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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인간인 이유
마티 조프슨 지음, 제효영 옮김 / 쌤앤파커스 / 2021년 6월
평점 :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쉽게 할 수 있을까?
힘들다. 인간이라는 존재가 눈 앞에 있고, 나 자신도 인간임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고 질문을 하면 대답하기가 어렵다.
두 발로 걷는 동물, 생각하는 동물, 사회적 동물, 정치적 동물, 언어적 동물, 도구적 동물. 놀이하는 인간, 아니면 그냥 학명으로 호모 사피엔스.
도대체 인간이 무엇이지? 나는 왜 인간이지? 어떻게 해서 지금 우리 인간이 지구상에서 살아갈 수 있게 되었지? 수많은 질문을 할 수가 있다.
딱 무엇이라고 정의하기 힘든 존재, 그것이 바로 인간이다. 왜냐하면 인간을 정의한다는 것은 언어로 표현한다는 말인데, 언어와 존재가 일대일로만 대응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대일로 대응한다고 해도 꼭 그것대로만 정의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세포 덩어리, 세균 덩어리? 또는 유전자들의 조합? 무엇이라 말해도 좋다. 그런 모든 존재들의 총합이 바로 인간이다. 여기에 눈에 보이지 않는 작용까지.
그러니 인간이란 무엇이라고 명확하게 정의내리려고 하지 말자. 그냥 우리가 살아온 역사를 살피고, 지금 지닌 행동 습성들을 살피고, 앞으로 어떻게 지내면 좋을지 생각하면 된다.
이 책은 이렇게 '당신이 인간인 이유'라는 제목을 달고 있지만, 명확히 정의내리기보다는, 그동안 인간다움이라는 것, 또는 인간적인 특성에 대해서 이야기해주고 있다.
호모 사피엔스가 네안데르탈인과 완전히 다른 종인가? 하는 질문부터, 이들이 과연 교류하지 않았나 하면 그것이 아니라고 한다. 네인데르탈인의 유전자를 지니고 있는 현생 인류 조상도 있다고 하니, 네안데르탈인과 호모 사피엔스는 경쟁하고 협동하면서 한 시기를 함께 보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이야기부터 시작하고 있다.
그러면서 우리들의 신체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최근에 밝혀진 많은 과학적 사실들을 예로 들면서 그간 잘못 알고 있었던 사실들을 지적하고, 새롭게 제기되고 있는 주장들에 대해서도 알려주고 있다.
알츠하이머병과 치아가 관련이 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문제다. 물론 이 신경이 뇌와 가깝게 있어서 어떤 관련을 맺을 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입 속에 있는 균과 관련이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 하니, 이런 주장들이 인정받게 되면 알츠하이머병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도 나올 것이다.
알츠하이머병은 사람의 입속에 서식하는 포르피로모나스 진지발리스(porphyromonas gingivalis)라는 균에 의한 잇몸질환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3-194쪽)
이런 식으로 최근 과학계가 발견해 낸 성과를 책에 반영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서 먹을거리에 관한 이야기, 군중들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이야기, 그리고 협력적인 인간이 협력하는 마음을 왜 점점 잃어가는지 등에 대해서 알려주고 있다.
특히 6장 '군중 속에서 살아남기'에서 비행기 빨리 타는 법이나, 고속도로에서 왜 사고도 없는데 정체 구간이 생기는 이유를 알려주는 것처럼 우리 생활과 관련 있는 많은 일들을 과학적 성과와 관련지어 인간의 특성을 설명해주고 있어서 좋다. 물론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