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으로 교육에 말 걸기 - 공간, 시간, 소리, 색채에 관한 교육학적 성찰
송순재 지음 / 아침이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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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교육에 관련된 책들을 읽고 있다.  

백년지대계라는 말이 무색하게 교육정책이 조변석개하는 이 나라에서, 학생으로 살아가기도, 학부모로 살아가기도 힘드니 말이다. 

어느 광고에서는 학부모와 부모의 차이를 이야기하고 있던데, 우스운 일이다. 부모나 학부모나 도대체 무슨 차이가 있단 말인지. 사회에서 그렇게 만들어 놓고, 책임을 개인에게 전가하다니... 

도대체 이 나라는 복지부터 모든 일들을 개인이 책임을 져야 한단 말인가. 사회가 해야 할 일이 있고, 개인이 할 일이 있는데, 개인이 할 수 없는 일들도 개인에게 하라고 하면 말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교육에 관한 책을 읽어야 한다. 우리가 교육분야에서 할 수 있는 일과 사회가 해야 할 일을 구분할 수는 있어야 하고, 사회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았을 때는 사회에 하도록 압력을 가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에 읽은 이기정의 책은 교육 내부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김종철의 책은 교육 외부에 초점을, 그리고 김대유의 책은 다시 교육 내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이 책은 교육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학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리나라 어느 지방에 여행을 가도 어느 동네인지 알 수 있는데, 그것은 학교 이름을 보면 알 수 있다. 주로 동네 이름을 학교 이름으로 따왔으니 말이다. 게다가 학교는 또 얼마나 찾기 쉬운가. 어느 지방을 가도 사각의 정형화된 틀을 하고 있는 덩그라니 콘크리트 건물이 커다랗게 자리잡고 있다면 그것은 학교이다. 

건물부터, 이름까지 아무런 특색을 지니지 못하고 있는 학교. 이런 학교에서 어떻게 상상력을 키우고 창의성을 키운다는 건지... 

그래서 송순재의 이 책은 학교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학교 공간에서부터 시간, 소리, 색채 등을 다루고 있다.  공간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학교라는 공간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학생들을 위해 과연 공간에 대한 고민을 한 적이 있던가. 

획일화된 공간에서 지내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바랄 수 있을까. 하여 저자는 여러 공간에 대한 탐색을 하고 학교 공간에 조금씩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음을 이야기 하면서, 학교 공간이 학생들에게, 또 우리들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야기 하고 있다. 

이 공간과 더불어 시간도 마찬가지고, 시공간 속에서 소리에 대해서, 그 소리가 얼마나 교육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지 지금까지 우리가 간과하고 있던 것을 다시금 생각하게끔 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 색채는 교육내용과도 관련이 되지만 공간과도 연결이 된다. 학교의 색깔을 생각해 보라. 생각해 볼 것도 없지 않은가. 우리는 학교란 그냥 존재하는 곳, 도대체 어떤 색채를 지녀야 교육적인지 고민도 해보지 않지 않았던가. 

그냥 똑같은 모양에, 똑같은 색깔에 도대체 변화라고는 없는 학교에서 지내지 않았던가. 

하지만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같은 공간이지만 다양한 색채를 이용하여 변화를 주면 정서에도 그리고 지식에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이 책은 공간, 시간, 소리, 색채를 가지고 학교에 대해서 다시 사유하게 한다. 이 사유를 통해 학교라는 객관적 대상이 얼마나 교육이라는 내용과 밀접한 관련을 지니고 있는지를 깨닫게 한다.  

결국 교육은 교과내용뿐만이 아니라, 학교라는 외적인 요소까지도 고려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많은 지역에서 이제는 혁신 학교, 자율학교 등등 변화를 추구하는데, 아직까지는 내용의 변화만을 추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내용의 변화에 외적인 변화까지 이루어진다면, 정말로 학생들의 삶에 혁신이 일어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한 책이다. 

단지 학교에 대한 책이라고 생각하지 말자. 이것을 집에 적용하면 그대로 들어맞는다. 우리들은 얼마나 획일화된 집에 살고 있는가. 이 책을 학교뿐만이 아니라, 내가 살고 있는 집으로 확장해서 읽으면 우리 삶 역시 더 윤택해지겠단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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