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국인이 아니다 창비시선 394
송경동 지음 / 창비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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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시를 읽는다고 내가 그와 동시대인은 아닐 것이다. 나는 시인과 다른 일에 골몰했고 내 골몰의 시간은 눈물과 짠물이 밴 시가 되지 못한다. 그래놓고 자주 절망하는데 그는 어떤 경우에도 `절망`을 배우지 말자고 하니. 읽다보면 걷잡을 수 없는 감정에 빠져들고 마는데, 겨우 그것만이 내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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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을 자르는 눈꺼풀처럼 창비시선 357
함민복 지음 / 창비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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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보지만, 시인은 보아내는 사람이다. 결국 그 사람만큼 보아내는 것. 내가 보는 것이 고작 손톱에 낀 때라면 시인은 갈퀴손톱에 물드는 봉숭아 물을 본다. 절집에 쓰였던 나무토막에서 천년향을 맡는다. 대개의 시가 아름답지만 `수직`으로 시를 지탱하는 시의 뼈로 인해 또한 단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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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당나귀 곁에서 창비시선 382
김사인 지음 / 창비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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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고요로 깊어지시라' 하였건만, 말씀 대로 고요로 깊어지지 못하고 한없이 출렁거려야 했으니, 나는 방정 맞은 독자인가.

 

 시 한 편이 아니라 시 한 줄, 거기 고요히 앉아 있는 말 한 마디, 혹은 외마디 조차 허투루지 않다.

 

 어느 대목에서인지 모르겠으나, 이 시집을 읽을 사람들이 꼭 이 시집에 사는 시처럼 순하게, 깊게, 섧게 살아갈 사람들 뿐이겠다 싶었다.

 

 모나고, 각지고, 제 가시가, 제 염치와 체면이, 반드시 남을 향하고 그들을 상하게 하는 자들이 이 시들을 읽었으면 좋겠다만, 그걸 내가 어찌하겠나.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야, 좋기만 하다.

 내가 어쩌다가라도 시를 읽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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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가 맨 앞 문학동네 시인선 52
이문재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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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시들은 행간에 접혀있는 말들을 읽느라 시간이 오래 걸린다. 어떤 시는 그 시를 들고 누군가를 만나야 할 것도 같다. 시가 길어서 머무는 시간도 길지만 시가 하는 말이 귀해 오래 머문다.우리는 늘 보이는 쪽으로 향하지만 시인은 우릴 끌고 전혀 다른 곳으로 향한다. 마다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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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의 얼굴 문학동네 시인선 48
윤제림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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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시는 할 말이 많지만 윤제림 시인의 시들은 그냥 거기에 스며들면 되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설산에도 가고 타클라마칸 사막에도 처음인것처럼 가고 용궁으로 돌아가지 못한 거북도만나고 몇몇 시인의 지인도 만난다. 세상을 만나는 길은 시에도 있는데, 생각해보라, 한편의 시가 한 세상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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