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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하는 데이터 : 상관관계, 이웃, 새로운 인식의 정치 ㅣ 방송문화진흥총서 255
웬디 희경 전 지음, 김지훈 옮김 / 워크룸프레스(Workroom) / 2026년 1월
평점 :
이 책의 차례를 살펴본다. 내용이 쉬울 것이라 예측한다. 우선 제목부터 그렇지 않은가. 차별하는 데이터. 즉 데이터가 차별로 이끌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제목인데...
우생학도 나오고, 동종선호와 알고리듬(알고리즘이라고 하는 것을 이 책에서는 알고리듬으로 번역했다)이 나오니, 이는 데이터를 가지고 특정 생각을 강화하고, 다른 존재들을 차별하는 근거로 삼는다고 판단할 수 있다.
내용도 그렇다. 그런데 읽다보니, 어렵다. 쉽게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다. 직관으로는 그냥 데이터를 차별의 도구로 삼는구나 하는데, 그것을 논리로 증명하는 이 책은 수학 지식이 없으면 비판적으로 판단하기보다 저자의 주장을 따라갈 수밖에 없게 된다.
그래서 읽으면서 이 책을 손에 쥐고 읽는 사람은 이미 '동종선호'에 빠진 것이고, 이런 책을 추천받은 것은 '알고리듬'에 의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다. 데이터의 함정에 스스로 빠진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을 했는데...
인문학, 사회학, 철학, 공학, 수학이 이 책에 모두 녹아들어 있다. 저자는 자신의 주장을 증명하기 위해 많은 학자들과 논거들을 끌어들이고 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논거들을 하나하나 분석할 수있는 능력은 없으니... 저자가 무엇을 의도하고 있는지를 중심으로 읽게 된다.
저자는 분석에서 그치지 않는다. 데이터를 통해 예측하는 것에서 멈추면 안된다고 한다. 우리가 데이터를 정리하는 것은 그런 상황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에 있다고. 즉 실천이 중요하다고.
그래서 데이터에서 누락된 존재들을 살필 수 있어야 하고, 그 존재들과 연대할 수 있어야 예측가능한 결과를 바꿀 수 있다고 한다.
데이터의 정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서로 존중하고 함께 살아가기 위한 지표로 삼는 것이 시급하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그 주장을 이 책의 끝에서 한 문장으로 정리하고 있다.
'민주주의에 대한 21세기의 도전에 맞서기 위해서는 무기나 '새로운' 기술에 대한 요청이 아니라, 다름 안에서 자유롭게 살겠다는 결단이 필요하다'(458쪽)
이렇게 우리가 데이터를 통해서 정리를 하는 것은 배제를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차이를 인식하고, 그런 차이들을 인정하고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데이터는, 그런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우생학은 차이를 차별을 하는 수단으로 사용되지 않았나 하는 것이 이 책에 나온 내용이고...
동종선호나 알고리듬이나 상관관계가 포용이 아니라 자신들의 집단을 강화하고 다른 존재들을 밀어내는 근거 역할을 했다는 것, 그러한 것을 차이를 드러내 차이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사회로 바꿔야 한다고... 결코 차이를 감춰서는 안 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많은 내용들이 있는데, 잘 이해할 수 없는 내용도 있고, 특히 수학-공학적인 분야에서는 이해를 할 수 없는 내용이 많았지만, 큰 틀에서 다름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다름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고, 데이터 속에 사라진 존재들을 인식해야 한다고 이해한 읽기였다.
가볍게 읽기엔 너무도 전문적인 내용이 많은 책이라고 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