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연습 - 생각의 근육을 키우는 질문 34
리자 하글룬트 지음, 서순승 옮김, 강전희 그림 / 너머학교 / 201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생각도 해본 사람이 하나? 아니, 생각이란 시간의 여유가 있을 때 할 수 있지 않나?

 

우리나라 학생들을 생각해 보라고. 도대체 언제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거야?

 

아침부터 밤까지 정신없이 애들을 돌리고서는 생각도 못하는 애들이라고 비난하지 않나?

 

도대체, 언제 생각하라고...

 

학문이나 학교라는 존재가 이미 여유에서 나왔듯이, 여유가 없으면 도저히 생각할 겨를이 없는데...

 

이 책은 생각의 근육을 키우는 질문 34개로 구성되어 있다. 생각의 근육이라? 좋은 말이다. 근육도 자꾸 써야 더 튼튼해지듯이, 그리고 우리가 안 쓰던 근육을 갑자기 쓰면 알이 배겨 무척 아프듯이, 그렇지만 그 부분을 계속 쓰면 그 아픔은 사라지듯이, 생각도 처음에는 힘들고 고통스럽지만, 자꾸 해서 근육이 생기면 삶의 모든 분야에서 생각을 하면서 살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으리라.

 

그러면 아렌트가 말하는 생각없음의 인간들, 즉 성찰하지 못하는 인간이 아니라, 성찰하는 인간으로 거듭나겠지.

 

이 책은 나로부터 시작하여 점점 범주를 넓혀간다. 그 범주들을 꼼꼼하게 생각하면서 따라가다 보면 어느 새 많은 부분에서 자신만의 생각을 가지리라.

 

이 책의 장점 중의 하나는 정답이 없다는 사실. 그냥 생각해 보라다. 그래, 생각에 정답이 어디 있겠는가? 그런데 우리나라 학생들은 이러한 정답없음에 익숙하지 않다.

 

정답없음이 얼마나 깊고 넓은 사고를 요구하는지 알지 못하고 그냥 뭐 이래 하고 넘어가기 일쑤다.  이 정답없음에 자신의 정답을 만들어가야 함을 알게 된다면 정말로 그 때부터 철학이라는 분야로 들어섰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철학의 입문서쯤 된다. 생각의 근육을 키우는 목표는 바로 철학적 사유를 할 수 있는 성찰적 인간을 키우겠다는 목표와 같다고 보면 된다.

 

마지막 부분에 부록으로 간략한 인물 중심의 서양철학사를 정리해주고 있으니, 바로 이 책이 철학으로 들어가는 입문서라는 사실을 알 수 있기도 하고.

 

이 책을 권유해도 좋지만, 이 책을 그냥 주욱 읽어가서는 남지 않는다. 이 책은 한 장 한 장 자신만의 생각을 정리해가면서 읽어야 한다. 그래야만 근육이 생긴다. 물론 답은 없다. 답은 고정되어 있지 않고 만들어 가야 한다. 그래서 더욱 튼튼한 생각 근육이 생길 수 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 책을 읽으려면 시간이 있어야 한다. 여유가 있어야 한다. 우선 책을 읽을 시간, 그리고 생각할 시간, 그 생각이 다른 문제로 갈등에 빠지지 않을 여유 말이다.

 

여유가 우선이다. 심심하게 하자. 아이들을. 심심하다 못해, 왜 심심할까, 어떻게 하면 심심하지 않을까 부터 고민하면, 이 책은 생각근육을 키우는데 정말 좋은 자료가 될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