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코바치의 텍스트 읽기 혁명 - 모든 텍스트의 진실을 가려내는 6가지 툴
빌 코바치.톰 로젠스틸 지음, 김원옥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혹시 '땡전 뉴스'라고 들어본 적이 있는가. 아니면 '보도지침'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우리나라에서만 통용되던 이 말은 우리에게 뉴스에 대한 불신을 심어주는데 일조를 한 말들이다.  

9시를 알리는 시간이 땡하고 치면 '전두환 대통령께서는~'으로 시작한다 하여 땡전뉴스, 어떤 것은 보도하고, 어떤 것은 하지 말라는 지침을 아예 내렸던 보도지침. 이 때 일반 사람들은 뉴스에 대해서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았고, 사실을 인식하기 위해 뉴스와 뉴스 사이에 숨어 있는 행간을 읽는데 노력을 기울였다.

마찬가지로 80년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문화방송 광주지국을 불태웠다고 들었는데, 이는 문화방송이 제대로 된 뉴스를 보내지 않아서였다고 한다. 그렇다면 한국방송은 제대로 방송했을까. 아니다. 사람들이 한국방송은 아예 불공정 방송을 한다고 제쳐놓았고, 문화방송만은 그래도 공정방송을 하겠지란 기대를 했다가 그 기대가 무너지자 방송국을 불태웠던 것이다. 

이 이야기가 사실일까? 나는 이 정보를 어디서 얻었는가. 책을 통해서 얻었다. 그렇다면 책은 1차정보인가, 2차정보인가. 믿을만한 정보인가, 아니면 왜곡된 정보인가. 

이런 점들을 판단하는 기준을 제시해주는 책이 바로 이 책 텍스트 읽기 혁명이다. 텍스트 읽기 혁명이라는 제목보다는 사실, 뉴스를 바르게 인식하는 법 정도가 더 어울리는 책인데, 그 정도로 이 책에서 말하는 텍스트란 뉴스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우선 텍스트를ㅡ 여기서는 저널리즘이라고 한다- 분류하면 확인의 저널리즘, 주장의 저널리즘, 단언의 저널리즘, 이익집단의 저널리즘, 통합의 저널리즘으로 나눌 수 있다고 하고, 어떤 텍스트를 읽을 때 이 중에 어디에 속하는지 구분부터 해야 한다고 한다. 

그 다음은 텍스트가 완전한지, 무엇이 빠졌는지 알아내야 하고, 텍스트의 출처, 정보원에 대해 알아내야 하며, 증거가 어디 있는지 찾아내고, 주장과 단언만이 넘치는 텍스트를 경계해야 하며, 정말로 나에게 중요한 것인지 숙고하라고 한다. 이것이 이 책의 글쓴이가 주장하는 텍스트를 읽는 여섯가지 방법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새로운 미디어 저널은 어떠해야 하는가를 말하고 있는데, 입증자, 의미부여자, 조사자, 증인, 권한 부여자, 똑똑한 통합자, 포럼구성자, 역할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저널리스트만이 게이트키퍼 역할을 하는 시대에서 이제는 우리 모두가 게이트키퍼 역할을 해야 하는 시대, 그리고 시민 기자들이 만들어가는 인터넷 언론도 생긴 지금 모두가 텍스트를 바르게 읽는 습관을 지녀야 한다는 이 책 저자들의 주장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바르게 읽고, 바르게 판단하고, 바르게 행동한다면 민주주의는 더욱 가까이 다가올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 기자가 되려고 하는 사람만 읽을 필요가 없다. 아니 오히려 기자가 되고 싶은 사람은 반드시 읽어야 하고, 마찬가지고, 기자와는 전혀 상관없는 삶을 살겠다는 사람도 이 책은 반드시 읽어야 한다. 

이 책의 말미에서 말하고 있듯이 우리는 정치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엄청나게 많이 주어지는 정치적인 사건들 속에서 우리는 길을 잃지 않고, 우리들의 바른 길을 가기 위해서는 판단할 수 있는 어떤 틀, 도구를 우리들 자신이 지니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고 우리나라 텔레비전 뉴스나 인터넷 뉴스, 신문 등을 분석해 보자. 아니 생각해보면서 한 번 그 텍스트를 읽어보자. 과연 우리나라 언론들은 사실을, 진실을 보도하고 있는가.

아마도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텍스트를 보게 될 것이다. 

덧말1 : 이 책은 바야르종이 쓴 "촘스키처럼 생각하는 법"이나 바지니가 쓴 "가짜 논리" 와 함께 읽으면 더 좋다. 

덧말2 : 그런데, 다산초당은 인문사회 전문 출판사인데, 특히 텍스트를 다루는 이 책에서 가끔 눈에 거슬리게 오타가 나타난다. 문장의 뚯이 연결되지 않는 오타가 심심찮게 보이는데, 읽기에 방해가 된다. 사소하지만, 결코 사소하지 않은 이런 문제. 조금만 더 출판사가 신경을 썼으면. 물론 많이 신경을 썼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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