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법가가 판치는 사회다. 뭐든지 법, 소송이다. 소송 만능시대다. 그래서 법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 또 힘없는 사람은 당하기 마련이다. 아마도 '한비자'가 원하는 '법'은 이런 법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이 백가쟁명 시대였으면 좋겠다. 대통령 후보라는 사람들이 여러 명이 나와 각 당의 주장들을 설득력 있게, 그러나 명확하게 차이나게 잘 주장했으면 좋겠다.
아마 역대 대선 중에서 많은 후보가 나와 설전을 벌이는 경우는 드문 경운데, 오랜만에 다양한 정당들의 정책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게 되었다. 물론 그 나물에 그 밥인 경우도 있지만.
그 나물에 그 밥이라고 하는 이유는 정치를 한다는 사람들이 자신의 주장을 두루뭉수리하게 넘어가거나 남의 주장을 반복하거나, 남의 주장을 반박만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지 말고, 자신들의 주장을 명확하게 전달해야 한다.
그래야만 국민들은 각 당의 후보들이 어떤 주장을 하는지 파악하고 지금 우리 시대에 어떤 정책이 필요한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집권한 다음에 정세를 봐서 어떻게 하겠단 식의 주장은 하지 않겠다는 말, 또는 내가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는 말과 같다.
사회의 쟁점이 되는 여러 문제들에 대해 후보들은, 또 정당들은 명확한 관점을 보여주어야 한다. 적어도 국민들의 눈과 귀를 가리는 그런 말들 말고.
이때 춘추전국시대 제자백가들의 주장을 참고하면 어떨까 한다. 정치가들이? 아니, 국민들이. 그 시대에는 난국을 헤쳐나갈 수 있는 여러 가지 주장들이 나왔다.
공자와 맹자로 대표되는 인과 예를 중시하는 유가, 법치를 주장하는 한비자로 대표되는 법가, 인위적인 구속에서 벗어나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노자와 장자로 대표되는 일명 도가 ,겸애와 절용, 평화를 중시하는 묵자로 대표되는 묵가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모두 어지러운 세상을 바로잡기 위해 자신들의 주장을 펼쳤다. 때로는 날선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정책들 가운데 공통점은 있다. 바로 백성들이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는 것.
이를 기반으로 이들은 각자의 방법을 명확하게 제시한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정치가들도 마찬가지다. 국민들이 행복하게 잘 사는 것, 이것을 기본으로 하고, 자신들의 주장을 펼쳐야 한다. 단지 정권을 잡기 위해서가 아니라.
여기에 이 많은 주장들 중에 어떤 주장이 실효성이 있었는가를 생각해야 한다. 과거의 조건에서 그 주장이 타당했다고 해서 지금도 여전히 타당하다는 생각을 하면 안된다. 그런 기계적인 적용이 아니라 우리의 현실에 맞는 응용, 그것이 바로 온고지신이다.
그렇다면 정치가들도 이런 고전을 읽어야 하겠지만, 선택을 해야 하는, 정말로 투표할 때만 주권을 행사한다는 비아냥을 듣지 않기 위해서도 국민들이 이런 고전을 읽어야 한다. 읽고, 지금 이 시대를 대표할 수 있고, 미래를 이끌어갈 수 있는 사람, 정당을 선택해야 한다.
우리 자신이 주권자가 되기 위해서 이런 준비는 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고전의 힘, 지금이 바로 온고지신(溫故知新)을 해야 할 때다.
| 장자
오강남 옮기고 해설 / 현암사 / 199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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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묵자- 신역
권오석 옮김 / 홍신문화사 / 199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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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맹자강설
이기동 역해 / 성균관대학교출판부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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