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 책을 사보고 그냥 던져 놓았다. 작가가 보면 상당히 섭섭할 정도의 시선으로 보고서 말이다
. 사실 이 책을 산 이유는 제목에서부터 호감이 갔기 때문이다. 그런데 책을 보는 도중에 몇번이고
던져 버리고 싶은 심정이 들었다.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일기장이라고 생각해 주세요.
이글을 보시고 제발 그냥 한 번 읽고 지나가세요) 그러나 읽었다. 그리고 이 책을 내 기억 속에서
지워버리고 이 책 살 돈으로 조금 더 보태어 얼라들 통닭이나 한마리 뜯어 줄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제목은 참 잘 붙였다는 생각을 하였다.
잊고 있었는데 이 책이 있냐고 울 동네 아줌씨가 왔다.
아줌씨: 남자보다 통장이 좋다는 책 있냐?
나: 있지^^^와!! 지금도 남자보다 통장이 좋은데 새삼 뭘 또 더 좋아 할려고?^^
아줌씨: 하하하하. 혹시나 읽으면 남자를 아예 갖다 버릴지 아나?
나: 그냥 말아라
아줌씨: 왜? 별루가?
나: 읽어도 되는데 읽으면 창자 튀어 나온다.
아줌씨:그라면 돈에 관련 된거 뭐 읽을 것 없나?
나: 그냥 저기 돈버는 사람은 분명 따로 있다 봐라.
아줌씨: 돈 버는 사람은 어떻던데?
나: 그냥 읽어봐라. 그 사람들 구경이나 하는 것이 이 책 읽는 것 보다 낫다.
나는 여기에서 왜 그랬는가? 책을 사 놓고 사람들이 찾는 책을 하나라도 더 대여해서
나도 돈 벌여야 되는데.
그러나 이 책은 우리 아줌씨들에게는 안 맞다. 일단 우리 동네 아줌씨들은 이렇게 거창한 직업이 없다.
(절대 우리동네 아줌씨들을 무시해서 하는 말이 아니다. 사랑하는 것 알지 다들.)
조금 벌어보겠다고 보험회사도 나가보고 남의 집 설겆이도 해보고 지금은 하루에
얼마 안되는 돈이라도 벌일거라고 장사를 하는 아줌씨들이다. 배운것도 별로 없다.
기본적으로 고등교는 나왔고 대학도 나왔지만 학원을 경영하지만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지만 은행을 다니지만 그래도 아이들 돌아올 시간에 못 맞춰 오는 것이 안타까워
집에서 장사하는 나에게 울 아이 보거든 피아노학원에 가라고 해라고 부탁하는
다 같은 맴의 아지매이다. 간혹 이렇게 살면 뭐하겠나 싶어서 명품도 한 가지 정도는
저지르는 아줌마도 있고 친정 뒷줄대느라고 똥줄 빠지는 아지매도 있다.
아이의 옷장을 들여다 보면서 올 한해는 넘어 가겠다고 안심을 하면서도
어떨때에는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몇만원 하는 저녁을 먹을때도 있다.
그러나 이 책속의 작가와는 달리 여자의 수입이 몇백이 되지는 않는다.어쩌다가
남편이 돈을 잘 벌어와서 친정이 잘 살아서. 시댁이 잘 살아서. 아직 새것같은
농짝을 버릴때도 있지만 그래도 자신이 일이 없음을 한탄하는 아지매들이다.
그런데 그런 아지매들한테 내가 이 책을 권해 주라고...
이 작가가 말하는 한 달 용돈 50만원으로 살림 다 사는 여자들에게 이 책을 권해 주라고?
난 자신없다. 이 책을 보면서 난 연예인이 사는 것이 나와 사는 방식과 다르듯이
이 책의 여자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하였다. 물론 작가의 수준에서는
1억 모으는 것이 엄청 고행일지라도 오늘 책을 빌리러 온 아줌씨에게는 기가 찰 노릇인 것이다.
이 아줌씨는 당장 카드로 고생한다. 여러해 동안 돌려 막기 한 카드로
하루 하루가 피가 마를 지경이다. 그렇다고 이 아줌씨가 명품을 사고
남보다 네끼를 먹었느냐. 그것이 아니다. 집안에 아픈 사람이 있으니 자연히 돈줄이
없는 거고 친정이고 시댁이고 촌에서 겨우 밥이나 먹고사는 처지인지라 얼라 새끼
줄줄이 키우고 병원비로 돈 들고 하다보니 그렇게 된 것인데 이 책을 봐라고....
난 이 아줌씨와 가끔 밥을 먹는다. 그리고 말한다. 아이들 학원 다 그만두라고.
계속 카드로 생활하지말라고 . 김치 하나로 먹으라고. 맘은 안다고. 학원 보내고
싶지만 안 보내도 아이들 훌륭히 잘 자란다고. 그리고 공부 좀 못하면 어떻냐고.
몸 안 아픈것만 해도 감지덕지라고. 이렇게 말하는 나도 남의 일이니까 맘 편히
할 수 있는 말이지만 내가 당사자만 그렇겠나? 끝으로 한가지 더 말한다.
돈 때문에 죽을 생각 하지 말라고... 나중엔 배 째라해라고. 죽는 것보다 낫다고...
대학을 나와도 직장을 못잡아서 고민하고 돈이 마약처럼 좋아도 밤 새도록
돈만 준다면 몸 파는 일 아니면 다 하겠다는데 벌일때가 없는데 어떡하라고....
그래서 결론은 돈버는 사람은 따로 있다에서 카드를 청산해라는 말이 생각나서
그것을 빌려 가라고 하였다. 그러나 한마디. 맴이 그래서 들어왔는데
내가 책 읽을 마음이 아니다고 한다.
그래 책 읽는 것도 어쩌면 사치일수도 있다. 정말 사치일수도 있다. 이 자리에서
내 보고 싶은 책이라도 실컷 읽는 나는. 아이들 올 시간에 맞추어 내다
볼 수 있는 나는, 언제든지 아이스크림 사먹일 수 있는 나는 그것도 가게라고
아침 7시 30분부터 저녁 11시까지 푼돈을 보고 앉아 있는나는 행복한 여자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이 책에 감동을 느끼면서 생활을 다시 시작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본다.
다만 지금 내 주위에서는 이 책이 아니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