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늦게 읽은 감이 있지만, 격월간지라고 해서 사회적 문제나, 삶에 대한 이야기가 두 달만에 다 없어지지 않고, 계속 존재하니...
'삶이 보이는 창' 104호를 읽었다. 읽으면서 삶이 보이는 것이 아니라, 삶을 보게 만들지 않나 싶었다.
많은 삶들을 이번 호에서 보게 되는데...
1.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으로 인한 문제.
국회의원 지역구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하는데, 자신들의 이권이 걸린 문제에 국회의원들이 잘 나서지 않는 것은 당연지사. 거기다 비례대표를 늘려도 시원찮을 판에 지역구를 늘리고 비레대표를 줄이자는 말도 나온다고 하니... 이거야...
이럴 때 자신의 이권이 아니라 공동체, 공화국의 이익을 위한 사람이 정치를 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그것이 바로 제대로 된 삶이고 정치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이번 호에서 다루고 있는 '추첨민주주의제도'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추첨민주주의가 가능함을 이번 호에서 이지문이 주장하고 있는데... 이러한 추첨민주주의는 공화국을 운용하는 기본이 될 수 있음을, 지금처럼 이전투구하는 정치인들을 보지 않아도 됨을 알려주니, 그것으로도 추첨민주주의(말이 어렵다면 제비뽑기)에 대한 고민을 충분히 하게 하고 있다.
2. 노사정 대타협 또는 노동개혁과 임금피크제
많이 거론되고 있는데... 한국노총지도부에서 합의했다고 하는데... 아무리 봐도 이건 노동자들에게 불리한 결과인데, 노동자들의 해고가 지금보다도 훨씬 자유로와질 거고, 비정규직으로 근무하는 기간도 2배로 늘어나게 되는데... 어떻게 대타협이 가능한지.
이 대타협이 안 되면 미래세대에게 부담이 될 거라 하는데, 부모가 제대로 못 하는데, 자식들이 어떻게 잘 살 수 있지?
복지가 잘 되어 있지 않아 부모들을 자식들이 부양해야 한다면 이 노동개혁은 그야말로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에 불과할텐데...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도 아니고.
이 때 이런 고민들을 한 방에 날려버릴 대책이 있으니, 그것은 기본소득. 전국민이 힘들다면 우선 청년들에게라도 기본소득을(기본소득이 이상하면 기본배당이라고 하자) 지급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하면 좋지 않을까.
이번 호에서 황규관이 이야기하고 있는 기본소득에 관한 논의는 이 점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여기에 더해서 김경윤의 '예수 경제학'은 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준다.
임금피크제가 얼마나 허상에 불과한지 예수의 경제학을 빌어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라는 말, 성경에 나오는 일화를 예로 들면, 정말, 노동 시간이나 노동자의 나이에 따라 임금을 구별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 동등한 지급을 하는 것이 신의 말씀에도 부합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3. 지방자치제도를 넘어 연방제로
연방제.. 낯선 말이고, 한 때 연방제를 주장하면 빨갱이로 몰려 곤욕을 치르고는 했는데... 지방자치제도가 실시된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예산 분야에서, 또 정책 분야에서 진정한 지방자치를 이루지는 못하고 있다.
아직도 중앙정부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연방제에 대한 논의가 되어야 한다고 이번 호에서 말하고 있다.
구체적인 실천방안은 더 고민하더라도, 지금 성남시에서 학생들에게 교복을 무상으로 제공하겠다는 정책을 시의회에서 통과시켰다던데...
이것에 대해서 지방자치단체가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중앙정부와도 협의가 되어야 한다고 하니, 이는 자사고 폐지를 둘러싼 서울시교육청과 교육부의 갈등을 생각하게 하기도 하는데...
연방제가 되면 지방도 경제적, 정치적으로 독립해서 독자적인 정책을 펼칠 수 있고, 그렇다면 지역 사람들의 이동이 자유로워지기 때문에, 지역민심을 반영한 정책을 펼칠 수밖에 없다는... 여기에 중앙에 대한 의존이 줄어들면 직접민주주의가 가능해지지 않을까 하는 그런 얘기들...
이처럼 이번 호에서는 삶이 보이는 것이 아니라, 삶을 보게 만들고 있다. 가만히 있는 내 눈에 무언가게 들어오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능동적으로 무언가를 찾아 보게 만드는 역할을 이번 호가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래 삶은 제대로 보아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살 수가 있다. 삶, 제대로 보자. 삶창은 그 점을 일깨워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