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헌법재판소에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청구안 제출
이게 뭐야... 인터넷에 접속했더니... 포털에 뜨는 기사다. 통합진보당이 스스로 해산한 것도 아닌데, 정당정치를 표방하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한 정당을 해산하라고 정부가 청구안을 제출하다니...
국무회의에서 의결하고 법무부 장관이 청구안을 헌재에 제출했다고 하는데... 삼권분립이 지켜지고 있는 나라에서 집회 및 결사의 자유가 있는 나라에서, 정당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시키기 위한 집단으로 합법적인 조직이고, 이들은 자기들의 주장을 펼칠 자유가 있는 나라에서... 한 정당을 해산시키려 하다니.
이렇게 정당이 해산 된 것은 우리나라가 민주화가 되지 않았을 때 일어났던 일 아닌가. 게다가 행정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이 외국을 방문하고 있는 때에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이게 뭔가?
통합진보당이 자신들의 선거에서 여러 일들이 일어나서 정당이 깨지고, 또 알오니 뭐니 해서 의원이 구속이 되고 하지만, 그래도 한 정당을 이렇게 무참히 대우해도 되는 걸까?
어쩌면 오늘은 우리나라 역사에서 정당정치의 죽음을 알리는 날이 되지 않을까? 예전에는 이런 일이 있었지만, 적어도 1987년 민주화투쟁 이후에는 절차적 민주주의라는 것이 확립(?)이 되었고, 또 사회 전반에서 민주주의가 정착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전교조의 법외노조화에 이어 통합진보당의 해산 청구라...
왜 이렇게 자꾸 기시감이 느껴질까?
1958년이 다시 돌아온 걸까? 그 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벌써 잊었는가?
한 나라 정당의 당수이자 한 때 장관도 했었고, 또 대통령 후보로까지 나왔던 죽산 조봉암을 간첩으로 몰아 사형시킨 나라. 그 때 진보당이 해체되었는데...
그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래서 "진보당"이라는 책을 읽었을 때, 한참 젊었던 그 시절에... 이런 일이 일어나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나이가 먹은 지금, 그런 일은 우리나라에서 일어날 수 없다고, 그만큼 우리나라도 민주주의 역량이 축적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법원에서 판결도 나지 않았는데.. 그것도 당이 아니라 당원인 사람들이 구속되었을 뿐인데... 다시 이런 일이 생기다니... 한 정당에 대한 이런 태도는 그 정당을 지지하는 국민을 배제하는 행위밖에는 되지 않을텐데... 어떤 사상을 지니고 있고, 어떤 정당을 지지하든 정부는 모든 국민이 자신의 생각을 펼칠 수 있게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지금은 어째서 행정부가 입법부도 관리하려고 드는가? 삼권분립은 어디 갔는지... 입법부가 행정부를 견제하는 것 아니었나? 그래서 국정감사도 하고 그러는 것 아닌가?
왜 반대로 가는가? 행정부가 또다른 헌법 기관인 국회에 간섭해서 정당을 해산해야 된다고 헌재에 청구하고 있는 현실이 제대로 된 현실인가.
1985년에 나온 책 목차만 다시 보았다.
1. 진보당 문헌
2. 진보당의 정책과 특수조직활동
3. 진보당 사건 관계자료
4. 진보당 사건과 판결을 보는 시각
5. 조봉암 관련자료
부록1. 진보당 간부명단 및 간부 약력
부록2. 진보당 일지
부록3. 진보당 관계자료 총목록
이거 어째 몇 년 뒤에 진보당에다 두 글자만 더 붙여 또 하나의 책이 나오는 것은 아닌지... 역사는 앞으로 가도 시원찮은데.. 왜 자꾸 뒤로만 가려고 하는지...
헌재의 판결이 어찌될지 두고볼 일이다.
다만 정당은 그 정당원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정당을 지지했던 국민들도 있다는 사실을 헌재에서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행정부는 일부 국민을 위한 행정부가 아니라 모든 국민을 위한 행정부라는 사실도.
같음만을 추구하는 사회. 결코 바람직한 사회가 아니다.
아마, 이 책은 구하기 힘들 거다. 나온 지가 하도 오래되어서. 인터넷에서 책표지의 사진도 구하기 힘드니. 그래도 먼 옛날... 지금과 비슷한 이름을 지닌 정당이 지금과 비슷한 대접을 받았던 역사적 사실로 읽어둘 만한 책이다.
아니, 역사를 잊지 않기 위해서, 기억해서 남겨두기 위해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