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가노 리포트 - 21세기 자본주의의 유지 방안
수전 조지 지음, 이대훈 옮김 / 당대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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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 그냥 쉽게 시장자본주의, 최대의 이윤을 창출하는 경제구조를 유지하기 위한 방안 연구를 의뢰한다. 의뢰받은 학자들은 모두 익명으로 연구를 하고, 발표를 하며, 종합 보고서에도 익명으로 서명한다.


그들끼리도 서로가 누구인지 알 수 없게 대면을 하지 않고 서면이나 메일을 통해서 연구 결과를 공유한다. 그리고 자신들의 연구결과를 종합해서 시장자본주의가 살아남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일은 인구를 줄이는 일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지구에 대한) 충격 = 소비* 테크놀로지*인구'이기 때문인데... 소비와 인구가 꼭 비례하는 것은 아니지만 인구가 늘면 늘수록 소비가 늘 수밖에 없으니, 지구에 가하는 충격, 즉 지속가능한 시장자본주의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인구를 줄여야 한다.


얼마나? 이 보고서는 21세기 직전에 쓰여졌으므로, 정확하지는 않지만 2020년 세계 인구를 60억에서 80억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적절한 인구는 40억이므로, 60억이 될 것이라고 가정하면 20억을 줄이는 정책을 펼쳐야 하고, 80억이라고 가정한다면 절반을, 즉 40억을 줄일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한다.


그래야만 시장자본주의가 제대로 유지될 수 있다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이데올로기, 윤리, 경제, 정치, 심리 분야에서 적절한 방안을 제시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한다.


이렇게 이 보고서는 분석과 진단, 그리고 해결방안 제시로 구성되어 있다. 진단과 분석에서 20억을 줄여야 한다면, 어떻게 하면 사람들을 줄일 수 있는가로 나아가는데, 이것은 아주 단순하게 계산을 하면 출산율은 줄이고, 사망률은 높이는 것이다. 그러면 자연스레 인구는 줄게 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지금 인구 소멸을 걱정하고 있어서 이 보고서와는 전혀 맞지 않는 것 같지만, 지구 전체로 보면 과잉인구는 지구에서 우리 인류의 존속을 위협하는 요소 중 하나가 될 수는 있다. 지금처럼 승자독식으로 간다면....


현재 지구에서 생산되는 재화들을 공정(? 무엇이 공정인지, 산술적인 나눗셈으로만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하게 나누고, 지속가능한 생활방식으로 바꾼다면 지금의 인구로도 지구에서 살아가기에 충분하겠지만, 이윤 창출을 최우선으로 하는 자본주의에서는 그것이 가능하지 않다.


또한 이 보고서는 시장자본주의를 기본으로 하고, 그것이 유지되는 방안을 마련하는 목적이었으므로, 인구를 반드시 줄여야 한다고, 인구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하고 있다.


즉, 소비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또 테크놀로지(기술)를 이용해 환경을 보호하면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전혀 없다. 오직 가장 단순한 인구를 줄이자로 가고, 그것에 대한 방안, 아마 읽으면서 기겁을 할 만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정복, 전쟁, 기근, 전염병 등을 요한묵시록의 네 기사에 빗대어 이야기를 하면서 이들을 통해서 인구를 줄이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고, 또 예방이라고 해서 출산율을 낮출 수 있는 방안이라는 것이 피임 및 불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이렇게 2부로 가면, 이상하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방법이라고 제안된 것들이 나치의 유대인 학살이나 기타 다른 홀로코스트, 또는 제노사이드를 떠올리면서 그것보다 더하네 하는 생각이 들 만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드러내지 않으면서 그러한 일들을 해야 한다고 하니, 이거 보고서가 아니네... 사실이 아니네, 상상이네. 상상인데, 이런 세상으로 가면 안 된다고 경고하는 것이네... 우리가 아무 행동도 하지 않으면 소수가 정말로 이런 세상으로 우리를 끌고 갈지도 모르겠네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즉, 저자가 '루가노 리포트'를 통해 시장자본주의의 본질을 드러내고, 그러한 방향으로 나아갔을 때 어떤 존재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보게 되는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부록'을 통해 이 보고서에 있는 방법들과 반대되는 방법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우리는 충분히 그렇게 할 수 있다고 하고 있으니...


읽다가 이런 기괴한, 정말 비인간적인 방법을 제시한 이 책은 못 읽겠다 하는 사람들은 '부록'을 읽고 '후기'를 읽는 것이 좋겠다. 그러면 왜 저자가 이렇게 극단적인 방법을 '루가노 리포트'라는 제목으로 책을 냈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이 책에 제시된 방법 중에 이미 실행된 것들, 그 중에 하나가 민영화, 집중화 등인데 그것들이 일으키는 피해에 대해서는 많이 알려져 있으니, 이 책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우리가 겪게 될 미래를 보여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현실은 이 보고서에서 예견한 대로 가지는 않고 있지만, 확신할 수는 없다. 여전히 자본이 세계를 움직이고, 몇몇 소수에 의해서 세계가 요동치고 있으니. 또한 전쟁은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환경파괴로 인한 신종 감염병이 유행하기도 하니, 이 보고서에서 제안하고 있는 방법들을 살피고, 그것을 비판적으로 검토하여 다른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공멸하지 않고 공존할 수 있는 길이다. 이 보고서는 공멸하지 않기 위해 특정 존재들을 없애야 한다고 하지만, 아니다. 다른 존재들과 함께할 때 공존할 수 있다. 그 방법을 찾는 것이 바로 진화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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