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쇼크 - 인류 재앙의 실체, 알아야 살아남는다, 최신증보판
최강석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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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부터 시작된 코로나19가 전세계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현대는 몇 년을 주기로 새로운 바이러스들이 우리를 습격하고 있다. 습격이라는 말을 썼지만, 사실 우리가 바이러스들을 불러들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만큼 지구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고, 각자 고유한 자신들의 영역을 지키고 있던 생명체들의 활동 반경이 넓어져, 그들을 가로막고 있던 담이 없어졌다는 얘기가 된다. 담장 안에만 있던 바이러스들이 담장을 넘어서 들어오니 '신종'이라는 이름이 붙을 수밖에.

 

국지적인 질병이란 이제는 없다. 바이러스도 마찬가지다. 종간 감염이 안 된다고 알고 있던 감염병들이 종을 넘나들면서 질병을 일으키고 있다. 종들간에 굳건히 닫혀 있던 문들이 열리고 있다고 해야 하나, 아니면 이 책의 저자가 말한 대로 종들 특유의 자물쇠가 있고, 그 자물쇠를 열 열쇠는 종 내부에만 있었는데, 이제는 종 외부에도 열쇠가 마련된 상황이라는 것.

 

이 열쇠를 마련하는데 매개되는 동물이 있는데, 그 동물들은 예전부터 우리 인간들과 함께 지내왔던지, 아니면 최근에 인간들이 식용으로 먹는 동물들에게서 자물쇠를 여는 열쇠가 나온다는 것.

 

그래서 새로운 바이러스는 늘 나타날 위험성이 있다. 새롭다는 것은 알려지지 않았다는 말, 그것은 모른다는 말과도 통하고, 모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단지 두려움을 넘어 공포로 넘어가면 사회는 일대 혼란에 빠지게 된다.

 

2016년에 나왔던 책의 개정증보판이 나온 이유도, 메르스 공포를 넘어 이제는 코로나19로 우리 사회가 비상사태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이때 바이러스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이 책을 다시 펴냈다고 하는데...

 

마스크를 쓰는 것이 감염병을 막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은 두말 할 것 없는데, 그것이 너무 심하게 작용하여 마스크 대란을 일으키고 결국 마스크 5부제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까지, 학교들이 개학을 연기하는 그런 재난 상황에 이르게까지 되었는데...

 

이제는 이런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병이 한때 그랬지로 끝나지 않고 상존하는 시대에 접어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한다. 바이러스와 인간은 함께 지내왔지만, 그리고 공존하는 방법으로 진화해 왔다고 할 수 있는데, 진화란 늘 그 자리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모습을 만들어내는 쪽으로 변화해 가니... 바이러스나 세균들과 인간들도 역시 위협과 공생을 통해 함께 지낼 수밖에 없다.

 

우리가 바이러스나 세균을 완전히 박멸할 수 없듯이 세균이나 바이러스 역시 숙주인 우리 인간을 완전히 멸종시킬 수는 없다. 그것은 자신들도 사라진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바이러스에 대해서 그냥 그렇지 하고 넘어가는 것도 문제가 있지만 지나치게 공포심을 지니는 것도 옳지 못하다. 이때 우리게에 필요한 것은 바이러스에 대한 정확한 정보, 그리고 그것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 및 행동이다.

 

그 점에서 이 책은 많은 도움이 된다. 바이러스에 대한 역사적인 설명도 도움이 되고, 그것들을 예방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설득력 있게 알려주기 때문이다.

 

이 책에 나온 바이러스들이 창궐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지구촌에서 신종 바이러스 출현 자체를 저지하는 선제적 예방 노력은 출발점, 그 선상에 여전히 머물러 있는 것처럼 보인다. 사스 바이러스처럼 이미 바이러스 출현 경로가 알려진 경우와 달리, 그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신종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어느 지역에서 어떤 경로로 나타날지 사전에 예측하고 대비하는 데 번번이 실패했다. 신종 바이러스 출현 배경을 제공하는 푸시&풀 여건 (산림파괴, 대도시화, 기업축산, 기후변화, 여행증가 등)을 개선하려는 발걸음은 여전히 출발선 이상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바이러스 학자들이 지구촌 야생세계에서 미지의 바이러스를 찾고 있고, 우리 주변의 동물인 가축에서 신·변종 바이러스 출현을 감시하고 있지만, 사람에게 위험이 되는 신종 방이러스를 찾아내는 것은 사막에서 바늘 찾기처럼 어려운 일이다. 설령 그런 바이러스를  수집하더라도 향후 사람에게서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있는지 판단하는 데 기술적으로 한계가 있다. (350쪽) 

 

호모 사피엔스를 넘어 호모 데우스로 가는 길목에 있다고 자부하는 인간에게 아직도 신의 영역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는 것이 바로 이런 바이러스와 세균들 존재다. 인간이 완벽히 통제할 수 없는 존재들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

 

그렇다면 호모 데우스가 되지 않아도 좋다. 우리는 호모 사피엔스 단계에 머물러도 된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 위한 세상이면 되지 않겠는가. 그렇게 하기 위해서 반드시 거쳐야 할 단계가 바로 바이러스와 세균을 극복하는, 또는 그들과 공생하는 것이다.

 

적어도 인류가 절멸의 위험에 처하지 않게 이들을 적절히 예방하는 기술을 만들어야 하고, 또 이들로부터 건강을 지키며 살 수 있는 행동들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당연한 얘기지만 알아야 이긴다. '지피지기(知彼知己)면'이라는 말을 하지 않아도 알아야 대응할 수 있다. 많은 것들이 이 책에서 이야기되고 있지만 전세계적으로 일어나는 산림파괴, 대도시화, 여행증가 등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지금도 산림은 파괴되고, 거기서 살고 있던 동물들이 살기 위해서 인간의 영역으로 넘어올 수밖에 없고, 그렇게 해서 전파된 바이러스가 대도시화로 인해 밀집해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급속도로 퍼지는데, 비행기나 다른 교통수단이 발달하여 한 나라에 국한되지 않고 하루 만에 전세계 퍼질 수 있는 환경이라는 것이다.

 

이런 환경 속에서 개인위생에 만전을 기해야 함은 당연한 일이지만, 우리들이 살아가는 삶의 형태도 바꾸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신종이라는 이름을 단 바이러스가 최근에 많이 나오고 있는 것은 인간이 초래한 결과이기도 하다는 것.

 

지금 신종 바이러스를 옮기는 주범으로 인식되고 있는 박쥐들 이야기가 있는데, 이 책은 어떻게 해서 박쥐가 신종 바이러스를 옮기는 주 역할을 했는지, 왜 코로나19에도 박쥐가 의심을 받는지를 잘 설명하고 있다.

 

그 박쥐가 인간에게 복수심을 품고 그렇게 한 것이 아닌 것을 잘 알지만, 한번 퍼지기 시작한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병은 우리에게 막대한 피해를 주니 조심해야 한다. 결국 서로의 영역이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질병들이 나타나고 있으니 이 참에 우리들의 생활도 돌이켜 보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그러므로 감염병에 대해서 신종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오는 많은 질병들에 대해서 지나치게 공포심을 지닐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질병이라고만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결국 개인들 위생 수칙에서부터 생활방식과 더불어 각 나라들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까지 폭넓게 고민하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

 

코로나19, 사그라들기를 바라며, 또다시 이런 혼란을 겪지 않도록 많은 준비를 해야 함을 이 책을 읽으며 다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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