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병을 말하다
천승세 외 34인 지음 / 답게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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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보다는 사람이 더 유명한 시인.

 

천상병은 천상 시인이라고들 하는데, 순진무구한 행동과 갖은 기행으로 더 유명해진 사람이다.

 

'귀천'이란 시와 '귀천'이란 찻집으로도 많이 알려진 사람이고.

 

이 책은 그의 13주기에 맞춰 천상병을 알던 사람들의 글을 모은 책이다.

 

사실 그의 시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별로 없다. 말년에 쓴 시들은 어린 아이의 시라고 할 수 있고, 초기 시들은 잘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그의 '귀천'이나 '새', 그리고 '주막에서'는 유명한 작품이긴 하지만, 시인으로서 그가 문학사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그다지 높지 않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시인으로서가 아니라 인간 천상병으로서는 그는 다른 사람들의 맨 앞자리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

 

남들에게 막걸리 값을 달라고 한 것이라든지, 행려병자가 되어 살아 있음에도 유고시집이 나왔다던지, 술 마시고 벌인 그의 수많은 행동들은 우리에게 너무도 많은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다.

 

그가 그렇게 기행을 일삼았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기행은 기행이 아니라 사람으로서 자연스레 지닌 품성이 발현된 것이라고 이 책에서 글을 쓴 사람들은 입을 모아 말하고 있다.

 

그가 작위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본성에서부터 솟아나오는 행동이라는 것, 그래서 그의 행동을 미워할 수 없다는 것.

 

이런 그의 행동들에 대해서 그를 아는 사람들의 글을 읽으며 천상병이란 사람에 대해서 알아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책이다.

 

더불어 그의 시도 몇 편 읽을 수 있어서 좋고.

 

어쩌면 이런 사람이 있었다는 것 또한 우리 사회의 행복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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