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 나의 한살매
백기완 지음 / 한겨레출판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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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제 밥그릇 찾기 바쁘고 제 살길 곤궁히 쫓는 이 시대에, 그는 마치 초계의 마음에 놓은 산맥 줄기처럼 꿈쩍도 하지 않는 그 기백이 바로 이름에서 말하는 백두산을 닮은 백기완이었다. 한 번도 제도권 내에 들어서 부귀나 영화를 누려 본 적도 없고 두 다리 뻗고 편한 삶 살기를 거부하는 그의 참살이 저항정신. 중동의 사막에 예수가 있다면 이 한반도에는 백기완이 있다. 박정희 유신시절에 받은 핍박과 지금 그의 딸로부터 받는 부조리함의 세상에서 그는 얼마나 염증을 낼 것이며 얼마나 전열을 다시 다질 것인가 생각하니 참 먹먹할 뿐이다. 그러니 이 책을 감히 펼치기를 주저할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그는 한국 현대사에서 마이너 리그의 빛나는 아이콘은 아닐까.

올해로 그의 나이 80이다. 아직도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끝없이 부조리와 싸운다. 그렇기에 80의 노구를 이끌고 계속 나오게 했어야만 하는지, 상당히 민망하기도 하거니와 다시 한 번 더 부끄러운 우리들의 자화상이다. 이젠 편히 쉬시라고 말했다간 아직도 멀었다며 불호령이 내릴 것만 같아 연민스럽다. 왜 이렇게까지 나오시게 할 수밖에 없는 당대 세대들의 책임 앞에서 참으로 죄송스러운 일임은 틀림없다. 일생으로 점철된 고난과 시련, 끝없는 투쟁, 아직도 노구를 이끌고 전면에 서서 나오는 백발의 준엄함. 왜 그가 그렇게 자기희생의 삶을 살아가도록 우리들이 이렇게까지 대접해줄 수밖에 없을까라는 일종의 연민과 위로. 이런 복합적인 것들로 인해서 한편으로 마음이 무거웠다. 그 어떤 느낌인지 알았어도 나는 쉽게 이 책을 펼치기를 두려워했다.

 

인생의 갈피는 무엇으로 잡는 것일까? 혹여나 자신의 삶에 갈피를 잡지 못한다는 말은 가끔 듣긴 하지만, 이 갈피라는 방향성에서 곰곰히 자신에게 따져 묻지 않을 수 없다. 그의 인생 갈피, 즉 방향성에 대해서 말이다. 그의 인생 궤적은 한결같이 일직선으로 쭉 뻗어 있다. 갈팡질팡도 아닌, 오직 민중의 삶을 위한 자신의 헌신만이 그를 살리도록 하는 원동력이었다. 과연 그 힘은 어디서 나온 것인가 했다. 그의 몸이 으스러지도록 모진 고문에 모멸을 준다 한들 그의 삶을 꺾이지 않는 대나무의 선비를 닮았다. 이 시대의 진정한 선비정신이 무엇인가 말하라면 나는 주저 없이 백기완을 떠올린다. 지조와 한결같음이 그의 내면의 심장에는 문신처럼, 생의 근육질을 이루고 있다고 믿는다.

대학 시절에 김지하의 오적을 읽고 이 땅에 도적떼가 왜 그리 설치는 것인지 궁금했다. 그렇지만 지금 김지하는 달라졌다. 일전에 믿기지 않게도 태백산맥을 쓴 조정래 작가는 박근혜의 정부를 믿음직스럽다고까지 하는 것을 보고 너무나도 의아스러웠고 믿을 수 없었다.(관련 신문을 검색해보시길 바란다.) 그러나 지금의 조정래는 다시 발자취를 바꿔 다른 걸음을 밟는다. 혼란스럽지 않겠는가? 늙음이란 것이 지난 세월을 부정하는 삶은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백기완은 대나무처럼 푸르름을 읽지 않고 아직도 재야의 사자처럼 그의 흰머리는 사자의 갈기처럼 휘날리며 맨 앞장에 서서 우렁찬 목소리를 우리들에게 일갈하고 있지 않는가.

그의 평생소원이 통일이었다. 분단된 나라에 태어난 국민 전체가 통일에서만큼은 불행한 역사를 살고 있다. 당연히 그의 소원은 첫째가 통일이었을 것이다.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이라는 직함이 이를 말해준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권력이란 무엇인가? 과연 권력을 모아놓고 이 권력으로 무엇을 하려는 것인가?라는 점에서 본다면  북한의 권력이란 것과 남한의 권력이라는 것의 이 권력의 힘은 무엇을 위해 사용돼야 할 것인지는 자명한 일이지만, 이 역시 아직 그의 노력은 여전히 계속될 수밖에 없는 노고를 시대가 요구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통일을 방해하는 모든 세력들은 권력이란 힘의 독점을 원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권력을 국민들에게 되돌려주는 길이 곧 통일의 지름길인지도 모른다. 북한과 남한의 합작된 통일된 민주주의 국가를 그리워하는 것일 테니까 말이다.

이 책은 그의 삶을 증명하며 일대기의 큰 획으로 은유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나 요즘 들어 그의 가르침이 더더욱 절실하게 와닿는 작금의 현실에서 그는 이 시대의 등불을 치켜든 인도자임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통일과 분권과 민주와 노동의 모든 밑바닥의 울분이 그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날도 반드시 올 것이라 믿어 의심하지 않으며 그의 삶은 그야말로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투신하는 그 불굴의 꺾이지 않는 정신에 있다.

 

PS : 이 책은 얼마 전에 알라딘 서재 이웃에게서 선물로 받은 책이었다. 이 리뷰를 통해서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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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6-11-09 00: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일전에 77세 박찬종 정치인(이제는 변호사...이 연세에도 변호사@@;)이 김어준과 인터뷰 하는데 정치 판단과 기개가 청년 못지 않은 걸 보며 얼마나 많은 인재들이 쓴맛을 보며 정치에서 물러나야 했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물러나야 했던 채동욱 검찰총장이 김어준 파파이스 나와서 인터뷰 한 것도 참 울림이 깊었습니다. 검찰 보고 사랑한다. 제발 이번이 마지막 기회이니 잘 해라 그러는데....ㅜㅜ

yureka01 2016-11-09 00:25   좋아요 3 | URL
아고 그러게 말입니다....요즘 우리 사회의 비참한 민낯을 마주하는 기분 가시질 않네요.

고작 이러려고 그렇게 민주주의를 외쳤던가..라는 허탈감이랄까요...

커피소년 2016-11-09 09:42   좋아요 3 | URL
그런 분들을 볼 때 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 크게 공감하게 됩니다...

오랜 시간 쌓은 노하우와 삶에서 체득한 깊은 철학적 사유에 젊은이의 패기를 동시에 겸비한다면.. 그 보다 좋을 것이 있을까요...

겨울호랑이 2016-11-09 06: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대학교 때 백기완 선생님의 아들 되시는 분께 「자본론」강의를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벌써 20년 전 자본주의 제도의 대안으로 생태자본주의 이야기가 나왔던 것으로 기억하네요..

yureka01 2016-11-09 09:06   좋아요 2 | URL
오 생태자본주의 이거 무척 쌈빡한데요..^^...
그 아버지에 그 아들입니다..^^..

커피소년 2016-11-09 09:57   좋아요 2 | URL
백기완 선생님 자녀분의 강의를... 정말 좋은 수업을 받으신 것 같네요.

역시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라고.. 대단한 혜안과 통찰력을 지니고 있었군요..

20년 전이면... 그 때는 자본주의에 대해 큰 문제의식이 없던 때였지요...

놀랍네요...

yureka01 2016-11-09 10:00   좋아요 2 | URL
그러니까요..역시라는 말이 자동으로 나오게 됩니다..^^..

2016-11-09 09: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09 10: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09 10: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09 10: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11-09 10: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조정래, 시대의 어른 흉내 내는 것 보면 좀 역겹죠..

yureka01 2016-11-09 10:11   좋아요 0 | URL
늙어 가는 시간의 아노미 상태였던가 싶었습니다.....
정녕 태백산맥을 쓴 저자가 맞나 싶었죠...

나와같다면 2016-11-09 17: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혼자 나지막이 노래 불러봅니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yureka01 2016-11-09 17:37   좋아요 1 | URL
노래만 들어도 울컥해지는 요즘 기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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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 저럴 수 밖에 없는 이유?

히틀러를 겪어 봤기 때문에....

 

제 3제국 어쩌구 저쩌구 하다가

2차 대전때 죽은 독일 국민이 천만명쯤?

 

그러니 얄짤없던 까닭이다.

 

아 까닭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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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사진 싸이즈 때문에 북풀에서는 사진이 안보이니

서재블로그로 보시면 잘 보일 겁니다^^.

CYRUS님의 알려 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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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6-11-08 10: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꿈만 같네요.. 하튼 독일에 거주하시는 이웃으로부터..
독일 공무원 사회가 김영란법에 준하는 기준의 엄격함이 있다고 하더군요..
캔커피 하나 줘도 그게 문제가 된다고 하더군요. 이런 사회가 진짜 사회입니다..

yureka01 2016-11-08 10:16   좋아요 1 | URL
독일 국민들은 역사적으로도 부폐와 비리가 득세하면,
국민들 개개인의 삶이 얼마나 피폐하는지를 몸소 겪어 체득화된 사회거든요.

1918년인가요.빌헬름2세의 왕조가 무너진 것도..전쟁 때문이었지만
왕제의 부조리가 극악했거든요.
그래서 왕정을 무너뜨리고 나타난게 히틀러...히틀러는 독일 국민이 뽑았거든요.

공무원이나 공직자가 타락하면, 국가가 얼마나 국민개개인을 핍박하는지를 알고 있단 소리거든요.
조그만한 것조차도 용납하지 않으니 부국이 될 수 밖에 없죠.

stella.K 2016-11-08 14: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네 누님 하야 해야겠구만요!
잘 봤습니다

yureka01 2016-11-08 14:11   좋아요 0 | URL
네 보시다시피 저정도의 편리조차도 용납이 안되니 사퇴했죠....
이게 다 국민들의 사고방식과 직결된거니까요...

cyrus 2016-11-08 14: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금 스마트폰의 북플로 보고 있는데, 사진이 뜨지 않습니다. 알라딘 서재로 들어가면 사진 보입니다.

yureka01 2016-11-08 14:15   좋아요 0 | URL
사진이 길게 한장 짜리라서 북풀로는 다 표시가 안되나 봐요..ㄷㄷㄷㄷ
서재와 북플이 완벽한 연동은 안되는가 봅니다..ㄷㄷㄷ

yureka01 2016-11-08 14:33   좋아요 0 | URL
그런데 다시 확인 해보니 글쎄,PC에서 북플로 보면 잘 보이는데,
폰의 북풀 앱으로보면 안보이네요..ㅎㅎㅎ

레삭매냐 2016-11-08 14: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독일 사회가 칭송 받는 이유를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주는 일화였네요. 주술사의 통치를 받는 어느 나라와는 정말 다른 차원의 공화국 이야기네요.

yureka01 2016-11-08 14:38   좋아요 0 | URL
부강한 나라에 행복한 국민들의 자세가 비리로 들끓는 적이 없었습니다.

정말 부러운 나라입니다...

책읽는나무 2016-11-08 16: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궁금하네요
도대체 무슨 사진인지???^^

yureka01 2016-11-08 16:30   좋아요 1 | URL
폰의 옙으로는 다 보이질 않더군요.이미지 사이즈가 길어서 일듯합니다.
PC로는 확인되니 보일 거예요.

책읽는나무 2016-11-10 14:06   좋아요 0 | URL
아!!!! 이제 봤어요.
이 좋은 걸 못보고 지나칠뻔 했네요?
오랜만에 긴 페이퍼 쓴다고 노트북을 켰거든요.

꿈만 같은 남의 나라 이야기로군요.
우리 나라도 어서 빨리 하야시켜야할텐데 말입니다.....

2016-11-08 17: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08 21: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08 20: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08 21: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08 21: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08 21: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08 21: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08 21: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08 21: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08 21: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08 23: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09 17: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표맥(漂麥) 2016-11-09 16: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울컥 거리는 글, 잘 읽었습니다... 이런 내용이 TV 정규 뉴스 시간에 나와야 하는데... 음...

yureka01 2016-11-09 17:23   좋아요 0 | URL
공중파에서는 이런 뉴스가 절대 안나오죠.
시청료낸 보람 없답니다...
 

 

 

 

사진 포스팅을 일주일에 3-4편씩 매일 합니다. 포스팅할 때마다 하루에 한 번 하면 100원의 값어치로 콩이라는 걸 줍니다. 하루에 한 번 주는 거라서 두 번 한다고 더 안 줍니다. 가급적이면 매일 하루에 한편 씩 하면 한 달에 3,000원입니다. 보통은 매일 꼬박 포스팅이 어려우니 15일에 1500원쯤 하죠. 글쎄 이걸 모아서 뭘 하느냐, 혹은 어디에 쓰느냐하면 "해피빈"이라고 기부하는데 사용합니다. 결국은 포스팅 한 편이 콘텐츠이고 이를 제공하고 받은 콩으로 기부에 사용되는 셈입니다. 하루 100원씩이라니 금액이 상당히 작은 금액이긴 합니다만, 수많은 사람이 이런 적립된 가치로 누군가를 도와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일까요. 하루에 꼭 한편씩 매일 포스팅을 하고 싶지만, 그렇다고 아무거나 마구잡이로 블로그 성격과 관계없이 올릴 수는 없죠. 이때까지 모은 적립된 콩으로 환산한 금액으로 기부를 다 했습니다.

 

전에는 이런 것을 몰랐는데 이것도 없는 티**** 블로그를 7년간 했더란 말입니다. 지금처럼 7년간 포스팅해서 콩을 모았더라면 단순히 계산해서 < 7년 *365일 * 50% *100원 = 5,000,000원>이나 기부할 수 있었을 텐데, 그저 콘텐츠는 그냥 받고 주는 것도 없었던 티 머시기 블로그를 생각하니 부글 부글 끓겠더군요. 그래서 1년 전에 사진 블로그를 옮겼거든요. 그러고 보니 뭐든 옮긴 곳의 싸이트가 독점의 피해가 참 많았다고 해서 반감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상당히 문제가 되곤 하지만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독점을 할 수 있을 만큼 유저를 모을 수 있는 편의성과 생산성에 대해서 생각해 볼 문제거든요. it 사업에서 인터넷 접속은 철저히 사용자 위주였습니다. 생산자나 공급자가 우선이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독점이 될 정도로 모인다는 것은 플렛폼의 주최자가 그만큼 잘한다는 뜻도 됩니다. 이런 콩을 모아 기부하는 시스템도 상당히 우수한 편이고 특히 포스팅 한번 하고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발생하는 부가가치를 기부할 수 있으니까요. 순수한 선한 느낌을 발동시키는 의미에 대해서는 상당히 큰 가치로 생각하게 되기 때문이거든요.

비록 큰 금액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컨텐츠를 제공하는 아주 많은 사람들이 십시일반 해서 모이고 모여서 큰 금액으로 결집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몰입감과 집약성일 것입니다. 뉴스에서도 나왔더군요. 어느 모 대기업 그룹에서 순*이 딸 정*라의 승마 지원금이 수십억에서 수백억으로 지원되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막상 그 회사의 노동자가 백혈병 걸려서 사망 후 보상금이 고작 500만 원이었다고 합니다. 네 누구는 많이 하고 적게 하고 가 문제라기보다는 권력이 모이는 곳에서는 선심성으로 몇십억대로 지원해줄 마음이 아파서 병든 사람에게 목숨 값이 형평에 맞지 않기 때문이거든요. 많고 적고가 문제가 아닐 것입니다. 기부란 것은 각자가 해 줄수 있는 정도의 부담을 줄이면서도 쾌척할 수 있는 마음일 것입니다. 수십억씩 기부는 모종의 대가성  암묵적 거래였지 기부가 아니었던 이유일 것입니다.

기부는 최소한의 자기 자존감입니다. 적어도 내가 단돈 몇만 원이라도 누군가에게 헌사할 수 있다는 것에서 내가 이 세상에서 오직 나만을 위함이 아니라 공동체의 일원으로써 가질 수 있는 나눔의 프라이드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특별히 목적성의 기부도 있습니다만 이런 건 어쩌다 일 년에 몇 번 이루어지는 것이니 크게 내세울 만한 것도 아니기도 합니다. 가입 정당에 기부라든가, 혹은 노동자 단체에 가압류된 노동자들에게 타깃으로 기부하는 것은 자존감을 넘어서 나름의 자기 위로이자 보험 성격과도 같기 때문에 목적성이 있다는 의미였습니다. 그러나 자존감을 위한 기부는 여타의 목적성이 하나도 없이 다 배제시키고 순수한 자기의 재능과 능력으로 여타의 가감 없는 표시가 되었던 까닭이기도 합니다. 그런데요. 목적성이 담긴 의도적 기부에는 위로의 성격은 없더라도 한가지 규칙은 있습니다. 지원을 요구하는 단체나 기부 펀딩이 너무 많습니다. 어찌나 많은지 일일이 다 확인하기도 어렵기도 합니다. 어려운 곳이 어디 한두 군데가 아닙니다.

 

그러나 기부에도 일정한 패턴이나 성향이 있더군요. 특히 어린이와 장애자 단체의 기부입니다. 장애자 어린이 단체면 더더욱 그러 합니다. 이것은 존재의 본질적인 고통과도 관련이 있는 기부의 철학적인 사유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생각해 봅시다. 정상적인 가정에서 아이로 태어나도 살아가기 어려운 마당에 몸이 아픈 채로 태어난다는 것은 인간의 평생으로 가지고 가야할 고통으로는 최대치가 아닐까 싶거든요. 자신의 선택이 일절 배제된 상태로 이 세상에 아픈 상태로 나와야 한다는 것. 어느 누구라도 장애를 안고 태어나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은 다 잘 압니다. 그러나 성한 몸으로 나올 수 없다는 것은 무어라 말할 수 없는 긴 한숨만 나오기 마련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이런 원칙이 만들어지게 되더군요.

 

개인적인 생각이긴 합니다. 알라딘에서도 이런 선한 사마리아인의 정신이 깃든 시스템이 마련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알라딘에 리뷰나 페이퍼 글 포스팅하고 적립금이란 걸 몇 번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적립금 받아서 책 사는데 사용하거든요. 이렇게 보면 그저 책 사는데 일부 2차성 할인받는 꼴 밖에 되지 않거든요. 물론, 적립금으로 책 사는데 보탬이 되었으면 기쁘겠더군요. 또는 이런 적립금으로 책에 관한 어려운 여건 속에서 좋은 책을 펴내는 곳이나 작가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합니다. 게다가 많은 유저들의 리뷰나 페이퍼 글은 상당히 우수한 글도 아주 많습니다. 전부 다 당선시켜서 적립금 주지는 못하더라도 일정한 적립금 하루에 한편씩, 하다못해 100원, 200원이라도 지원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적립금으로 또 지원이 가능하다면 좋겠습니다.

일정 부분 정도로 글을 쓴다는 게 어떤 건지 리뷰를 한번 써 보시면 이게 그리 간단하게 작성되지 않는다는 걸 느끼실 것입니다. 저도 직장 다닙니다. 낮에 일하고 저녁에 책이라도 읽으며 읽는 것만으로 그치지 않고 다시 책을 복기해 가며 느낌과 사유를 정리하고 글로 풀어내는 일이 아주 피곤한 일입니다. 전문적인 리뷰어라도 된 것처럼 리뷰를 해서 돈벌이하는 것도 아닌데 마음에 드는 책 돈 들여 구매하고 이걸 또 글로 써냄으로써 이 책을 구매하는 유저들에게 참고 거리가 된다는 일이 늘 시간에 쫓기는 일입니다. 그렇다고 무슨 대단한 영광이 있는 작업도 아니거든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알라딘에는 많은 유저들의 콘텐츠가 지금도 올라오고 있거든요. 그들의 수고와 노고, 글쓰기에 대한 정성과 시간. 이런 모든 기회비용을 받는 곳이 바로 여기가 아니겠습니까. 무슨 뜬금없이 서점이 커피 사업한다고 뭐라 하지 않습니다. 팬시문구점도 아닌 것이, 온갖 굳즈 상품으로 책에 끼워팔기 한다고 뭐라 할 마음은 없습니다. 책을 더 잘 팔리도록 유도하는 거야 지극히 당연한 영업이니 딱히 꼬집고 싶은 마음도 없을뿐더러 얼마든지 이해되는 부분입니다. 그러나, 그런 것에 몰두하면서 책의 문화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기획도 자주 그리고 다양하게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서점에서 시쳇말로 미는 책에 매인 매대에 깔리고 베스트셀러를 만들어도 꼭 이러니저러니 할 것도 없지만서도 이밖에서 책을 통해서 사회적인 공동체의 소속감도 좀 넣으면 더 금상첨화이겠다는 생각입니다.

뭐 일반 기업들같이 돈벌이야 다 활동의 고유 목적이니 비슷합니다. 여기도 예외는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무려 일반 제품이 아닌 무려~ 책!!!이거든요. 책은 먹는 것도 아니고 입는 것도 아니고 어디다 쓸데라고는 없는, 그야말로 인간성의 의미와 가치를 파는 일이니 일반 기업들하고는 그 격~이 좀 남달리 고차원이라야 하지 않을까라는 그런 바람이랄까 싶었습니다. 뭐 물론 경영에 관한 방향성이니까 운영자가 함부로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니까요. 어렵겠죠?

아무튼 요즘 책은 거의 못 읽고 있습니다. 그래서 블로그 포스팅거리도 없고 허튼 글 싸질러 봤습니다. 좀 괜찮은 의미의 기획력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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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6-11-08 04: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유레카님의 말씀에 공감합니다^^: 작은 나눔을 지금 실천하지 못한다면 아마 영영 나누지 못할 것 같습니다^^

yureka01 2016-11-08 09:20   좋아요 2 | URL
작은 물줄기가 강을 이루듯이...^^..
알라딘도 컨텐츠로도 기부할 수 있으면 참 좋겠습니다.

시이소오 2016-11-08 06: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말씀하신대로 한국은 유저들에게 리워드가 참 부실하죠. 기부하기도 상대적으로 어렵구요.

기부 플랫폼을 만드는게 꿈입니다 ^^

yureka01 2016-11-08 09:22   좋아요 1 | URL
기부할 수 있는 곳은 적다고 볼 수 없죠.
다만 기부단체가 부적절한 게 문제라서요..
정직하지 못한 기부받는 단체들이 있으면
기부를 안하게 되는 사태가 발생합니다.
신뢰성 에러 사회..

blanca 2016-11-08 10: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에서 예전에 소외 계층 어린이들한테 책을 지원하는 사업이 있었고 적립금 등으로 참여할 수 있었던 기억이 나요. 기부의 효율성과 투명성은 부차적인 게 아니라 사실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기부하고 난 단체가 투명하지 못하다는 이야기 들을 때마다 이런 부분에 있어 관심과 개혁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좋은 페이퍼 잘 읽고 갑니다.

yureka01 2016-11-08 10:49   좋아요 0 | URL
아 있긴 있었군요..^^..반가운 사실입니다....
네 맞습니다..신뢰선이 생명입니다..이거 담보되지 못하면 말짱 꽝입니다.

감사합니다!~

별족 2016-11-08 10: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콘텐츠 생산이 보상받아야 하는가,(1대 1로)와 기부가 과연 좋은 일일까,에 회의가 들어서 모르겠네요.
청계재단,이 돈을 다 지들이 썼다더라,는 뉴스를 보거나, 탈세 기업들이 기부 많이 했다고 뻔뻔하게 자랑질하는 기사를 보면 차라리, 공동체를 부양하는 공적 책임을 기부와 같은 사적 영역으로 전환하는 것은 나쁜 것이다,라는 생각까지-_-;;;;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임금과 세금으로,라는 댓글달기 캠페인,을 하고 싶어요.

yureka01 2016-11-08 11:04   좋아요 0 | URL
아고 청계재단?? 누가 세운건지 알면 좀 의심되긴 합니다.ㅎㅎㅎ
네 콘텐츠 생산이 결국은 누구에게 이익을 발생시키는 요인이니까요.

네 저도 공적 책임을 사적 기부로 지우기에 생각해볼 문제인 것은 저도 동의 합니다.

cyrus 2016-11-08 14: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기부를 위한 글쓰기라면 평소보다 더 열심히 쓸 수 있습니다! ㅎㅎㅎ

yureka01 2016-11-08 14:16   좋아요 0 | URL
cyrus님의 알라딘 열정이 빛날듯 합니다~~~~^^..

2016-11-08 18:0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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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08 21: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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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08 20:4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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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08 21:4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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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에도 빛이 감도는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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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06 10:3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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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06 11:0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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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06 12:4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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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06 23: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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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08 18:0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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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6-11-06 10: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유레카님께서는 `빛`의 친구이신 것 같습니다. ^^: 항상 멋진 빛의 세계로 안내해 주시니까요. 빛에도 소리가 있다면 아마 유레카님께서는 소리도 전해주시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즐거운 일요일 보내세요.

yureka01 2016-11-06 11:07   좋아요 2 | URL
가을에는 빛이 더 강한 악센트의 컨스트라스로 노래를 하죠..
찬란함에는 아름다움과 동시에,,슬품이 담겼거든요..
찬란..빛이란 것의 모든 것..ㅎㅎㅎ

네 소리 없이 부르는 노래가 바로 빛이었습니다.ㅎㅎ

감사합니다~~~~

커피소년 2016-11-06 12:38   좋아요 2 | URL

빛의 친구... 멋진 표현입니다...

유레카님이 빛의 친구라고 하니... 갑자기 유레카님에게서 후광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ㅎㅎ

사진에 온도를 담고... 빛의 소리를 느낄 수 있다면.. 어떨지..ㅎㅎㅎ

yureka01 2016-11-06 17:22   좋아요 2 | URL
큭..빛이 친구 맞습니다.
카메라만 들고 나가면 외롭지 않게 해주죠..^^..

커피소년 2016-11-08 18:10   좋아요 1 | URL
그러네요.. 빛만큼 한결같이 따스한 친구도 없다 싶습니다..

stella.K 2016-11-06 13: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역시 유레카님은 갈대십니다.
저에겐 그렇게 각인됐습니다.흐흐

yureka01 2016-11-06 17:21   좋아요 2 | URL
아 이거 억새^^..
갈대는 갈색 나고
억새는 흰색...

그런데 저녁 노을 빛이라 갈색으로 보였습니다.^^..

즐거운 휴일 되시구요^^ 감사합니다~

stella.K 2016-11-06 17:55   좋아요 2 | URL
그렇군요.ㅎㅎㅎㅎ

yureka01 2016-11-06 23:00   좋아요 1 | URL
처음엔 갈대인지 억새인지 분간이 잘 안되었어요..ㅎㅎㅎ

낭만인생 2016-11-06 14: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사진을 배우는 입장에서... 어떻게 이런 사진이 나올 수 있는 그저 감탄 자체입니다.

yureka01 2016-11-06 17:20   좋아요 1 | URL
요즘 가을,,,더욱 만추이거든요..석양의 노을 빛이 아주 재대롭니다..
빛의 요리가 사진이지요^^

좋은 주말되시길.

쿼크 2016-11-06 21: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멋져요... 마치 조명 켜놓은듯 하네요... ^^

yureka01 2016-11-06 23:01   좋아요 2 | URL
네 가을 빛은 그야말로 찬연한 빛들의 세계~^..

강옥 2016-11-07 11: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참 오랫만에 듣는 노래네요.
차중락이란 가수가 `낙엽따라 가버린 사랑`으로 번안해 불렀던.
달콤하고 쓸쓸한 느낌이랄까.
유레카님 사진도 그런 분위기네요 ^^*

yureka01 2016-11-07 11:07   좋아요 1 | URL
네 그렇습니다..
가을은 화려한 쓸쓸함의 계절.....

엘비스의 구성진 노래가 특유의 바이브로 울립니다...

감사합니다.잘지내시죠?
 

 

서친으로 계시는 "마르케스 찾기님"의 북풀입니다.

 

서재블로그에서는 보이는 내용이

북플에서는 표시가 되지 않는 것이 보입니다.

 

 

PC에서 북풀로 들어가도 북풀에서 댓글이 달려야 하는데 간혹 오류 멧세지가 뜹니다.

 

물론 댓글이 달렸지만 계속 오류로 표시되었다가

F5를 눌러 웹페이지 다시 열기로 하면

오류로 눌러진 댓글이 주주룩 보이게 되는 현상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북풀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더군요.

 

이런 경우, 자칫 유저로 하여금 오해하게 될 수 있습니다.

 

혹시나 아무리 알라딘 정책에 반대되는 글이라도 함부로 지울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저도 저작권 때문에 포스팅 내용이 블라인드 처리되었다는 경고 메세지를 받은 적이 있어서요.

알라딘에서는 그 어떤 내용도 경고 없이 함부로 지울 수는 없을 거 같더군요.(블라인드 처리로 할 수는 있더라도요. 물론 만약 그랬다간 어떤 문제가 될지는 알라딘이 먼저 잘 알 것이겠구요.

 

운영자 분들께서 빠른 시일내에 오류에 대한 조치와 해명성 설명이 필요할 듯합니다.

불로그 신뢰도 문제이거든요.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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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06 09:3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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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06 10:1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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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06 12:5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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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06 23:0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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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09 00:2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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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7-11-03 11:55   좋아요 0 | URL
ㅎㅎㅎ 세삼스럽죠..오류와 착각의 콜라보가 사람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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