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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토론 수업을 위한 토론 교과서
신광재 외 지음 / 창비 / 2013년 7월
평점 :
품절
토론. 일명 말싸움.
인간이 지혜로운 인간이라는 증거이기도 하다.
물리력으로 상대방으로 굴복시키지 않고 이성의 힘으로 상대를 자신의 자장 안으로 끌어들이려는 노력, 그것이 바로 토론이고, 토론이 없으면 인간 세상은 홉스의 말대로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으로 넘치리라.
하지만 정작 학교에서 토론에 대해서 제대로 배워본 적이 있는가 하면, 그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토론이 중요하다고, 자신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이끌어나가는 일이 중요하다고 얘기는 들었지만, 어느 교과목에서도 토론을 중심으로 수업을 한 적이 거의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
하다못해 국어 수업에서조차도 토론을 직접 하기보다는 토론에는 어떤 종류들이 있고, 어떤 방법들이 있다는 지식에 관한 이론만 배우고 말지 않았던가.
그래서 토론을 참 못하는 사람들로 자라지 않았던가.
자신과 생각이 조금만 달라도 마치 자신의 전부를 공격한다고 생각하고 죽자사자로 상대방을 누르려고 하지 않았던가.
토론에서 지면 자신의 인생이 끝난다는 생각으로 인신공격까지도 서슴지 않았던 것이 우리의 현실이 아닌가.
텔레비전에서 주관하는 토론 프로그램을 보더라도 같은 이야기를 반복한다든지, 상대방의 말을 곡해해서 표현한다든지, 또 주제와 상관없는 이야기를 한다든지, 그것도 안되면 인신공격으로 상대방의 입을 막으려 한다든지 하는, 그런 모습만 보아오지 않았던가.
하여 토론 프로그램은 오히려 더 우리에게 식상한 느낌만을 주고, 토론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지니게 하지 않았던가.
정작 중요한 일은 몇몇의 지식으로 무장한 사람을 길러내는 것이 아니라, 남과 함께 어울려 살 수 있는 사람을, 그래서 자신의 주장을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도 표현할 수 있지만, 상대의 주장을 잘 이해하고 토론을 통하여 좀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사람을 길러내는 일이 교육에서 할 일이 아니던가.
이런 점에서 이 책은 의미가 있다.
토론에 대해서 정의를 내리고 설명을 해 준 다음, 토론의 방법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주고 있다. 하나하나 따라가면서 토론을 준비할 수 있고, 직접 토론 연습을 할 수도 있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 가서는 직접 토론을 할 수 있게 주제를 주고, 다양한 토론 방법을 통해 토론을 해보도록 이끌어가고 있다.
말 그대로 토론 '교과서'다.
학교에서 또는 학원에서 이 책을 가지고 몇 시간 정도를(사실, 이 책으로 토론 수업을 이끌어간다고 하면 수십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만큼 토론이란 간단하게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 수업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짜여져 있다.
시키는 일, 주어진 일만 잘하는 사람이 아닌, 무엇인가 스스로 찾아서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한 시대, 그 시대를 준비하는 교육을 한다면 토론 수업은 필수적이라는 생각이 들고, 그런 점에서 이 책은 토론 수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또는 토론 수업을 하고 싶어하는 학생들에게 좋은 참고자료가 될 것이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