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무슨 정신인지 아이들 실내화를 둘 다 안 넣었다. 방안에 들여다 놓았으면 챙겼을 것을
둘다 부엌에 두는 바람에 깜빡했다. 아이들을 다 보내고 나니 아차 싶어 쨉싸게 민수네 학원으로 갔다.
아이들의 학원버스가 아직 도착 전이었다. 집으로 돌아와 소현이의 실내화를 보니 고민이었다.
이걸 학교까지 갖다 주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9시 30분에 집을 나서야 함에도 서성거리고 있는
나를 K 가 왜 그러냐고 했다. 소현이 실내화 때문에 갖다줘야 되지 않게냐며 하니 K는 단호하게
그냥 두라고 한다.
난 K의 성격을 안다. 그가 하는 말 민수는 아직 어리니 애미가 안 챙겨서 당연히 갖다 줘야 하는데
소현이는 자신의 물건을 점검안했기 때문에 갖다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날 보고도
왜 안챙겼냐고 한다. 난 할말이 없어 아침에 서로 너무 까불다가 깜빡했다고 얼버무렸다.
평소 K의 절친한 친구는 고등학교 중학교 된 아이들 비만 오면 태워주고 실내화를 안가져갔다고 하면
쪼르륵 갖다 준다. 그래서 K는 항상 안타까워 한다. 그렇게 교육시키면 안된다고 그냥 자신이
알아서 하게 내버려 두라고 하면서 친구에게 잔소리를 한다. 그러면 난 항상 자식은 아무리 친하지만
누가 뭐라하면 기분 나쁘니 절대 그런소리 하지마라고 한다. 키우는 방법이 다 다르다고 하면서 말이다.
그러는 K땜에 천둥번개가 치고 비가 아무리 와서 소현이를 학교까지 태워주거나 데려다 준 적이 없다.
항상 K가 눈을 부릅뜨고 있었기 때문이지 내 맘은 아니었다. 그의 방식도 옳은 것을 알지만
지금은 소현이의 전화가 기다려 진다.
챙기고 나가다가 방에 들어 앉았다. 온 책장의 책들을 다 들여내고 필요없는 것들을 좀 추리고
책장을 깔끔히 치웠다. 지금보니 속이 다 시원하다.
학교 마치면 엄마 다 마쳤어요하고 종종 전화가 오는데 기다리는 전화는 오질 않는다. 엊그제
운동회때에도 내가 부득이하게 못갔는디...1학년 운동회때에도 못갔는디....
그래도 소현이는 용감무쌍한디...
맴이 좀 안 좋다. 오늘 오면 많이 많이 안아줘야지 하는 생각만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