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를 지나며

                                                             - 학교1

 

  집을 향해 바쁜 걸음을 옮기다, 갑자기 눈 앞에 나타난 장애물, 꼼짝없이, 서 있는데, 그 앞으로, 똑 같은 머리, 똑 같은 옷을 사람들이, 곁눈질도 하지 않고, 빳빳하게 고갤 쳐들고, 똑 같은 걸음으로, 똑 같은 거리를 두고, 다른 것이라곤 가슴에 달려 있는 번호표 하나만을 지닌 채, 교도소를 향해 가고 있다.

 

  하나, 하나, 하나,

 

  삼각대 뒤에서, 남 일 바라보듯 보다, 철조망이 있는 높은 담장을 쳐다 보다, 문득 뒤돌아 보니, 방금 내가 지나온 곳, 걸음도 빨리 하여 지나온 학교, 담이 보인다. 거기서 거리낌 없이 놀고 있는 아이들. 교복 입고 있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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