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에서 철학을 읽다

철학을 담은 그림 - 지친 당신의 마음속에 걸어놓다
채운 지음 / 청림출판 / 2015년 1월

그림을 읽는다는 말, 그림을 본다는 말보다 더 마음에 와 닿는다.

그림을 읽으려고 하면 그림을 두고 그림 뒤에 있는 것들을 찾아내려고 노력하게 되는데, 마치 행간을 읽는다는 표현처럼, 눈에 보이는 것과 함께 보이지 않는 것들을 읽어내려고 하게 된다.

그림을 통해 그림 뒤편에 있는 화가를 만나게 되고, 화가의 삶과 철학을 만나고, 그가 하고자 하는 의도를 읽으려고 하게 된다.

여기에 그림을 보는 자신의 삶과 철학이 또 드러나게 되니, 그림을 읽게 되면 그림을 가운데 두고, 나와 화가의 삶, 철학, 그리고 시대가 함께 어우러지게 된다.

자연스레 그림에는 철학이 담겨 있고, 우리는 그림을 통해서 그 철학을 읽게도 된다. 요즘은 그림을 해설하는 것에서 한 발 나아가 그림이 담고 있는 철학적 의미, 심리적 역할까지 이야기하는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이 책 역시 마찬가지다. 그림을 보되, 그림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림을 통해 철학을 한다고 할 수 있는 책이다.

그림에 담겨 있는 작가의 철학을 이해하려고 하기보다는 그림을 통해서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 자세를 지니는 것, 그것이 바로 '철학을 담은 그림'이라고 할 수 있다.

하여 같은 그림이라고 하더라도 그림을 보는 사람과 그림을 보는 시간, 또 그림을 볼 때 마음 상태에 따라 다르게 읽을 수가 있다.

다양한 의미를 파악할 수 있으며, 그 그림을 자신의 삶 속으로 끌어올 수가 있다.

어떻게?

이 책은 우리 삶에서 그림을 어떻게 읽을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화가의 그림이 있고, 그 그림에 대한 해설보다는 우리의 삶을 먼저 이야기하고, 그 삶과 그림이 어떻게 관련이 되는지, 그림이 그런 삶을 어떻게 담고 있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차분히 그림을 보면서 자신의 삶을 생각하면 그것이 바로 철학이다. 그런 여유, 그것은 곧 성찰인데, 다양한 그림들이 소개되어 있어서 그림들만 보아도 이 책은 제 역할을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 그림을 가만히 보고 마음의 평안을 느껴도 좋고, 그림을 통해 삶을 생각해도 좋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