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데이션 1 - 위험한 서막
아이작 아시모프 지음, 최서래.김옥수 옮김 / 현대정보문화사 / 2002년 9월
평점 :
절판


아이작 아시모프가 쓴 '아이 로봇'을 흥미롭게 읽었고,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에 '은하대백과사전'이야기가 있어서, 이 책을 읽어야지 하는 생각을 했다. 정말 흥미를 주는 책이라는 생각에... 새로운 판본이 나왔지만, 도서관에서 빌린 책은 예전 판본.


무려 10권이다. 발표한 순서와는 좀 다르게 구성되었다는 해설이 있는데, 이 구성방식이 시간 순서대로 소설을 이끌어가고 있으니 이해를 돕기 위해 그렇게 했을 수 있다.


아시모프가 오랜 시간에 걸쳐서 소설을 썼다고 하니, 마치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겠다. 소설을 발표 순서대로 읽으면... 스타워즈 역시 시간 순서가 아니라 여러 그 사이사이 사건들이 에피소드라는 이름으로 영화화 되었으니 말이다.


발표할 때마다 읽지 않았으니, 시간 순서대로 구성한 소설을 읽는 일도 이해를 더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겠다. 


제목이 '파운데이션'이니 기본이라는 뜻인가 아니면 창립이란 뜻인가, 생각하기 나름이지만, 우주 멸망을 수학적으로 예언할 수 있다고 생각한 수학자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수학하면 명증한 논리니까, 수학으로 우주 멸망이 증명된다면 우주는 멸망할 수밖에 없다. 반대로 수학적으로 우주가 번영한다고 증명이 되면 우주는 번영한다. 그것을 수학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한 사람, 해리 셀던이 나오고, 그를 이용하려는 우주 세력이 등장한다.


셀던은 이론적으로 증명이 가능하지만, 실제적으로는 실현불가능하다고 하지만, 실제로도 가능하게 연구를 계속하라는 설득을 받고 연구를 하려고 한다. 그 사이에 그를 둘러싼 여러 음모가 벌어지고, 그는 자신의 연구를 성공하기 위해 위협으로부터 벗어나 연구를 할 수 있는 환경으로 가게 된다.


1권은 그런 수학자 해리 셀던이 겪는 모험으로 시작한다. 그는 학자로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지만, 그의 이론은 이미 너무 위험하다. 다른 세력들에게 각자 유리한 방향으로 이용당할 수가 있다.


얼마나 합리적인가? 수학적으로 예견된 일이라고 한다면... 그것도 자신들의 지배가. 이는 심리역사학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될 수 있다. 해리 셀던이 연구하고 확립하고자 하는 학문이 바로 '심리역사학'이고, 이것이 정립되면 그것은 기정사실이 될 수밖에 없다. 수많은 변수들을 계산에 넣은 결과이기 때문이다. 즉, 심리역사학이 정립되면 우연도 필연의 일부가 된다. 그러니 우연에 의해 필연이 바뀌는 경우는 없게 된다. 


하지만 지배자가 되고자 하는 세력에게는 예언(증명)의 진실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그들에게는 진실이 아니라 자신에게 유리하냐 불리하냐가 더 중요하다. 그러니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예언을 비트는 일쯤이야 대수로운 일이 아니다.


은하제국의 황제에게도, 또 그의 이론을 알게 되는 또다른 세력에게도. 여기에 은하가 멸망하고 있다는 위기의식을 느낀 사람이 등장한다. 이들에게는 은하 멸망이 예견된 일임을 증명하는 일이 중요하다. 왜? 그래야 대책을 세울 수 있으니까.


지금 기후위기를 이야기한다. 어떤 학자는 기후위기는 조작되었다고 주장한다. 반면 많은 학자들은 기후위기는 현실이며, 이 현실을 인정해야 극복하려는 노력을 하게 된다고 한다. 기후위기에 대해서도 각 나라는 서로에게 유리한 쪽으로 해석을 하고 정책을 입안하려고 하고 있는데...


은하멸망이라는 예언(증명)에 대해서는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온갖 세력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용을 하려 할테지만, 정말 은하 멸망이 현실로 다가왔다고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는 그 다음 방책을 마련하는 방법으로 그 이론이 필요하게 된다. 


셀던을 도우려는 사람들에게는 그의 이론이 정립되어야만 한다. 그래야 그 이론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들을 설득하고, 멸망 이후를 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권력 유지를 원하는 세력에게는 이론 정립까지는 필요없다. 셀던이라는 사람이 했다고만 하면 된다. 그렇게 하지 않는 셀던은 위험한 인물이 되고, 그는 제거 대상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셀던의 이론 정립이 필요한 사람들은 해리 셀던을 도우려 한다. 멸망이 기정사실이라면 그 이후의 일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인데... 아직 해리 셀던은 자신의 '심리역사학'을 완성하지 못했다. 그는 그 이론을 완성하기 위한 첫발을 내디뎠을 뿐이다. 


다양한 자료 혹은 방법론을 확립하기 위해 은하제국의 영향력이 덜 미치는 곳으로 간 해리 셀던.

이것이 바로 1권의 내용이다. 이제 그는 자신의 방법론을 확립하기 위한 연구를 계속해나갈 것이다.


이 1권 곳곳에 지구를 암시하는 장면이 나온다. 태초에 인류가 한 행성에 살았고, 그 행성은 푸른색이었으며... 어쩐 일로 우주 전체로 흩어져 살게 되었고, 이제는 그 행성의 존재는 전설로 남아 있다고... 


우리는 알고 있다. 지구 역시 몇십억 년이 지나면 사라지고 말 것임을... 태양의 폭발로 함께 사라질지, 아니면 인류의 무분별한 생활로 사라질지는 모르겠지만, 지구는 사라질 수밖에 없다. 지금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아주 먼 미래라 할지라도.


자, 지금 우리는 지구가 사라지는 때를 상상할 수는 있지만 현실로 느끼지는 못한다. 너무도 멀리 있기 때문에... 그렇다고 지구가 사라지지 않을 것처럼 살아가면 될까? 아니, 그 이후를 생각해야 한다. 우주로 나갈 생각을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겠지만, 먼저 지구를 이 소설에서처럼 전설로 남겨두지 않기 위해서는 지금 우리들의 삶을 돌아봐야 한다.


인종, 성, 나라 등등의 차이를 부각하기보다는 인류라는 공통점을 내세워야 한다. 그리고 협력해야 한다. 우리 인류는 대동소이하지 않나. 많은 점에서 비슷하고 적은 점만 다른데, 그 다름을 부각시켜 너니 내니 하면서 갈등을 일으켜서는 안된다.


이 소설, '파운데이션 - 위험한 서막'을 읽으며, 지금 지구를 생각한다. 아직 아무도 믿지 않는 은하 제국의 멸망... 우리 역시 지구의 사라짐을 믿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은 현실이 될 수 있다. 준비를 해야 한다. 그 준비를 하기 위해서 그것이 진실임을 증명하려는 '심리역사학'을 정립하려는 해리 셀던과 그를 돕는 사람들, 그리고 그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이용하려는 사람들. 이야기는 계속된다.


이제 2권으로 간다. 아주 오래 전 역사책을 구한 해리 셀던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모든 미래는 과거로부터 시작된다. 또한 우리는 방대한 우주 상상력 속에서 지구에서 살아가는 우리들 모습을 발견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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