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무스와 방랑자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38
아스트리드 린드그랜 지음, 호르스트 렘케 그림, 문성원 옮김 / 시공주니어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스트리드 린드그렌. 말괄량이 삐삐로 알려진 사람. 스웨덴 국민작가로 불린다고 하고, 또 우리나라 백희나 작가가 린드그렌상을 받아 알려지기도 했던 작가.


라스무스라는 고아 소년이 고아원을 탈출해 방랑자 오스카를 만나 여러 일들을 겪은 뒤에 오스카의 양자로 들어가게 된다는 내용.


어린 시절 갖게 되는 모험에 대한 호기심을 채워주는 소설이기도 한데, 무엇보다도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고 있어서 좋다.


말괄량이 삐삐도 사실 어른들 관점에서 보면 일탈행위를 하는 아이일지 모르지만, 아이들이 지니는 호기심, 모험심을 채워주는 역할을 하지 않는가.


라스무스도 마찬가지다. 고아원에서 입양되기를 바라는데, 자신처럼 머리 숱이 별로 없는 남자아이는 입양될 가능성이 별로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겨우 아홉 살 난 아이.


개구쟁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남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아이. 라스무스가 고아원을 나가 오스카를 만나 함께 하는 여정에서 오스카에게 애정을 느끼고, 결국 오스카의 집에서 살게 된다는 설정은, 행복한 가정을 꿈꾸는 아이들에게는 너무도 행복한 결말이리라.


이 과정에서 강도들을 만나고, 그것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이 읽으면서 얼마나 손에 땀을 쥐겠는가. 그렇게 아이들은 라스무스를 통해서 집을 나가는 간접 경험을 하고, 또 라스무스를 통해서 자신들이 현실에서는 할 수 없는 모험을 하게 된다.


문학이 아이들에게 주는 역할은 바로 이러한 대리 만족이다. 현실에서는 할 수 없는 일들을 대신 해주는 인물을 통해 자신의 경험이나 생각의 폭을 넓혀가는 일.


어려운 상황에 처하더라도, 아홉 살짜리가 할 수 있는 한계가 있지만, 그 한계에도 불구하고 인간적인 심성을 잃지 않는 라스무스와 돈 없이 다른 사람의 도움으로 살아가는 방랑 생활을 하는 오스카지만 옳고 그름에 대해서는 타협하지 않는 모습을 통해서 세상을 살아갈 때 인간으로서 지녀야 할 자세를 자연스레 익히게 된다.


뭐, 책을 읽으면서 굳이 윤리니 도덕이니 철학이니 궁리할 필요 없다. 재미 있게 읽으면 된다. 재이 있게 읽으면서 자연스레 마음 한 구석에 인물을 닮아가려는 태도가 깃들게 되니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