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키스슈타인
지넷 윈터슨 지음, 아밀 옮김 / 민음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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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이라는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다. 다만 괴물로 착각하고 있을 뿐이다. 프랑켄슈타인은 그 괴물이라 불리는 존재를 창조한 사람 이름임에도. 마찬가지로 그 소설을 쓴 사람이 메리 셸리라는 사실도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 작품을 알아도 작가를 모르는 경우도 많으므로.


이 소설은 신의 능력에 도전하는 인간과 그 결과가 어떠할지에 대해서, 또 자신의 창조물에 대해서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지 등등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과연 우리는 할 수 있다고 모든 것을 다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


하지만 인류는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다 하지 않았던가. 할 수 있는데 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다른 누군가가 하지 않았던가. 그것에 따른 책임은 별개로 하고 말이다.


이렇게 소설은 먼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했을 경우 일어나는 일들, 책임지지 못하고 있는 경우도 보여주고 있는데, 그럼에도 인간은 자신들이 할 수 있다면 해야 한다고 일을 추진하고 있다. 이것은 지금도 그렇다.


그렇다면 프랑켄슈타인은 어떻게 추진되고 있을까? 그것은 인공지능-로봇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지금 엄청나게 발전된 기술로, 인간의 능력을 넘어서는 인공지능이 개발되고 있지 않은가. 그 결과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다. 장밋빛 미래를 상상할 뿐이다.


[프랭키스슈타인]은 이러한 추세를 반영한 소설이다. [프랑켄슈타인]에서는 시체를 가지고 새로운 생명체를 탄생시키려 했다면 이 소설에서는 현대 과학이 이미 실행 중인 냉동인간을 이용해 새로운 인간을 만들어내려 한다.


즉 뇌를 스캔해, 그 뇌를 이식한다는 발상이다. 인간의 뇌를 이식할 수 있다면, 그 뇌를 이용해 다른 몸을 사용하는 것은 더 간단한 문제라고 할 수 있으니...


그렇다면 인간의 뇌를 이식한다면 그간 몸을 이용한 사람은 어떻게 되는 걸까? 그 사람은 존재하게 될까? 그는 더이상 인간일까? 아마, 아닐 것이다. 뇌로만 남은 인간이 과연 인간일 수 있을까에 대한 논의는 계속 될 것인데...


그것이 과연 바람직할까? 그러한 과학기술의 발달이 인류의 발전을 이룰까? 아니면 특정한 집단의 욕망을 충족시키는데 대다수의 사람들을 곤경에 빠뜨리지 않을까? 이에 대한 답을 작가는 제시하지 않는다. 그것은 독자의 몫이다.


다만 이 소설은 그러한 질문을 넘어서 재미있다. 이미 [프랑켄슈타인]을 읽은 사람이라면 더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고, 여기에 [메리와 메리]를 읽은 사람이라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소설에서는 메리가 [프랑켄슈타인]을 쓰는 과정이 나오고, 그 과정에서 어울리는 사람들이 나오기 때문이다. (메리, 메리의 남편인 셸리, 바이런, 클레어, 그리고 의사인 폴리도리)


여기에 현재로 돌아오면 그들의 환생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들이 나와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생명체를 탄생하는 과정과 중첩이 되게 소설이 진행된다. 물론 처음에는 남성의 성적 욕망을 충족시키는 로봇을 보여주지만 이것은 시작점에 불과하다. 남성의 욕망만이 아니라 인간의 욕망, 즉 불멸하고자 하는 욕망을 추구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식된 뇌는 어떤 몸이든 옮겨갈 수가 있으므로 불멸의 욕망을 실현할 수 있다.


아직은 진행형이지만 냉동인간 역시 마찬가지다. 이것은 현실에서 이미 실행되고 있는 일이기도 한데, 이러한 욕망을 실현시키기 위한 인간의 행위를 소설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과거의 인물과 병치되는 이 소설 속 인물은 메리라고 할 수 있는 라이, 셸리라고 할 수는 없지만 메리가 사랑했던 사람이 셸리니, 이 소설에서 라이가 사랑하는 사람인 빅터를 셸리로 치자. 그리고 빅터는 메리가 쓴 소설 [프랑켄슈타인]에 나오는 박사 빅터 프랑켄슈타인을 지칭하기도 한다.


둘 다 메리의 사랑이라고 보면 되지만 빅터는 [프랑켄슈타인]의 빅터와 같다고 보는 편이 더 좋겠다. 메리의 사랑을 받는 셸리의 특성을 지닌 빅터라고 하자. 그는 소설 속 인물과 같이 새로운 인간을 창조하려고 하니 말이다.


그리고 바이런이라 할 수 있는 론. 그가 섹스봇 판매자로 나오는 이유는 명확하다. 과거 바이런 역시 자신의 욕망을 추구하는데 거리낌이 없었다고 하니... 클레어는 바이런의 정부이자 메리의 이복동생인데, 역시 론과 함께하는 사람으로 등장한다. 그리고 폴리도리는 좀 다르게 나오지만 이름이 비슷한 폴리 D로 나오니, 과거의 인물과 현재의 인물을 중첩해서 읽는 재미도 좋은 소설이다.


결국 빅터는 성공했을까? 그 성공의 결과는 무엇일까? 그것이 과연 인류를 위한 사랑일까? 여기에 대해서는 더 많은 것을 생각해봐야 한다. 하지만 우선 재미있게 읽자. 읽으면서 마음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는지 보자.


앞으로 우리가 살아갈 세상은 이 소설에 나온 세상보다 더 많은 변화가 있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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