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퍼센트 우주 - 우주의 96퍼센트를 차지하는 암흑물질ㆍ암흑에너지를 말하다
리처드 파넥 지음, 김혜원 옮김 / 시공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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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 안 개구리'라는 말이 있다. 자신이 속한 세계가 세계의 전부인양 알고 있는 존재. 더 넓은 셋상을 보지 못하는 존재.

 

우리 인간은 '우물 안 개구리'를 비웃지만, 사실 우리들 인간 자체가 '우물 안 인간'이지 않은가.

 

우물 안에서 우물의 크기만한 구멍으로만 세상을 보는. 그러한 존재. 인간.

 

지구라는 행성이 얼마나 작은지 알고 있으면서도 그 지구가 전부인양 아등바등 대며, 서로 갈등하며 지내는 인간.

 

이러한 인간들이 눈을 우주로 돌린 지는 얼마되지 않는다. 몇 백년 전만 해도 인간은 우주의 중심이 지구인줄 알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지금은 지구는 우주 중에서도 아주 작은, 작아도 너무 작아 먼지보다도 작은 존재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러한 깨달음에서 인간은 우주를 탐구하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야 인간이 만든 기계가 태양계를 벗어났다고 하니, 우리는 볼 수 있는 것보다, 보지 못하는 것이 훨씬 많음을 알 수 있는데.. 이러한 볼 수 없음의 대표적인 존재가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다.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는 겨우 4%에 불과하다는 주장. 이것은 허황된 주장이 아니라 최근의 과학계에서, 특히 천문학계에서는 정설이라고 할 수 있다는데...

 

우주에 우리가 모르는 물질이나 에너지가 96%가 된다는 사실은 우리 인간이 얼마나 미약한 존재인지 알게 해준다.

 

하긴 빛의 속도록 140억년이 걸리는 자리에도 은하가 있다고 하고, 이들 은하는 굉장히 빠른 속도로 팽창을 하고 있다고 하니, 인간의 지적 능력으로는 아직도 4% 안에 머물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간은 계속 노력하고 있다. 암흑물질을 발견하려는 노력, 암흑에너지가 무엇인지 밝히려는 노력.. 그러한 노력들을 통해 우리는 더 넓은 우주로 나아갈 수 있으리라.

 

이 책은 이러한 과학자들의 노력을 다루고 있다. 처음에 지구 중심에서 태양 중심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간략히 소개한 다음에 뉴턴의 업적과 이를 더욱 현실에 맞게 수정한 아인슈타인의 노력, 그리고 그들 뒤를 이어 우주를 탐구하는 과학자들의 모습을 '팩션'의 형식으로 우리에게 알려준다.

 

많은 과학 용어들이 나오지만, 이 책을 하나의 '이야기'로 받아들이면 과학에 문외한이라도 이 책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우주의 본질을 밝히려는 과학자들의 노력과 경쟁을 흥미롭게 서술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책은 우주에 관한 과학자들의 노력을 알려주는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과학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우주과학, 천문학, 또는 물리학에 관심을 가질 수 있게도 하고 있다.

 

가장 큰 대상을 다루고 있는 천문학과 가장 작은 입자들을 다루고 있는 물리학, 이들이 어떻게 만나고 어떻게 협력하고 경쟁하는지를 이 책을 통해 잘 보여주고 있고, 또 과학자들끼리의 협력과 경쟁에 대해서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을 보여줌으로써 우리 인간은 이제 겨우 '우물 밖'으로 나왔음을 알게 해주기도 한다.

 

갈 길은 멀다. 할 일도 많다. 이게 우리 인간들에게 주어진 희망이자 과제 아닐까?


칸트는 '우리가 어디까지 인식할 수 있을까'하는 질문을 던지면서 우리의 인식 너머에 있는 존재를 '물자체'란 개념으로 정립해내었는데... 천문학에서는 아직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분명 존재한다고 여겨지는 존재를 '암흑물질','암흑에너지'라는 개념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인식 너머에 있지만, 언젠가는 우리 인식 안쪽으로 들어올 수 있는 존재. 그러한 존재들에 대한 탐색은 우리 인간에 대한 탐색과도 통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아주 작은 입자들에 눈을 돌리든, 너무도 큰 존재인 우주에 눈을 돌리든, 그것은 결국 우리 인간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과학자들이 치열한 모습, 그리고 자신들이 흥미를 지닌 부문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 이런 것들을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아마도 이런 책을 통해 우주나 물리학, 수학에 관심을 가진다면 그 흥미를 이어서 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과학을 하겠다는 사람이 나오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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