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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를 비즈니스로 만든 우파의 탄생 - 왜 보수가 남는 장사인가?
토마스 프랭크 지음, 구세희 외 옮김 / 어마마마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이것은 미국에서 일어난 일이다.
1980년대 레이건이 집권하여 신자유주의라는 이름을 건 보수정권이 생긴 이래 일어났던 일이다.
그것을 이 책에서는 비즈니스 우파라고 이름 짓고 있다. 우파라고 할 수 있는 보수주의자들이 정치를 비즈니스로 만들어버렸다고 한다.
그리고 이들이 법칙으로 삼고 있는 것이 5가지 있다고 한다.
첫째는 정부에 들어가 정부를 파괴할 것. 자유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그들은 거대한 정부를 원하지 않는다.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여 규제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냥 시장에 맡기면 모든 것이 다 잘 돌아갈 것이라고 한다. 정부가 공연히 개입하여 평등을 지향하는 것은 그들에게는 강탈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런 정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정부에 들어가야 한다. 그것도 그 정책에 반대하던 사람을 그 부서를 책임지는 자리에 앉혀야 한다고 한다. 그러면 자연스레 정부의 권한은 줄고, 규제는 사라지며, 그들이 원하는 자유방임의 시대가 도래하게 된다고 한다. 그러니 밖에서 정부를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로비를 통하든, 어떤 홍보방식을 택하든 정권을 잡고 정부의 조직에 그들의 사람을 심는 활동을 해야 한다고 한다. 80년대 레이건이 집권한 이래 우파들은 이를 실행했고, 이는 민주당도 여기에서 그리 멀리 벗어나지는 못했다고 한다. 그 결과는 경제적 파탄이다. 지금도 민주당 오바마가 집권하고 있지만, 하원에 발목이 잡혀 정부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셧다운 상태에 처해 있다.
둘째는 빚을 늘려서 재정을 파탄시킬 것. 정부 재정적자를 늘려야 한다고 한다. 아마도 보수정권 하에서 재정적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었고, 이런 재정적자로 인해 사회안전망 구축은 물 건너가고 있으며, 자연스레 정부에서 운영하던 알토란 같은 기업들을 민간인 기업에 넘겨야만 하게 되기도 한다. 그리고 이러한 재정적자는 자연스레 정부에 대한 불신과 냉소를 낳아 우파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게 된다. 간혹 진보진영에 정권을 넘겨주더라도 진보 진영이 이 재정적자로 인해 무슨 일을 할 수 없게 만들고 만다. 그러면 다음 정권은 자신들에게 넘어올 수 있다는 얘기다. 클린턴 정권이 이런 재정 적자에 발목잡혀 제대로 일을 하지 못했고, 그 다음 정권은 부시에게로 넘어왔다는 사실에서 이것은 우파의 중심 전략이기도 하다.
셋째는 국민의 것을 자본에게 넘겨줄 것. 신자유주의라는 이름으로 공기업이 민영화되었다. 민영화라는 말보다는 사영화라는 말이 더 어울리겠지만, 공적으로 운영되던 기업들이 모두 개인의 이익을 위한 기업으로 변모하였으며, 사회기반 시설들도 공적 운용에서 사적 운용으로 넘어갔다. 더 심하게는 사람의 건강을 다루고 있는 의료행위조차도 민간으로 넘겨 막대한 이익을 남기도록 하였으며, 연금조차도 민간에 넘겨 민간 기업들 배만 채워주고 있다. 그럼에도 이것을 자유라는 이름으로 시행하고 있으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지나친 이익을 규제해온 부서들을 무력하게 하고 있다. 또 기업 프렌들리라는 명목으로 기업에 유리한 법안을 마련하고 있다. 따라서 공적으로 쓰여야 할 것들이 사적으로 쓰이게 만들고 있다.
넷째는 전투적인 우파청년조직을 키울 것. 정치도 대대로 계속되어야 한다. 그래서 대학생들 중에서 우파를 키워야 한다. 그냥 우파가 아니라 전추적인 우파. 공화당 학생위원회처럼 적극적인 행동으로 나설 청년 조직이 만들어져야 한다. 그리고 그들이 정치계로 들어서게 해야 한다. 그들을 얼마나 잘 재생산하느냐에 따라 우파의 재집권이 결정된다. 또한 그런 활동을 통해서 좌파가 집권하는 일을 막을 수 있고, 젊은층에서 광범위한 지지세력을 결집시킬 수 있다.
마직막으로는 국가 예산을 내 재산으로 만들 것. 공공의 이익은 안중에도 없다. 자유라는 이름으로 정치에 뛰어드는 이유는 자신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서이다. 그러므로 온갖 규제를 푸는 정책을 펴는 이유는 민간 기업의 이익을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곧 자신이 그 기업에 들어가거나, 그 기업을 위해서 일하는 로비스트가 되기 위한 방편이기도 한다. 그러면 그는 천문학적인 액수의 연봉을 받을 수가 있으며,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던 국가 예산을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운영할 수가 있게 된다. 제 돈 안 들이고 많은 돈을 벌어들일 수 있는 것. 그렇게 행동하는 것. 그것이 우파의 법칙이다. 그게 바로 정치를 비즈니스로 만드는 방법이다.
그 결과는 파산이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 이들은 이렇게 하기 위해서 진보적인 정당에 후원하지 못하도록, 즉 진보적이 정당의 후원금이 제로가 되도록 하고 있으며, 노조활동은 아예 처음부터 와해시키고 있고, 환경단체들의 활동은 규제하도록 하고 있다.
결국 홉스가 말한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상황을 만들어내고 있지만, 이 상황에서도 대다수의 민중에 대한 몇몇 기업의 착취라는 현실로 바꿔내고 있다.
작은 질병에도 엄청난 액수의 치료비를 물어야 하는 상황이 되었고, 노조 활동은 위축 되어, 대다수의 노동자가 기간제 비정규직으로 전락하고 말았으며, 부는 몇몇 소수에 독점이 되었고, 사회적 안전 장치는 거의 사라지다시피 했다. 환경은 점점 더 나빠지고 있으며,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그들의 원하는 대로 땅에 떨어져 버렸다.
이제는 다르게 시작해야 한다. 이것이 이 책에서 지은이가 하고 싶은 말이다. 우파가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잘 밝혀놓았으니 여기에 속지 말아야 한다고. 이들은 번지르한 말로 포장하고 있지만, 그들의 말과 행동은 앞에서 이야기한 다섯 법칙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그러나
이것은 미국에서만 일어난 일이 아니다.
그것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