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못 타는 아이 - 라울 따뷔랭
장 자끄 상뻬 지음, 최영선 옮김 / 열린책들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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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상빼의 그림은 낙서였다. 내가 처음 접했을 당시에는 ....그러나 자꾸 자꾸 그 낙서같은 그림에 심취해 간다. 나는 그의 팬이 되어간다. 그의 책을 접하면 다소 짧은 글은 읽고 나면 책장을 넘겨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림의 구석구석을 숨은 그림 찾기를 하듯이 헤매고 다닌다.

 다소 만화와 같은 형식이라 느끼면서 마음이 조급할 때 책 두께가 얇다는 것 때문에 가벼이 읽을 수 있다는 것 때문에 택한 그의 책은 읽는 도중 처음 마음과는 전혀 다르게 변한다. 다 읽었다고 책장에 꽂아 놓아도 또 손이 가고 손이 가고.

얼굴 빨개지는 아이로 부터 시작하여 속깊은 이성친구에서 잠시 머물다가 다시금 찾는 자전거 못 타는 아이. 그림만 칭찬할 것이 아니라 그 속의 내용도 난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

 자전거에 대해서는 가장 뛰어난 전문가이면서 정작 자신은 두 발달린 자전거를 탈 줄 모른는 비밀을 평생 안고 사는 "따뷔랭"이 겪는 이 이야기는 곳곳에 그의 심리를 비롯해 그 동네의 따뜻한 정이 넘치고 있다. 또한 큰 소리로 웃게 하는 뭔가 알 수 있는 개그 또한 곳곳에 춤추고 있다.

 아무리 완벽한 인간일 지라도 한가지의 열등감은 가지고 살아가기에 (모든면에서 완벽하면 인간이 아니고 신일것이다) 그것이 평생 간직하는 비밀이라 할 지라도 인생의 어느  모퉁이에서서 찾은 그 무언가는 우리의 삶을 더욱 환하게 해줄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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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개싸개 오줌싸개 국시꼬랭이 동네 3
김정한 그림, 이춘희 글, 임재해 감수 / 사파리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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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시꼬랭이 책들은 아이들에게 읽혀 줄려고 산 책이 아니라 당연 엄마가 좋아서 산 책이라고 하고 싶을 정도라 나 자신이 신이 난다.

 "싸개 싸개 오줌싸개"의 이 책 또한 물감으로 쓱싹 쓱싹 가볍게 그린듯한 느낌을 주면서도 그 속의 주인공들은 마치 살아 있는 듯이 움직이고 있다. 키를 쓰고 소금을 얻으러 다니는 영섭이의 고추는 당연 아이들과 나의 시선을 끌며 그 고추를 한입 따 먹기도 한다.(???) 엄마의 표정은 바로 나의 표정이라 할 만큼 적나라하다. "소금 얻어 와"하고 채를 씌우며 바가지를 내미는 엄마의 표정. 아무리 고상하고 지적인 엄마라도 그런 표정은 누구나가 다 가지고 있는 엄마의 표정이다.

아이들에게 읽어 줄 때는 난 정말 신경질을 내며 인상도 쓰면서 영섭이 엄마의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해 낸다.  오줌싼 영섭이를 바라보며 다리를 쩍 벌리고 있는 엄마는 지금의 나고 나의 엄마였다.

고추를 달랑달랑.꽁지 빠지게 소금을 얻어 엄마에게 내미는 영섭이는 콧물 눈물이 범벅이 되었지만 그동안 변한 엄마의 온화한 인상 그것또한 우리 엄마들인 것이다.

오줌싸개 풍습을 통해 옛사람들의 육아법을 볼 수 있는 책.

당연 우리집의 베스트 셀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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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연엉가 2004-03-05 10:18   좋아요 0 | URL
누구나 어릴적 오줌을 이불에 안사본 사람이 없을 것이다. 나또한 키를 쓰며 동네를 몇바퀴 돈 기억이 있다. 그 당시에는 소금을 얻어 오는 이유를 몰라 울면서 갔다 왔지만 그런 창피로 인해 다시는 오줌을 싸지 않기를 바라는 우리 엄마들의 육아법이었다.
 
고무신 기차 국시꼬랭이 동네 4
박지훈 그림, 이춘희 글, 임재해 감수 / 사파리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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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난감이 넘쳐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 아이들은 옛날의 검정 고무신은 보지도 듣지도 못했다. 그 검정 고무신으로 기차를 만들고 배를 만들고 트럭을 만들고 놀았다는 것은 지나간 우리네 시대에는 당연 추억으로 떠올리며 가슴 설레이는 미소를 짓지만...

 그 검정 고무신을 모르지만 읽고 난 후의 아이들의 표정은 꿈을 꾼다. 아이들 나름대로 고무신 기차를 타고 하늘도 날아보고 고무신으로 트럭이며 택시며 만들어도 보고 싶어 한다. 집에 여름 강가에서 신던 앙증맞은 흰고무신을 찾아 내어 주니 이내 기뻐 날뛴다. 그 흰고무신으로 책 속의 온갖 장난감을 만들어 보고 뿡뿡 소리내어 달리고 있다. 고무신에는 장난감 병정을 태우고..

그런 모습을 보니 장난감이 아무리 범람해도 아이들의 호기심과 상상력은 끝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비싼 장난감도 일주일이 되기 전에 팽개치는 아이들.  그런 아이들은 가격과는 상관없이 새로운 것은 다 신기한가 보다. 고무신 놀이가 한창 벌어지는 틈을 타 난 나 나름대로 추억을 더듬는다.

 오빠와 같이 강가에서 미꾸라지를 잡으러 쫓아다니고 비료푸대로 남의 집 무덤을 미끄럼틀 모양 타고 내리던 추억. 저녁놀이 어둑 어둑해져서야 엄마가 찾지 않아도 집을 찾아 산에서 내려가고...

지금은 책속의 윤수 윤미처럼 아이들끼리 놀린다는 것이 엄마의 입장에서 보면 얼토당토안한 일이다. 놀이터에 놀아도 보호자가 옆에 있어야 되고 바깥으로 노는 아이들은 항상 잘 놀고 있는지 체크를 할 정도이다. 그러다 보니 항상 아이들은 한쪽 자유를 꺽인 기분일 것이다. 자신들도 알지도 못하는 사이.

일부러 찾아가지 않으면 못보는 강과 모래와 숲과 고기등 그리고 저녁놀을 아이들이 책속에서나마 자주자주 접해 주고 싶다.

엄마 아빠는 옛날에 이렇게 놀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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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광귀신 국시꼬랭이 동네 5
한병호 그림, 이춘희 글, 임재해 감수 / 사파리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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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똥떡"으로 인연을 맺은 국시꼬랭이 동네 시리즈를 사고 나서 나는 한번도 읽어 보지 못하였는데 어제 문득 큰 애가 "엄마 전 설날에  신발 안 잃어 버렸어요"하고 묻는 것이었다. 그게 무슨 소리 인지도 몰라 되 물었더니 "야광귀신"을 가져오는 것이었다.

 야광귀신의 큰눈이와 키다리가 설날이면 사람들의 신발을 훔치러 마을을 내려온다는 이야기와 그 신발을 잃어 버리면 일 년 내내 운수가 나쁘다는 이야기를 읽고 큰 애가 내심 걱정인가 보다. "너 신발은 안 잃어 버렸는데"하니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 쉰다. 쪼끄만 것이 자기의 운수를 생각한다는 것이 정말 우습기도 하다.

 사람들이 도깨비보다 행복한 건 신발을 신기 때문이라도 믿는 멍청이(아이들의 표현)들이 설날이면 신발을 훔치려 내려 오지만 우리의 엄마는 그런 야광귀신을 너무나도 잘 아는 지라 미리 방패막을 설치해 놓는다. 야광귀신이 제일 좋아하는 건 구멍세기. 그래서 집앞에 체를 걸어 놓는다. 셈을 잘 할 줄도 모르는 도깨비들이 신발을 훔치러 왔다는 사실을 잊고 체의 구멍 세기에만 정신이 팔려 구멍을 세지만 세어도 세어도 잘 세기도 못하고 날이 밝아 꽁지 빠지게 도망을 친다. 그런 도깨비들의 모습은 겁나다기 보단  순진하고 더없이 다정스럽다.

 도깨비들의 우스꽝스러운 표정들은 아이들은 책 속에 파묻히게 하고 다 읽고 나서도 우리의 풍속을 자연스럽게 전할 수 있어서 더 없이 좋다. 책 뒷면에 우리 문화 더 알기를 통해 자세하게 왜 야광귀신이 신발을 훔쳐갈라고 한다면서 신발을 숨긴 조상의 재치를 읽으며 지혜가 엿보인다.

가면 갈수록 잊혀져가는 우리 선조의 지혜와 재치를 이런 책을 통해 어른인 나 자신도 다시금 되돌아 볼 수 있다는 것이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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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맘

아버지란 기분이 좋을 때 헛기침을 하고,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너털웃음을 웃는 사람이다.
아버지란 자기가 기대한 만큼 아들 딸의 학교 성적이 좋지 않을 때
겉으로는 '괜찮아, 괜찮아' 하지만,
속으로는 몹시 마음 아파하는 사람이다.



아버지의 마음은 먹칠을 한 유리로 되어 있다.
그래서 잘 깨지기도 하지만, 속은 잘 보이지 않는다.
아버지란 울 장소가 없기에 슬픈 사람이다.
아버지가 아침 식탁에서 성급하게 일어나서 나가는
장소(직장)는,
즐거운 일만 기다리고 있는 곳은 아니다.
아버지는 머리가 셋 달린 龍과 싸우러 나간다.
그것은 피로와, 끝없는 일과,
직장 상사에게서 받는 스트레스다.



아버지란 '내가 아버지 노릇을 제대로 하고 있나?
내가 정말 아버지다운가?' 하는 자책을
날마다 하는 사람이다.
아버지란 자식을 결혼시킬 때 한없이 울면서도
얼굴에는 웃음을 나타내는 사람이다.
아들, 딸이 밤늦게 돌아올 때에
어머니는 열 번 걱정하는 말을 하지만,
아버지는 열 번 현관을 쳐다본다.



아버지의 최고의 자랑은 자식들이 남의 칭찬을 받을 때이다.
아버지가 가장 꺼림칙하게 생각하는 속담이 있다.
그것은 '가장 좋은 교훈은 손수 모범을 보이는 것이다'
라는 속담이다.
아버지는 늘 자식들에게 그럴 듯한 교훈을 하면서도,
실제 자신이 모범을 보이지 못하기 때문에, 이 점에 있어서는
미안하게 생각도 하고 남 모르는 콤플렉스도 가지고 있다.



아버지는 이중적인 태도를 곧잘 취한다.
그 이유는 '아들, 딸들이 나를 닮아 주었으면' 하고 생각하면서도,
'나를 닮지 않아 주었으면' 하는 생각을 동시에 하기 때문이다.
아버지에 대한 인상은 나이에 따라 달라진다.
그러나 그대가 지금 몇 살이든지,
아버지에 대한 현재의 생각이
최종적이라고 생각하지 말라.


일반적으로 나이에 따라 변하는 아버지의 인상은, 4세때: 아빠는 무엇이나 할 수 있다. 7세때: 아빠는 아는 것이 정말 많다. 8세때: 아빠와 선생님 중 누가 더 높을까? 12세때: 아빠는 모르는 것이 많아. 14세때: 우리 아버지요? 세대 차이가 나요. 25세때: 아버지를 이해하지만, 기성세대는 갔습니다. 30세때: 아버지의 의견도 일리가 있지요. 40세때: 여보! 우리가 이 일을 결정하기 전에 아버지의 의견을 들어봅시다. 50세때: 아버님은 훌륭한 분이었어. 60세때: 아버님께서 살아 계셨다면 꼭 조언을 들었을 텐데
아버지란 돌아가신 뒤에도 두고두고 그 말씀이 생각나는 사람이다. 아버지란 돌아가신 후에야 보고 싶은 사람이다. 아버지는 결코 무관심한 사람이 아니다. 아버지가 무관심한 것처럼 보이는 것은, 체면과 자존심과 미안함 같은 것이 어우러져서 그 마음을 쉽게 나타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웃음은 어머니의 웃음의 2배쯤 농도가 진하다. 울음은 열 배쯤 될 것이다.
아들 딸들은 아버지의 수입이 적은 것이나 아버지의 지위가 높지 못한 것에 대해 불만이 있지만, 아버지는 그런 마음에 속으로만 운다. 아버지는 가정에서 어른인 체를 해야 하지만 친한 친구나 맘이 통하는 사람을 만나면 소년이 된다. 아버지는 어머니 앞에서는 기도도 안 하지만, 혼자 차를 운전하면서는 큰소리로 기도도 하고 주문을 외기도 하는 사람이다. 어머니의 가슴은 봄과 여름을 왔다갔다하지만, 아버지의 가슴은 가을과 겨울을 오고간다. 아버지! 뒷동산의 바위 같은 이름이다. 시골마을의 느티나무 같은 크나 큰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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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4-03-06 21:14   좋아요 0 | URL
책울타리님, 토요일 저녁 편안하게 보내고 계신지요?
이 글과 그림 당장 퍼갑니다^^. 화면을 내리며 보면서 제 맘이 왜 이리도 뻐근한지요. 오늘 오랜만에 친정아버지 우리집에 다녀갔습니다. 밖에서 사위가 점심 사드리고 희령이 보고싶어 오셨더군요. 엄마랑요. 고희 지나고 3년째이신데 아직 건강한 편이라 감사합니다. 참 곰살스럽지 못한 맏딸이라 마음 한 구석 늘 죄송하지요. 뒷동산의 바위같은 이름... 오래된 노래도 잘 듣고갑니다.
다른 그림은 처음 보는 것이고 <메아리>의 선선한 그림들이 자꾸 마음을 잡아당깁니다.
책울타리님, 행복한 일요일도 보내세요^^ 고마워요.

다연엉가 2004-03-07 00:35   좋아요 0 | URL
이 글은 정말 우리들의 아버지였습니다.
주말 잘 지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