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세우기 - 버트 헬링거의 놀라운 심리치료법
존 페인 지음, 풀라 옮김 / 샨티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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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세우기에 관한 두 번째 책.

 

어쩌면 순서를 바꿔 읽었는지도 모르겠다. 출간된 년도를 보니 순서가 바뀌었는데, 하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고, 하나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니 순서가 바뀌어도 별 문제가 없다는 생각.

 

심리치료.

 

현대에 들어와서 더욱 필요한 치료법이 되었고,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사람이 너무도 많아지고 있는 현실에서 앞으로 더더욱 필요한 치료법이 되리라는 생각이 든다.

 

많은 심리치료법 중에 어쩌면 가장 동양적인 치료법이 바로 이 가족세우기라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가족세우기를 하기 위해서는 우선 에너지, 우리 말로 하면 '기(氣)'에 대해서 인정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 주변에는 우리가 보지는 못하지만 기가 흐르고 있고, 그 기 중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기가 바로 가족의 기라고 한다.

 

그것을 '장(field)'이라고 하는데, 이 장은 바로 기들이 모여 관계를 이루고 있는 공간 또는 장소라고 할 수 있다. 이 장 속에 놓여 있을 때 우리는 우리가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하고 있었던 가족들의 기를 느낄 수 있다는 얘기다.

 

즉, 나는 나라는 존재 혼자로 존재하지 않고 가족이라는 울타리 속의 나로 존재한다는 사실, 즉 나는 가족이라는 기들의 관계 속에 위치하고 있기에 이 가족의 기가 흐트러졌을 때 내 삶 역시 흐트러질 수밖에 없다고 한다.

 

나에게 어떤 문제가 있을 때 그것을 나만의 문제로 보지 않고 가족의 관계 속에서 문제를 찾으려고 하는 모습, 이것이 바로 '가족세우기'다.

 

다른 사람들을 내가 원하는 형태로 세워보고, 그 속에서 어떤 기들이 어떻게 작동하는가를 느끼게 될 수 있다고 하는데, 그 느낌은 홀로 떨어져 있지 않고 관계 속에서 자리를 잡고 있다고 한다.

 

관계 속에서 무엇이 문제인가를 파악했을 때 문제 해결을 좀더 쉽게 할 수 있다고 한다. 상당히 심한 상처들도 이런 가족세우기를 통해서 해결할 수 있다고 하고, 또 그러한 사례들을 제시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가족세우기를 할 때 신경 써야 할 점은 '스토리'가 아니라 '영혼의 언어'로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한다.

 

스토리란 자신의 행동에 대한 합리화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자신의 본질에서 벗어난 말하기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에 반하여 영혼의 언어는 자신의 본질에 와닿는 언어인데, 이런 영혼의 언어를 말하자마자 우리는 치유의 공간으로 들어서게 된다고 한다.

 

영혼의 언어를 말하기 위해서 지녀야 할 자세는 무엇일까? 이 책에서는 바로 "용기"라고 한다. 그 용기란 바로 '우리의 판단 실수, 우리의 오만함과 고집스러움, 우리의 분노, 심지어 우리의 고통을 마주할 수 있는 용기'(286-287쪽)라고 한다.

 

나를 제대로 볼 수 있게 된 다음, 가족세우기를 통해서 관계망 속에서 무엇이 문제인가를 찾아내고, 그 다믐에 영혼의 언어로 말한다면... 치유는 이루어진다고 한다.

 

마음의 상처뿐만이 아니라 약물중독 등도 이러한 가족세우기를 통해 어느 정도 치유할 수 있다고 하니, 한 번 시도해볼 만한 치유법이지 않나 싶다.

 

물론 이러한 가족세우기를 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바로보는 용기가 전제되지만, 이에 못지 않게 함께 하는 사람들에 대한 신뢰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가족세우기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가 이루어진다면 가까운 가족뿐만이 아니라, 아주 먼 조상들까지도 가족의 영역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고 하니, 이 가족세우기는 참으로 고려할 만한 치유법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나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종횡으로 나와 관계 있는 사람들과 얽혀 있다는 사실, 그것이 비록 눈에 보이지는 않아도 존재한다는 사실, 이것이 동양의 기와 통할 수 있다는 사실이 읽으면서 내내 마음에 와닿았다.

 

어려운 일이 많이 일어나는 지금 현실... 가족세우기를 통해 치유를 하는 방법을 고려하는 것은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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