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풀잎관, 돈키호테, 쇼팽 노트

★★★★☆ 전망 좋은 방, 내 사랑의 그림자

★★★☆☆ 리틀 스트레인저



콜린 매컬로의 역작,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의 2부인(사실 2권이지만 분량상 1부 3권 구성으로 나오죠) 『풀잎관』이 출간되었습니다. 1부 덕분에 여름 나는 줄 몰랐는데 너무 너무 기쁩니다. 7부작인 소설이 완간되려면 아직 멀었지만 (제 마음대로 생각할 때) 1년에 2~3부씩 출간된다면 내년에도 이 지복이 계속된다는 말씀 아니겠습니까? 그냥 이 소설만 두고 보더라도 정말 재밌고 교훈도 있습니다. 이천년 전이나 지금이나 인간 사는 것 똑같고, 정치 똑같고... 군벌인 마리우스 카리스마에 끌리는 저 자신에 우매하다 반성하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그 찬란한 문명과 기술력이여! ‘로마의 수로, 수도교와 도로(클릭)’가 괜히 나온게 아니에요. 사실 공부 더 많이 했는데 쓰기 시작한지 너무 오래 돼 그만... 아직 안 보시는 분들 꼭 읽어 보셔요. 



전망 좋은 방』은 제임스 아이보리 감독의 85년 영화도 같이 봤습니다. 영화는 소설이 준 느낌과는 사뭇 다르더라고요. 더 밝고 활기차다고 해야 하나... 배우들이 젊을 적이라 그런지 비주얼이 아름답습니다. 시대극, 고전극에 어울리던 헬레나 보넘 카터가 이제는 그 역이 어색하게 느껴진다니... 『돈키호테 1』는 도서 정가제 이후 처음으로 구입한 소설이기도 한 데요. 봐도 또 봐도 재밌습니다. 다만 분량이 상당하다보니 시작하기가 힘들어요. 그리고 만연체다보니 읽는 흐름이 끊기면 다시 흐름 타기가 쉽지 않다는... 『리틀 스트레인저』는 별점 3.5점이라 할 수 있어요. 4점은 모자라고, 3점보다는 나은데 작가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았나 봅니다. 평작입니다. 이번 달에는 아티초크 빈티지 시선집이 새로 나왔습니다. 기욤 아폴리네르의 『내 사랑의 그림자』인데요. ‘미라보 다리’의 서정성만 기억하다 아주 놀랐어요. 소싯적에 포르노 소설도 썼던 기욤이라... 읽는 내내 얼굴이 화끈거리고 책장도 잘 넘어가질 않았답니다. 본문 확인하셔요...



『아다지오 소스테누토』를 읽다가 베를리오즈 쯤에서 덮고 『쇼팽 노트』를 펼쳤는데 처음엔 좌절했습니다. 어려워요... 지드가 1890년부터 구상하기 시작해서 1931년 12월, 음악 잡지에 발표한 글이거든요. 출판사 포노에서 번역한 원전은 지드 전집에 수록된 버전에 보충한 『 Notes sur Chopin』이고요. 앙드레 지드가 아마추어 피아니스트였고, 평생 음악을 가까이한 대작가인데도 쓰는데 40년이 걸린 글... 쇼팽에 대한 지고지순한 사랑과 해석을 아주 간편하게 훔치려고(?) 한 저를 반성하고, 음악부터 들었습니다. 사실 「쇼팽 노트」는 길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 안에 쇼팽의 야상곡, 연습곡, 환상곡이 짧게 전주곡 해설이 좀 더 많이 들어있어요. 텍스트를 몽땅 이해하고 싶은 마음에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시간을 들여 천천히 음악을 집중해서 듣고 다시 책을 펼치니 괜찮더라고요. 반 정도만 이해했다고 생각하는데 좀 더 공부해야겠지요.



음악도서 말고는 『로마 제국』이랑 『제1차 세계대전』을 좀 보다 말았습니다. 교유서가 첫 단추 시리즈로 새로 나온 책인데 정말 괜찮아요. 다이제스트 판인데 흐름을 짚고 넘어가기 참 좋아요. 『불안의 책』 읽다가 다시 『페소아와 페소아들』을 펼쳤는데 일단 읽기는 다 읽었습니다. 정말 좋은 책이고 가치가 높은데, 리뷰에 풀어놓을 내공이 안 돼서 도저히 글을 쓸 수 없어 슬퍼요. 그리고 『피아노의 역사』와 『음악의 기쁨 1』을 읽고 있어요. 요즘 라벨에 관심이 있는데 『음악의 기쁨』에서 대담을 이끄는 롤랑 마뉘엘이 친우이자 제자더라고요. 마뉘엘이 쓴 『라벨』 읽고 싶은데 번역이 없어서... 아 그리고 『음악의 기쁨』도 원래는 3편부터 읽을려 했는데 1편부터 읽길 잘 한 것 같아요. 1편에서 악기부터 시작해서 기본적인 사항들을 얘기하거든요. 프랑스 문화나 클래식에 대한 지식이 있으신 분들은 문제가 없겠습니다만 저는 뉴비라서...『쇼팽, 그 삶과 음악』도 사 뒀는데 도저히 읽을 시간이 안 나네요. 낙소스 레이블에서 나오는 거라 코드 입력하면 음원도 따로 들을 수 있는 것 같아요. CD도 두 장이나 있고, 곡 해설도 있는데 따로 참고하진 않았어요. 일단 제 나름대로 들어보고 읽으려고요.



제가 요즘 빠져 있는 쇼팽의 전주곡... 피아니스트 임동혁의 전주곡집은 도이치 그라모폰 매거진의 에디터스 초이스로 뽑혔습니다. 클래시카 채널에서 마르타 아르헤리치의 77년 실황 영상을 봤는데요.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과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이었어요. 특히 후자는 앙드레 프레빈이 지휘하는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였는데 그저 감탄만... 유투브에서 찾았습니다.




그리고 조성진이 콩쿠르 1라운드에 연주한 환상곡인데 앨범에는 실려 있지 않습니다. 너무 긴장해서 1라운드를 어떻게 쳤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 유투브로 확인했다고 하죠... 11월의 마지막 일요일입니다. 2015년을 한 달만 남기고 있는데 돌아보면 좋은 일들이 더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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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29 12: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30 15: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15-11-29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이바님, 11월 한 달 동안에 참 많은 책을 읽으셨네요. 부지런한 분이시군요.
올려주신 글 잘 읽고 있어요.
편안한 일요일 오후 보내세요.^^
(비가 오는 만큼, 날이 좀 덜 추웠으면 좋겠어요. )

에이바 2015-11-30 15:54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도 주말 잘 보내셨나요?
날씨가 좀 풀리면 좋겠는데 내일이면 12월이에요! 장갑의 계절이네요.

살리미 2015-11-29 1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이바님 글들은 즐겨찾기가 있다면 따로 모아두고 자주자주 읽고, 공부하고 픈 글이 많아요^^
저도 로마 시리즈 시작해야 하는데 벌려놓은 책들을 좀 정리하고 시작하려고 기회만 보고 있네요. 아마 신년 계획이 될 듯 합니다만, 읽다가 궁금한 게 있어도 에이바님이 해결해주실 것이니 든든합니다^^

에이바 2015-11-30 15:55   좋아요 0 | URL
읽고 싶은 책도, 읽을 책도 언제나 넘쳐나는 것 같아요.
게다가 신간 체크하면 그 목록이 더 늘어나는지라 골라내는 게 참 어렵더라고요.
로마 시작 하시고 또 얘기 나눠요. ㅎㅎ

cyrus 2015-11-29 2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악의 기쁨>이 자유로운 대담 형식의 내용이라서 저는 이 책을 읽을 때 대화가 무척 산만하게 느껴졌어요. 클래식 지식이 부족해서 더 어렵게 느껴져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지루했습니다.

에이바 2015-11-30 15:58   좋아요 0 | URL
전 지루함보다 생각보다 글씨가 작아서 눈이 아프더라고요. 대담 자체는 짧으면서도 흐름을 짚어줘 맘에 들어요. 2, 3권으로 넘어가면서 몰랐던 부분들을 반복할 것 같아서 일단 완독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ㅎㅎ
 

기원후 1세기에 로마에 물을 공급한 수로 시스템을 어찌 경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당시 로마 시에는 1985년의 뉴욕 시보다 훨씬 많은 물이 공급되었다. -A. 트레버 호지, 『로마의 수로와 급수 Roman Aqueduct & Water Supply』


새로운 지역을 빠르게 로마화하며, 제국의 위대함을 보여주는 것은 도로, 다리, 수로 건설이었다. 로마의 수로 체계는 발전된 공학과 기술을 보여주고 있으며, 수도교를 통해 아주 많은 양의 물을 들여왔기 때문에 도시와 하수시설에 그야말로 강이 흐를 정도였다. 아쿠아 아우구스타(Aqua Augusta)를 건설했던 아그리파는 배를 타고 시설을 점검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이다. 고대 로마가 하루에 이용할 수 있는 물의 양은 현대의 많은 도시가 누리는 것보다 많았다. 부유한 가정은 실내 배관 설비를 갖추고 있었다. 도시 곳곳에 위치한 분수는 공공 및 개인용 식수를 공급했을 뿐만 아니라 도시의 부와 명예를 상징하는 것이기도 했다.



→ 마르쿠스 빕사니우스 아그리파. 로마 제국의 첫번째 황제, 아우구스투스(옥타비아누스)의 친우이자 참모이기도 했다. (출처)


가정에서 소유한 화려한 우물과 분수는 상류층의 지위를 과시하는데 이용되었다. 사치스러운 물의 사용, 물의 공급을 지배하는 능력은 부와 권력의 상징이었다. 물의 이용으로 농업 생산력이 확대되고, 기술력이 발전했기에 이 둘의 관계는 더욱 확고해진다. 로마의 물 사용자들은 물의 품질과 각 수원지의 특별한 성질에도 주의를 기울였으며, 다른 수원지의 물이 섞이는 것을 싫어했다. 따라서 수도교 물길은 가능한 한 서로 멀리 떨어져 있었으며, 수도교의 물은 도시의 분수와 대중목욕탕에서 거리를 거쳐 강까지 막힘없이 흘렀다. 수도꼭지도 없었으며, 다른 기술적 방법으로 물의 흐름을 막는 일도 없었다. 이는 물을 존중하는 태도, 즉 물을 올바르게 사용하기 위해 물을 계속 흐르게 놔두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으며 로마법은 수도관 물을 막아 담아 놓는 것을 금지했다. 이러한 흐르는 물, 실내 배관과 하수체계는 제국 내 수인성 질병을 예방했다.



→ 아쿠아 아우구스타의 수원지인 세리노에서 종착지인 피스키나 미라빌리스를 볼 수 있는데(녹색선), 베네벤토에서 시작되는 베네벤툼 수로와 서로 이어지지 않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크게보기 및 출처)


저기 먼 만(灣)의 반대편, 소나무가 울창한 아펜니노 산맥의 고지에서 세리누스의 수원을 끌어내어 그 물을 서쪽으로 보낸다. 그 물이 굽이굽이 지하수로를 따라 흘러 겹쳐 쌓인 아치들의 정상에 있는 협곡에 이르면, 거대한 도관을 통과해 계곡을 가로지른다. 그렇게 캄파니아 평원까지 내려간 물은 베수비우스 산을 크게 돌아 네아폴리스 만(나폴리 만)의 해안으로 남하하고, 마침내 미세눔 반도의 등뼈를 따라서 먼지가 자욱한 해안마을까지… 약 1백 킬로미터에 이르는 길이를 90미터 당 5센티미터도 안 되는 평균낙차로 흘러가는 것이다. 


-로버트 해리스, 『폼페이』 (18-19)


아우구스타 수도교의 종착지는 거대한 지하 저수조, 피스키나 미라빌리스(기적의 저수지)이다. 바깥에서 보면 도시 한 블록 정도의 길이에 반 블록 정도의 폭을 지닌, 낮고 평평한 지붕의 붉은 벽돌 건물로 벽은 연녹색의 담쟁이덩굴이 덮고 있었다. 건물 주변에는 상점과 창고, 술집, 아파트 등이... 저수조의 둥근 지붕은 48개의 기둥들이 받치고 있으며, 저수조 물 속에 잠겨 있는 부분까지 합치면 총 길이가 15미터 이상에 달했다. 


-상동, (35)


로마 수로가 중요한 것은, 물 공급에 따라 도시의 상태가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유류량이 감소하면 어획량이 줄고 식이단백질의 감소를 불러온다. 이 수원을 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원로원에 줄을 대고 있는 계급이었기에, 제국 행정을 반영하는 요소이기도 했다. 물을 도시까지 운반해오는 능력만큼 하수를 내보내는 능력도 중요했다. 로마의 주요 하수로인 클로아카 막시마(Cloaca Maxima)는 현대에도 일부 사용 중이다. 오수는 길 양 옆을 흐르다 맨홀을 통해 배수로로 흘러들어간다. 맨홀은 빗물을 삼키려는 강의 신의 모습으로 만들어졌는데, 유명한 ‘진실의 입’이 그 중 하나이다. 클로아카 막시마에 모인 오수는 테베레 강 하류에 버려지는데 문제는 강이 범람하면 오수가 범람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도시 전역의 하수를 전부 처리하지 못했기 때문에 정화조 같은 구덩이에 오물을 모아 거름으로 재활용하기도 했다.



→ 프랑스 남부의 퐁 뒤 가르는 3층의 아치로 이루어진 로마 수도교(50킬로미터)로 위제스에 있는 샘에서 나온 물을 로마 식민지였던 네마우수스, 님므까지 운반했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출처)


수도교는 돌, 벽돌, 특수한 화산재인 포졸라나를 석회와 섞은 수경 시멘트로 만들어졌다. 물이 계속해서 흐르게 하려면 적절한 경사도와 중력을 사용해야 했으며 이를 통해 로마의 높은 공학 기술을 짐작할 수 있다. (골짜기에서는 사이펀을 이용) 도시에 들어온 물은 높은 지대의 수조(Castella)로 이르렀고, 저수지는 거대한 납파이프에 연결되어 도시에 물을 공급한다. 수로체계 건설은 공공 노동 프로젝트였기에 정치적 성격을 띠었고, 유지와 정비는 도시 운영에서도 중요 과제였다. 로마인들은 그만큼 물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으며, 로마의 수도청 장관(Curator Aquarum)은 종신직이었다. (첫 번째 쿠라토르 아쿠아룸은 마르쿠스 아그리파) 쿠라토르 아쿠아룸이 로마 시의 수로체계를 책임지고, 지방은 그가 임명한 관리-쿠라토르-들이 책임을 지는 식이었다. 쿠라토르의 업무를 보조하는 이들에는 기록원, 안내인, 노예, 수문장(릭토르)등이 있었다. 이러한 수로체계의 유지와 관리, 사치스러운 물 사용은 로버트 해리스의 『폼페이』에 잘 드러나 있다.


하지만 아스쿨룸 피켄툼이 무너질 날도 머지않은 상황이었다. 폼페이우스 스트라보는 10월에 공마를 타고 자신의 군대를 데려와 푸블리우스 술피키우스 루푸스와 병력을 합쳤다. 그런 다음 로마 병사들이 아스쿨룸 피켄툼의 성벽을 완전히 포위하도록 배치했다. 이제 성벽 위에서 내려온 밧줄 하나도 감시망을 벗어날 수 없었다. 그의 다음 작전은 도시의 식수원을 차단하는 것이었다. 물은 트루엔티우스 강바닥의 자갈층을 통해 수백 개 지점에서 공급되고 있었기에 이는 실로 대단한 규모의 작업이었다. 하지만 폼페이우스 스트라보는 상당한 공학 지식을 갖추고 있었고, 기꺼운 마음으로 이 작업을 직접 감독했다. 


-콜린 매컬로, 「풀잎관 2」, (524)


예나 지금이나 군인들은 공공시설 건설과 유지 작업에 투입되었다. 군단은 위대한 로마 도로와 수로의 건설자였다. 로마 시가 유지되는 2000여 년 동안 11개의 수로가 기능하고 있었다. 가장 처음에 건설된 것은 아쿠아 아피아(312 BC)이고 아쿠아 알렉산드리아(AD 226)가 마지막에 건설되었다. 서로마의 쇠퇴기, 게르만족의 침입으로 인해 로마의 수로가 끊기게 되었고, 완전히 지하에 건설된 아쿠아 비르고만이 물을 운반했다. 중세 때 몇 개의 수로가 복구되지만 르네상스 시기가 될 때까지 완전한 이용은 불가능했다.



→ 로마 근처의 아피아 가도 (2003년 촬영으로 추정, 출처)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은 고대 로마의 도로가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보여준다. 로마로 이어지는 약 8만킬로미터의 포장도로는 로마 제국의 문화를 문명세계에 퍼뜨리는 주요 역할을 했다. 도로는 원래 군사 목적으로 건설되었으나 관리들과 시민들, 상업을 위해서도 사용되었다. 이 도로망 덕분에 로마는 지중해에서 상업, 무역, 정치, 문화, 군사력의 허브로 기능할 수 있었다. 아피아 가도는 로마 최초의 포장도로이면서 가장 유명한 길이다. 기원전 312년, 삼니움 전쟁 중에 감찰관 아피우스 클라디우스 카이우스가 군사 목적으로 첫 삽을 떴으며, 그의 이름인 아피우스를 딴 이름이 붙여졌다. 현재 도로 위 차량 통행은 금지되었다. 2천년이 지났음에도 도로 상태를 보면 놀라울 정도다.


〈로마 군인들에게 걷기란?


이탈리아에서 군대를 배에 태워 히스파니아로 보내기는 거의 불가능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나이우스 도미티우스 아헤노바르부스는 알프스 너머 갈리아 해안을 따라 도로를 만들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우세풍과 해류 때문에 해상 수송은 지나치게 위험했다. 따라서 카이피오의 군대는 지난해의 롱기누스 군대처럼 캄파니아에서 나르보까지 1천 600킬로미터 넘게 걸어야 했다. 로마 병사들은 걷는 것을 싫어하지 않았다. 그들은 모두 바다를 무서워했으며, 160킬로미터를 항해한다고 생각하면 몸서리를 쳤다. 1천 600킬로미터를 걷는 편이 훨씬 나았다. 그들의 근육은 신속하고 끝없이 걸을 수 있도록 어릴 때부터 단련되었다. 따라서 걷기는 그들에게 가장 편한 이동 방식이었다. 


-콜린 매컬로, 「로마의 일인자 2」, (62-63)



→ 로마 포장 도로의 단면 (출처)


로마의 도로는 단순한 통나무길에서 포장도로까지 다양했다. 포장도로의 경우 노반에 잡석을 깔아 수분이 돌과 잡석 사이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이는 도로가 진흙 등으로 지저분해지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했다. 도로는 보통 영토 확장 중에 군단이 건설했는데, 로마 군대의 공병들은 도로, 진지, 교량 건설 전문가로 귀중한 자원이었다. (공병대장은 보통 장군이 고용한 민간인으로 전문가) 시기와 지형에 따라 도로건설 비용은 천차만별이었으나 건설비는 중앙정부가 부담하였으며, 유지비용은 보통 지역민들에게 전가되었다. 로마의 도로는 아주 효율적이었고, 적군들이 로마 군대만큼 빠르게 이동하는데 이 길을 이용했기 때문에 제국 후기에는 골칫거리가 되었다.


〈공병대장에게 절벽에 위치한 분기공이란?


분기공은 공병대장에게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간단해요.” 그는 분연구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저 꼭대기까지 튼튼하고 넓은 계단을 설치하겠습니다. 공간은 충분합니다.”

“얼마나 걸리겠나?” 마리우스가 물었다.

“마침 수레 몇 대분의 판재와 작은 각재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밤낮으로 작업하면 이틀이면 됩니다.” 공병대장이 말했다. 


-콜린 매컬로, 「로마의 일인자 2」, (98)



〈공병대장에게 석조 교각이란?〉


한편 로마군 공병부대는 동트기 훨씬 전부터 가교 아래의 들보와 버팀목 사이에서 열심히 작업을 벌이고 있었다.

˝항상 똑같다니까요!˝ 작업 진행상황을 보러 온 술라에게 공병대장이 투덜거렸다. ˝늘 이래요. 살짝 당겨만 주면 와르르 무너지는 낡아빠진 놈을 기대하고 왔는데, 로마식으로 제대로 지어놓은 다리가 떡하니 있더란 말입니다.˝

˝할 수 있겠소?˝ 술라가 물었다.

˝그러길 바라야죠, 부사령관님! 이 다리에는 그냥 밧줄로 묶거나 나사못으로 죄어놓은 곳이 하나도 없어요. 홈과 은촉도 제대로고, 전부 사개맞춤으로 이어서 위쪽으로 떠받치는 게 아니라 아래쪽으로 누르게 해놓은 다리입니다. 그러니 빨리 해체하려면 지금 우리가 갖고 있는 것보다 더 큰 기중기가 필요해요. 뭐 어차피 그만큼 큰 기중기를 만들 시간이 있지도 않지만 말입니다. 어쩔 수 없이 힘든 방법으로 갈 수 밖에 없습니다. 다만 그렇게 하면 마지막 병사들이 건널 때쯤에는 다리가 다소 흔들릴 겁니다.˝

공병대장의 말을 듣고 술라는 얼굴을 찌푸렸다. ˝힘든 방법이란 게 뭐요?˝

˝지금 중심 버팀목과 들보를 톱으로 자르고 있습니다.˝

˝그러면 계속 힘써주시오! 아까 말한 살짝 당기는 일을 도와줄 황소 100마리를 준비해뒀는데, 그 정도면 충분하겠소?˝

˝그래야겠지요.˝


 -콜린 매컬로, 「로마의 일인자 3」, (284-285)



〈로마 도로는 로마인들만 이용한 것이 아니다 (1)〉


8월 중순경 황금을 실은 짐마차 450대가 톨로사를 떠났다. 호위대는 군단병 1개 대대뿐이었다. 로마의 도로는 아주 오랫동안 싸움 한번 나지 않은, 문명국을 관통하는 문명화된 도로였기 때문이다. (...) 보름달이 뜬 맑은 밤이었다. 짐마차 행렬은 어두워질 때까지 몇 시간 동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사이 도로에 나타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속주에 있는 로마의 도로들은 사실상 군대 이동을 위한 것이었으며, 이 구간은 해안과 내륙 간의 무역도 뜸했다. 


-콜린 매컬로, 「로마의 일인자 2」, (70-71)



〈로마 도로는 로마인들만 이용한 것이 아니다 (2)


무틸루스가 말했다. “(...) 로마인들은 카푸아나 푸테올리를 끝까지 놓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캄파니아의 나머지 지역은 로마로부터 충분히 빼앗을 수 있을 겁니다! (...) 우리는 로마의 동쪽과 남쪽으로 이어지는 모든 도로를 빼앗고, 플라미니우스 가도와 카시우스 가도를 점령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해야 합니다. (...)” 


-콜린 매컬로, 「풀잎관 2」, (201)


로마의 장군들이 군대를 이끌 때, 도로건설을 위해서는 스스로의 자원을 이용하길 기대받았다. 그러나 관할지에 대한 완전한 지배력(임페리움)은 지역민을 수탈-돈, 원자재와 부가적인 노동력에 이르기까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로마의 경제가 힘들어지고 외부적인 압력이 가해지기 전인 7세기만 해도 도로는 계속 건설되고 유지되었다. 로마의 위대함을 보여주는 도로, 수로, 수도교의 상태는 제국의 상황과 유사하였다. 제국이 쇠락할 즈음 이들은 더 이상 사용되지 않았고 보수되지도 않았으며 파괴된 채로 남아있게 되었다. 로마 제국 후기, 관리되지 않은 도로에 대한 분위기는 버나드 콘웰의 군벌 연대기 3부작과 가즈오 이시구로의 『파묻힌 거인』에서도 느낄 수 있다.


속주 내에는 적군이 없었지만 병사들에게는 임시 진지를 마련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어쨌든 로마군이 무방비 상태로 잠들 수는 없기 때문이었다. 이미 측량사와 공병들이 언덕 꼭대기에 영구적인 진지를 건설하는 작업에 나섰다. 임시 진지 건설에 투입되지 않은 인원은 언덕을 요새화하는 작업의 첫 단계에 동원되었다. 이 작업에는 기둥, 말뚝, 건축자재로 쓸 목재를 구하는 것도 포함되었다. (...)

마리우스의 군대는 로다누스 강의 삼각주이자 동서로 뻗은 거대한 염습지의 북쪽에 자리하고 있었다. 마리우스는 임시 진지든 영구 진지든 경작지에 짓는 법이 없었다.

“잠재적인 협력자들을 적으로 돌릴 필요는 없으니까. 게다가 이곳에서 먹여살려야 할 입이 5만 개나 늘어났으니 이곳 주민들이 가진 경작지란 경작지는 다 필요하단 말이지.”

마리우스의 식량 조달관들은 농부들과 곡물 거래 계약을 맺으러 다녔다. 일부 병사들은 이번 추수부터 다음 추수가 시작되기 전까지 12개월 동안 5만 명이 먹을 양식을 쌓아둘 곡물 저장소를 언덕 꼭대기에 지었다. 무거운 짐수레에는 마리우스의 소식통들이 알프스 너머 갈리아에서 구할 수 없거나 구하기 힘들다고 말했던 물건들, 이를테면 역청, 거대한 각재, 도르래 장치, 각종 도구, 기중기, 발로 밟아 돌리는 기구, 석회, 귀한 철제 볼트와 못이 잔뜩 실려 있었다. 항구도시인 포풀로니아와 피사이로는 일바 섬에서 생산되는 괴철이 반입되었는데, 공병 대장은 공병들이 직접 강철을 생산해야 할 경우를 대비해 괴철을 모조리 사들였다. 무거운 짐수레에는 모루, 도가니, 망치, 내화 벽돌 등 강철생산에 필요한 도구도 실려 있었다. 이미 병사 한 무리가 숯을 대량으로 생산할 목재를 구하러 간 터였다. 숯이 없으면 용광로를 뜨겁게 달굴 수 없어서 철을 단단하게 만들기는커녕 녹이는 것조차 불가능했기 때문이었다.


-콜린 매컬로, 「로마의 일인자 3」, (60-61)


번외) 기원전 105년의 폼페이: 기원전 79년 베수비우스 폭발


미세눔 곶은 크라테르 만의 험난한 북쪽 돌출부에 해당했다. 크라테르 만은 선박들이 머물 수 있는 거대하고 안전한 정박지로 푸테올리, 네아폴리스, 헤르쿨라네움, 스타비아이, 수렌툼 등의 항구도시가 나란히 늘어서 있었다. 인간의 기억보다 훨씬 오래된 전설에 따르면, 크라테르 만에는 원래 거대한 화산이 있었는데 그것이 폭발하면서 바닷물이 밀려들었다는 것이다. 그곳의 화산 활동이 그 증거라고들 했다. 갈라진 지표면 사이로 불길이 치솟으면 푸테올리의 검은 밤하늘은 붉게 물들었고, 걸쭉한 흙탕물이 보글보글 끓어올랐으며 샛노란 유황이 곳곳에 쌓여 있었다. 증기 기둥이 갑자기 솟아오를 때면 지표면 틈이 닫히거나 더 넓게 벌어지곤 했다. 그리고 이곳에는 베수비우스 산이 있었다. 해발 수천 미터의 험준한 바위산으로, 한때는 활화산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너무 오랫동안 평화롭게 잠자고 있었기 때문에 그게 언제 이야기인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콜린매컬로, 「로마의 일인자 2」, (307-308)



참고 사이트)

https://en.wikipedia.org/wiki/Roman_aqueduct

https://en.wikipedia.org/wiki/Roman_roads

http://www.unrv.com

http://www.romanaqueducts.info/index.html


참고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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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철 2015-11-27 12: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논문을 쓰셨네요?

...그나저나 이 글을 읽다 보니 저의 군 시절, 분대장 시절 생각이 나네요.

당시 배수로가 아주 중요했어요. 넓은 지역을 관장해야 했거든요. 물이 소통하지 않으면 큰일 난다는 인식을 중대원 모두 공유하고 있었죠. 주입받은 건지도요.

그러던 어느 날 배수로 하나가 토사에 의해 막히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저의 분대가 관장하는 지역의 배수로 중 하나였지요. 해결하기 위해 나갔습니다.
근데 저는 암담하더군요.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조용히 혼자 생각하는 척하며 아무 생각 없이 서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때 부분대장이 저에게 약간의 동의를 구한 후, 앞으로 나서며 분대원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것이었습니다. 요는, 넓고 깊게 땅을 판 후 청석을 깔자는 것이었습니다. 넓고 깊게 파는 건 어리석은 짓 같지만, 청석을 그 위로 깐다는 발상은 훌륭하군, 저는 생각했어요.

여하튼 그 이후로 그 배수로만큼은 아무리 폭우가 쏟아져도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죠.

더불어 저는 그 배수로 사건 이후, 뭔가 신망이 낮아진 느낌을 받게 되었지요.

미안합니다, 쓸데없는 소리나 해서.

흠흠....

에이바 2015-11-27 17:47   좋아요 0 | URL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들려주신 군 생활 에피소드 덕에 배수로의 중요성은 잊지 않을 것 같습니다. 재밌게 읽었어요. 한수철님이 긴 이야기를 들려주셨는데 제 댓글은 무지 짧아 뭔가 죄송한 마음이 들어요.ㅎㅎ;;;

만병통치약 2015-11-27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쓰는 곳에 이런 논문이나 리포트를 올리시면 저 같은 사람 비교되서 안됩니다. 철회하시지요 ㅋㅋ.리뷰의 하향평준하를 지향하는 만병통치약올림 ^^

에이바 2015-11-27 17:47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만병통치약님. 근데 비주얼 경제사 리뷰에 알라딘 비주얼 담당 얘기 왜 아무도 언급하지 않는거죠? ㅎㅎ

만병통치약 2015-11-27 19:49   좋아요 0 | URL
뭐 암묵적인 동의가 아닐까요? ㅋ

에이바 2015-11-28 09:21   좋아요 0 | URL
그렇죠? ㅋㅋㅋㅋㅋ 저도 한 표 보탤게요.

살리미 2015-11-27 15: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우~~~~ 대단해요!! 로마도 에이바님도!!!

에이바 2015-11-27 17:48   좋아요 1 | URL
감사해요 오로라님. 오로라님도 어서 로마에 빠지셔야 해요! ㅎㅎ

cyrus 2015-11-27 15: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공부한 노력이 돋보이는 글이 마니아 순위에 제대로 반영해야 합니다. 이런 글을 썼는데도 에이바님이 북플 `로마` 마니아 첫 번째가 아니라면 북플 마니아 제도에 문제 있습니다.

에이바 2015-11-27 17:51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자료들 모은 것에 불과한데 머쓱해져요. 다방면에 조예가 깊은 cyrus님이 로마 얘길 많이 안 하셔서 제가 돋보이나 봅니다. ㅎㅎ

서니데이 2015-11-27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이바님, 많은 책을 참고하여 페이퍼를 쓰셨군요.
서재에 와서 다시 한 번 읽었어요. 사진자료가 있으면 설명을 이해하는데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정성담은 페이퍼 잘 읽었습니다.
본문인용이 있거나, 긴 글은 역시 서재에서 읽는 것이 더 좋은 것 같아요.
에이바님, 즐거운 금요일 보내세요.^^ 오늘도 날이 살짝 춥습니다.^^

에이바 2015-11-27 17:53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 두 번이나 읽어주셨군요. 감사합니다. 아무래도 역사를 다룬 책들이라 공통점을 발견할 때 마다 즐거워져요. 기억을 되살려 찾으면서 다시 한 번 로마에 감탄했답니다. 서니데이님도 즐거운 한 주가 되셨길 바랍니다. ㅎㅎ

단발머리 2015-11-27 18: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는 출력해서 형광펜 줄 그으면서 꼼꼼히 읽어야겠어요.
제인에어, 어떤 흔녀 다음으로 인상깊은 페이퍼예요. 정말 멋지세요, 에이바님^^

에이바 2015-11-28 09:19   좋아요 0 | URL
프로필 이미지도 제인 에어인 단발머리님 ㅎㅎ 감사합니다. 로마의 일인자 읽고, 폼페이 읽고 나니 궁금해서 안 되겠더라고요. 그래서 이 책 저 책 들춰보니 재미도 있고, 골짜기 사이 수도교는 사이펀을 이용한다는데 그게 뭔지 몰라서 찾아보고 그랬어요. 공부할수록 참 대단한 로마! 이태리인들이 자부심을 갖는 이유를 새삼 깨달았어요. 인터넷으로 아피아 가도에 이어지는 수로 관광을 하니 참... 떠나고 싶어요.ㅋㅋㅋ

붉은돼지 2015-11-28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로마의 토목 건축술은 정말 엄청나다는 생각입니다. 기술도 대단하지만 미래를 내다보는 그 긴 안목도 부럽습니다.
제국이 그냥 제국이 된 것이 아니겠지요.. 독일의 아우토반에는 비행기의 이착륙도 가능하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도로의 두께가 미국 고속도로 두께의 두배가 넘는다고 하더군요.....무슨 고속도로고 고속철이고 간에 초단기간 돈내기식으로 건설하는 것이 대수가 아니고 안전하고 오래가는 물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는 있지만....실천은 아직 요원한 이야기 같습니다.

이스탄불에도 4세기에 세워진 발렌스 수도교가 아직 멀쩡하게 버티고 있습니다.

에이바 2015-11-28 17:15   좋아요 0 | URL
비행기요? 대단하네요. 고속주행을 위해서는 도로 표면의 커브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하더라고요. 도로 표면의 커브가 바퀴의 마찰을 잘 받쳐줘야... 쓰고 보니 뻔한 얘기네요. ㅎㅎ 암튼 아우토반은 그것도 고려해서 지은 거라고 하더라고요. 역시 이스탄불에도 로마의 흔적이...^^ 찾아서 보고 왔어요. 도로도 그렇고 수도교, 수로까지 도대체 어떻게 하면 2천년을 버티는건지 참 놀랍습니다.
 


올해 박경리 문학상을 수상한, 아모스 오즈의 대표작인 『사랑과 어둠의 이야기입니다. 아모스 오즈는 현대 히브리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우파 시온주의 교육을 받고 자랐으며 중동전쟁을 겪은 이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적 공존을 주장합니다. 이 소설은 유대인 박해의 역사와 현대 이스라엘 건국에 대한 이야기로 작가의 자전적 경험이 어우러진 작품이라는군요. 출간 이래 다양한 문학상을 수상하였고, 2007년에는 '이스라엘 건국 이후 가장 중요한 책 10권'에 선정되었습니다. 




힐러리 맨틀의 작품 두 개가 동시에 출간되었습니다. 『튜더스, 앤불린의 몰락』과 『혁명 극장』입니다.


『혁명 극장』은 1992년에 출간, 힐러리 맨틀의 첫 작품으로, 프랑스 혁명을 이끈 세 혁명가 로베스 피에르, 당통, 데물랭의 이야기입니다. 왕정 폐지와 혁명, 공포 정치와 단두대에 이르는 역사를 면밀히 조사하고 집필, 완성하는데 18년이 걸렸다고 합니다. 힐러리 맨틀이 역사 소설의 대가로 자리하게 한 첫 시작이었으며, '프랑스 혁명에 헌정된 가장 매혹적인 역사 소설'(콜린 존스)이라 합니다.


『튜더스, 앤불린의 몰락』은 2012년에 출간되어, 힐러리 맨틀에게 두 번째 '맨부커 상'을 안긴 작품입니다. (첫번째 맨부커 상은 2009년의 『울프 홀』로 수상) 원제인 'Bring up the bodies'는 '앤 불린의 사체라도 대령하라'는 뜻입니다. 앤 불린과 결혼하기 위해 이혼- 성공회로 종교를 바꾸는 등 헨리 8세의 여성편력 중에서도 이 시기를 다룬 작품이 꽤 되지요. 힐러리 맨틀이 어떻게 그려냈을지 기대됩니다. 




『시인, 강을 건너다』는 베트남의 현대사를 다룬 호앙 밍 뜨엉의 장편소설입니다. 북베트남 농촌 명문가에서 50여 년 동안에 벌어진 비극적 가족사로, 프랑스 식민지 투쟁과 1945년의 8월 혁명 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2008년 출간되자마자 출판법 위반으로 금서 지정되었는데, 대다수 베트남인들은 내용 때문이라고 추정한다는군요. 금서지만 베트남 거리에서 버젓이 판매되고 있는 작품, 베트남의 토지 개혁과 통일 전쟁 그리고 그 이후를 다루면서 한 가문의 몰락과 베트남 전통의 몰락이 교차되는 작품입니다. 우리의 『태백산맥』에도 비견될만 하다는 군요.  




『빵만으로는 살 수 없다』는 1950년대 말에서 1960년대 초, 소련 '해빙기'에 연재된 블라디미르 두딘체프의 소설입니다. 스탈린 사후 공산당의 선전 도구였던 문학을 해방하자는 물결 속에, 소련의 모순된 사회상- 국가와 관료주의를 신랄하게 비판한 작품입니다. 톰 롭 스미스의 『차일드 44』 2권의 대사에서도 등장하는데요. 당시 자유를 갈망하던 독자들의 환호를 받았습니다. 러시아 반체제 문학의 상징, 해빙기 문학의 상징이 된 작품입니다.




『다르마 행려는 1958년 발표된 잭 케루악의 소설입니다. '다르마'는 '달마'인데요. 『길 위에서』의 성공 이후 찾아온 공허함으로 알코올 중독이 심해진 케루악이 복잡한 심경으로 써 내려간 글입니다. 젊은 시절의 자유와 일탈을 그린 전작과 달리, 진지한 영적 고민이 담겨 있는 작품으로 케루악 문학의 정수로 꼽히기도 한다는군요. 그의 경험이 투영된 세미 픽션으로, 괴짜 선승과 젊은 작가 두 청년의 진리 탐색 방랑기입니다.




『추기경의 아들』은 1897년에 출간, 반기독교 문학의 걸작으로 꼽히는 작품입니다. 가톨릭 신부(추기경)의 사생아가 주인공으로, 1830-40년대 이탈리아 민족통일운동에 투신하는 내용입니다. 전 세계 50여개의 언어로 번역되었는데 그 중에서도 러시아어는 수백 회나 거듭 출간되었다고 합니다. 무신론자인 주인공이 가톨릭 정권 타도에 앞장서는 내용이 종교를 부정하고 혁명을 찬양하던 과거 공산권의 독자들에게 강하게 어필했기 때문입니다. 1898년 버나드 쇼가 희곡으로 각색한 이래 영화, 연극, 뮤지컬, 발레, 오페라 등으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그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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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5-11-03 2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이바님이 소개하신 힐러리 맨틀의 책, 재미있을 것 같아요.
나중에 시간이 나면 한 번 읽어보고 싶어요.
에이바님, 편안한 저녁 되세요.^^

에이바 2015-11-03 21:25   좋아요 1 | URL
저도 시간 내어 꼭 읽어보려 해요. 서니데이님도 좋은 시간 보내고 계시길 바라요^^

다락방 2015-11-03 2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양질의 페이퍼에요 ❤️

에이바 2015-11-03 21:44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다락방님~*

한수철 2015-11-04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르마 행려, 대재난 챙겨 갑니다~

에이바 2015-11-04 10:20   좋아요 0 | URL
대재난은 재밌다고 들었어요.. 읽고 여유되시면 리뷰도 써주셔요
 

쇼팽 콩쿠르 이후로 우리나라 음악가, 연주자들에 대한 관심이 생겼습니다. 어제 KBS에서 방영한 다큐를 잠깐 봤는데 한예종 김대진 교수님이 우리 연주자들의 콩쿠르 진출을 게릴라 전투라고 표현하더군요. 씁쓸하죠. 저도 콩쿠르 전후로 찾아보니 동양인 음악가들, 그 중에서도 중국과 일본에 비해 시장이 좁은 우리 연주자들의 처우가... 그래서 꾸준한 클래식 리스너가 되기 위하여, 뭘 좀 알아야 듣지 싶어 찾아보니 제가 원하는 적당한 안내서가 있더라고요.


하지만 그보다 먼저, 이 글을 쓰게 된 책을 소개합니다.



『쇼팽 노트』는 '거장이 만난 거장' 이라는 새로운 시리즈의 첫 권인데요. 앙드레 지드가 쓴 쇼팽에 관한 추억, 그가 평생을 사랑한 쇼팽 음악의 정수에 관한 글입니다. 여기에 프랑스 현대음악가의 해설이 덧붙여져 좀 더 깊은 이해를 돕습니다.


바흐를 잘 치려면 영악한 꾀가 그리 필요 없다. 그런데 쇼팽의 경우는 다르다. 쇼팽을 잘 치려면 ‘저 사람은 다른 무엇보다도 천상 예술가야’라는 말에 해당하지 않는 음악가라면 지닐 수 없을 듯한 특별한 이해가 필요하다. 내가 말하면서도 이 말의 의미를 난 아주 잘 안다. 그런 말에 해당하지 않는 사람은 ‘환상적’이라는 것의 어떤 의미 - 쇼팽뿐만 아니라 보들레르와도 합치하는 그런 의미까지 - 이르지 못하는 것이다. (96쪽)


『피아노의 역사』의 부제는 '피아노가 사랑한 음악, 피아노를 사랑한 음악가'인데요. 블라디미르 아슈케나지의 추천사가 붙어 있습니다. 피아노 다큐멘터리라 할 수 있겠네요.  


피아노와, 피아노를 자신만의 악기로 껴안은 작곡가, 연주자들을 주인공으로 한 흥미로운 ‘피아노 평전’인 동시에 300년 역사의 피아노라는 악기를 징검다리로 삼은 근현대 음악사.문화사 편력이다. 피아노의 탄생과 그 발전 과정을 이야기하며 바흐, 모차르트, 베토벤, 슈베르트, 슈만, 쇼팽, 리스트, 드뷔시 등 거장들의 피아노 작품을 조명하고, 아르투르 루빈스타인, 아트 테이텀, 블라디미르 호로비츠, 스뱌토슬라프 리흐테르, 글렌 굴드 등 뛰어난 연주자들이 피아노를 통해 어떻게 음악에 접근했는지 살펴본다.(책소개 중 발췌)


클래식 시대와의 만남 시리즈



이 시리즈에는 작품 감상을 위한 CD가 2장씩 들어있습니다. 다섯 권으로 구성되어있고요, 순서는 제 관심사대로 정렬했지만 고음악-바로크-고전-낭만-현대 순이에요. 고전을 예로들면 모차르트, 하이든, 베토벤의 작품이 어떤 배경으로 태동했는지 당시 역사, 문화, 미술은 어떻게 발전하고 있었는지 설명과 자료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용어집, 비교 연표, 작곡가 리스트 등은 나중에 들춰볼 때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고전: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

-낭만: 쇼팽, 브람스, 차이콥스키

-현대: 필립 글래스, 쇼스타코비치, 메시앙

-바로크: 바흐, 헨델, 비발디

-고음악: 마쇼, 던스터블, 팔레스트리나


우리가 사랑하는 음악가 시리즈





이 시리즈에는 15명의 음악가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순서는 역시(?) 저의 관심사대로... 음악가의 생애를 통해 작품을 알아보고 어떠한 음악 세계를 이룩했고 현대 음악사에 영향을 끼친 것인지를 설명하는데요. 역시나 감상을 위한 CD가 두 장씩 들어 있어 이해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두 시리즈 모두 CD가 들어있기 때문에 가격대는 감안하셔야 하지만, CD를 사고 해설서를 덤으로 얻었다 생각하면?!!


모차르트, 베토벤, 하이든, 멘델스존, 쇼팽, 말러, 차이콥스키, 바그너, 스트라빈스키, 버르토크, 쇼스타코비치, 로드리고, 프로코피예프, 드보르자크, 리스트 순입니다.


클래식 음악과의 만남 시리즈



역시 순서는 제 관심사대로 입니다. 포노가 음악 전문 출판사라 그런지 같은 곳에서 나온 책만 소개하게 되네요. 근데 신기하게 다 궁금한 부분을 긁어주는 책인 것 같단 말이죠?! 마찬가지로 음악 감상을 위한 CD 2장이 함께 수록되어 있습니다. 실내악하면 체임버 뮤직, 『체임버 뮤직』하면 제임스 조이스의 시집 이름이죠. 그래서 조이스 팬분들도 보셔야 할 책(?) 『실내악과의 만남』 소개에서 조금 발췌해 봤습니다.


실내악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악기의 역할과 주요 악기인 현악기, 목관악기, 피아노 등의 무한한 조합 구성에 따라 얼마나 다양하고 매력적인 음악이 만들어지는지 살펴보는 것도 흥미롭다. 함께 제공되는 음반 2장에 수록된 이자크, 가브리엘리, 버드, 코렐리, 텔레만, 바흐, 하이든, 베토벤, 슈베르트, 슈만, 브람스 등 고음악에서 현대음악에 이르는 작곡가들의 귀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또 실내악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용어집과 그 시대의 역사, 미술, 건축, 문학을 한눈에 짚어볼 수 있는 비교 연표도 담겨 있어 클래식 입문자들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으며, 그 시대의 역사, 문화예술의 전반적인 동향을 살피며 큰 맥락 속에서 실내악을 살펴볼 수 있다. (『실내악과의 만남』, 알라딘 책소개)


민음 생각 시리즈



얼마 전에 론칭한 「민음 생각」시리즈 4권인 『음악의 시학』입니다. 론칭 때만 해도 함께 나온 키케로의 『설득의 정치』에 집중해서 내가 언제쯤 이 책을 읽을까 생각했는데... 불과 한 달 여, 관심사가 이렇게 확장될 수도 있군요. 거장이 거장의 음악 세계를 직접 들려준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텍스트입니다. 


엘리엇 등 당대 쟁쟁한 문학가들만 강의했던 하버드대학교 시학 연단에 음악가로서는 처음 섰던 스트라빈스키의 화제의 강의이자 음대 필독서이다. 이 책에서 스트라빈스키의 시학은 영감을 주는 “디오니소스적인 요소들에 취하기 전에 일단 그것들을 제대로 길들이기”를 강조한다. 또한 스트라빈스키는 음악의 목적은 결국 “인간이 자기 이웃과, 나아가 존재와 화합하고 함께 영적 교감에 이르도록 돕는 데 있다.”라고 말한다.


이 책은 작곡가이자 지휘자인 스트라빈스키가 직접 음악의 거장들의 음악 세계를 들려주는 매우 보기 드문 텍스트이기도 하다. 스트라빈스키가 특히 바그너와 베르디를 비교하는 대목은 흥미롭다. 스트라빈스키는 모차르트와 하이든이 전통 위에 자신만의 독창성으로 기적을 이룸으로써 또 다른 전통을 만들어 낸 거장들이라고 평하기도 한다. (책소개 발췌)



일단 제가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구입할 예정에 있는 책들은 이 정도이고요. 텍스트를 통해 음악의 배경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음반도 꾸준히 사고 연주회도 가서 직접 접하는게 가장 좋은 방법이겠습니다. 그렇죠... 이렇게 클래식에 관심을 가지게 해준, 쇼팽 콩쿠르 우승자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첫 음반이 이번주 금요일에 발매됩니다. 알라딘에서는 예약자 특전으로 클리어화일/엽서5종/포스터도 주고 있는데 의도치 않게(?) 주니까 받는 아름다운 모양새가 되었습니다... 이번 앨범이 잘 되야 다음 앨범이 나오고, 피아니스트도 좋은 기획사랑 계약해서 푸쉬받고 좋은 연주를 들려줄 기회가 더 많아지거든요. 꼭 그렇지 않더라도 이번 콩쿠르 영상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조성진의 쇼팽 해석과 연주가 굉장히 좋답니다. 의미있는 실황 앨범, 아직 예약하지 않으신 분들은 라이센스반이라 저렴하다는 장점도 놓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추가) 클래식 입문자를 위한 추천서




추가) 조금 더 공부하고 싶다면 『음악의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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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미 2015-11-02 2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클래식... 듣는 건 너무 좋은데 공부해도 공부해도 바로 까먹어버리는 뇌용량의 한계가 안타까울 뿐.... 어제 <미스 줄리> 영화를 보는데 배경으로 깔린 실내악이 늘상 듣던 건데도 슈베르트였나, 쇼팽이었나.... 검색해 본다고 한것마저 까먹은게 이제 생각나네요 ^ 조성진의 음반도 장바구니에 넣어놓겠습니다^^

에이바 2015-11-02 20:53   좋아요 0 | URL
미스 줄리 보려고 했는데 완전 잊고 있었네요. 그쵸... 그래서 공부하려고요. 그전엔 유명한 연주자들만 듣는 정도였는데 우리나라 음악가들을 더 사랑하겠다는 결심을 했어요! 조성진 음반 첨엔 6일에 출고였는데 지금은 9일 출고로 바꼈어요ㅠㅠ 얼른 듣고 싶어요...

yamoo 2015-11-03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

에이바 2015-11-03 23:32   좋아요 0 | URL
네.. 감사합니다

쟈스민 2016-05-16 0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10월에 읽은 책들을 다시 상대평가합니다.



오만과 편견 ★★★★★

설득 ★★★★★

마션 ★★★★★

반쪼가리 자작 ★★★★☆

어느 하녀의 일기 ★★★★☆

1인분 프렌치 요리 ★★★★☆

고야산 스님·초롱불 노래 ★★★☆☆


제인 오스틴의 두 작품은 예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읽고, 리뷰를 정리하였습니다. 역시 고전은 읽으면 읽을수록 새로운 매력을 발휘하는 듯합니다. 그렇다면 왜 다시 오스틴인가. 브리짓 존스 3편이 영화 촬영 중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오만과 편견』의 패스티시인 『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 트레일러가 나왔습니다. (혐오 및 잔인함 주의)



영화로도 제작되었던 『마션』은 읽는 재미가 상당하지요. 지나고 여러번 다시 읽어도 주인공 마크 와트니의 유머가 상당합니다. 그리고 과학 설명 때문에 왠지 모를 지적 고양감이 있어요.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말이지요.(이해할 필요도 없어요) 『반쪼가리 자작』은 이탈로 칼비노의 선조 3부작 중 첫 번째 작품인데, 짧은 동화이지만 사회·역사적 울림이 있기에 클래식이라 할 만합니다. 『어느 하녀의 일기』도 올해 동명의 영화가 개봉했었죠. 무비 타이 겸 나왔지만 옥타브 미르보의 첫 소개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습니다. 벨에포크 때도 막장이 만연했다는 점을 알 수 있어요. 『1인분 프렌치 요리』는 거창한 재료 준비 없이도 간단히 프랑스 음식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추천해요. 『고야산 스님·초롱불 노래』도 볼 만한데, 「고야산 스님」은 만화 『백귀야행』이 떠올랐고 「초롱불 노래」같은 경우는 일문학에서 볼 수 있는 어떤 예술을 향한 탐미주의라고 하나 그런게 생각납니다.


다음은 읽고 있거나, 읽었지만 리뷰를 쓰지 못해 재독할 예정인 책입니다. 



설국

포스트맨은 두 번 벨을 울린다

불안의 책

레이 브래드버리

장미의 이름

로마 제국

셰익스피어 깊이 읽기

셰익스피어의 책


『설국』은 읽었으되 리뷰를 어떻게 써야할지 엄두가 나지 않아서 쓰지 못했습니다. 색채가 선연하고, 이야기들이 툭툭 끊기는 감이 있는데 단편들을 이었기 때문이라는군요. 『포스트맨은 두 번 벨을 울린다』는 스티븐 킹과 장강명 소설에 삽입된 문구가 이 책의 첫 문장이기 때문에 읽었습니다. 카뮈의 『이방인』 느낌이 나 의아했는데 알고보니 카뮈가 케인의 소설을 읽고 집필을 시작했다는군요. 한낱 통속소설이라기엔 의미가 있는 작품이라 하겠고요. 제가 사랑하는 페소아의 『불안의 책』은 여전히 아껴 읽는 중입니다. 보석! 『레이 브래드버리』에 실린 네 작품 정도 읽었습니다. 브래드버리는 SF장르에 문학성, 예술성을 쏟아부었습니다. 정말 아름답지요. 『장미의 이름』도 반 정도 읽었습니다. 주석까지 꼼꼼히 챙겨 읽는데 그것 때문인지 진도가 안 나가네요. 주석을 안 읽으면 재미가 덜할 것 같고, 주석을 스킵하고 쭉 다 읽은 뒤에 재독하는 걸로 바꿔볼까 합니다. 『로마 제국』과 『폼페이』는 곧 「마스터스 오브 로마」시리즈 2부인 『풀잎관』이 출간되기에 뭐라도 해야겠다 싶어 읽고 있습니다. 로마 수로와 로마 도로에 대한 글도 작성중인데 진도가 잘 안 나가네요. 『셰익스피어 깊이 읽기』와 『셰익스피어의 책』은 제 목표 중 하나인 셰익스피어 작품 완독을 위해 구입한 가이드북입니다. 특히 『셰익스피어 깊이 읽기』 정말 좋고요, 『셰익스피어의 책』 같은 경우는 찾아보니 리뷰가 없어 모험을 하고 구입했는데 만족합니다. 반쯤 읽었는데 나중에 리뷰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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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미 2015-10-31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이바님! 뜬금없지만... 너무 멋지세요^^

에이바 2015-10-31 23:31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오로라님..^^

yamoo 2015-10-31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로 고전을 읽으시는군요! 좋습니다~^^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유일하게 겹치는 책이네요..반갑게도^^

열독하시는 거 보니, 이런 추세라면 올해 100권 가뿐이 넘기시겠어요~^^

에이바 2015-11-01 09:56   좋아요 0 | URL
네 고전이 주는 매력 덕인지도 모르겠어요. 아직 읽을 책들이 많군요..ㅎㅎ

한수철 2015-11-01 0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읽은 건.... `오만과 편견`, 반쪼가리 자작`, `불안의 책`뿐이네요.

사실 에이바 님 리뷰 보면서

리뷰 쓰는 거 공부하고 있는데 정작 책을 안 읽으니 원....

에이바 2015-11-01 10:02   좋아요 0 | URL
제 글로요? 좀 부끄럽군요.. 요즘은 책이 좀 멀어진 듯한 기분이었는데

서니데이 2015-11-01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만과 편견에 좀비를 더해서 호러 액션영화가 되는 거네요^^; 트레일러 구경하고 왔어요, 이런 방식을 패스티시라고 하는 거군요,^^
에이바님, 편안한 주말 되세요^^

에이바 2015-11-01 22:34   좋아요 1 | URL
반가운 얼굴들이 등장하는 영화라 볼지 말지 고민중입니다. 원작인 책은 이미 읽었지만요. 서니데이님도 편안한 주말 되셨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