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하다. 시집을 읽으면서 봄의 따스함을 느끼게 된다. 화려하지는 않아도 시들 한편 한편이 마음을 어루만져 준다.


  마치 시집 제목이 된 시 '아침은 생각한다'처럼, 자신만이 아니라 누군가를 생각하고 배려하는 마음, 그런 마음들이 이 시집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자연스레 읽으면서 그러한 마음에 동화가 된다. 많은 말이 필요없다. 그만큼 이 시집에 실린 시들은 짧다. 짧지만 오래 간다.


  그 중 만난 시. 제비. 봄이 오면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새. 예전엔 처마 밑에 집을 짓고 우리와 함께 살던 새.


  우연히 원주에 있는 '빙하미술관'에 갔다가 그곳에 집을 짓고 사는 제비들을 만나게 되었다. 반갑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제비와 제비들이구나. 새끼들에게 부지런히 먹이를 날라주는 어미-아비 제비들.


집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먹이를 보채는 새끼 제비들. 그런 제비들을 본 행복. 문태준의 시집에서 '제비1, 제비2'를 만나고 그곳에서 본 제비들이 생각났다. 


지금쯤 새끼들은 자라서 스스로 날개짓을 하며 먹이를 찾아다니겠지. 그러다 조금 시간이 지나면 제비집을 두고 다시 떠나가겠지. 그렇게 그들의 삶이 반복되겠지.


제비 1


  제비를 뒤쫓아 날아가리 광평빌라 제일 아래층 모서리에 지은 제비집으로 날아가리 콘크리트 벽 모서리에 지은 당신의 집으로 날아가리 당신의 진흙집으로 날아가리 달무리 같은 집으로 날아가리 날아가 엄마, 하고 불러보리 둥지에서 부리를 족족 벌리고 먹이를 기다리던 딸 넷과 아들 하나를 기른 내 엄마 


문태준, 아침은 생각한다. 창비. 2022년. 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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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 2


  제비 가족을 보러 광평빌라에 갔다 제비집에 제비들이 없었다 내부가 대낮처럼 텅 비었다. 사랑의 둘레만 남아 있었다 그러나 이 세계 곳곳은 진흙을 쌓아 지은 제비집 아닌가 우리에게 사랑이 없다면야 제비집에 어떻게 오목하게 환하게 상공(上空)이 담기겠는가 제비집을 떠나 제비들은 흰 빛과 치렁치렁한 빗속과 엉긴 안개와 무너지는 노을 아래를 날아가고 있을 것이다 제비야, 내 언젠가 맑은 물과 꿈 위에 띄워놓은 꽃 같은 제비야


문태준, 아침은 생각한다. 창비. 2022년. 41쪽




<원주 빙하미술관에 자리잡은 제비 가족과 제비집. 2026년 6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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