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유리 동물원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38
테네시 윌리암스 지음, 김소임 옮김 / 민음사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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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와 "유리 동물원"이라는 희곡이 묶여 있는 책이다.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는 어떻게 될까? 아마도 끝까지 버티는 고양이가 이기지 않을까.

 

죽음을 앞둔 아버지의 재산을 두고 벌이는 일... 그렇게만 판단하기에는 뭔가 석연치 않다. 이 희곡이 연극으로 상연되어 수많은 관객을 불러온 것은 단지 자식들 간의 재산싸움 때문은 아닐 것이다.

 

주인공들은 단순하다. 아버지의 재산을 합법적으로 물려받으려는 큰아들 구퍼와 아내 메이, 그리고 브릭을 사랑하지만 아이가 없는 마거리트, 이들의 아버지, 어머니.

 

묘하게 큰아들은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변호사로 살아가는 그에게 아버지와 어머니는 애정을 주지 않는다. 오히려 술에 의존해 살고 있는 둘째 아들 브릭에게 모든 것을 건다. 브릭은 유망한 운동선수였다가 부상으로 지금은 술에 의존해 있다.

 

이런 브릭은 아내인 마거리트와 몇 년간 잠자리를 하지 않는다. 아마도 친구의 죽음 때문인 것으로 나오는데, 그렇다고 브릭이 동성애자는 아니다. 아마도 친구가 동성애를 고백했을 것이고, 브릭은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그 충격으로 친구가 죽었을 거라고 짐작할 수는 있는데...

 

아내인 마거리트는 이런 브릭을 사랑한다. 처음에는 마거리트가 약자의 처지에 있었는데, 이제는 마거리트가 브릭을 돌볼 수 있다고 말하면서 희곡은 끝난다.

 

고양이라고, 뜨거운 양철 지붕 위에 올라간 고양이라고 마거리트를 이야기하는데, 죽음을 앞둔 아버지에게 인정을 받으려는 마거리트의 몸부림이 처절하게 다가온다.

 

단지 재산 때문이 아니라 생활능력을 잃은 남편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 아버지 재산을 포기할 수없는 마거리트, 그녀는 그렇게 그르렁거릴 수밖에 없다.

 

나중에 임신했다는 거짓말로 아버지를 안심시키고, 재산을 받게 되지만, 이 거짓을 현실로 만들려고 노력한다.

 

사람들의 심리가 잘 드러난 희곡이라는 생각이 들고, 이 희곡은 영화로도 만들어진 것으로 알고 있는데...

 

뒤에 실린 "유리 동물원"은 유리처럼 작고 연약한 로라를 등장시키고 있다. 회상조로 작품이 전개되는데... 유리 동물들을 통해서 로라의 연약함을 볼 수 있다.

 

언제든 부서지기 쉬운 유리 동물들, 그러나 자신의 빛을 간직하고 있는 유리 동물.. 로라는 다리를 저는 장애로 인해 남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 등장인물인 짐의 말대로 열등감으로 자신을 유폐시키는 생활을 하는데...

 

짐은 그런 로라에게 자신감을 가지라고 한다. 그러나 짐과 로라는 맺어질 수가 없다. 짐에게는 이미 결혼을 약속한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짐과 함께 춤을 추다가 유리 동물인 유니콘을 깨뜨리게 되고, 로라는 그 깨진 유리 동물을 짐에게 선물로 준다.

 

유리 동물처럼 살아가게 되는 로라. 그런 순수함을 톰의 시선을 보여주는데... 자신만의 세계에 갇힌 로라, 그를 밖으로 내보내려는 어머니, 뚜렷한 결말을 보여주지는 않지만, 그렇게 누구나 자신만의 세계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게 해준다.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있을 때는 유리 동물들처럼 작고 연약할 수밖에 없음을. 그것이 아무리 아름다워도 자그마한 충격에도 깨질 수 있음을.

 

그래서 유리 동물의 세계에서 벗어나야 함을 생각하게 해주고 있다. 내 안에 작은 유리 동물들과만 지낼 것이 아니라 밖에 있는 수많은 동물들과 함께 지내야 한다는 생각을 해주는 희곡이다.

 

그렇게 테네시 윌리엄스의 희곡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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