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이다. 장마라고 하는데, 반쪽 짜리 장마라고 한다. 남부지방에는 제법 비가 내리고 있지만 중부 지방에는 찌는 듯한, 습도만 높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계절조차도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이 때, 무엇 하나 제대로 이루어진 일이 없다는 생각이 드는 현실. 그런 현실에서 숨이 컥컥 막히고 있는데...
숨통을 틔워줄 단비가 그리운 요즈음이다. '삶창 107호'가 왔다. 계간지로 바뀌었고, 이번 호는 여름호다.
무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날려줄 단비같은 '삶창'이었으면 했는데... 읽으며 마음은 더 무거워졌다. 아니 무거워질 수밖에 없었다. 지금 상황이 이러하므로.
<오늘>을 말해주는 내용으로 쌍용차 투쟁에 대한 정리 글이 있다. 길고도 지난한 싸움을 한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 그러나 과연 노동자들은 성공했는가? 이때의 투쟁보다 더 힘든 상황에 처해 있지 않은가.
이런 생각이 마음을 더 무겁게 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일명 '옥시' 문제. 기업은 이익을 남기기 위해 윤리를 헌신짝처럼 내던졌는데... 자본에는 도덕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것까지도 참기 힘든데... 이 기업에 빌붙어 있는 거대 로펌.
이 로펌이 기업을 위해 진실을 가리는 법률 논쟁을 이끌어가고 있다는 '담배회사, 농약회사, 삼성, 옥시'라는 글. 참 답답하다. 그러나 알아야 대응을 하지. 이런 글들이 기업이 어떻게 법과 결탁해서 서민들을 농락하는지, 그 구조를 잘 보여주고 있으니... 읽을 만하다. 아니, 읽어야 한다.
이밖에도 많은 글들이 있다. 녹색당 비례대표 2번으로 나와 선거운동을 했던 이계삼의 글... 녹색당이 1% 도 안 되는 득표를 했는데... 철저하게 거대언론으로부터 무시를 당했으니.. 하지만, 주저앉을 녹색당이 아니다.
많은 정당 중에 가장 좋은 정책을 내놓고 있는 정당이라는, 기득권이 없기에 기득권을 추구할 수 없고, 자신들을 위에 군림하는 사람이 아닌, 함께 어깨 겯고 가는 사람들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니, 이들이 앞으로 계속 전진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무더위. 그러나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무더위는 곧 시원한 비와 바람에 의해 물러갈 것이다. 마찬가지다. 지금 우리 삶을 짓누르고 있는 괴로움, 이것들, 우리가 극복할 수 있다.
극복해야만 한다.
"삶창 107호"를 읽으며 한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