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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에서 사라진 사람들 - 사라진 민족 사라진 나라의 살아 숨 쉬는 역사 ㅣ 지도에서 사라진 시리즈
도현신 지음 / 서해문집 / 2013년 12월
평점 :
역사는 흐른다.
역사의 흐름 속에서 얼마나 많은 나라들이 세워졌다 사라졌다 했을까?
사라진 나라들 중에서 기록을 남긴 나라는 얼마나 될까?
한때 위용을 자랑했던 나라들이라고 해도 역사 속에만 존재하는 나라도 많고, 또 역사 속에서도 찾기 힘든 나라들도 있는데...
사람들은 혼자서 살기 힘들다고 나라를 구성하고 그 나라에 속한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었는데... 지도에서 사라진 사람들이라는 말은 차라리 지도에서 사라진 나라들이라고 하는 편이 더 좋았을지도 모른다.
역사를 통하여 보면 우리 사람들은 늘 사라질 수밖에 없는데... 그럼에도 지도에서 사라졌다는 말은 역사에서 잊혀졌다는 말과 통할 수 있고, 아니면 자신들이 세웠던 나라가 어떤 형태로든 지금까지 이어져 오지 않고 있기에 사라졌다는 말과 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주가 탄생한 이래, 아니 지구가 탄생한 이래 인류가 이 지구상에 산 역사가 그리 길지 않음에도 이제는 지구 자체를 명망시킬 정도로 강성해진 인간들이 살아온 역사를 살피는 일은 중요한 일이 되는데...
여러 나라들의 흥망성쇠를 살피면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알게 되고, 그것이 바로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한 때 강한 나라여서 상당한 힘을 발휘하던 나라였음에도 이제는 지도상에서 찾기 힘들고, 또 역사 책에서도 찾기 힘들어진 나라들에 대한 이야기를 이 책이 해주고 있다.
서양에서부터 동양에 이르기까지 사라진 나라들에 대해서 살피고 있어 흥미를 주고 있다. 여기에 처음 듣는 나라들도 있으니... 그 나라 사람들이 자신들의 정체성을 완전히 잃고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흡수되어 사라져버린 역사에 대한 이야기다.
여기에 수록된 사람들(민족? 나라?)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수메르인, 히타이트인, 에트루리아인, 켈트족, 파르티아인, 훈족, 에프탈족, 아바르족, 흉노족, 오환족, 유연족, 탕구트족, 거란족, 옥저인, 동예인, 부여인, 우산국인, 가야인
이 중에서 훈족과 흉노족은 같은 종족이라고 보아도, 참으로 많은 종족들이 지도상에서 사라져 버렸다. 그들은 과거의 역사 속에서만 존재하거나, 과거의 역사 속에서도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그렇게 된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전쟁이 주를 이루고 있다.
정복, 약탈, 전쟁으로 인해서 흥망성쇠가 결정이 되는데... 조금 강하다 싶으면 다른 나라를 침범해 영토를 확장하려고 하고, 약해지면 침략을 받아 멸망을 하는 그런 반복.
인류의 역사가 이토록 전쟁으로 점철되어 있다는 얘기는 앞으로도 전쟁이 우리의 역사에서 사라지지 않을 거라는 반증이 된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전쟁을 막기 위해서 국제연합이라는 세계적인 단체를 만들기도 했고, 유럽연합이라든지 하여 나라들끼리 통합하여 평화롭게 지내려는 노력도 하고 있지만, 조금 강한 나라는 여전히 약한 나라를 힘들게 하고 있는 현실이기도 하다.
역사에서 사라졌던 나라들이 세월이 흐른 다음에 다시 자기들만의 나라를 만들고, 사라진 사람들이 아니라 다시 나타난 사람들이 되려고 하는 과정에서 또다시 전쟁이 일어나고, 파괴가 일어나고, 살육이 일어나고 하는 반복.
역사는 반복되는가? 기원전까지 따진다면 수 천년의 역사를 통해서 인류가 배운 것이 없다는 얘기가 되나? 서로가 공존하면서 사는 방법, 그것을 찾아야 하지 않나?
결국 과거의 전쟁이 먹을거리로 인해, 생존으로 인해 일어나는 경우가 많았다면 이제 인류의 생존문제를 해결한 지금은 어떤 해결책이 있을까? 평화롭게 공존하는 인류?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는 이 책에 나와 있는 사람들, 나라들처럼 또다시 사라지는 길을 밟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 책에 나와 있는 민족들이 나라를 구성하지 못했다고 해서 모두가 사라져버리지 않고 다른 민족들에 동화되어 살아남았겠지만, 다름을 인정하고, 함께 공존하는 인류가 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또다시 종족멸살이라는 홀로코스트를 경험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역사는 종이 위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는 무언가를 배우기 위해서이다. "지도에서 사라진 사람들"이라는 책을 읽는 이유는, 또다시 지도에서 사라진 사람들을 만들어내지 않기 위애서이다.
지도에서 사라진 사람들을 만드러내지 않는 방법, 그것은 평화적 공존밖에 없다. 이 책을 보라. 이들이 사라진 이유는 대부분 전쟁이다. 전쟁으로 인한 절멸과 합병이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