮다. 반복, 반복, 반복. 숙달만이 길이리라.

결국 50 치고, 다시 50개를 쳤다.


by Dharma & Mahe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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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관노트

2025522 / 내 나이50에 골프를 시작했다.

 

골프를 시작했다.

나이 쉰이 되어 골프를 하게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다.

평소에 골프라는 운동에 대해 좋은 편견이 있었기에, 나는 절대로 골프를 배울 일은 없을 거라 다짐했었다.

사치스럽고, 허세를 부리는 것 같은 운동.

특권 의식에 쩔은, 그렇고 그런 부류의 사람들이나 하는 운동.

그게 내가 골프를 기피했던 이유였다.

그런데 그런 마음을 가졌던 내가 어제까지 8일째 연습장에 가서 하루에 공을 100개씩 치고 있다.

사람이 변하면 죽는다고 하던데… 내가 죽을 날이 가까워진 것일까?

 

사정이 생겼다.

골프를 해야만 하는 사정이 생긴 것이다.

지금 내가 몸담고 있는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아르바이트 제안을 하나 받았다.

회사의 대표직을 맡아 달라는 제안이었다.

그런데 일은 내가 하고 있는 업무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IT 개발 관련 업무였다.

현실과 동떨어진 역할을 맡아야 하고, 그 회사의 대표라는 인물을 ‘연기’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대표직이라는 아르바이트를 하려면, 대표에 걸맞는 ‘조건’을 갖추어야 했다.

그게 바로 골프였다.

또한 IT 관련 업무도 함께 공부해야 하는 조건이 붙었다.

살다 살다 이런 아르바이트 제안은 처음이었고, 안 할 수도 없었다.

황당한 상황이지만, 이런 일은 누구에게나 한 번쯤은 오지 않을까?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제안.

하기 싫어도 해야 하는 상황이 것이다.

이왕 이렇게 , 골프와 IT라는 새로운 영역에 처음부터 다시 입문한다는 자세로,

얼마나 오래 갈진 모르지만 기록을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독서 활동을 하며 쌓아왔던 내공이 있다면, 이 새로운 도전에도 분명 도움이 될 거라는 믿음이 있다.

그래서 앞으로는 <골프 관노트> 라는 제목으로 매일, 혹은 틈틈이

골프를 하며 느꼈던 생각들을 정리해보기로 마음먹었다.

 

형식과 내용은 그때그때 달라질 것이다.

하지만 100일 정진처럼 쓰다 보면, 어느 정도 형식이 잡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선 오늘은, 첫째 날부터 여덟째 날까지의 과정을 간단히 정리해본다.

 

연습장 첫째 (2025.5.7)

대표직을 제안한 친구(나이가 같아 친구로 지내기로 한 비즈니스 파트너)와 함께 공 50개를 쳤다.

친구가 “골프는 자세가 중요하다”며 다리, 허리, 손을 하나하나 교정해 주었다.

골프 용어는 전혀 모르기 때문에 그냥 무작정 따라 했다.

손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고, 무릎도 아팠다.

아니, 아프다기보다는… 처음 해보는 자세라 몸이 불편해했다.

그리고 ‘똑딱이’라는 걸 반복했다.

가볍게 클럽을 들고 치는 .

보기에는 쉬워 보였지만, 막상 해보면 제대로 맞지 않았다.

어쨌든 50개는 쳤다.

 

둘째 (2025.5.13)

이런 운동을 해야 하냐고, 친구에게 투덜거렸다.

“굳이 이런 운동을 해서 사람들 모임에 나가야 하냐고, 왜 사업을 이렇게 해야 하냐”고 따졌다. 친구는 이 업계는 다 골프를 쳐야 한다고 했다. 골프를 치지 않으면 사람들과 유대 관계를 맺을 수 없단다. 도대체 언제부터 누가 이런 관행을 만들었는지 짜증이 났지만,

그렇다니 어쩔 없이 연습장에 갔다.

내가 들고 있는 골프채를 7번 아이언’이라고 불렀다.

골프를 처음 배우는 사람에게 가장 적합한 클럽이란다.

여기서 궁금증.

골프채를 ‘클럽(CLUB)’이라고 부를까?

‘클럽’이 원래는 ‘몽둥이’란 뜻이란다.

비슷한 운동인 배드민턴이나 테니스는 ‘라켓’, 야구는 ‘배트’를 쓰지만,

골프는 그냥 ‘몽둥이’, 클럽으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아무튼 친구가 알려준 자세대로 하니 공이 맞았다.

그리고 생각보다 멀리 날아갔다.

“뭐야, 이게 되네?

친구는 “내가 알려준 대로만 하면 돼”라며,

“집에서 벽에 머리를 박고 스윙 연습을 하라”고 했다.

스윙할 머리가 움직이면 된다는 이유에서란다.

서는 것도 아니고 벽에다 머리를 박으라니

 

셋째 (2025.5.14)

친구가 알려준 대로 스윙을 했다.

제대로 맞는 경우도 있었고, 삑사리도 났다.

자세가 불완전해서 그렇단다. 당연한 말이지.

집에 와서 유튜브를 보기 시작했다.

 

넷째 (2025.5.16)

혼자 연습장에 갔다. 100개를 쳤다.

절반은 전부 옆으로 날아갔다. 이걸 ‘슬라이스’라고 부른다.

초보들이 가장 많이 겪는 문제라 한다.

나는 분명히 정면을 향해 쳤는데, 공은 영락없이 오른쪽으로 휘어 날아갔다.

아무리 자세를 다시 잡고 쳐봐도 마찬가지.

결국 왼 손 중지 아래엔 물집이 생겼다. 시큰거리며 아프다.

 

다섯째~여덟째 (2025.5.18~5.21)

혼자 매일 100개씩 치기 시작했다.

슬라이스 문제에 대해 곰곰이 따져보았다.

그립을 잡는 법부터 어드레스(자세 잡기)를 하나하나 분석했다.

물론 레슨을 받으면 쉽게 교정될 수도 있겠지만,

골프는 코치마다 말이 다르다. 그래서 내 지론은 이거다: 일단 독학.

유튜브를 보든, 친구의 조언을 듣든, 남들이 하는 모습을 관찰하든, 나만의 문제를 내가 파악하는 것부터.

그리고 목표를 세웠다.

5년 안에 싱글 골퍼 되기.

 

GPT에게 물어봤다.

5년 안에 싱글로 가기 위한 준비 비용이 얼마나 들까?

대략 7,800만 원. 1,000만 원 이상이 든단다.

갑자기 골프에 발을 들인 것이 후회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일단 이번 달만 해보자.

손바닥에 물집이 생기자, “손에 힘 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풀스윙이 어렵다면 하프스윙으로. 슬라이스가 계속 나면, 그립과 어드레스를 다시 조정해보기.

하나하나 문제를 해결하는 맛이 조금 느껴지기 시작했다.

특히 힘을 빼고, 클럽 헤드의 무게로 쳐보는 건

뭔가 작은 깨달음 같았다.

 

오늘은 쉬기로 했다.

그동안 몸에 무리가 있었는지 손바닥과 손가락이 아프다.

팔꿈치도 얼얼하다. 엘보는 아니지만.

 

살의 신체 나이, 무시하면 안 된다.

 

by Dharma & Mahe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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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클베리 핀의 모험 (모노 에디션) 열린책들 세계문학 모노 에디션
마크 트웨인 지음, 윤교찬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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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 허클베리핀의 모험 지은이: 마크 트웨인/ 윤교찬 옮김
글 제목: 미시시피 강에서 은하수까지허클베리 핀과 우리


사람들은 고전을 칭송하지만 정작 아무도 읽지 않는 책이다 미국 현대 문학의 아버지 마크 트웨인(1835~1910)의 말 중에서.

모든 미국의 현대문학은 마크 트웨인에서 나왔다. 그전에는 아무 것도 없었고, 그 후에도 아무 것도 없었다.’ 헤밍웨이(1899~1961)의 말중에서


어린 시절, 텔레비전 앞에 앉아허클베리 핀~ 우리의 친구~하며 따라 부르던 기억이 있다. 톰 소여와 허클, 빨간 머리 앤, 미래 소년 코난까지그 모든 만화들은 어쩐지 비슷한 그림체였다. 훗날 지브리 화풍이라 불리는 그 감성(感性). 그리고 지금, 그 감성은 챗GPT AI를 만난 디지털 시대에도 여전히 살아 있다.

놀랍게도 그 모든 연결의 중심에, 낡은 고전처럼 보였던 <허클베리 핀의 모험> 이 있었다.

 


처음엔 이 고전 소설을 단순한 소년 모험담이라 여겼다.

하지만 책을 덮으며 알게 됐다. 이건 소년의 성장기를 넘어 시대를 초월한 자유의 선언서였다.

허클은 어떤 상황에서도 반항하지 않는다. 더글라스 아줌마의 교육에도, 아버지의 학대에도, 왕과 공작의 사기에도 묵묵히 순응한다.

하지만 단 한 번도, 그 안에서 자기 자신을 잃지 않았다.

그는 낙타처럼 순응하고, 사자처럼 결단하고, 아이처럼 웃으며 떠났다. 니체(1844~1900)가 말한초인의 세 단계를 그대로 밟은 것이다.

 

잡혀간 짐을 위해좋아, 지옥엔 내가 가겠어” 라고 선언하는 장면은 소설의 백미이며 그것이야 말로 허클이라는 인간의 본성(本性)을 보여준 게 아닐까 싶다.

윤리, 종교, 체제, 문명, 그 모든 것을 초월한 자비심. 그게 바로 위버맨쉬(Übermensch), 즉 초인(超人)의 진짜 본모습이 아닐까? 반항이 아니라 초월(超越). 허클은 그걸 해낸 것이다.

 

그런 허클과 톰의 마지막 구출 작전은 둘의 성격을 극명히 보여준다. 톰은 현실 상황을 무대화 하고, 주위 사람를 비롯한 짐조차도 스스로를 믿지 못하게 만든다. 반면 허클은 주위의 누군든 자기 자신을 돌아보게 만든다. 즉 톰은 현실을 왜곡 조종 한다면 허클은 거울이 되어 현실을 바로 비춰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렇게 허클의 자비는 언제나 말없이, 과장 없이 흘렀다.

그건 마치 AI 시대를 사는 우리가 지녀야 할 태도와 닮아 있다.

시스템에 순응하지만 중심은 놓지 않는 자세를 허클을 통해 볼 수 있었다.

바로 허클은 디지털 시대의 인간형이다.


 

소설에는 우리가 생활 속에서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들, 즉 숟가락, 양초, 셔츠는 문명화된 사회를 보여주는 상징들이 나온다.

하지만 그런 것들은 사실 아무것도 아니다. 그것들이 아닌, 뗏목과 카누가 그들을 자유로 이끌었다.

허클과 짐은 문명을 거부한 게 아니라, 속박을 거부한 것이었다.

강을 건넌 뒤 뗏목은 쓸모 없어지지만, 허클은 또 다른 강을 만나면 또 다시 타고 건널 것이다.

AI 시대, 우주 시대, 디지털 시대의 강 앞에서 우리는 다시 뗏목을 만들어야 한다.

그 뗏목을 타고 은하수 끝까지 건너는 모험을 할 것이다.

미시시피 강에서 은하수 까지의 여정이다.

 

『허클베리 핀의 모험』은 단순한 고전(古典)이 아니다.

과거를 건너온 텍스트가 아니라, 미래로 가는 설계도이며 연결과 공진화(共進化)의 출발점이 되는 책이다.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어디에서든 주인이 되어 그 자리에서 진리를 드러내는 자. 허클은 보살이자 초인이었다.

 

마크 트웨인은 단지 이야기꾼이 아니었다.

그는 시대를 꿰뚫은 천재였고, 그래서 브래지어 후크까지 발명했는지도 모른다. 마크 트웨인은 시대를 앞서간 이야기꾼이었고, 그의 친구는 바로 전기의 마법사 니콜라 테슬라(1856~1943)였다.

두 천재가 뉴욕에서 웃으며 대화를 나눴다는 건 우연이 아닐 것이다.

허클이 미시시피 강을 건넜다면, 테슬라는 빛의 강을 건넜다.

하나는 인간의 자유를, 하나는 인간의 미래를 향해 나아갔다.

결국 이 둘은 같은 방향을 본 거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그들이 건넌 강 위에 떠 있다

마크 트웨인은 허클을 통해인간이라는 존재의 이상형을 그려냈다.

시스템을 초월하되, 반항하지 않고 중심을 지키는 자.

 

그게 허클이다. 그리고, 그가 곧 우리다.

, 이것이 우리시대에 고전이라 불리는 <허클베리 핀의 모험> 을 읽어야 하는 이유라 본다.

                  

🖋 by Dharma & Maheal

나는 아빠가 한 말에서 내가 원하던 방법을 찿을 수 있었다.
맞아, 묘책을 강구해 아무도 날 찾지 못하게 해야지 생각했다. - P53

톰 소여가 같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생각했는데, 톰이라면 이런 일이 재미있어 상상력까지 더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 P55

결국 나는 기도란게 참된 사람에게만 효험이 있는 것이구나 하고 생각했다. - P60

방울뱀 가죽을 만지는 것이 얼마나 멍청한 짓인가 하는 것, 이 모든 액운을 보면서도 믿지 않는 사람들은 앞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일들을 보면 반드시 믿게 될 것이다. - P145

아빠한테서 유일하게 배운 교훈이 바로 비슷한 부류 사람들과 잘 지내기 위한 최선책은 그냥 그대로 내버려 두라는 것이었다. - P183

메리 제인은 내가 만났던 최고의 여자였고 가장 용기 있는 여자였다. - P281

긴박한 순간이었다. 나는 종이를 집어 들고는 손으로 꼭 잡았다. 이제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생각에 온몸이 마구 떨리기 시작했다. 잠시 생각하며 숨을 고른 뒤, 내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했다.
"좋아, 난 지옥으로 가겠어" 그러고는 편지를 북 찢어 버렸다. - P293

양심이란 건 인간의 오장육부보다 더 큰 공간을 갖고 있으면서도 아무런 쓸데가 없다. 톰 소여도 나처럼 생각한다고 말했다. - P315

매번 수박을 서리할 때마다, 쭈그리고 앉아, 그런 건지 안 그런 건지를 구별해야 한다면 대체 죄수를 대신 하는 것이 뭔 이익이 있는 건지 도통 알 수 없었다. - P329

톰 소여, 이건 삼십칠 년이 아니라, 삼십팔 년은 해야 할 일 같구나. - P333

결국 톰은 이미 자유의 몸이 된 검둥이를 다시 자유롭게 해주기 위해 그런 힘들고 귀찮은 일을 한 셈이 된 것이다. - P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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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25-05-04 19: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전의 슬픈 운명(?)을 예견한 마크 트웨인의 말이 공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가 대부분 사람은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처음 알게 된 경로가 책이 아닌 만화였을 거예요. ^^;;

마힐 2025-05-04 20:50   좋아요 0 | URL
네, 맞아요. cyrus님 말씀대로 만화가 아니었다면 접하지 않았을 책 이었을 겁니다. 고전의 진입 장벽(?)을 낮추어 준 일본 애니메이션계에 고맙다고 해야 할 것 같아요. ㅎㅎ

yamoo 2025-11-26 1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야~ 허클베리 핀을 다시 읽어야겠는데요. 이런 멋진 리뷰를 이제야 보게 되다니!!

근데 톰은 톰소녀의 모험..에 나오는 그 톰인가요??

마힐 2025-11-26 21:40   좋아요 0 | URL
톰 소여의 모험에서는 톰이 주인공이고, 허클베리 핀은 허클이 주인공인데요. 전 허클이 좋아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