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인간을 꿈꾸는가 - 인간과 비인간, 그 경계를 묻다
제임스 보일 지음 / 미래의창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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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말도 많지만, 아마도 머지 않은 미래에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다. 그만큼 우리가 예측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과학기술이 발전하고 있고, 세계가 다 연결되어 많은 정보들이 인터넷(사이버) 세상에 집적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 많은 정보들을 우리가 보고 이해하려면 평생이 걸려도 힘들겠지만, AI는 그렇지 않다. 순식간에 모든 정보를 습득하게 된다. 그리고 그것을 재배열하기도 한다. 언어 사용이 그렇다. 이제는 인간과 구분할 수 없을 정도의 언어 구사를 한다고 하니... 하긴 예술 분야에서도 마찬가지고.


그런 활동을 가지고 AI를 인간이라고 할 수 있느냐 하는 질문이 나올 수 있다. 인간과 같은 (또는 비슷한, 아니면 인간에 준하는) 활동을 하는 존재인데, 인간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면, 도대체 인간이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AI가 지닌 위험성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미래에 AI로 인해 벌어질 디스토피아를 상상하면서 우리 인간이 지닌 두려움을 이야기하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AI는 분명 지속적으로 개발될 것이고, 왜냐하면 이토록 매력적인 AI를 한 나라가 포기한다고 해서 다른 나라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이런 기술을 선점한 나라가 앞으로 세계를 이끌어가게 될 것이므로, 어떤 나라도 쉽게 AI 개발을 포기하지는 않을 거라고 전망한다. 지금 돌아가는 추세를 봐도 그렇다. AI에 대한 경쟁이 심해지면 심해졌지, 결코 줄지 않을 것이고, 이미 개발된 AI를 되돌리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기술의 불가역성이라고 해야 하나? 한번 나온 기술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것이 어떻게 이용되느냐에 대해서 합의를 볼 수는 있지만, 그 합의가 영원히 지속된다는 보장도 없다. 그것이 문제지만, 그래서 AI로 인해 어떤 세상이 펼쳐질지 알 수 없지만, 이 책의 저자는 그러한 문제에 대해서 논의하기보다는 인간(인격성)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즉 AI를 어떻게 대할 것이냐는 문제는 인간이란 무엇인가로 나아가게 된다고... 결국 타자는 나를 이해하기 위한 짝이기 때문이기도 한데... AI를 인간이냐 아니냐로 판단하게 되면 결국 인간은 무엇이냐에 대한 답이 나와야 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인간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이야기했지만, 우리는 직관적으로 인간과 인간이 아닌 존재를 구분한다. 그런데 인간이라는 말 말고, 인간처럼 대우해야 한다는 '인격성' 개념으로 가면 달라진다.


비인간 존재들 중에서 인간처럼 대우받는 존재가 있기 때문이다. 바로 '법인'이다. 이런 '법인'의 사례를 잘 살펴서 AI에 대한 논의에 참고로 삼아야 한다고 한다.


'법인'을 인격성 있는 존재로 인정한다면, AI 또한 인격성을 지닌 존재로 인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비인간-동물들은 어떤가? 이미 비인간-동물들을 인격성을 지닌 존재로 인정해서 소송을 하는 경우도 있지 않았는가.


소송에서 승소했느냐 패소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소송의 당사자 (비록 대리인이 소송을 진행하기는 했지만)가 되었다는 사실에서 이들에게 '인격성'을 부여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에 '키메라'와 같은 혼종 존재는 또 어떤까? 


인간의 유전자를 지니고 있는 비인간-동물, 그냥 키메라로 통칭한다면, 이 키메라에게 인격성을 부여해야 하는가 하는 점도 문제가 된다. 


'인격성'이라는 말이 인간과 똑같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인격성을 지닌 존재로 인정한다는 말은 독립된 개체로 인정한다는 말. 즉 인간처럼 존중받아야 할 존재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그런 존재들을 인간의 이익만을 위해서 이용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할 존재이기에.


저자는 '새로운 기술로 창조된 인공의 존재를 법적 평등권을 누리고 존중받을 자격이 있는 국민의 일원으로 인정할 것인가라는 문제가 바로 내가 이 책을 쓰게 된 계기였다'(312쪽)고 말하고 있다.


AI로 인한 유토피아냐 디스토피아냐를 따지기 전에 그는 먼저 우리가 창조한(?) AI를 어떻게 대해야 할 것인지, 우리와 동등한 존재로 인정할 것인지를 생각하자고 한다. 그러면서 '법인, 비인간-동물, 키메라와 같은 혼종 존재'들을 예로 들어 설명하고 있다.


쉽지 않은 문제고, 이 책의 저자도 명확하게 주장하고 있지는 못하다. 그만큼 어려운 문제이기도 하고... 하지만 그는 '우리 사회는 종 기반 논리 및 능력 기반 논리를 병행하는 이중 기준에 기반한 접근 방식을 채택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 것이다. 즉, 살아 있는 인간이라면, 능력과 무관하게 경계선 안에 포함된다. 이것이 바로 핵심 원칙이다. 다만 인간이라는 종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은 여전히 남는다.'(442쪽)고 하고 있다.


우리가 직관적으로 (이는 어떤 고민도 없이)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존재는 바로 종 기반 논리다. 여기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 다만, 인간의 범위를 종 기반으로 축소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인간과 비슷한 능력을 지닌 존재도 인간의 범주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것인데.. 그 능력을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가 또한 문제가 된다.


인간과 비슷한 능력이라고 평가하는 것 자체가 이미 인간을 중심에 놓고 다른 존재를 끌어들이는 것이기 때문이기도 한데.. 이에 대해서도 이 책에서 이야기가 되고 있다.


하지만 명확한 것은 종 기반 논리로만 인간을 정의해서는 안 된다고... 능력에 기반한 것도 포함해서 인간의 범주를 확장해야 한다고, 우리의 경계선을 넓혀가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이것의 대표적인 예가 바로 이미 인간 사회에서 법적인 권리를 누리고 있는 '법인'이고, 이를 참조한다면 AI를 인간의 범주에 포함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라고 한다.


무엇보다 '우리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존재, 즉 고차원적 지능 및 의식을 갖추고 추상적 언어를 사용할 줄 아는 '인격체'들이 이 행성에서 우리와 더불어 살아가게 될 수 있다'(522쪽)고 하니, 우리가 그러한 세상에 대비해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우리의 경계를 넓혀가야 한다는 저자의 의견에 동의하지만... 여전히 어렵다. 도대체 인간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까지 인간으로 받아들여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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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한의 아메리카 탐문 - 피터 틸, 일론 머스크, 알렉스 카프, J.D. 밴스, 이들은 미국을 어떻게 바꾸려 하는가 뉴 노멀 탐문 1
이병한 지음 / 서해문집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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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 견문을 흥미롭게 읽었다. 새로운 시각을 제공해주어서, 하나의 틀에 갇히지 않아야 함을 깨닫게 해주어서.


이번에는 아메리카 탐문이라고 해서 기대를 갖고 읽었다. 미국이라는 나라 무시할 수 없는 나라 아닌가. 비록 저물어가는 제국이라고 하지만, 썩어도 준치라고, 미국이 앞으로 몇 년 몇 십 년 동안은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을 테니까.


그러니 지금 미국을 움직이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 알 필요가 있다. 트럼프 말고. 이런 예측불가능한 인간 말고, 이 예측불가능한 인간 뒤에 있는 사람들.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사람들.


누굴까?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져 있는 일론 머스크? 그는 한 때 트럼프 행정부에서 관료들을 해고하는 첨단에서 활동했었다. AI시대에 관료주의는 걸맞지 않는다는 주장으로, 많은 관료들을 AI로 대체할 수 있다고 하는 사람.


그래, 그는 화성으로 인류를 이주시키려는 계획도 갖고 있다고 했지. 지금은 화성보다는 달에 더 관심이 있다고 하던데, 달은 인류가 우주로 나아가는데 커다란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이니, 우선 달에 인간이 거주할 수 있다면, 또는 그곳에 기지를 건설할 수 있다면, 우주로의 꿈에 한발짝 다가갈 수도 있겠다.


일론 머스크 말고 나머지 사람들, 그 중에서도 이들의 좌장 노릇을 하는 사람이 피터 틸이라고 한다. 실리콘밸리를 벗어나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 단지 관심이 아니라 미국 정치를 바꾸려고 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그가 일론 머스크와 팔란티어 기업의 운영자인 알렉스 카프를 트럼프에게 소개하다시피 했다고 하니... 이들이 트럼프 행정부에서 (1기, 2기 모두) 승승장구하게 된 것도 피터 틸 덕분이라고 한단다.


이런 피터 틸이 목표로 삼고 있는 것은 미국의 공화당과 민주당의 양당체제를 벗어나 새로운 정치를 하는 것이라고 한다. 어쩌면 신정정치라고 할 수도 있는 정치와 종교가 결합되어야 한다는 신념. 


종교는 영성이고, 이러한 영성을 잃은 사회에서 영성을 회복한 사회로, 그럼으로써 공동체를 중시하는 나라로 만들려고 한다고 하는데...


조금 이상하다. 종교로 회귀한다는 사람들이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다른 정치인들은 고정관념에 빠져 있어 자신들의 주장이 통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예측불가능한, 제멋대로인 트럼프를 잘만 조정하면 자신들의 주장을 실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이런 피터 틸의 수제자 격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지금 트럼프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하고 있는 밴스라고 한다. 트럼프 행정부에서부터 미군에 각종 장비와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는 팔란티어 기업의 카프와 마찬가지로, 그의 영향력은 만만치가 않다고.


그 역시 피터 틸과 같이 종교와 정치가 결합되어야 한다고 하며, 세계화를 거부하면서, 미국의 이익을 우선하는 정부를 만들겠다는 것인데...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래, 이 네 명이 대단한 건 맞아, 그런데 이 대단함이 인류에게 무슨 이익을 주지? 하는 생각이 들었으니...


피터 틸이나 밴스가 주장하는 것은 종교와 결합한 정치이지만, 이것이 세계로, 인류로 확장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이라는 나라 안으로, 그것도 백인들로 축소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으니... 


트럼프의 이민자 정책이 그를 잘 보여주고 있으며, 세계 각국을 관세로 협박해서 자국에 투자하게 만드는, 백인들의 삶을 위해서 다른 사람들의 삶을 힘들게 하고 있는 현실이 무슨 종교와 정치의 결합이란 말인가?


종교는 사랑과 평화를 추구하지 않나? 이 사랑과 평화가 자신에게 가까운 사람, 자신들과 비슷한 사람들에게만 적용된다면 그것이 어찌 종교라고 할 수 있겠는가.


종교는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그들이 평화롭게 지내기를 바라는 것 아닌가. 한데 종교란 이름으로 오히려 배타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 지금 미국의 현실 아닌가. 이들이 참여하고 있는 트럼프 정부의 모습이기도 하고.


저자인 이병한이 이들에 대해서 소개해주고 있지만, 책의 말미에서 이들의 주장이 실현될 가능성은 10%도 안 될 것이라고 한다. 60%정도는 지금의 미국이 그대로 유지되면서 흘러갈 것이란 예상인데... 그러면 미국은 곧 세계 최고의 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하지만 이들 주장대로 되어도 문제라는 생각을 한다. 팔란티어 기업만 보더라도 AI기술을 군대와 결합하고 있지 않은가. 또한 군대만이 아니라 우리 삶의 모든 곳에 AI를 보급하려고 하고 있는데, 그런 사회에 과연 영성이 꽃필 수가 있을까?


힘든 일, 돈을 버는 일은 AI가 하고, 인간은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자아실현을 하고 영성을 키우는 생활을 하게 될 것이라고 하는데, 그것이 가능한지 의문이다.


오히려 생활 하나하나까지도 통제받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 그러면서 다른 존재들을 몰아내는 배타성이 더욱 강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하게 되었는데, 이들 네 사람이 아무리 영성을 중시한다고 해도, 지금 나타나고 있는 모습은 그와 반대가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들은 기한이 정해져 있는 정치를 하고자 하지 않는다. 이들은 무기한 자신들이 뜻을 펼칠 수 있는 정치를 하려고 한다. 마치 교황처럼. 아니면 플라톤의 철인처럼.


그것이 가능할까? 그러한 정치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종교와 결합하면 가능하다고 하지만, 그것은 가정에 불과하다. 현실정치에서 종교가 작동을 하더라도 누군가에게는 족쇄가 될 것인데, 그 족쇄는 다른 집단이라고 명명된 사람들에게 작동할 것이니, 포용이 아닌 배타가 만연한 사회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 사회가 바람질할까? 하는 생각.


피터 틸, 일론 머스크, 알레스 카프, J.D. 밴스를 다루고 있는 이 책. 이 네 사람을 알게 되었다는 데서 의의를 찾아야겠다. 이들이 원하는 대로 미국이 흘러가지 않기를 바라기도 하고. 


AI시대. 지금까지 경험 못했던 세상. 예측하기도 힘든 세상. 그런 세상을 선도하고 있는 네 사람의 이야기니, 참조할 만은 하다. 이들의 삶이나 주장에 동의하지는 못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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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트랑 2026-03-01 15: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언급해주신 알렉스 카프의 기술공화국 선언, 피터틸의 Zero to One 은 그 내용 자체로 보아 민주주의에 위협이 될수 있다고 봅니다. 둘 다 법학과 철학 전공자들인데 극우성향을 보이고 있어 더욱 위험한 인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만 그들의 힘이 아주 강력해서 몹시 염려스럽군요. 좋은 글 잘읽었습니다.

kinye91 2026-03-01 16:18   좋아요 2 | URL
그래요. 저도 읽으면서 너무 위험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들이 힘을 발휘하는 세상이 되면 안 될텐데, 참으로 예측하기 힘든 미래네요.
 
유라시아 견문 3 - 리스본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유라시아 견문 3
이병한 지음 / 서해문집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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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3권이다. 유라시아라고 하면 결코 적지 않은 나라들이 포함되니, 책의 분량 또한 만만치 않다. 분량만이 아니다. 담겨 있는 내용 역시 그렇다.


그런 내용들이 과거에 주장했던 사실로 그치지 않고 지금 이 자리에서 미래로 나아가는 길잡이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 그가 예측했던 내용이 맞았다 틀렸다를 따지기보다는, 그때 왜 그런 주장을 했는지 그 주장의 핵심을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고 과거 사실의 실현 여부만 따져서는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다. 그가 주목한 것은 한 나라가 아니다. 특히 미국은 더욱 아니다.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은 이미 저물고 있다는 그의 진단. 이 진단이 정확하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미국이 하는 일들을 보면.


하지만 그의 주장을 살펴보면 미국을 고립시키자는 말이 아니다. 이미 세계는 고립된 한 나라로서 존재하기는 힘들어졌다. 연결이 필요하다. 이 연결이 종교, 민족을 떠나서 이루어져야 하고, 그런 연결을 절대로 강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특히 무력으로.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세계화 시대라는 말이 저물고 이제는 국가간의 각자도생의 세계가 된 듯하지만, 각자도생의 세계에서도 연결은 중요하다. 각자도생하기 위해서라도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서 필요한 나라들과 연합해야 하기 때문인데...


세계 정세를 잘 읽을 필요가 있고, 일방향의 정보로 판단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 또한 편견에 갇혀 자신의 생각만을 고수해서도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슬람에 대한 생각이 그런데, 유라시아 견문을 통해 저자는 이슬람에 대해 새로운 인식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이슬람에 대한 다른 인식 중에 이란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서도, 지금 미국과 이란이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에 처해 있는데, 이것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과거의 사례들로부터 찾아볼 필요가 있다.


이슬람만이 아니다. 러시아와 터키에 대해서도 저자는 다른 시각을 제공해주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을 필요가 있다. 물론 시일이 좀 지나긴 했지만, 터키와 러시아의 지도자에 대해서 한 방향으로만 얻을 수 있던 정보를 다른 방향에서 얻을 수 있다.


이런 여러 시각. 그런 시각을 갖추어야 각자도생의 세계에서 살아갈 수가 있다. 지구 속의 한 국가로, 이제 한 쪽을 보던 시각을 여러 방향으로 돌려야 함을,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강조하고 있다.


어떤 새로운 시각이 있는지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읽도록 하자. 아마, 지금을 살펴 앞으로 나아가는데 도움이 될 만한 사항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3권에 걸친 대장정이다. 저자가 직접 경험하고 만나고, 인터뷰한 내용도 담겨 있어서 다양한 시각을 만날 수 있다. 또한 3권의 마지막에 실린 에필로그는 이 대장정을 잘 정리해주고 있으니, 에필로그를 먼저 읽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에필로그를 읽고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되짚어가는 것도 의미 있는 책읽기일 수도 있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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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격조했습니다 - 편지로 읽는 한국문학의 발자취
이동순 지음 / 창비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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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순 시인이 받은 편지를 그 사연과 함께 실은 책이다. 잘 알려진 시인뿐만 아니라 평론을 하는 사람, 나중에 미술 분야로 나아간 사람 등등이 있다. 다른 분야로 나간 사람도 시작은 문학이었으니, 또 평론은 문학의 한 분야이니, 이 책은 우리나라 현대 문학에서 이름을 알린 문학인들에게서 받은 편지를 공개했다고 보면 된다.


편지란 무엇인가? 이동순은 이렇게 말한다.


'편지는 읽는 재미, 보는 즐거움, 읽고 난 뒤의 가슴 설레는 여운까지 두루 갖추고 있다.'(127쪽)


그렇다. 편지에는 쓴 사람의 필적이 담겨 있고, 필적을 보면서 쓸 때 그 사람의 마음을 짐작할 수도 있다. 그리고 편지를 주고받을 때는 쓸 때의 설렘과 보낼 때의 기대, 그리고 답장이 오기를 기다리는 마음에 받았을 때의 기쁨을 느낄 수 있다.


보내자마자 받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숫자가 편지에는 없다. 상대에게 잘 도달했는지도 알 수가 없다. 상대의 답장을 받았을 때만 알 수가 있다. 그러니 기다리는 동안의 설렘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모든 것이 빨라진 시대에 이제 우편으로 보내는 손편지는 많이 사라지고 있다. 거리에 흔하게 보였던 우체통을 보기 힘드니까. 우표를 사러 가는 수고를 하는 사람도 별로 없을 테니, 편지를 쓰는 사람도 거의 없겠지만, 편지를 보관하는 사람도 별로 없을 것이다. 


나만 해도 예전에 받았던 편지들을 보관하고 있지 않으니까. 젊었을 때 편지를 쓰는 것이 일상이었다. 멀리 떨어진 친구, 군대에 간 친구, 그리고 한참 어린 사람들, 나이든 사람들에게 보내고 받은 편지들. 이런 편지를 그냥 없애기는 뭣해서, 면장철에 보관해 놓았었다. 그런 면장철이 책장 한 곳을 다 차지하기도 했었는데...


하지만 시일이 지나면서 이사를 몇 번 다니고 또 다른 물건들이 많아짐에 따라 점차 내 곁을 떠나가게 되었는데... 가끔 그때 그 편지들을 없애지 않았다면 지금 어땠을까, 가끔 꺼내 읽어보면서 추억에 잠기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을 지닌다.


이동순 시인은 편지를 잘 모아두었나 보다. 편지를 꺼내 읽으면서 과거 추억을 되새기고 있으니...그러한 추억을 우리에게도 전달해주고 있으니. 그가 받은 편지들을 쓴 사람들의 마음, 그들과의 교류를 책에서 보여주고 있어서, 우리를 과거로 데려가고 있다.


짠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이미 세상을 떠난 분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분들의 언행이 눈에 보이는 듯이 서술하고 있는 것은 이동순 시인의 능력이겠지만, 편지라는 형식이 그런 느낌을 지니게 하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동순 시인의 이 말에 동감하게 된다.


'손으로 직접 쓴 편지엔 그걸 쓴 사람의 당시 마음가짐이나 필체, 영혼의 상태, 감정의 기복까지 담겨 있다. 그것은 그냥 알게 되는 것이 아니라 오감으로 온몸에 전해져 온다.'(164쪽)


하여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러한 마음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하게 된다. 좋다. 여기에 잘 알려진 안도현 시인과의 인연은 문학에 관심이 있는 나조차도 잘 모르고 지나갔던 일들을 알게 해주었다.


안도현 시인이 고등학생 때 백일장에 나갔었고, 그때 심사위원이 이동순 시인이었다고. 안도현 시인이 시를 평해달라고 보내고 그러한 인연이 나중에도 이어지는데, 이들을 더욱 가깝게 한 시인이 '백석'이라는 것.


이동순 시인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백석 전집을 냈고, 안도현 시인은 [백석 평전]을 썼으니, 백석이라는 연결고리가 이들에게 또 있었다고, 시인은 이 책에서 말하고 있다. 여기에 둘은 사돈이 되었으니... 정말 인연도 이런 인연이 없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사실, 편지란 개인의 내밀한 속사정을 드러내는 역할을 하니, 편지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내보이는 이동순 시인의 이 책 역시, 편지를 쓴 사람만이 아니라 편지를 받은 이동순 시인의 내밀한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게도 해주고 있다.


여기에 이동순 시인이 등단하고 얼마 안 되어 '명이(明夷)'라는 독서회 활동을 하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 '명이'라는 독서회는 이 책에 자주 언급이 된다. 왜냐하면 이들에게 받은 편지 이야기가 많기 때문인데...이 '명이'라는 뜻은 주역의 36번째 괘 '지화명이(地火明夷)'에서 따왔다고 한다. '해가 뜨기 직전의 시간, 즉 캄캄한 어둠 속에 숨어 있는 밝음'(91쪽)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명이' 활동을 함께 한 사람들이 누구인가? 쟁쟁한 사람들이다. '송기원, 김성동, 최원식, 이시영, 이동순'이다. 모두 우리나라에서 한 자리 차지하고 있는 인물이다. 이들과의 일화가 이 책에 잘 나와 있고...


이 일화 중에 흥미를 돋우는 것이 이들 모임은 김지하와 관련이 있는데, 김지하와 이동순은 밤새워 노래 대결을 했다는 이야기가 이 책에도 나온다. 


이렇게 여러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내용도 있고, 그간 알고 있던 시인들의 편지를 통해서 그 시인을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던 책읽기.


이런 기회를 준 이동순 시인에게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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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국민이 합니다 : 이재명의 인생과 정치철학
이재명 지음 / 오마이북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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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비상계엄부터 이야기는 시작한다. 책은 그렇게 시작하지만 이 책에 실린 내용은 그 전부터다.


이재명 대통령의 정치철학과 인생 역정이 간략하게 담겨 있는 책. 주로 그가 한 연설을 실었는데, 연설이 무엇인가? 자신의 생각을 밖으로 표출해서 검증받으려 하는 일 아닌가. 자신에게 한 약속이기도 하고, 국민에게 한 약속이기도 한 것이 바로 연설이다.


국회에서, 거리에서 한 연설이 이 책에 실려 있으니, 대통령이 되기 전에 한 연설이니까 더욱 의미있게 살펴야 한다. 연설할 당시는 자신의 정치철학을 실현할 자리에 있지 않았지만, (물론 야당 대표도 어느 정도 이러한 정치철학을 실현할 수는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대통령만큼 정치철학을 잘 실현할 자리는 없다) 이제 그는 자신의 정치철학을 실현할 자리에 있다.


그리고 1년이 되어간다. 5년 중 1년, 임기의 20%, 또 대통령으로서 가장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때, 이때 그가 자신이 한 말을 얼마나 실천하고 있는지를 이 책을 읽으면서 살피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 앞으로 남은 임기도 기대하면서...


아직 섣부른 판단을 할 수가 없지만, 책에서 주장한 내용이 어느 정도 실현가능한지는 판단할 수 있겠다. 정치인만의 정치가 아니라 결국 정치는 국민이 하는 것이라는 그의 말처럼, 국민이 주권자로서 정치에 당당하게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고 있는지 생각해 보면 될 일이다.


결과를 떠나서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고 있다면, 그의 정치철학은 현실에서 실현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텐데...


이 책을 통해서 이런 정책은 실현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이 있는데, 그 중 하나는 국민소환제다. 누구를? 국회의원을... 그도 이렇게 말했다.


'국회의원 국민소환제를 도입하도록 하겠습니다.'(217쪽) - 2025년 2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3권분립을 하는 이유가 서로 적절한 견제를 통해서 국민들이 피해를 보는 일을 막기 위해서다. 국회는 입법부로서 법률을 제정하기도 하지만, 행정부를 견제하기도 한다. 국정감사를 통해서 국민을 대변해서 공권력이 제대로 행사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이것을 제대로 못하고, 행정부와 입법부가 짬짜미가 되는 순간, 민주주의에서 멀어진다. 말뿐인 삼권분립이 되는 것인데...


입법부와 행정부, 그리고 사법부가 결탁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도 또 국민들의 주권 행사를 위해서도 선출직 의원들을 소환할 수 있는 '국민소환제'는 필요하다. 


선거날 전까지 그들이 국민을 섬기는 것이 아니라 선거일이 끝나도 국민을 섬기도록 하는 방책이 바로 언제든 일을 잘못하면 소환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다. 그러면 선거일이 국민에게 머리를 숙이는 마지노선이 아니라 임기 내내 또 국회의원이 되기를 바라는 사람은 준비 기간 내내 국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자신이 무엇을 해야 국민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지를 생각하고 실천하게 된다.


하지만 아직 '국민소환제'에 대한 논의가 있다는 얘기를 들어보지 못했으니... 야당의 대표로서 국회에서 연설했지만 곧 대선이 있었고, 대통령으로 당선이 되었으니, 이것은 이제 국회, 특히 민주당의 몫이 되었다고 해야 하나. 조금 더 기다려야 하나? 아니면 없던 일처럼 묻히고 말 것인가, 지켜봐야겠다.


다음은 아직도 해결되지 못한 문제인데... 


'내란수괴 윤석열과 내란 잔당들이 대한민국에 가장 큰 위협입니다. 내란 세력의 신속한 발본색원만이 대한민국 정상화의 유일한 길입니다.'(133쪽) - 2024년 12월 27일 내란 사대 대국민 성명


하, 이거 아직도 진행형이다. 대통령이 바뀐 지 한 해가 다 되어 가는데, 재판은 지지부진이고, 판결은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고...


여전히 윤어게인을 외치는 집단이 있고, 그를 옹호하는 정당이 있으며, 이런 세력들과 손을 끊지 못하고 있는 국회의원들을 어찌할 수 없는 상황. 


이것 역시 국민소환제와 연결이 된다. 국민이 국회의원을 소환할 수 있는 권한이 없을 때, 한번 선출된 국회의원은 국민의 뜻에 반할지라도 4년 동안의 임기가 보장이 된다. 그러니 누가 국민의 눈치를 보겠는가. 선거철이 임박해서야 국민의 뜻을 받들겠습니다 하지... 


이러니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했는데, 그것이 하루 아침에 되지는 않겠지. 좀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겠지. 아직 한 해도 채 안 되었으니... 여러 정책들이 제시되고 있으며, 전 정부와는 다르게 다양한 의견을 들으려 하고 있으니... 입틀막은 이 정부에서는 일어나지 않을 거라 믿고. 발본색원의 주체가 국민이 되어야 하는데...


이런저런 많은 이야기들이 이 책에 실려 있는데, 대통령이 되기 전에 자신의 정치철학을 담은 연설들이 주로 실려 있다. 그러니 이 연설들에 있던 내용들이 이제 하나하나 실현되기를 바라고...


적어도 이 말에 대한 믿음은 있다.


'정치에서 우선 중요한 것은 '무엇을 하고자 하는가'에 대한 의지와 방향이다. 능력은 그 다음의 문제다. 의지와 방향이 있다면 부족한 능력은 다른 쪽에서 끌어다 쓰면 된다. 그래서 능력의 유무는 차선이고 무엇을 지향하는가의 의지와 방향이 더 중요하다.' (159쪽)


이런 의지와 방향을 이번 정부는 '국민주권정부'라는 이름으로 표명했다. 국민주권이 실현될 수 있도록 하는 정부. 이런 의지와 방향이 정해졌으니 이제는 능력 있는 사람들을 발탁해서 그것이 현실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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