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승호, 더 인터뷰 - 인터뷰의 재발견
지승호 지음 / 비아북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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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말이나 받아 적는 주제에 지 이름 달고 책을 내는 일을 15년간 하다니 정말 뻔뻔하다.'(5쪽)

 

이 책의 서문에 실려 있는 말이다. 다른 사람과 인터뷰한 내용을 책으로 펴낸 지승호에게 어떤 네티즌이 한 말이라고 한다. 이런 댓글... 사람 참 힘들게 한다.

 

그럼에도 그는 또 인터뷰 책을 냈다. 그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지승호, THE INTERVIEW"

 

인터뷰는 남의 말을 받아적는 단순한 일이 아니다. 남의 말을 끌어내고 정리해 내어, 다른 사람에게 그 사람을, 또는 그 사람의 생각을 알려주는 아주 적극적인 일이다.

 

인터뷰를 잘하는 사람은 그래서 질문을 잘한다. 질문을 잘하는 사람, 그가 바로 소크라테스 아니었던가.

 

소크라테스는 가르치려 하지 않았다. 다만 질문을 할 뿐이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을 하는 사이에 사람들은 진리에 한발 한발 다가가게 된다.

 

그렇다면 질문은 무척 중요하다. 질문을 잘하는 사람은 교사가 될 자격이 있다. 교사란 무언가를 가르치는 사람이니, 인터뷰를 잘하는 사람은 인터뷰를 통하여 무언가를 끌어내 사람들이 깨닫도록 한다. 알게모르게 교사의 역할을 한다.

 

지승호 역시 그런 역할을 잘하는 인터뷰어(인터뷰를 하는 사람)다. 그는 인터뷰이(인터뷰를 받는 사람)에게서 무언가를 끌어내기 위해 공부를 한다.

 

이 책에는 7명의 인터뷰이들이 나오는데, 이들 각자에게 질문을 하기 위해서 적어도 그는 그들이 쓴 책, 그들에 관한 글 등을 미리 읽고 나온다. 내용을 알고 있어야 질문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인터뷰한 내용을 그냥 받아적은 것이 아니라 자신이 공부한 내용을 바탕으로, 사람들이 더 알았으면 하는 내용, 꼭 알아야 할 내용, 알면 좋은 내용 등을 끌어내기 위해 질문을 한다.

 

뻔뻔한 것이 아니라, 사회에 필요한 일을 한 것이다. 그러니 그는 책을 낼 자격이 있다. 대담집이라고도 하는 인터뷰를 읽다보면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게 되는데... 그렇게 만들기 위해서는 인터뷰어의 능력이 잘 발휘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승호는 충분히 그런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강준만, 강풀, 김난도, 박순찬, 오지은, 이상호, 한희영

 

이렇게 일곱 명을 인터뷰한 내용을 담은 책이다. 이들은 강풀과 박순찬처럼 만화라는 분야에서 활동한다는 공통점, 또 오지은과 한희영은 가수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들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다들 자기만의 분야를 지키면서, 거기서 최선을 다하며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들이 지닌 특성을 하나하나 잘 끄집어 내고, 또 이들의 생각을 잘 정리할 수 있도록 지승호가 인터뷰를 잘 이끌어가고 있다. 또 책에 잘 정리되어 있다.

 

이미 많이 알려진 사람도 있고, 특정한 사람들에게만 알려진 사람도 있지만, 이 책을 읽으며 그들의 관심분야 뿐이 아니라, 우리 사회를 이해하는 도구를 하나 더 얻을 수 있게 되는 책이다.

 

한 번 지승호의 인터뷰를 따라가 보자. 나는 그 인터뷰에서 어떤 생각을 하는지... 정리하면서.

 

덧글

 

알라딘 5월의 작은 출판사 응원 댓글에 당첨되었다. 그래서 받게 된 책이다. 이건 횡재다. 너무 좋게 잘 읽었다. 꼭 책을 보내주는 이벤트에 당첨되어서가 아니라, 비아북 출판사, 앞으로도 좋은 책 많이 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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