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훈의 자기 반영적 글쓰기 이화연구총서 17
연남경 지음 / 혜안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광장"이란 소설 하나로 이미 최인훈의 우리나라 최고의 작가 반열에 올라섰다. 그의 광장은 시대를 넘어 지금까지도 우리에게 꼭 읽어야 할 책으로 남아 있는데... 단지 "광장"만이 아니라, 그의 단편들, 그리고 다른 장편들도 하나같이 문제작들이다.

 

어떨 때는 사실주의 소설 같기도 하고, 어떨 때는 환상적인 소설 같기도 하고, 어떨 때는 이게 소설이야, 수필이야 할 때도 있고...

 

참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소설을 써 왔는데, 소설에서 희곡으로 나아가기도 했으니, 그의 문학세계를 한 마디로 정리하기란 불가능하다고 하겠다.

 

이 책은 이러한 최인훈의 문학세계를 자기반영이라는 측면에서 살폈다. 문학이란 개인과 사회의 모습이 반영되어 있는 존재라고 한다면, 문학을 통해서 사회를 알 수 있고, 또한 작가 자신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

 

이런 작업을 저자는 "화두"를 통해서 시작한다. 그리고 그의 소설 "화두"를 통해서 자신의 주장을 하나하나 검증해 나가고 있다.

 

결국 "화두"는 최인훈 소설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으며, 최인훈 연구의 최종판이라고 할 수 있다는 얘긴데, 그 이유는 "화두"에 자신이 이미 출간했던 소설들이나 또한 자신에게 영향을 준 작가들, 그리고 작품들이 날것 그대로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최인훈의 지금을 이루게 된 작품들, 사건들, 그리고 다른 작가들을 이 작품을 통해서 알 수 있게 되고, 이 작품을 통해서 우리는 급변하는 시대를 산 한 지식인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게 된다.

 

박사논문을 조금 다듬어서 책으로 내었기 때문에 전문적인 책이라고 생각하고 멀리 하기 쉽지만, 최인훈의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다. 그의 소설세계를 정리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책을 읽는 것도 좋겠지만 그의 작품을 하나하나 읽어가는 일이 더 좋을 것이다. 가장 널리 알려진 "광장"을 읽고, "회색인", "서유기", "태풍" 등을 읽고 단편집인 "우상의 눈물"에 실린 단편들을 읽으면 좋다.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작품들, 그리고 어느 하나도 쉽게 자신을 보여주지 않는 작품들...

 

마지막에 읽어야 할 작품이 바로 "화두"다. 시기적으로 늦게 발표했다는 점도 있지만, 이 소설들을 전부 아우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 다음 이 책을 읽으면 이 소설들을 한 축으로 꿸 수 있는 방법론을 마련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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