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한나라 무제 때... 남자 사마천 남자의 기능을 상실하다. "사기"를 완성하다

 

죽음보다도 더한 치욕으로 여겨지던 궁형을 선택하다. 그의 정치적 입장과 판단 때문에... 그런 현실에서 그를 지탱한 것은 바로 글쓰기... 역사를 기록해야 한다는 사명감. "사기"를 집필하면서, 그를 완성해가면서 그는 자신이 삶도 완성해 가고, 상처도 치유해 가다. 그의 책은 세계에서 기념할 만한 책이 되었고, 우리나라에는 막대한 영향을 행사했으며, 그를 태사공이라고 부르게 만들었다. 우리나라 역사서의 전범이 되기도 했던 책. 특히 "사기 열전"은 전기문으로써도 또는 문학작품으로 읽어도 손색이 없는 누구나 읽을 수 있는 그런 책이 되다. 어쩌면 그가 궁형을 당하지 않았다면, 그렇게 치열한 글쓰기는 이루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아니면 궁형으로 인해 그의 역사서 서술이 조금 달라지지 않았을까 추측해보기도 한다. 확실한 것은 그는 글쓰기로써 자신을 치유했으며 세상에도 도움을 주었다는 사실.  

 

이탈리아 파시즘 시절...안토니오 그람시 감옥에 갇히다. "옥중수고"가 나오다

 

안토니오 그람시... 어렸을 때 다쳐서 등이 굽었다는 사내. 덕분에 작은 체구를 지닐 수밖에 없었으며, 활동적이기보다는 사색적이었던 사내. 이탈리아의 발전을 위해서 고민했던 사내. 공산당에 가입했으나 레닌과는 다른 생각을 지녔던 사내. 이탈리아의 현실을 분석하면서, 이탈리아에서 출발해 이탈리아를 떠나지 않았으나 세계적인 사람이 되었던 사내. 그리고 무솔리니에 의해 감옥에 갇혀 그곳에서 세상을 떠났던 사내. 그러나 그가 남긴 책. "옥중수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80년대에 대학생이라면 한 번쯤은 읽어야 했던 책. 그리고 그의 책에 나오는 숱한 말들. 그 개념들. 사회운동에 지표를 제시해주었던 개념들. 헤게모니, 진지전, 기동전, 수동혁명...

그가 감옥에 갇힌 세월은 지옥이었으리라. 하지만 그는 감옥에서 생각을 했으며, 그 생각을 글로 써보냈다. 이것이 아마도 그가 버틸 수 있는 힘이었으리라. 그는 글을 통해서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었으며, 이탈리아를 살필 수 있었고, 또 세계를 살필 수 있었으리라. 우리가 그를 기억하는 것도 바로 그의 글 때문이었으니... "옥중수고"가 탄생하게 해준 무솔리니에게 감사해야 하나? 참...그의 유명한 말. "비관적으로 생각하고 낙관적으로 행동하라"

 

유신 독재 시절... 신영복 감옥에 가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을 이루다

 

대학강사로 재직하면서 "청구회"라는 모임을 만들고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던 신영복. 어느날 체포되어 감옥에 갇히고 사형 판결을 받다. 사형 판결에서 무기징역으로 다시 20년만에 감형이 되어 석방이 되다. 석방이 되고 난 뒤 성공회대에서 강의하다. 인식론도 존재론도 아닌 이제는 관계가 중요하다는 관계론을 이야기하다. 대중적으로도 많이 알려지고 짧은 엽서에 보낸 글들은 교과서에도 실리다. 그 중의 대표적인 글이 온달과 평강공주의 이야기를 다룬 '어리석은 자의 우직함이 세상을 조금씩 바꿔갑니다'이고, 또다른 하나는 한명회와 황희를 비교, 대조한 '반구정과 압구정'이다. 그러나 이 글들은 그가 감옥에서 나온 다음에 쓴 글들이고, 그를 우리에게 알린 글은 바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다. 감옥에 갇혀 있으면서 밖으로 써 보낸 글들. 그리 길지 않은 글들 속에 자신의 생각을 온전히 담아 보낸 글. 그런 글을 쓰기 위해서 그는 온 정신을 집중했으리라. 세상에 대해서, 자신에 대해서,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 하여 그의 글들은 우리에게 엄청난 울림을 선사하는데... 단지 우리에게만이 아니라 그 자신에게도 치유의 힘을 제공해주었으리라. 그것이 바로 글이고, 사람은 가둘 수 있어도 말은, 글은 가둘 수 없다는 이치를 알려주는 그런 사례이기도 하다.

 

미국 초창기 멕시코와의 전쟁...소로우 감옥으로 가다. "시민불복종" 탄생하다

 

미국이 멕시코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소로우는 그 전쟁은 정당하지 않다고 반대한다. 그리고 그런 부당한 전쟁에 쓰일 세금을 낼 수 없다고 거부한다. 법을 위반한다. 당당하게... 그 대가로 그는 감옥에 갇힌다. 물론 친척이 세금을 대신 내주어 금방 풀려나오게 되지만... 그는 자신이 부당하다고 생각한 것에 대해서는 법 차원이 아니라 개인 차원에서 거부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악법도 법이다"가 전가의 보도처럼 쓰이고 있는 이 나라에서 부당한 법은 거부해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참 이질적이다. 그러나 법을 지키면서 법을 고칠 수 있을까? 영국에 항거했던 간디도 법을 지키면서 법을 바꾸는 운동을 하지는 않았다. 그가 벌인 "소금 행진"을 보라. 악법은 어기면서 고쳐야 한다는 사례가 되지 않겠는가... 여기서 법은 법이니까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말은 가진 자들의 이야기임을 알 수 있게 된다. 학교도 보라. 교칙이 점점 완화되는 것은 바로 소위 말하는 날라리들의 행동때문 아니던가. 그런 선구적인 위반들이 있기에 고쳐지지 않는가. 법이니까 지켜라가 아니라, 그 법이 정당한지 아닌지 먼저 생각하게 하는 것이 바로 민주사회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일 아닌가. 소로우는 그를 몸으로 보여주었고, 그런 생각을 정리해서 글로 써냈다. 바로 유명한 "시민불복종". 세상이 하도 수상하니 그도 강호에 가 생활하게 되는데... "월든" 이것이 그를 치유한 힘이지 않았을까 싶다.

 

이들은 바로 그 "다름" 때문에 옥에 갇히고 탄압을 받았지만, 바로 그 "다름" 때문에 역사에 이름을 남기고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었다. 그리고 자신도 건강하게(이는 정신적으로) 지낼 수 있었다. "다름"은 결코 물리적으로 가둘 수 없다. 그것을 가두려고 하는 사람들은 바로 자신이 갇히고 만다는 사실을 알아야 하는데... 이렇게 역사적인 사례들이 많은데... 

 

이런 다름을 실천한 사람...더 많이 있지만, 네 나라의 이 사람들로 마치기로 한다.

무엇보다도 지금 이 시대, 참으로 답답한 시대...

누군가도 기록으로 남기면서 자신의 감정을 추스리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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