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봄이다.
봄을 맞아 새로운 기분으로 출발해야 하는데,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고 진정 봄은 오지 않았다.
빨리 봄이 와야 하는데... 자연은 이렇게 어김없이 제 자리를 찾아 오는데, 우리 정치는 언제 제 자리를 찾게 될는지.
그래도 봄은 온다. 봄이 왔으되, 봄 같지 않다는 말, 이 삼월이 가기 전에 사라졌으면 좋겠다.
그렇게 우리 사회에도 봄이 와서 모든 사람들이 따스한 봄을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문학관 72호를 받았다. 2017년 봄호다. 계절마다 펴내는 계간 소식지라고 할 수 있는데, 받아본 지 이제 한 해가 조금 넘나 보다.
집 안에서 문학관을 거닐 수 있게 해주고, 새로운 문학관을 소개해주기도 해서, 봄 나들이 가고 싶게도 하는 소식지다.
이번 호에는 청류재수목문학관이라는 경기도 안성에 있는 문학관을 소개해 주었다. 나 역시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
자연과 문학이 어우러진 곳, 문인들의 힘으로 문학관으로 만든 곳이라는데, 봄이면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면서 문학을 함께 누릴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한 번 가봐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고.
이번 호에는 우리 시에 나타난 은유에 대한 글이 있다. 은유, 추상적인 대상을 구체적인 사물에 빗대어 표현하는 방법이라고 쉽게 말할 수도 있지만,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대상을 다른 대상을 통해 좀더 깊이 있게 표현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 한용운의 시, 김광균의 시, 허영자의 시에서 은유를 골라 알려주고 있지만, 예를 들어준 은유 중에 조지훈의 '범종'이라는 시에서 나온 은유.
'종소리'를 무엇으로 은유했나 하면 '향기로운 과실'이라고 비유했다. 종소리, 맑고 은은하게 멀리 오랫동안 울려 퍼지는 그 소리를 우리가 직접 맛보는 향기롭고 맛있는 과일에 비유를 했다. 얼마나 멋진 비유인가.
종소리가 귀를 통하여 우리에게 다가와 우리를 깨운다면 과일은 코와 입(혀)을 통하여 우리 몸 속에 들어와 우리 것이 되지 않는가.
보이지 않는 종소리를 그 청각을 다시 후각과 시각으로 변용시킨 은유, 그런 시들... 하여 시적 표현의 아름다움을 생각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
이 우리나라 시에 나타난 아름다운 은유는 다음 호에도 계속된다니, 어떤 시들 속의 은유가 등장할지 기대되기도 한다.
이렇게 집 안에서 문학관을 거닐 수 있었다. 다사로운 봄, 집 안에서 나와 직접 문학관을 걷는 여유와 즐거움도 누려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