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란 현실에, 그것이 무엇이든, 미리 계획하지는 않았지만 주의 깊게 맞서는 것이며 현실을 견뎌내는 것이다.-34-35쪽
총체적인 지배는 공존이 불가능한 유일한 통치 형태-64쪽
테러는 모든 조직적 반대파가 제거되고 전체주의 지배자가 더이상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촉발되었다는 것이다.-66쪽
전체주의 정부의 경우 경찰의 우세는 국내 주민을 진압해야 할 필요성에 대한 대응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 통치에 대한 이데올로기적 권리 주장에 적합한 것이다.-74쪽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어떤 기능을 수반하지 못한 부는, 그것을 묵인해주어야 할 이유를 어느 누구도 납득할 수 없기 때문에 더우 참기 힘든 것이었다. 반유대주의 역시 유대인들이 공적기능과 영향력을 잃고 재산 외에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었을 때 절정에 달했다.-85쪽
인간은 권력이 모종의 기능을 하며 일반적으로 유용하다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아는 까닭에 실질적 권력에 복종하거나 견디는 한편, 권력없이 부만 가진 사람들을 증오한다.-86쪽
전체주의 정권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테러가 특정 이데올로기의 실행 수단으로 반드시 존재해야만 한다. 그러므로 테러를 안전하게 자행할 수 있으려면 이 이데올로기는 반드시 다수를, 심지어 대다수를 지지자로 확보해야만 한다.-88-89쪽
근대적 반유대주의의 발생과 성장은 유대인이 동화, 즉 유대교의 종교적이고 영적인 옛가치들이 세속화되어 쇠퇴한 이후에 일어났으며, 이와 내적 연관성을 갖고 있다.-90쪽
근대의 반유대주의는 국민국가의 발전이라는 보다 일반적인 틀 속에서 고찰되어야 하며, 동시에 반유대주의의 원천은 유대인 역사의 몇 가지 측면에서 특히 지난 세기 동안 유대인이 수행했던 역할에서 찾아야만 한다. -93쪽
동일한 나라에서 해방이란 평등인 동시에 특권이며, 옛 유대인 공동체의 자율성 파괴인 동시에 사회 내에서 분리된 집단으로서 유대인의 의식적 보존을 의미한다. -97쪽
유대인은 평등권의 관점이 아니라 특권과 특별한 자유의 관점에서 사고했다는 것이다.-105쪽
권력에 대한 지식도 관심도 없던 유대인들으 자기 방어라는 사소한 목적을 위해 가벼운 압력을 가하는 외에 권력을 사용한다는 생각은 결코 해본 적이 없었다.-114쪽
국가를 대변하는 것처럼 보이는 유일한 사회집단은 바로 유대인이었기 때문에 국가 자체와 갈등에 빠지게 된 사회 계급은 반유대적이 된다.-116쪽
"빛나는 권력"은 사회적으로 의탁할 곳이 없는 사람들이 가정을 이룰 수 있는 진정한 사회적 힘이었던 것이다.-158쪽
반유대주의가 공개적인 정치 무대에서 거의 완전히 사라지는 동안, 유대인은 그 자체 사교계의 상징이 되었고 사회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은 모든 사람에게는 증오의 대상이 되었다.-159쪽
정치적 반유대주의는 유대인이 하나의 분리된 집단이었기 때문에 발전했던 반면, 사회적 차별은 다른 모든 집단과 더불어 유대인의 평등이 신장되었기 때문에 발생했다.-161쪽
차별은 집단이 시민적,정치적, 경제적 평등의 영역 바깥에 속하는 존재임을 알게 하는 일종의 보편법칙이다.-163쪽
정치적 반유대주의가 아니라 사회적 차별이 '유대인이라는 것'이라는 유령을 발견했다.-172쪽
모든 사회 게임에는 반쯤 의식적인 이해와 근본적으로 목적없는 음모를 명확한 정책으로 전환하려는 확고한 정치적 의지만이 필요했다.-198쪽
범죄와 악덕을 같다고 생각하는, 도량이 넓어보이는 그 태도가 그 자체의 법 규약을 세우도록 허용될 경우, 반드시 법보다 더 잔혹하고 더 비인간적이 될 것이다. 법은 아무리 가혹하더라도 자신의 행동에 대한 인간의 독립적인 책임성을 존중하고 인정한다.-203-204쪽
모든 사회는 구성원에게 일정 정도의 연기, 즉 자신의 실제 모습을 표현하고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을 요구한다. 파당으로 분열된 사회라면, 그런 요구를 내세우는 것은 사회가 아니라 파당의 구성원이다. 행동은 무언의 요구에 의해 통제되지 개인의 능력에 의해 통제되는 것은 아니다.-209쪽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회 지위를 잃은 모든 계급은 결국 그들 자신의 폭민 조직을 통합하고 확립한다. 폭민 조직의 선전과 매력은 다음의 가정을 기초로 한다. 즉 악덕의 형태를 띤 범죄를 기꺼이 자신의 구조 안에 편입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사회는 이제 공개적으로 범죄자를 허용하고 공적으로 범죄를 자행하면서 악덕을 청소할 차비를 갖출 것이라는 가정 말이다.-214쪽
폭민은 일차적으로 각 계급의 낙오자들을 대표하는 집단이다. ... 국민이 모든 혁명에서 진정한 대의제를 위해 투쟁했다면, 폭민은 항상 '강한 자','위대한 지도자'를 소리 높여 외친다. 폭민은 자신을 소외시킨 사회를 증오하며, 자신을 대변해주지 않는 의회 역시 증오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폭민의 지도자들이 훌륭한 결과를 얻을 수 있던 수단인 국민 투표제는 폭민에 의존하는 정치가들의 낡은 개념이다.-242쪽
제국주의는 새로운 사회, 정치 세력으로부터 위협받던 정치, 사호 구조에게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유예기간을 주었던 것이다.-302쪽
제국주의 시대에 나타난 새로운 사실은 남아도는 이 세력, 잉여자본과 잉여 인력이 손을 잡고 함께 나라를 떠났다는 것이다. 통치권력을 수출하고 또 국가가 재산과 노동을 투자한 지역을 합병하는 팽창은 부와 인구의 측면에서 증가하는 손실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대안처럼 보였다.-307쪽
인종은, 정치적으로 말해서, 인류의 시작이 아니라 종말이고 민족의 기원이 아니라 쇠퇴이며, 인간의 자연적 탄생이 아니라 그의 부자연스러운 죽음이기 때문이다.-317쪽
인종사상의 기원이 18세기에 있지만 19세기에 모든 서구 국가에서 도시에 출현했다는 것이다. 인종주의는 세기 전환기에 제국주의 정책의 강력한 이데올로기였다.-320쪽
인종주의는 처음부터 지리적, 언어적, 전통적 기준을 비롯한 모든 기준에 의해 규정되는 국가의 경계를 모두 의도적으로 뛰어넘었으며, 국가와 정치의 존재 자체를 부정했다.-324쪽
이민족을 정치적으로 조직하고 통치하기 위해 두 가지 새로운 정책이 제국주의의 처음 10년 동안 발전되었다.. 하나는 정치 통일체의 원칙으로서 인종이었고 다른 하나는 외국을 지배하는 원칙으로서 관료정치였다.-361쪽
자신과 같지만 어떠한 경우에도 자신과 같아서는 안되는 어떤 것에 대한 공포가 노예 제도의 바탕에 남아 있었고, 그것이 인종차별 사회의 토대가 되었다.-372쪽
뿌리가 없다는 것은 모든 인종 조직의 특징이다. ... 그것(인종주의)은 항상 노동에 대한 경멸, 지역적 제한에 대한 증오, 일반적인 뿌리 상실과 신이 자신들을 선택했음을 믿는 행동주의적 신앙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379-380쪽
전설은 그를 그가 행하지 않은 것의 주인으로 만들고 그가 원상태로 돌릴 수 없는 것을 처리할 수 있게 해주었다. 이런 의미에서 전설은 인류의 가장 먼 기억이 아니라 바로 인간 역사의 실질적인 시작인 것이다.-397쪽
종족주의는 국가 해방에 참여하지 않고 하나의 국민국가의 주권을 얻지 못한 민족들의 민족주의로서 나타났다.-427쪽
민족주의는 본질적으로 국가가 민족의 도구로 전도되고 시민이 민족의 구성원과 동일시되는 현상을 표현한다. -433쪽
인간의 공통 기원을 부정하고 인류를 세운 공동의 목적을 부인하는 인종주의는 다른 민족들과 뚜렷이 구분되는 한 민족의 신적인 기원이라는 개념을 도입한다. 그로 인해 일시적이고 변화할 수 있는 인간 노력의 산물을 신적 영원과 무한성의 구름으로 가려버린다.-438쪽
"정당을 초월하여"라는 슬로건이나 "모드 정당의 사람들에게" 호소한다고 하든가. 자신들이 "정당의 투쟁과 멀리 떨어져 오로지 국가 이익을 대변한다"고 자랑하는 일은 모든 제국주의 집단의 특징이다.-463쪽
"정당을 초월한 정당"의 진정한 목표는 자신들의 특수한 이해관계를 관철하여 다른 이해관계들을 모두 파괴하는 것이며, 하나의 특별한 집단이 국가 기구의 지배자가 되게 하는 것이었다.-472쪽
수십만 명의 무국적자들이 출현함으로써 국민국가가 입은 최초의 커다란 손상은 망명의 권리, 국제 관계의 영역에서 인권의 상징으로 항상 여겨졌던 유일한 권리가 폐지되었다는 것이다 ... 피난민의 출현으로 유럽 세상이 받은 두 번째 커다란 충격은 이들을 제거할 수도 없고 망명국가 국민으로 전환시킬 수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것이다.-508-510쪽
어떤 사람이 법의 외곽지대에서 살기를 강요당했는지 여부를 결정하는 최고의 척도는 그가 범죄를 저지름으로써 이익을 얻는지를 물어보는 것이다. ...인정받지 못하는 예외에서 인정받는 예외의 지위로 올라갈 수 있는 방법 중 훨씬 믿음이 덜 가는 동시에 훨씬 더 어려운 것은 천재가 되는 방법일 것이다.-517-518쪽
권리를 잃은 자들이 제일 먼저 겪는 것은 고향의 상실이다. ... 새로운 고향을 찾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 권리를 잃은 사람들이 두번째로 겪는 것은 정부 차원의 보호의 상실이었고, 이는 자국 내에서뿐만 아니라 모든 국가에서 법적 지위를 잃는 것을 의미한다. -528-529쪽
권리를 상실한 사람들의 재난은 그들이 생명, 자유와 행복 추구 또는 법 앞에서의 평등과 의견의 자유를 빼앗겼다는 것이 아니라 어느 공동체에도 속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 그들을 위한 어떤 법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고...아무도 그들을 탄압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단지 긴 과정의 마지막 단계에 가서 비로소 그들의 생명권이 위협을 받는다.-531쪽
인권의 근본적인 박탈은 무엇보다 세상에서 거주할 수 있는 장소, 자신의 견해를 의미 있는 견해로, 행위를 효과적 행위로 만드는 그런 장소의 박탈로 표현되고 있다.-532쪽
어떤 공동체 안에서 자기 자리를, 시대의 투쟁 속에서 자신의 정치 지위를 잃어버린 인간, 또 그의 행위와 운명의 일부를 서로 연관시키는 법적 인격을 잃은 인간은 사생활의 영역에서만 명확하게 표현되는 특성만 가지게 되고, 공적인 모든 사안에서는 아무런 자격이 없는, 단순한 존재로 남을 수밖에 없다.-539쪽
평등은 우리에게 그저 주어진 것이 아니다. 평등은 인간 조직이 정의의 원칙에 의해 지배를 받는 한, 그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다. 우리는 평등하게 태어나지 않았다. 우리는 상호간에 동등한 권리를 보장하겠다는 우리의 결정에 따라 한 집단의 구성원으로서 평등하게 되는 것이다. 정치 생활은 우리가 조직을 통해 평등을 산출할 수 있다는 가정에 근거한다.-5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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