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치료의 이론과 실제
권성훈 지음 / 시그마프레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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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암울한 생각에 빠진 적이 있었다. 절망에 빠졌다고 해야 하나.  

세상이 캄캄한 암흑이고 광명은 보이지 않는다는 생각. 

마치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속에 들어와 있는데, 앞으로도 뒤로도 끝이 보이지 않아, 이대로 이 터널 안에 갇혀 벗어나지 못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 

이 절망에서 벗어나지 못 하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으로 자신이 점점 더 움츠러들던 때. 

이 때 이육사의 '절정'이 마음 속에서부터 나왔다. '절정'을 그 때마다 머리 속으로, 입으로 흥얼거렸다. 

'매운 계절의 채찍에 갈겨' 

힘들고 힘든  상황을 이렇게 표현하다니, 지금 내 상황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마침내 북방으로 휩쓸려 오다' 

쫓겨나고 쫓견고 더 이상 갈 곳이 없는 상태 

'한 발 재겨 디딜 곳조차 없다' 

그러나 여기서 포기하지 않는다. 희망을 생각해야 한다.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갠가 보다' 

이 말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정확히 해석이 되지는 않지만 마음에 굉장한 울림으로 남아있다. 

겨울은 나에게 무지개이긴 하지만, 강철로 된, 즉 나에게 부드럽게 다가오지 않고, 나를 단련시키는 존재로 다가온다고, 그냥 그렇게, 이 겨울은 지금 나를 힘들게 하지만, 결국은 내게 무지개가 될 거라고... 

터널 속에 들어와 있다는 생각을 한다는 자체가 이미 출구를 인식하고 있다는 생각. 

그렇다면 이 절망은 언젠가는 끝날 수밖에 없다는 생각.  

자, 결코 희망을 버리지 말자고... 더 앞으로 나가자고. 한 발 한 발 나가다 보면 빛이 보일 거라고. 

이렇게 시를 통해 힘을 얻었다. 이것이 바로 시치료다. 

뭐라고 제시하지 않아도 내 맘 속에 남아 필요한 순간 나에게 힘을 주는 존재, 바로 시. 

이 책은 이러한 시치료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이것을 문학이나, 철학으로 분류하지 않고 교육이야기에 넣은 이유는 바로 시의 교육적 효과에 있기 때문이다. 

시치료를 배우고 가르친다는 의미를 떠나서 시 자체에 이미 교육적 효과가 담겨 있고, 시를 읽게 하고 쓰게 하는 행위 자체가 교육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시읽기 보다는 시쓰기에서 치료 효과를 찾고 있고, 따라서 시읽기의 치료론이라기 보다는 시쓰기의 치료론이라고 할 수 있다. 시를 쓰는 과정에서 자신을 치료한다는 이야기. 

그래서 시쓰기 치료에서 작용하는 요소로 리듬, 비유와 상징, 이미지, 시적 형식을 들고, 이를 시대별 시인의 예를 통해서 내용을 이끌어가고 있다. 

일제시대에 한용운, 김소월, 이육사는 리듬을 통해서 일제라는 어둠을 어떻게 극복해나갔는가 살피고 있으며, 5-60년대 전쟁이후의 시대 어둡고 힘든 시대를 김수영, 김춘수, 서정주를 통해 비유와 상징의 시 쓰기로 어떻게 이 시대를 견뎌나갔는지 서술하고, 7-80년대는 김지하, 신경림, 신동엽을 통해 이미지를 통해 시대를 극복해나가는 모습을 전개하고, 8-90년대 민주화 시대에는 김남주, 박노해, 황지우를 통해 시적 형식의 변모를 통해 시대를 이겨나가는 모습을 이야기하고 있다. 

시대 환경을 인간이 벗어날 수 없다면 자신의 시대를 인식하고 이 시대에 대응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이는 시대를 나름대로 극복해나가는 자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자세를 글쓴이는 시쓰기의 다양한 방법에서 찾고 있다.  

결국 시쓰기란 사물이나 현상 속에 숨어 있는 본질을 꿰뚫어 그것을 언어로 표현해 냄으로써 자신의 마음을 치유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고, 이런 시쓰기에는 반드시 관조와 성찰이 따르게 된다. 

관조와 성찰이라면 일종의 거리두기, 다르게 바라보기 등이니, 자신의 모습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고, 자신의 삶을 반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반성하는 사람, 이 사람은 세상을 올바로 살 수밖에 없다. 

여기에 시치료의 의미와 효과가 있다고 본다. 

다만, 의문이 드는 점은, 일제시대에 김소월이 자신의 시쓰기로 그 암담한 현실을 나름대로 극복해냈다는 저자의 주장이 맞는다면, 그가 왜 자살을(?) 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김소월은 시쓰기를 통해 자신을 완전히 치유하지 못하지 않았을까? 

또 김춘수는 무의미 시는 현실부정의식의 결과물이라고 했는데, 세상이 별로 좋아지지도 않은 80년대 초반에 그는 왜 정치권에 참여했을까 하는 의문도 들고... 

서정주를 비유와 상징으로 시 치료에서 다루고 있는데, 과연 서정주를 시치료에서 다룰 수 있을까? 시치료라면 삶이 바르게 된 사람을 다루어야 하지 않을까? 서정주는 아직도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지 않은가? 정몽주나 이황을 보라. 이들은 시와 삶이 일치하지 않는가? 시가 결국 자신의 삶을 정립하는 중요한 요소라면 서정주는 좀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몇 가지 의문점을 빼고는 개인의 차원에서가 아니라, 시대와의 연관성에서 시치료를 다룬 이 책은 여러가지를 생각할 수 있게 해줘서 좋았다. 

학교에서 시를 가르칠 때, 단지 개인에게 다가오는 의미만이 아니라, 김소월 같은 경우도, 김춘수 같은 경우도, 심지어 서정주 같은 경우도 사회, 시대와의 관련 속에서 자신에게 시가 어떻게 다가오는지, 시를 통해 자신을 어떻게 표현하고 고쳐가고 있는지를 이야기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는 책이다. 

시를 읽지 않는 시대, 불행한 시대다.  

시를 읽을 수 있게, 시에 대한 여러 책들도 필요하겠지만, 우선 시를 읽고 생각할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하다. 이는 학생들에게 또는 어른들에게 시를 읽어라, 읽어라 하지 말고, 읽을 시간을, 읽을 여유를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바쁘게만 사는 현대 삶의 방식. 다시 한 번 생각할 필요가 있다. 

어쩌면 여기서 짧은 시는 반성과 통찰, 관조와 성찰을 통해 이런 시대를 사는 나에게 큰 의미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에 시치료가 아니더라도, 시에 대한 교육은 반드시 필요하다. 시교육이 제대로 된다면 시치료는 무의식중에라도 자연스레 시교육에 따라오게 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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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곤, 행복한 학교 유쾌한 교육 혁신을 말하다
김상곤.지승호 지음 / 시대의창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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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마같은 교육문제. 

우리 국민 모두가 전문가이면서도 해결이 안 되고 있는 문제. 

아직도 19세기 교실에서 20세기 교사들이 21세기 학생들을 가르친다는 말이 통용되고 있는 우리 현실. 

하지만 이제 여기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길이 보이면 가면 된다. 길이 있는데도 가지 않으면 그건 우리들의 책임 방기다. 

이 길을 경기도 교육감 김상곤이 보여주고 있다. 

그가 무상급식을 전국적인 화제로 만들어 선별적 복지냐 보편적 복지냐는 논쟁을 이끌어냈으며,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통해 그동안 학생인권의 사각지대였던 학교를 인권이 살아있는, 모두가 인권을 존중하는 학교로 만들려는 시도를 하게 하고 있으며, 

혁신학교를 통해 대안학교만이 아니라, 공교육에서도 다른 교육, 학생들이 행복해 하는 교육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어찌보면  별것 아닌 일인데, 그동안 실천을 못 하고 있던 일을, 마치 콜럼버스의 달걀처럼 그가 해내니 우리도 할 수 있다고 여기저기서 시도하고 있다. 

바야흐로 우리 교육은 좋은 쪽으로 흘러가고 있고, 진보교육감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교육감에 당선됨으로써 더 나은 교육을 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되고 있다. 

물론 이 책에 나온 김상곤 교육감의 말처럼 교육에는 진보-보수를 가르기보다는 교육에서 당연히 해야할 일들이 아직 실현되지 못 했기에, 진보-보수 교육감을 떠나 교육에서 이 정도는 해야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점에서 더 높은 점수를 주고, 가능성을 보게 된다. 

한 때 언론에서 김상곤을 얘기할 때는 부정적인 면을 많이 부각시켰는데, 그럼에도 그가 두 번째로 교육감에 당선된 이유는 그가 실시한 여러 교육정책들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고, 또 그 당연한 일을 그 나름대로 잘 실천해냈다는데 있다고 본다. 

그의 리더쉽이라고 하는데, 독단과 독선을 배제하고 남의 말을 듣는 경청의 자세를 지닌 그, 자신의 말을 적게 하고 다른 사람의 말을 많이 듣고, 옳다고 결정된 일은 뚝심있게 추진하는 모습에서 우리 교육의 희망을 발견하게 된다. 

이렇게 되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는데, 이런저런 사정들과 김상곤의 교육철학, 그리고 교육감으로서의 자세를 인터뷰어인 지승호가 잘 이끌어내고 있다.  

그리하여 이 책은 참 읽기 쉽다. 읽기 쉬울 뿐 아니라, 읽으면서 즐거워진다. 우리 교육은 답이 없다고, 정말로 대책이 없다고 자포자기 하던 마음에 빛이 들어온다. 길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래 끝난 건 아냐. 이제 시작이야. 길이 여기 있잖아. 우린 그 길로 가야해. 그러면 우리 교육은 조금씩 조금씩 더 좋아질거야. 

이런 희망을 주는 책.  

꼭 교사들은 반드시 읽었으면 좋겠고, 학생을 자녀로 둔 학부모들, 그리고 미래에 학부모가 될 사람들, 우리 교육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정치인들, 직접 당사자가 된 학생들 모두 읽으면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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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시간에 생각 키우기 국어시간에 읽기
충북국어교사모임 엮음 / 나라말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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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 선생이 그랬던가. 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산다고.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라는 고전적인 정의가 있듯이 생각할 수 있는 힘, 그건 바로 인간을 규정짓는 중요한 조건이 되리라. 

그런데 생각을 할 수 있는 힘은 어디에서 오나? 

그냥 생각해, 생각 좀 해 하면 생각을 할 수 있나? 

몇 년 전에 학생들의 사고능력이 떨어진다고, 학생들의 사고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논술을 강화해야 한다고 대학입시에 논술을 반영한다고 했었다. 논술을 통해 종합적 사고력을 키운다는 취지에서 시행되었는데... 

학생들은 이 논술을 위해 듣도 보도 못한 온갖 철학자들, 사회학자들의 글을 읽어야 했다. 아니 읽으면 좋은데, 그들에게는 시간이 없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다. 시간은 없는데, 내용은 알아야 글을 쓸 수 있고, 결국 그들이 택한 방법은 학원을 찾아가 요약된 정보를 얻는 것이었다. 사고력을 측정하겠다고 도입한 논술이 결국은 학생들의 암기력과 글쓰는 요령만을 평가하게 되는 부작용을 낳고 있었다. 

결국 논술은 많은 대학에서 흐지부지 사라지고 말았는데... 

그렇다고 논술이 필요없는 것일까? 아니다 논술은 필요하다. 학생들의 사고력을 키우는 데는 논술이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쓰는 삼다(三多)방법은 학생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교육방법이기 때문이다. 이런 삼다를 실천하기 위해서 제일 필요한 조건은 학생들의 여유이다. 시간이 있어야 할 수 있다. 

이 책은 이런 의미에서 좋은 책이다. 바쁜 학생들에게 별도의 과제를 내주지 않고, 수업시간에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시간 읽고 생각하고 내용을 정리하기 알맞게 구성이 되어 있다.  

또 이 책에 실린 내용들이 학생들의 흥미를 자극할 수 있다.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겪을 수 있는 일들을 중심으로 글을 엮었다. 이런 일이 있었지.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나도 한 번 내 주위의 일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구성이 나로부터, 사회, 역사까지 나아가서 깊은 생각을 할 수 있게 유도하고 있다. 소재는 원심형으로 더욱 깊고 넓게 나아가고 있으며, 글 하나 하나의 구성이 우선 읽고, 그 다음 생각하고, 직접 써 보는 쪽으로 되어 있어, 자연스레 삼다의 방법을 활용하게 되어 있다. 

이 밖에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단지 생각하는 요령, 글쓰는 요령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에서 어떤 삶이 옳은 삶인가,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는가를 고민하게 하는데 있다. 즉 읽고, 생각하고, 글을 쓰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더욱 바람직한 삶에 대해 고민하게 한다. 이 점이 이 책이 학교 수업에서만이 아니라, 학교가 아니더라도 그냥 집에서도 읽을 수 있게 한다.  

자식을 둔 부모가 아이의 사고력을 키우게 하고 싶을 때 아이와 함께 읽고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좋은 책이다. 

사족 : 한 가지 아쉬운 점..편집과정의 실수이겠는데... 244쪽의 조선일보 사설이 실린 날짜 

1969년으로 되어 있는데... 이는 1960년의 오타이겠지. 역사를 이야기 하는 부분인데, 연도는 중요하다. 4.19 전의 이야기이니, 69년일 리가 없고 이는 분명 60년이리라. 다들 한 번 살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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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문학 교육의 방법과 실천
최광석 지음 / 역락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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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렀던 은행에서 우연히 펼쳐보았던 잡지. 여성잡지였는데, 온갖 화려한 화보들로 가득한. 그 책에서 '서양, 고전교육 열풍'이라는 내용이 눈에 확 띠었다. 

독일도, 영국도, 네덜란드도 학생 때 고전교육을 강조한다는. 

우리나라는 고전교육을 강조할까. 오히려 한 쪽으로 밀어넣고 관심을 두지 않지 않을까. 

홍길동전, 춘향전, 심청전 등 내용은 다 안다고 생각하지만 제대로 끝까지 읽어보지는 않은 고전이 얼마나 많은가. 

말들이 너무 어렵다거나, 그게 나하고 무슨 상관이야라거나 하며 거들떠 보지도 않았고, 학교 다닐때는 얄팍한 지식을 암기하느라 작품의 맛을 느끼지도 못하고 지나가지 않았던가. 

이 책은 이러한 고전문학에 대한 교육이 잘못되어 왔음을 이야기하며 어떻게 하면 고전문학을 재미있게 학생들의 삶에 다가오게 할지에 대해 고민한 결과물을 엮었다. 

고전문학 교육의 방법론부터 학교에서 구체저으로 실천할 수 있는 방법까지 다양한 글들이 실려 있어 처음부터 끝까지 주욱 읽을 필요없이 필요한 부분들만 읽어도 많이 도움이 된다. 

특히 2부에 실린 글들은 현직 국어교사들이 읽고 토의하고 자기 나름대로 재구성한다면 학교에서 수업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교과서가 검인정으로 바뀌면서 엄청나게 많은 작품들이 각 교과서에 실려 있는데, 이 중에 공통적으로 실려 있는 작품들도 교과서마다 학습의 방향이 다르니, 교사들이 이를 살펴 통합적으로 재구성해서 수업을 해야 한다는 홍길동전에 관한 내용으로 교사는 교과서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교육과정을 가르치는 것이고, 교과서는 교육과정을 구현해내는 소재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고 있다.   

그렇지만 그게 현실에서는 쉽지 않다는 점도 간과하지 않고... 

적어도 수업하기 전에 한 번 이런 책을 읽으면 방향은 잡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시간을 가지고, 또 자기만이 아니라 함께 교사들이 고전문학에 대해서 고민한다면 학생들도 자연스레 고전문학에 관심을 가지고 접근하지 않을까. 

고전은 먼 옛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내 삶을 규정짓는 한 요소라는 사실을, 홍길동을 통해서도, 춘향을 통해서도, 허생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는 사실... 그걸 깨닫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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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언어교육의 이론과 실제 - 국어교육의 통합성을 지향하는 동국대학교출판부 국어교육학총서 1
김혜숙 외 지음 / 동국대학교출판부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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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라고 하면 너무 어려운가. 매체를 인터넷이나 텔레비전이라고 하면 더 쉽게 다가오리라. 

우리나라 만큼 인터넷이 발전한 나라도 없을텐데, 이 인터넷이 좋은 쪽으로 쓰이면 무한히 좋지만, 안 좋은 쪽으로 쓰이면 그 해악이 말할 수 없을 지경으로 치달을테니, 인터넷을 바르게 사용하는 교육을 학교에서 해야할 필요성이 생긴다. 

단지 인터넷뿐이랴. 텔레비전이나 신문, 기타 다른 매체들도 올바른 교육을 받고, 바르게 사용하는 태도가 길러지면 그야말로 문화강국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동국대학교 대학원에서 국어교육을 전공하는 사람들이 특히 매체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한 결과물을 실었다. 인터넷 광고, 자막언어, 인터넷 신문, TV토론, 인터넷 공론장, 그리고 학습자의 태도에 관한 글들이 실린 전문적인 글이다. 

따라서 이 책은 사범대에서 국어교육을 전공하거나, 현직 국어교사들이 이렇게 수업을 해야 한다는 전범을 보이고 있다. 전문적인 책이므로 독자층이 얇을 수밖에 없다.  현직 교사들이 읽으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다만 이 책의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자신의 환경이나 성격에 맞게 재구성해야 한다. 아마도 이 책의 저자들도 자신들의 연구 결과를 그대로 따라하길 바라지는 않을 것이다.  

따로따로 떨어져 있는 각 장의 내용들을 학교 현장에서는 통합적으로 수업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령 광고와 인터넷 신문, 인터넷 공론장은 하나의 활동으로 묶여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즉 인터넷 기사를 보고 그 내용을 정리하며 핵심어를 찾고, 기사의 관점을 찾으며, 그 관점에 대한 자신의 관점을 서술하고 기사 내용을 다시 한 번 고쳐 쓰며, 기사의 내용에 맞는 광고를 만들어 보고, 다른 이들이 고친 기사와 비교해 보고 토론을 한다면 이 책에 있는 세 장의 내용이 하나의 활동으로 통합될 수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도 학생들 스스로 매체에 접근하고 내용을 생산하는 활동이 매체교육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 활동을 수업시간에 하기 힘들다는 점을 저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한정된 수업시간에 하기 힘들어 방과후에 학생들이 개별적으로 하게 만들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한계를 지닌다고 토로하고 있다.  

그렇담 수업시간에 할 수 있고, 또 자신이 한 활동의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그건 학교 홈페이지를 활용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학생기자단을 뽑고, 학생 기자들은 학교와 관련이 있는, 또는 학생과 관련이 있는 기사를 홈페이지에 올리고, 학생들은 수업시간을 이용해서(꼭 국어시간이 아니어도 된다. 매체 예절은 매체를 대하는 태도와 관련하여 도덕교과와 연관이 되며, 사회 문화적 특성을 파악하는 문제는 사회과와도 연계가 된다) 기사에 대한 댓글을 통해서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며, 건의사항이나 문제가 되는 사안들에 대해서 공론장을 만들고, 그 결과를 확인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 

자신들의 의견이 반영되는 과정을 지켜보면 매체에 대한 태도 교육을 하기가 한결 수월해 지지 않을까 한다.  

21세기를 맞이하여 국어교육도 인쇄매체에서 벗어나 다양한 매체교육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고, 거기에 대해서 많은 책들이 나오고 있다. 이 책도 그런 연구성과를 어느 정도 반영한 결과물이고, 현장 교사들이나 사범대생들은 이 결과물 위에 자신만의 결과를 덧붙여야 할 것이다. 

한 가지 옥의 티...149쪽의 표 맨 밑 수업설계의 주안점과 197쪽의 표 맨 밑 수업설계의 주안점이 같다. 내용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데, 이건 편집과 인쇄과정에서 실수가 일어났다고 보는데, 전문적인 전공 서적이라 할 수 있는 이런 책에서 이런 실수는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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