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만든 이동수단 중에 자전거만큼 친환경적인 수단이 있을까? 
어짜피 인간이 삶을 살아가기 위해선 자연과의 갈등과 타협이 중요한데, 세상의 모든 생물들은 삶을 유지하기 위해 다른 생물들에, 또는 다른 존재들에 빚지고 있는데... 이 빚을 최소한으로 줄이려는 노력이 바로 공생의 노력인데...
이렇듯 공생하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한데, 이러한 노력이 절제를 할 수 있는 도구의 사용으로 나타난다고 하고, 이동 수단 중에서는 자전거가 절제의 도구이자, 공생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이반 일리치는 "행복은 자전거를 타고 온다"고 했다.
인간과 자연이 공생할 수 있는, 요즘 유행하는 말로 하면 지속가능한 성장, 아니면 녹색성장을 하위해서는 우리는 자건거와 같은 도구, 수단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이다.
그런데.. 요즘은 이런 자전거에 대해 의문이 들었다.
일리치가 요즘 우리나라의 자전거 문화를 보면서도 과연 "행복은 자전거를 타고 온다"고 말할 수 있을까?
웬만한 자동차 값과 맞먹는 자전거의 비용을 얘기하지 않더라도, 좋은 자전거를, 여기에도 명품자전거가 있으니, 구입하기 위해 외국에서 수입해 온다는 사실을 묵인하더라도, 지금, 자전거는 환경과는 어울리지 않는 역할을 하고 있지 않나.
오히려 환경파괴의 상징으로 전락하고 있지 않나?
오랫만에 춘천 쪽으로 갈 일이 있었다. 춘천, 강과 호수의 도시 아니던가. 그런데, 이 강변에 모두 자전거도로가 만들어져 있다. 자전거 하나로 전국을 돌 수 있다더니... 길이 끊기지 않고, 자전거만 타고도 갈 수 있다고 그렇게 홍보를 하더니... 북한강에도 자전거길이 만들어져 있다.
와, 하는 탄성이 나오는 대신, 이 길을 만들기 위해서 이미 강에 가한 인위적인 손질이, 강의 생태를 방해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론 넘치고, 때론 똑바로, 때론 구불구불, 때론 느리게, 때론 빠르게 흘러야 하는 강은 자신의 주변을 인공적으로 손대면 꿈틀거린다. 견딜 수 없어한다.
물론, 자전거를 타며 강변을 달리면 기분은 좋다. 풍경도 좋다. 그러나 이 눈의 즐거움이 얼마나 오래갈 수 있을까? 자연과 더불어 살지 못하고, 자연을 인간에 맞게 맞추는 작업을 하면서 살면 자연이 인간의 뜻에 맞춰줄까?
사람과 자연을 이어주던 공생의 수단, 절제의 수단이었던 자전거가 강변에 따라 설치된 자전거도로라는 이름으로 자연과 인간의 단절을 상징하는 수단이 되지 않았는지...
행복이 자전거를 타고 오려면, 이러한 인위적인 자전거길이 아니라, 우리가 이동을 할 때 자가용이 아닌,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는 사람들이 밀집해 살고 있는 곳에서 자전거길이 만들어져야 하지 않나.
사실, 10킬로미터 이내에서 자전거는 빠른 이동수단이고, 몸에도 좋은 이동수단이지만, 이렇듯 우리의 여가를 위해서, 또는 그냥 자신의 장거리 여행을 위해서 자전거길을 인위적으로 만들면 길게 보면 우리에게 좋지 않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지나친 기우일까? 확대해석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