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팽 콩쿠르 이후로 우리나라 음악가, 연주자들에 대한 관심이 생겼습니다. 어제 KBS에서 방영한 다큐를 잠깐 봤는데 한예종 김대진 교수님이 우리 연주자들의 콩쿠르 진출을 게릴라 전투라고 표현하더군요. 씁쓸하죠. 저도 콩쿠르 전후로 찾아보니 동양인 음악가들, 그 중에서도 중국과 일본에 비해 시장이 좁은 우리 연주자들의 처우가... 그래서 꾸준한 클래식 리스너가 되기 위하여, 뭘 좀 알아야 듣지 싶어 찾아보니 제가 원하는 적당한 안내서가 있더라고요.


하지만 그보다 먼저, 이 글을 쓰게 된 책을 소개합니다.



『쇼팽 노트』는 '거장이 만난 거장' 이라는 새로운 시리즈의 첫 권인데요. 앙드레 지드가 쓴 쇼팽에 관한 추억, 그가 평생을 사랑한 쇼팽 음악의 정수에 관한 글입니다. 여기에 프랑스 현대음악가의 해설이 덧붙여져 좀 더 깊은 이해를 돕습니다.


바흐를 잘 치려면 영악한 꾀가 그리 필요 없다. 그런데 쇼팽의 경우는 다르다. 쇼팽을 잘 치려면 ‘저 사람은 다른 무엇보다도 천상 예술가야’라는 말에 해당하지 않는 음악가라면 지닐 수 없을 듯한 특별한 이해가 필요하다. 내가 말하면서도 이 말의 의미를 난 아주 잘 안다. 그런 말에 해당하지 않는 사람은 ‘환상적’이라는 것의 어떤 의미 - 쇼팽뿐만 아니라 보들레르와도 합치하는 그런 의미까지 - 이르지 못하는 것이다. (96쪽)


『피아노의 역사』의 부제는 '피아노가 사랑한 음악, 피아노를 사랑한 음악가'인데요. 블라디미르 아슈케나지의 추천사가 붙어 있습니다. 피아노 다큐멘터리라 할 수 있겠네요.  


피아노와, 피아노를 자신만의 악기로 껴안은 작곡가, 연주자들을 주인공으로 한 흥미로운 ‘피아노 평전’인 동시에 300년 역사의 피아노라는 악기를 징검다리로 삼은 근현대 음악사.문화사 편력이다. 피아노의 탄생과 그 발전 과정을 이야기하며 바흐, 모차르트, 베토벤, 슈베르트, 슈만, 쇼팽, 리스트, 드뷔시 등 거장들의 피아노 작품을 조명하고, 아르투르 루빈스타인, 아트 테이텀, 블라디미르 호로비츠, 스뱌토슬라프 리흐테르, 글렌 굴드 등 뛰어난 연주자들이 피아노를 통해 어떻게 음악에 접근했는지 살펴본다.(책소개 중 발췌)


클래식 시대와의 만남 시리즈



이 시리즈에는 작품 감상을 위한 CD가 2장씩 들어있습니다. 다섯 권으로 구성되어있고요, 순서는 제 관심사대로 정렬했지만 고음악-바로크-고전-낭만-현대 순이에요. 고전을 예로들면 모차르트, 하이든, 베토벤의 작품이 어떤 배경으로 태동했는지 당시 역사, 문화, 미술은 어떻게 발전하고 있었는지 설명과 자료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용어집, 비교 연표, 작곡가 리스트 등은 나중에 들춰볼 때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고전: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

-낭만: 쇼팽, 브람스, 차이콥스키

-현대: 필립 글래스, 쇼스타코비치, 메시앙

-바로크: 바흐, 헨델, 비발디

-고음악: 마쇼, 던스터블, 팔레스트리나


우리가 사랑하는 음악가 시리즈





이 시리즈에는 15명의 음악가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순서는 역시(?) 저의 관심사대로... 음악가의 생애를 통해 작품을 알아보고 어떠한 음악 세계를 이룩했고 현대 음악사에 영향을 끼친 것인지를 설명하는데요. 역시나 감상을 위한 CD가 두 장씩 들어 있어 이해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두 시리즈 모두 CD가 들어있기 때문에 가격대는 감안하셔야 하지만, CD를 사고 해설서를 덤으로 얻었다 생각하면?!!


모차르트, 베토벤, 하이든, 멘델스존, 쇼팽, 말러, 차이콥스키, 바그너, 스트라빈스키, 버르토크, 쇼스타코비치, 로드리고, 프로코피예프, 드보르자크, 리스트 순입니다.


클래식 음악과의 만남 시리즈



역시 순서는 제 관심사대로 입니다. 포노가 음악 전문 출판사라 그런지 같은 곳에서 나온 책만 소개하게 되네요. 근데 신기하게 다 궁금한 부분을 긁어주는 책인 것 같단 말이죠?! 마찬가지로 음악 감상을 위한 CD 2장이 함께 수록되어 있습니다. 실내악하면 체임버 뮤직, 『체임버 뮤직』하면 제임스 조이스의 시집 이름이죠. 그래서 조이스 팬분들도 보셔야 할 책(?) 『실내악과의 만남』 소개에서 조금 발췌해 봤습니다.


실내악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악기의 역할과 주요 악기인 현악기, 목관악기, 피아노 등의 무한한 조합 구성에 따라 얼마나 다양하고 매력적인 음악이 만들어지는지 살펴보는 것도 흥미롭다. 함께 제공되는 음반 2장에 수록된 이자크, 가브리엘리, 버드, 코렐리, 텔레만, 바흐, 하이든, 베토벤, 슈베르트, 슈만, 브람스 등 고음악에서 현대음악에 이르는 작곡가들의 귀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또 실내악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용어집과 그 시대의 역사, 미술, 건축, 문학을 한눈에 짚어볼 수 있는 비교 연표도 담겨 있어 클래식 입문자들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으며, 그 시대의 역사, 문화예술의 전반적인 동향을 살피며 큰 맥락 속에서 실내악을 살펴볼 수 있다. (『실내악과의 만남』, 알라딘 책소개)


민음 생각 시리즈



얼마 전에 론칭한 「민음 생각」시리즈 4권인 『음악의 시학』입니다. 론칭 때만 해도 함께 나온 키케로의 『설득의 정치』에 집중해서 내가 언제쯤 이 책을 읽을까 생각했는데... 불과 한 달 여, 관심사가 이렇게 확장될 수도 있군요. 거장이 거장의 음악 세계를 직접 들려준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텍스트입니다. 


엘리엇 등 당대 쟁쟁한 문학가들만 강의했던 하버드대학교 시학 연단에 음악가로서는 처음 섰던 스트라빈스키의 화제의 강의이자 음대 필독서이다. 이 책에서 스트라빈스키의 시학은 영감을 주는 “디오니소스적인 요소들에 취하기 전에 일단 그것들을 제대로 길들이기”를 강조한다. 또한 스트라빈스키는 음악의 목적은 결국 “인간이 자기 이웃과, 나아가 존재와 화합하고 함께 영적 교감에 이르도록 돕는 데 있다.”라고 말한다.


이 책은 작곡가이자 지휘자인 스트라빈스키가 직접 음악의 거장들의 음악 세계를 들려주는 매우 보기 드문 텍스트이기도 하다. 스트라빈스키가 특히 바그너와 베르디를 비교하는 대목은 흥미롭다. 스트라빈스키는 모차르트와 하이든이 전통 위에 자신만의 독창성으로 기적을 이룸으로써 또 다른 전통을 만들어 낸 거장들이라고 평하기도 한다. (책소개 발췌)



일단 제가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구입할 예정에 있는 책들은 이 정도이고요. 텍스트를 통해 음악의 배경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음반도 꾸준히 사고 연주회도 가서 직접 접하는게 가장 좋은 방법이겠습니다. 그렇죠... 이렇게 클래식에 관심을 가지게 해준, 쇼팽 콩쿠르 우승자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첫 음반이 이번주 금요일에 발매됩니다. 알라딘에서는 예약자 특전으로 클리어화일/엽서5종/포스터도 주고 있는데 의도치 않게(?) 주니까 받는 아름다운 모양새가 되었습니다... 이번 앨범이 잘 되야 다음 앨범이 나오고, 피아니스트도 좋은 기획사랑 계약해서 푸쉬받고 좋은 연주를 들려줄 기회가 더 많아지거든요. 꼭 그렇지 않더라도 이번 콩쿠르 영상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조성진의 쇼팽 해석과 연주가 굉장히 좋답니다. 의미있는 실황 앨범, 아직 예약하지 않으신 분들은 라이센스반이라 저렴하다는 장점도 놓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추가) 클래식 입문자를 위한 추천서




추가) 조금 더 공부하고 싶다면 『음악의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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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미 2015-11-02 2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클래식... 듣는 건 너무 좋은데 공부해도 공부해도 바로 까먹어버리는 뇌용량의 한계가 안타까울 뿐.... 어제 <미스 줄리> 영화를 보는데 배경으로 깔린 실내악이 늘상 듣던 건데도 슈베르트였나, 쇼팽이었나.... 검색해 본다고 한것마저 까먹은게 이제 생각나네요 ^ 조성진의 음반도 장바구니에 넣어놓겠습니다^^

에이바 2015-11-02 20:53   좋아요 0 | URL
미스 줄리 보려고 했는데 완전 잊고 있었네요. 그쵸... 그래서 공부하려고요. 그전엔 유명한 연주자들만 듣는 정도였는데 우리나라 음악가들을 더 사랑하겠다는 결심을 했어요! 조성진 음반 첨엔 6일에 출고였는데 지금은 9일 출고로 바꼈어요ㅠㅠ 얼른 듣고 싶어요...

yamoo 2015-11-03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

에이바 2015-11-03 23:32   좋아요 0 | URL
네.. 감사합니다

슈민정 2016-05-16 0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