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당나귀 곁에서 창비시선 382
김사인 지음 / 창비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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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고요로 깊어지시라' 하였건만, 말씀 대로 고요로 깊어지지 못하고 한없이 출렁거려야 했으니, 나는 방정 맞은 독자인가.

 

 시 한 편이 아니라 시 한 줄, 거기 고요히 앉아 있는 말 한 마디, 혹은 외마디 조차 허투루지 않다.

 

 어느 대목에서인지 모르겠으나, 이 시집을 읽을 사람들이 꼭 이 시집에 사는 시처럼 순하게, 깊게, 섧게 살아갈 사람들 뿐이겠다 싶었다.

 

 모나고, 각지고, 제 가시가, 제 염치와 체면이, 반드시 남을 향하고 그들을 상하게 하는 자들이 이 시들을 읽었으면 좋겠다만, 그걸 내가 어찌하겠나.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야, 좋기만 하다.

 내가 어쩌다가라도 시를 읽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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