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미술들 : 개항에서 해방까지
김영나 지음 / 워크룸프레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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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근대 미술에 대해 개괄적으로 알려주고 있는 책이다. 근대의 기점을 어디서부터 잡을 것인가는 논란이 많지만, 이 책에서 저자는 1880년대를 기점으로 잡고 있다. 이유를 '동아시아의 문화권에서 벗어나 국제사회에 발을 내디디는' 때가 그때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결국 근대를 서양문명과의 접촉으로 보는 셈인데, 이 책에서 다루는 미술들 역시 서양 미술과의 접점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다. 그래서 미술들이라고 했지만 전통 서화에 대해서는 거의 다루지 않고 있다.


물론 근대라는 개념을 서양문물과의 접촉으로 보기에 그럴 수밖에 없다고 하지만, 서양문물과 동양문물이 융합되거나 또는 각자 그 시대에 창조되면서 계승, 유지, 발전된다고 한다면, 전통 서화에 대한 부분이 더 많았으면 아쉬움이 있다.


그렇다고 아주 등한시 하고 있지는 않다. 오세창을 예로 들어 그가 쓴 '근역서화징'을 언급하고 있으며, 서화라는 말 대신에 미술이라는 말이 등장하는 배경을 설명하고 있으니, 그런 아쉬움은 접고 이 책을 따라가면 1880년대부터 해방 직후까지 우리나라 미술들을 대략적이나마 알게 된다.


주로 일본을 통해서 만날 수밖에 없었던 서양 미술, 유럽이나 미국에 유학해서 직접 서양 미술을 배운 사람들도 있지만 이들이 우리나라 미술계에서 그리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또 전쟁이라는 비극을 겪었기에 그들의 활동이 알려지지 않는 경우도 있었으니...


이 책에 일본 미술가들의 이름이 많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는 우리나라가 일본의 식민지였기 때문이고, 유럽이나 미국으로 유학을 가기 위해서는 일본 국적으로 가야만 했기에 포기한 경우가 많았으니, 일본 미술가들에게 배운 사람들이 우리나라 근대 미술의 주류가 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일본 미술가들의 경향을 그대로 따라갔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우리나라 역시 근대 미술 사조들에 대해서 공부하고, 자신들의 성향에 맞는 작품 활동, 또 조선적인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도 하면서 작품 활동을 했음을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다.


그림만이 아니라 조각에서도 또 사진이나 건축에서도 다양한 실험이 이루어지고, 상당한 성과도 거두게 된다. 이런 바탕이 있었기에 지금 한류라고 하는 문화 강국이 될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한다.


많은 작가와 작품들이 나오고, 그들의 작품이 사진으로 실려 있어서 근대 미술을 감상할 수 있는 적절한 책이기도 하고, 역사적으로 우리나라 미술을 1880년부터 해방 직후가지 훑어주고 있어서 한국 미술사의 흐름을 정리하는 데도 유용한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안타까운 점은 식민지를 겪어야 했던 우리 민족이 미술 작품들도 보존하기 힘들었다는 사실. 그래서 사라져 사진으로만 볼 수밖에 없는 작품들도 많았으며 청동과 같은 재질로 만들어진 조각들은 전시에 공출되어 사라져 버렸다는 사실들이다.


나라를 잃은 민족은 예술까지도 잃게 되니, 그 점을 근대 미술이 시작되는 우리나라 미술계에 일어난 일을 통해서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의 미술을 하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았음도 이 책에 잘 나와 있으니... 이런 노력들, 결과들이 모여 지금의 우리 문화가 만들어졌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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