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왜? - 1945 ~ 2015
김동춘 지음 / 사계절 / 2015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헬조선, 헬조선'

 

대한민국이라는 엄연한 국호를 지니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요즘 유행하는 말은 '헬조선'이다. 지옥이라는 말도 아니고 영어로 헬(Hell)이고, 한국이 아니고 '조선'이다. 참으로 살고 싶지 않은 나라라는 뜻일텐데...

 

도대체 대한민국은 왜 헬조선이라는 말을 듣는가?

 

어째서 한창 미래를 꿈꿀 젊은이들이 삼포니 오포니, n포니 하면서 좌절의 늪에 빠져 있는가?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힘들게 하고 있는지 답답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답답함, 역사를 통해서 찾아가는 것이 바로 이 책이 하는 일이다. 지금의 우리가 어느 순간 똑 떨어져 나온 것이 아니라면, 지금을 구성하는 결정적인 원인이 있을 것이라는 것.

 

그 결정적인 원인을 사회학자답게 찾아나선 것, 이 책의 역할인데... 그 결정적 원인을 1945년 해방에서 찾는다.

 

사실 해방이라 하면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한데... 여기서 더 앞으로 나아가면 해방에 앞서 결정적인 시기는 바로 1904년 러일전쟁이라고 한다.

 

러시아와 일본의 전쟁을 바라보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시각, 특히 윤치호와 안중근의 시각에서 이 책은 시작한다.

 

러일전쟁을 동양과 서양의 전쟁으로 보고, 일본이 이기기를 바라는 사람들, 그것이 당시 조선사람이었다고 할 수 있는데...

 

서양을 침략자로 보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 그러나 일본 역시 서양과 동일하게 침략자로 우리에게 다가왔다는 사실을 보지 못한 사람들은 일본을 서양의 침략에서 우리를 구원해줄 존재로 파악했던 윤치호와 같이 친일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그것도 철저한 친일... 그리고 이들이 우리나라 해방공간에서 다시 사회의 주역으로 떠오름으로써 우리나라의 현재가 규정되기 시작한다.

 

반면, 안중근은 처음에 일본에 호의를 품었다가 일본의 본질이 침략주의임을 알고, 한중일 삼국의 동양평화론이 일본의 제국주의적 야욕 앞에서는 불가능함을 깨닫고 자주독립의 길을 모색한다.

 

그의 무장투쟁론을 이어받은 사람들, 일제시대에 변절하지 않고 꿋꿋하게 싸우는데...

 

여기에 근대화될 때 조선에 들어온 두 사상, 기독교와 공산주의.

 

여기서 1945년이 중요해진다. 45년을 기점으로 이 두 사상은 확연히 갈라지기 때문이다. 물론 일제시대에도 갈라졌지만, 화해할 수 없는 지경으로 치달은 것은 1945년이다. 새롭게 시작해야 할 1945년이 전혀 새롭지 않게 시작한 것.

 

남한에는 기독교를 중심으로 반공주의가 자리를 잡게 되고, 북한에서는 공산주의가 자리를 잡게 된다.

 

친일한 사람들이 처단되지 않고 사회 고위층으로 올라가고, 여기에 극단적인 반공주의가 가미되어 우리사회는 지금의 모습으로 변해오게 된다.

 

이 기점, 1945년이 바로 대한민국은 왜라는 질문에 답을 할 수 있는 실마리를 준다. 그렇다면 어떻게 고칠 것인가에 대한 해결책도 찾을 수 있다.

 

원인을 알았으니 과정을 수정해갈 수 있는 것이다. 하여 이 책은 1945년에서 6.25까지를 우리나라에서 중요한 기간으로 잡는다.

 

그 이후의 독재정치나 경제중심으로의 사회 재편은 이 때의 방향에서 온 것이라 한다. 쉽게 설명해주고 있어서 읽기에 부담이 없는데...

 

문제는 지금, 이 현실에서 어떻게 해야 좀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갈 것인가이다. 그것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이런 책을 읽는 것이기도 하고.

 

대한민국은 왜라는 부정적인 질문에, 이제는 대한민국은 이렇게 만들어져 왔으니, 앞으로는 이렇게 만들겠다고, 우리 스스로 공부를 하게 하고, 실천하게 하는 그런 생각을 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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