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 책장에 꼽혀 있는 책이다.

일전에 읽어 보라고 사줬는데 눈치를 보니 읽지 않았던 모양이다.

아마도 읽기가 어려웠을지도 모르겠다.

 

철학적인 부분이 상당히 많이 차지하니,

약간 윤리 시간의 그 지루함이 좀 있긴 했었으니까.

 

공부의 올바른 방향성과 그 이유에 대한 동양 철학과 서양 철학,

중세의 기독교 철학 등등 아주 많은 다양한 사례를 들고

공부의 요체가 결국 몸과 마음의 합일에서 나와야 하고

수양을 토대로 한다는 요지이다.

 

-------------

 

 

 

눈물 빠지도록 공감되어서 킥킥 거리면서 읽었다.

그림과 맨트가 어떻게 공감이 되던지. 참느라 혼났다.

 

직장생활이라는 것.

월요일에서 부터,

아침 출근시간 부터,

그리고 점심시간 .

오후 근무시간, 그리고

야근, 퇴근.

 

자본주의 사회에서 직장이 주는 그 구속력에 대한

우리들의 심리적인 결박감...

 

그리고 결론은 나도 언제쯤 자유로울수 있을까?

돈으로 부터, 시간으로 부터.....

 

당일 책 받고 당일날 다 본 책.

 

-------------

 

 

이 책은 연필로 매모하면서 읽어야 되는 책.

다음에 다시 한번 더 읽기로 하고 우선은 속독으로 읽었다.

 

우리 삶에 수학이 필요한 이유는 정의와 논리.

이 두개의 명확한 이론으로 부터 나오는 우리 세대의 문명적 풀이.

 

결국 수학은 논리적 사유의 객관적 힘으로 연결된다.

 

흥미로운 수학이야기 중에서

미분이 나온 이유와 적분이 나온 이유가 재미났다.

 

-------------

 

제가 이렇게 하루에 다독하는 스타일이 아닙니다.ㅎㅎㅎ

무슨 책이든 하루만에 다 읽지도 못합니다.

굉장히 천천히 읽거든요.

 

그런데요.

요즘 딸아이 기말 시험 때 뒤에서 자리 지켜달라는 요청에 어쩔 수 없이.ㅠ.ㅠ

 

하여간 희한하죠.

다른 애들은 공부할 때 옆에 부모님이라도 있으면 거슬려서 싫다는 게 보통인데

딸램은 옆에 있어 달라고 하니....

할 수 없이 운동도 못하고 실내용 자전거 헛바퀴 돌리면서 읽게 되었습니다.

 

앞에서 셤 공부하는데 스마트폰 띠릭띠릭 할 수야 없고,

이왕 이렇게 있을 바엔 책이라도 읽는 게 나을 거 같아서죠.

 

내년이 고삼인데, 이거 계속 이렇게 있어 달라면 진짜 곤란한데요.

게다가 밤 늦게까지..

아니 어젠 밤을 세워서 ....

 

공부하기 싫어서 아이를 낳고 싶지 않았던 첫번째 이유였습니다.

나도 증말 싫었습니다.

 

내가 싫었던 공부을 없던 아이, 낳아서 싫은 공부하라니.

또 돈 벌으러 나가게 시켜야 하다니.

 

왜 내가 싫어 했던 것을 아이 억지로 만들어서 시켜야 하냔 말이죠.

(전 결혼하고 나서 아이 낳지 말자고 했었 ㅠㅠ

아이 가지는 문제로 와이프와 갈등이 좀 있었습니다.)

 

얼마나 싫은지..왜 싫은걸 하게 만들 필요가 있냐 라고.

 

모든 인간은 자신의 욕망을 투사시키는 존재를 또 만들어요.

싫어하는 걸 알면서도 자신의 욕망 때문에 만들죠.

하여간 인간의 본질적인 모순이 결국 삶의 모습이죠.

 

그나마 하나라서 얼마나 다행인지 원!~

 

그런데 하나 물어 봅시다.

내가 싫으면 너님도 싫지 않나요?

(물론 세상에서 제일 쉬운 게 공부라는 특별한 재능이 있는 사람 제외.

간단한 적분 문제하나 못풀잖아요?)

 

 

 


댓글(30) 먼댓글(0) 좋아요(3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6-12-14 10: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14 10: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14 11: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14 12: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14 12: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14 12: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14 13: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14 16: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14 11: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14 12: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14 11: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14 12: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14 12: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14 12: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14 13: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14 16: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6-12-14 13: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왕~ 유레카님의 진심이 담긴 페이퍼로군요.
저는 유레카님이 자녀분이 둘은 되는 줄 알고 있었습니다.
유레카님 같은 생각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잘 했다 싶으시죠?
더구나 아버지 사랑은 딸이라잖습니까?ㅎ

yureka01 2016-12-14 14:04   좋아요 0 | URL
ㅎㅎ네 둘이었더라면 진짜 감당안될 뻔했습니다.
네 그나마 하나니까 ..하나 정도는 우찌되었던 감내하고 참고..뭐..하나라서..할 수 있겠다라는
마음으로 !~~^^..

2016-12-14 13: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14 14: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14 13: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14 14: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북프리쿠키 2016-12-14 13: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딸애가 크면 같이 공부하고 싶은데
옆에 오지마라할까봐 겁나는데요^^;

yureka01 2016-12-14 14:08   좋아요 1 | URL
대부분 공부할 때 옆에 누가 있으면 방해된다고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딸아이게 특이 케이스이죠..ㅎㅎㅎㅎ
보통은 옆에 누가 있는 걸 싫어하는 게 많아요..ㅎㅎㅎ

2016-12-14 15: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14 15: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6-12-14 17: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따님이 공부할 때 든든한 유레카님이 옆에 있어야 마음이 안정되고, 집중력이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이런 공부 자세가 두 분 모두에게 좋은 점이 스마트폰 접촉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유레카님이 귀찮더라도 당분간 이런 시간을 유지해준다면, 따님이 기말고사 때 좋은 성적을 얻을 거로 믿습니다. ^^

yureka01 2016-12-14 18:55   좋아요 0 | URL
뭐 시험기간의 긴장감 때문에라도
시험공부중에 스마트폰 볼 정도의 정신머리라면
공부에 뜻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겠죠..ㅎㅎㅎ
발등에 불이 타는지 꺼졌는지는 아마도
자신 스스로가 자각하는 수밖에 없을 거같더군요..

네 맞습니다 .자전거 운동도 하고 책도 읽고..함께 자리 지켜 주고. ㅎㅎㅎ
일석 삼조라고나 할까 싶었습니다.

추락은 급전직하로 간단한데
반해 2등급에서 1등급 오르기가 한끗차이인데
진짜 어렵더군요..우어 ㅎㅎㅎ

양철나무꾼 2016-12-15 18: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들이 완전 치대는 스탈인데다가, 집에서 공부를 해서, ㅋ~.
그나마 먹을 것만 대령하면 옆에 있으라고는 안해서 다행이었습니다.

님은 뭐, 이제 시작이신데요.
아직 1년이나 남았습니다~^^

아참참, 실은 제가 폐쇄공포증이 있어서,
저희 집은 방문을 활짝활짝 열어제껴 놔서,
옆에 있는거나 매한가지 였습니다~--;

yureka01 2016-12-16 00:22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이제 시작인데....
까마득한 기분..ㅎㅎㅎ

잘 견딜지 좀 걱정입니다..아흑...

 
나는 농담이다 오늘의 젊은 작가 12
김중혁 지음 / 민음사 / 201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설 책 한 권을 읽는데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영화 한편을 보는 듯한 러닝 타임과 비슷했다. 스토리와 연결된 문장을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마지막 페이지가 나오고 작가의 농담 같은 갈무리 글로 마무리 되었다. 오랜만에 소설을 읽었다. 소설가들에게는 어떻게 상당히 섭섭한 이야기일는지는 모르겠으나 어릴 적에 읽었던 소설책 이외에 지금까지는 소설책이라고는 전혀 읽지 않았는데 이 소설책도 이웃 분의 선물이 아니었더라면 선택하지도 읽지도 않았을 것이다. 마침 보내주는 책을 읽지 않고 놔둘 수는 없었기 때문에 일긴 했으나, 그간에 단절된 소설책의 기간에 대해 큰 미련은 없었다.

 

소설은 뭐랄까, 억지로 찾지 않았다는 것이 더 어울릴듯하다. 소설은 이야기의 재미보다는 어떻게 꼭 답도 없는 인간의 극적인 삶의 운명론적으로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빠트리는 악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소설가들이 아닐까 싶었다. 소설가도 어쩌지 못하는 삶을 만들어 놓고 독자는 머리 쥐 뜯게 하는 그런 가학자들이 역할은 아닐텐데 이를 두고 누구는 소설 읽는 재미라고도 한다. 재미는 무슨. 머리만 아플텐데, 따라서 소설의 허구로 내가 상처받고 싶지 않다는 일종의 자기 보호 본능이 도사리고 있지나 않을까라는 느낌이었다. 먹고 사는 일도 대가리 아픈 일이 즐비한데 소설에서까지 힘들어 하는 주인공들을 봐야 하겠는가 싶었다. 그런다고 어떻게 해결해 줄 수도 없는 일인데도 말이다. 그럼 소설가들이 벌여 놓은 운명을 소설가들이 주워 담아 정리도 못할 꺼면서라는 불안감이 엄습한다. 꾸며낸 이야기에 아픈 사연들이 혹시나 많이 들어 있으면 어떡하지?라는 두려움이랄까, 현실보다 더 아리는 경우가 많았던 과거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인지도 모른다. 혹은, 현실에서도 더 소설 같은 머리 아픈 일들이 부지기수로 널려 있는데 소설에서까지 머리를 싸매야 하는 것도 탐탁하지는 않았던 까닭이다. 더욱이 묵직한 주제들에서 비롯되는 것들로부터 소설책 한 권은 몇날 며칠 동안 또 가슴이 가볍지 않을 것만 같았고, 아 그럼 소설가는 뭐 먹고 살라고? 물을 수 있겠지만, 어느 소설가가 나를 위해 글 쓰는 것도 아니지 않는가?라고 편하게 생각하기로 했었다. 그래서 이 소설은 앞에서도 밝혔듯이 선물이 아니었더라면 일부러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안 그래도 지금 읽어야 할 책이 쌓였는데 말이다. 그래도 이웃의 선물로 받은 책이라는 부채의식이 발동된 탓도 있다. 그런데 역시나 나의 걱정이 이 책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났다. 존재론적인 소설 같았으니까.

...

서론이 길었다. 일단 각설하고, 우선 소설이니 이해를 위해 스토리를 간략히 요약하자.

스탠드 업 코미디언 송우영이 주인공이다. 그의 어머니의 사망으로부터 이야기는 시작한다. 어머니 유품을 정리하다가 알지 못 했던 형이 있었다.(그의 어머니는 송우영에게 씨가 다른 형이 있다는 사실을 철저히 숨겼던 모양이다. 그의 어머니가 죽고 난에 형의 존재를 알게 되었으니까 말이다.) 숨겨진 형 이일영은 우주 비행사. 그러나 형 이일영이 우주선에서 사고가 나고 우주의 미아가 된다. 점점 좁혀져 오는 죽음의 그림자를 마주하면서 소설 중간중간에 검은 바탕의 흰 글씨로 형이 내레이션으로 드문 드문 소설은 구성하고 있다. 특히 죽어가는 형이 있는 줄도 모르고 송우영은 어머니가 남긴 유품에서 찾은 편지를 형 이일영에게 전해주려 하지만 지금 형은 우주에서 어딘가를 떠돌며 서서히 소멸당하고 있다는 사실도 까맣게 모른다. 형 이일영의 소재를 알고 어머니의 편지를 전해주려고 이일영의 숙부(이일영의 아버지 동생이자 어머니의 전 남편) 찾아간다. 그러나 이일영의 숙부와는 묘한 신경전을 벌인다. 자신의 어머니 즉 이일영의 숙부는 어머니에게 거칠게 퍼붓는다. 어머니의 전 남편이 죽은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지만 송우영은 대들기도 한다. 어머니를 욕되게 하지 말라고 하는 투였다. 그리고 같은 일을 하는 스탠드 업 코미디언인 세미(선배)와 함께 이일영의 여자 강차연을 찾아가지만 만나지 못했고 나중에서야 강차연과 조우하게 되고, 강차연과 함께 송우영은 녹음 스튜디오를 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형 이일영에게 어머니의 편지를 세미가 낭독하고 녹음을 하고 강차연이 이 녹음된 음성을 이일영이 죽어가는 우주로 날려 보내려 한다. 어머니의 음성처럼 닮게 세미가 읽은 편지는 이일영에게 전달될 수 있는 마냥 그렇게 농담 같은 이야기가 끝을 맺는다. 송우영의 어머니는 죽기 전 이일영과 가끔 만났던 걸로 되어 있다. 이일영에게 애틋함과 더불어서 떠나보낸 아들을 그리워하는 것으로 나온다.

​...

그런데 소설 속에서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어머니의 죄책감이었다. 남편이 죽고 어머니는 재가를 했다. (송우영과 이일영의 숙부의 대화에서 나온다. 남편이 사고로 죽은 것도 이야기를 하고 죽자마자 아이(이일영)를 버리고 다른 남자에게 시집을 가는 것에 대한 이야기) 버린 아들이 내내 마음에 걸렸던 것이라는 것이 이일영에게 쓴 편지에서 나온다. 함께 살아주지 못한 죄를 어머니는 편지에서 아들을 그리워하는 것으로 녹여 낸다. 또한 이일영에게서 송우영으로 투영되고 송우영과 사이가 별로 좋지 못한 점이었다. 이 소설은 송우영의 스탠드 업 코미디라는 직업이란 설정에서 송우영의 코미디 대사에서 드러나는 부분이었다. 물론 송우영의 코미디는 소설 상에서는 독자로써는 전혀 웃기지 않았지만 설정상으로는 웃기는 재능이 있음으로 표현된다. 그런데 형 이일영이 죽어간다는 점이다.  같은 어머니에 아버지가 다른다는 것이 어떤 의미일까. 죽은 어머니를 모르는 이일영은 그 또한 우주의 미아가 되어서 죽어가는 순간이다. 마지막에는 결국 천국으로 떠나버린 어머니의 음성과 우주 미아가 된 형과 농담처럼 만나게 될 것을 암시로 끝을 맺으니까 말이다. 나는 송우영과 이일영 이 사이에서 상당한 페이소스를 느꼈다.

​...

이 소설의 스토리에 있어서, 송우영의 죽은 어머니가 전 남편을 잃고 계속 아들 이일영과 함께 살았더라면, 또는 재가하지 않고 송우영을 낳지 않았더라면, 이 소설은 성립하지 않을 것이다. 아버지가 다른 아들 둘을 둔 어머니에게 나는 방점을 찍고 싶었다.

..

그래 존재론에 대한 고민이 덧대진다. 여자나 남자가 만나 아이를 낳는다는 것! 참 무서운 일이고도 일상적인 일이다. 그럴지도 모르겠다. 낳지 않는다면 고민도 없다. 슬픔도 없고 반대로 행복도 없다. 그저 없다. 아무것도 없다. 그야말로 아무도 없다. 낳아서 아들을 버려야 하고 또 낳아서 형의 존재도 모르고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 소설은 이런 페이소스가 있어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임에도 가슴이 아리게 되는 것도 어쩔 수 없다. 하여간 소설가는 농담처럼 던져 놓고 독자의 가슴을 아리게 하는 사람들이거든.

​...

우리는 이처럼 일상적인 잔인한 존재론적 모순의 포로인 셈이다. 내가 어머니에게 물었던,(사실 물을 필요도 없는 질문) 그러나 나의 딸아이는 아직 한 번도 나에게 묻지 않았던 질문과 같은 거나 비슷하지 않을까 했다. 능력이 없는 책임감은 고통과 같다는 생각이 떨치지 못했으므로, 나는 딸아이에게 가급적이면 최선을 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고 무슨 사연으로 자식을 버린다는 생각은 한치도 허용할 수 없었다. 생물학적인 부모는 단지 생물적일 뿐이다. 감정적인 부분은 생물학적인 유전자에서 침투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소설에서는 버린 아들이 어머니와 가끔 만나고 애틋함을 키웠다는 것도 솔직히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었다. 나라면 아들을 버리지 못한다. 책임은 사라지지 않기 때문인 건지도 모른다. 그런데 함께 할 수 없었던 아들을 두고서 다시 결혼하여 아들을 얻었는데 버린 아들의 죄책감을 새로운 아들에게 투영시키려는 어머니는 어떻게 내가 이해할 수 있을까라는 궁금증은 가시질 않는다. 형은 형이고 자신은 자신일 뿐인데 결국 어머니의 원인적 업보를 두 아들은 고스란히 받았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어머니는 이미 죽었으니 더 이상 소설적인 궁금증은 해소할 길은 없다. 사진을 감상하다 보면 '사진의 감상자 마음이니 각자가 제 나름대로 알아서 감상하세요.'라는 작가의 멘트를 무척 싫어한다. 마찬가지로 이런 소설가의 태도 또한 설명할 길은 없다. 소설도 결국은 읽는 독자가 판단하고 이해하고 스토리를 마무리해야 하는 것과 같은, 보는 사람 마음이니 읽는 독자도 네 맘대로이라는 무책임 같아서 말이다. 

​...

그런데 제목이 농담이라고 했다. 코미디 대사처럼 농담같이 웃기면서도  설렁설렁한 이야기부터 시작하길래 뭔가 가볍지 않을까라는 선입견이 일어 났으나,  소설의 문장은 가벼우나 내용은 그리 가볍지 않았다. 역시 농담에는 우러나는 뼈가 걸려 씹혔다. 마치 삼겹살의 오도독뼈처럼. 느낌의 오도독한 식감이랄까 했다. 혹은 진액을 뽑아내는 것과 비슷한 국물을 내는데 아주 탁월한 소설의 뼈라고나 할까. 농담을 농담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이야기들이었으니까. 비록 소설적인 허구였다 하더라도 지어낸 이야기만도 아닐 것만 같았다. 아주 극히 드문 경우지만 씨가 다른 형제도 얼마든지 나올 수 있었으니 소설을 다 읽고 마지막 장을 덮을 때 무언가 침울한 뼈가 툭 튀어 나올것만 같았다. 지난 밤 사이 나는 잠을 뒤척이지 못했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내내 깊은 숙면을 취하지 못했고 쉽사리 잠도 들지 못했다. 소설이 뭐간데 자꾸 생각이 나고 울리는 것일까 했다. 그런데 잠을 뒤척일 정도로 연상되는 이야기들을 정리하기가 간단하지 않았고 우선 떠오른 생각이나마 주절 거리듯 몇 자 적고 마무리하기로 한다. 하여간 소설은 가끔 이렇게 깨운하지 않고 여운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는 거. 그래서 소설은 자주 안 읽게 되나 싶었다. 어쩌겠나, 안 그래도 현실의 삶이 머리 아픈데 소설까지 나를 끍어 대는 기분이랄까. 어쩌면 소설가는 이야기로 독자의 마음을 뻑뻑 끍는데는 일단 성공한 셈이다. 운명은 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어미 다른 형제도 보기 어려운 마당에 아비가 다른 다른 형제 이야기라니 아 그런 설정 난 우울해서 말이지. 늘 그럴지도 모른다. 엎어진 물은 주워 담을 수 없다는 거. 현상으로 일은 벌어지고 수습은 추상으로 마무리 짓는 거.

...

작가에게  다음 편도 부탁드린다. 다음 편의 제목을 "나는 진담이다"로 이어서 한 편을 더 쓰시라. 죽어가는 형 이일영을 극적으로 구출해서 다시 되돌아 오게 하고 아비 다른 동생을 만나게 하고, 강차연과 결혼 시켜 해피앤딩으로 마무리 시켜놔 주시길. 하여간 퍼질러 놓고 주서 담지 않는 스토리, 별로 마음에 안든다. 안그럼 재미없어! 소설 책 한 권이라도 좀 편하게 흐뭇하게 좀 해주면 덧나남?

...

...

...

PS : 책 감사히 받아 읽었습니다. 좀 일찍 리뷰 써야 했는데요. 구차하게 늦은 변명을 대자면, 이런 저런 경황없는 일들이라서 그런지 차일피일. 리뷰도 막 갈기듯이 난사했습니다. 별점은 "나는 진담이다"라는 후편이 나올 때까지 유보하겠습니다.ㅎㅎㅎ

 


댓글(18) 먼댓글(0) 좋아요(3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장소] 2016-12-13 02: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침울한 뼈가 툭 튀어나올 ㅡ 시같아요!^^ 엄청 공들인 리뷰라 그저 감사할뿐 ㅡ( 이럴때 난 어디직원인가 싶다는!)ㅎㅎ 애쓰셨습니다~^^

yureka01 2016-12-13 08:51   좋아요 1 | URL
ㅎㅎㅎ 어디 직원 혹시 아닐까 물으면 않되죠?

아고 저가 더 감사하죠....좀 빨리 리뷰했어야 하는데...^^.

고맙게 읽었습니다!~

[그장소] 2016-12-13 18:50   좋아요 1 | URL
리뷰전 리뷰도 해주신터에...제가 뭘 더 바라겠어요!( 사실 리뷰를 요하는 책읽기도 아니었는데!) ^^ㅋ

그러게요. 서점과 출판사 와 작가들 그 어딘가 ... 에~~~~ 있음 좋을뻔 했는뎅~ 말이죠!^^

yureka01 2016-12-14 08:44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출판사와 작가 그 어딘가 즈음에 였더라면 어땟을까요..ㅎㅎㅎ

[그장소] 2016-12-14 10:56   좋아요 1 | URL
아...독자로!^^

yureka01 2016-12-14 11:07   좋아요 1 | URL
그러서 더 멋찐 애서가!~

책읽는나무 2016-12-13 08: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사진도 멋지고 글도 멋집니다^^
장강명작가와 더불어 김중혁작가의 책을 늘 눈여겨보고 있는 중입니다.
별점 하나로 이렇게 장대한 리뷰라~~^^
제눈엔 소설 속 내용이 줄곧 떠나지 않으셨다니 별점 하나가 무척 찐하고 크게 보입니다만^^

yureka01 2016-12-13 08:50   좋아요 2 | URL
별점을 유보하고 별점 체크를 하지 않으면 리뷰가 포스팅되지 않게 되어 있더라구요..
리뷰는 별점없으면 안되나 보더군요..
아마 이 소설의 2탄이 나오길 바랍니다^^..

강옥 2016-12-13 13: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소설같은 인생
이라는 표현을 쓰는 이유는 드라마틱한 스토리텔링 때문이겠죠.
그러나 알고보면 소설보다 더 소설같은 인생도 많더군요.
내 인생을 책으로 쓰면 = 소설같은 인생 = 인생은 소설 ㅎㅎ
유레카님 손가락에서는 글이 저절로 나오는갑다요.
우뇌에서 나오는 기 아이고 손가락에서 다다다다다~~~ 자동으로 ㅎ

yureka01 2016-12-13 13:23   좋아요 1 | URL
네 맞습니다..내인생 소설 시리즈급이라는 이런 이야기..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라
리얼을 기반으로하는 소설이라면 스토리텔링이 더 대박이긴 하거든요..ㅎㅎㅎ

아뇨..저절로는 절대로 안나오는 글삘이라서요...

겨울호랑이 2016-12-13 20: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요즘은 예능보다 더 재밌는 뉴스에, 소설보다 더 허구인 시대에 살고 있는 것 같아요^^:

yureka01 2016-12-14 08:43   좋아요 3 | URL
ㅎㅎ 그러고 보니 요즘 정치가 소설보다 더한 소설같은 시대가 맞습니다..
상상하던 것보다 더 이상의 상상력이 요구되는 ....ㅎㅎㅎ

AgalmA 2016-12-14 07: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나는 진담이다ㅎㅎ;; yureka01님의 진담 리뷰 진국이네요ㅎㅎ;; 뼈 얘기가 나와서 진국이 불쑥ㅎ;;

yureka01 2016-12-14 08:43   좋아요 2 | URL
작가분이 혹시 다음 작품은 나는 진담이다..이걸로 ~~^^..ㅎ

AgalmA 2016-12-14 08:46   좋아요 2 | URL
빨간책방 팟캐스트 듣기론 후속작은 없는 걸로ㅎ... 김중혁 작가 특성상 캐릭터 하나 정도는 다른 작품에 등장할 수도 있겠지만요ㅎ

yureka01 2016-12-14 08:48   좋아요 1 | URL
후속작 내 달라고 압박을 해야할까요..흐...
독자가 요구하면 소설가는 또 무시하지 않는 속성 있다고 믿습니다 ㅋㅋㅋ

AgalmA 2016-12-14 08:56   좋아요 2 | URL
드라마나 영화가 흥행되어서 2탄 나오는 거랑은 좀 다르잖아요ㅎ 매출확보가 보여 선인세 지급하고 쓰라고 하믄 모를까. 본인이 쓰지 않을 거라고 한 이상 입금이 되어야 쓰죠. 출판사에 압력이 들어가야 할 듯ㅎ

yureka01 2016-12-14 09:34   좋아요 1 | URL
ㅎ 맞네요...그럴 수 있겠네요..^^..
 

 

 

 

 

 

 

 

 

 

 

 

1. 책 제목에 뭔가 쫌 아려온다.

개인적으로 사진 에세이 분야에 검색을 자주하곤 하지만

새로운 책 소개는 그다지 많이 없다.

가끔 드문드문 나오곤 하는데 검색중 이 책이 걸린다.

 

첫 사진전시회를 책으로 하다니?

사진을 대하는 자세와 태도가 일단 마음에 든다.

 

대부분 아마추어들 중 사진 입문자가 사진 전시회를 열겠다고

마음 먹을 때까지 어떤 상태인지 경험에 비추어 보면,

어떤 그림이 그려지거든.

그기서 머물지 않고 전시회를 떠올리고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다.

 

저자는 책으로 전시회라니, 썩 괜찮은 방법이다.

 

물론 나도 저자와 같은 방식이었다고 볼 수 있으니

금방 이해 된다.

 

이 책에 대해 정보가 전혀 없다.

무슨 사진인지 어떤 감도 잡히지 않는다.

 

안테나를 세우고 인터넷 정보를 스캔해봐도

딱히 걸리는 게 없다.

 

저자가 누군지는 모르지만 사진 책을 낼 열정이라면

그 정성이 가상해서 구매키로 했다.

 

그럼 이심전심...

특히, 사진 하는 놈세끼들이 사진에 공감력이 낮다면,

사진 때리 처라. 사진 자격 없응께.

그런데 이책도 사진분야라서 증말 안필릴 것으로 예상된다!~

 

 

 

 

 

2. 수학 때문에 골치를 썩는 딸래미에게 선물?도 할겸,

나도 수학에 상처받았으니 ㅎㅎㅎㅎ

위로도 받을 겸 주문했다.

 

나도 명색이 공대출신지만 아 왠걸 수학은 정말 잼병이었다.

학부 때 공업수학, 측량,이건 또 기하학분야 수학적인 계산과목이었는데,

아 진짜 머리 쥐가 났었거든.

 

공업 수학 시험치면 늘 C-.

겨우 학점 턱걸이 이수했으니 이가 빠득빠득 갈린다.

 

문제는 논리와 계산을 담당하는 죄뇌가 조치!!가 않타.

우뇌가 좀 쎈건가?했거든.

 

수리학적인 논리로써 파악하기 위한 재미삼아 주문했다.

그렇다고 이 책 보고 수학에 흥미를 끌어도

이젠 수학을 엑셀에 맺기는 바람에

써먹을 일도 없더라도 일독하고 싶었다!~

 

 

 

 

 

 

3. 오늘이 마침 월요일,

누구나 직장인이라면 그렇듯이

나도 아침에 아 월요일 안돼~~~~~~~를 외치고,

 

아니 더 정확히는 일요일 저녁부터

아침에 출근의 묵직함을 미리 안돼~~~~~를 외치고.응?

 

괴테가 말했던가? 기억은 정확히 나지 않지만,

(누구 아시는분 알려 주시길)

자신의 시간 2/3을 온전히 자유롭게 쓸 수 없는 사람은 노예라고 했는데,

하루의 반을 노예처럼 시간을 직장에다 팔고 사는 사람으로써

뭐 오늘도 일하는 직장인에게 공감 100%의 그림과 글이었다.

 

언젠가 은퇴하고 나서 나의 직장생활이 그리 특별할 것까지는 없어도

일일이 기억나지 않을지라도 이 책 한권으로 모든 것이 공감이 된다면

충분히 읽어볼 이유가 아니겠는가 했다.

 

언젠가 월요일은 돼!~~~라고 기다려지는 날을 학수고대 하면서.^^..


댓글(16) 먼댓글(0) 좋아요(3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tella.K 2016-12-12 15: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하기 싫어증.
그런데 사람이 청개구리 같아서
일하라고 그러면 하기 싫고, 하지 말라고 하면 하고 싶고
그런 것 같습니다.
은퇴하면 그게 실감이 날 텐데 말이죠.

공대 나오셨군요.
전 국문쪽은 아니실까 아닐까 했는데...ㅋ

yureka01 2016-12-12 15:36   좋아요 3 | URL
아 전 아닙니다..
일하지 말라 그러면 전혀 안할 겁니다..
진짜루 안할 겁니다.

은퇴하면 하고 싶은게 너무 많아서 시간이 부족할듯요..
못찍은 사진이 너무 많아서 ㄷㄷㄷㄷㄷ

스텔라K님 제가 국문과롤 못 나온게 증말,,, 결정적 실수였지요..아흑...

지금행복하자 2016-12-12 16:0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으로 하는 사진 전시회라... 발상이 멋있어요~ 거창한 전시회한다고 하는 것보다 더 멋져 보이네요~

yureka01 2016-12-12 16:40   좋아요 1 | URL
네 저도 그런 생각했습니다.
전시회는 1회성으로 지나면 누가 기억이나 할까만은,
사진 책으로 전시회는 책이 오래 오래 남으니까요..
어떤 사진인지 궁금하더군요^^.

겨울호랑이 2016-12-12 16:2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자신의 시간을 맘대로 할 수 없는 기준이라면 저도 성골노예에 들어가네요 ㅋㅋ

yureka01 2016-12-12 16:40   좋아요 3 | URL
제일 큰 걱정이 아이에게 하루 시간 2/3을 자기 시간으로 살 수 있게 발판을 마련해주는 건데 말이죠..
저도 이하 동문 입니다..ㄷㄷㄷㄷ

AgalmA 2016-12-12 16:3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하루의 3분의 2를 자신을 위해 쓰지 못하는 사람은 노예이다
– 니체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에서. 이 책을 읽었음에도 이 문장을 하도 여기저기서 봐서 거기서 본 건지 자신없어 검색해서 찾았습니다ㅎ;;;
예전엔 탐독과 재독으로 문장 인용 자신감을 키웠다면 요즘은 검색 수집력이 대신하는 것도 같고^^;;

yureka01 2016-12-12 16:38   좋아요 3 | URL
아익후..니체였군요..아..괴테인지 니체인지 저도 무지 헷갈렸습니다...
일허게 또 각인시켜 주시니..^^..감사합니다.

cyrus 2016-12-12 17: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진 에세이를 쓴 저자의 도전에 박수를 치고 싶습니다. 사진 전시회가 자신의 사진이 책보다 가치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자신만만한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

yureka01 2016-12-12 22:06   좋아요 0 | URL
분명 박수받을 일인 것은 맞습니다..ㅎㅎㅎ

사진으로 전시회 의도는 좋았지만,
너무 일반적인 사진들이라서 좀 실망했습니다.

2016-12-12 19: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12 22: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북프리쿠키 2016-12-12 21: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2017년에 발간될 유레카님의 2번째
책을 애타게 기다려봅니다.^^;

yureka01 2016-12-12 22:09   좋아요 0 | URL
ㅎㅎㅎ 무척 어렵습니다.
사진책은 선심쓰듯 내야 하거든요..
그럴려면 돈이 좀 많이 들어서 말이죠..ㅎㅎㅎ

개같이 벌어서 또 책만들수 있을까..싶더군요..

문제는 출판사에서는 보자면 사진책은 돈이 안되니
일단 출판제외 일순위라서요....

강옥 2016-12-13 12: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내 입맛에 맛는 책만 골라 읽다가
유레카님 서재를 알게 된 후 참으로 다양한 책에 관심을 갖게 되네요.
비록 제가 다 사서 읽진 못하더라도
아, 이런 책도 나오는구나... 내지는 이런 책도 팔리는구나.

저도 수학을 무시했던 죄로 좋은 학교를 못가서 평생 열등감에 주눅들고 삽니다 ㅎ
살아보니 모든 게 수학이더군요. 디자인도 수학, 부동산도 수학, 심지어 역사도 수학과 무관치 않더라구요.

요즘 우리나라 사람들 집단 일하기싫어증 아닌가요?
바람 나서 집안 말아먹은 어떤 뇬 때문에~

yureka01 2016-12-13 13:03   좋아요 0 | URL
저도 다 못봐요.. 그나마 책을 손에 안놓고 살아야 인간 답다고나 할까 그런 생각이들어서요..
재미없는 책도 많습니다만..책을 재미만으로 읽는 것도 아니니 말이죠..
가급적이면 사진책을 많이 읽고 싶은데..시간으로 출간이 안되니...

네 수학 컴플렉스 때문에..수학적인 사고도 필요한거 같아서 가끔 보곤 합니다.

ㅎㅎㅎ 일하기 싫도록 기업이 조장하죠...
일하기 좋은 곳으로 만들기위한 비용을 투자라 생각하지 않고 경비지출이라고 여기니까요..
그래서 외국 기업들하고 비교하면 생산성이 유독 낮은 이유 일것입니다.

네 바람난 집안..ㄷㄷㄷㄷ
 

 

며칠 전 감성예술제를 갔습니다.

도종환 시인 만났습니다.

 

(이헤미 시인도 만났는데, 물론 시집에 도장 찍었죠. 별도 포스팅하겠습니다)

 

국회일정이 무척 바쁘실 텐데, 도종환 시인께서 오셨더군요.

 

정치인으로써 문화예술계에 큰 힘이 되시는 역할하거든요.

문학과 예술의 지원이 없는 삭막하기 그지없는 시대에

마중물 붇느라 고군분투하고 계시더군요.

문화에 대한 각종 지원 사업에 두 팔 걷고 나서는 시인이었습니다.

 

언젠가 정치는 끝나더라도 시는 죽을 때까지

안고 갈 것이라는 결기를 말씀하시더군요.

 

 

 

마침 가지고 있던 시집 들고 가서 싸인도 받았죠.

물론 경황이 없어서 급히 받긴 했습니다.

몇마디 이야기도 나눌 사이도 없었는데요.

 

그래도 당신 자신의 시집에 문장 한 줄 적었고

싸인도 주시더군요.

 

 

 

그래서요.

사인 값은 하고 살아야 겠더군요.

 

원래 문인들이 강의하거나, 초청하면

소정의 고료처럼 드려야 하는게 예의입니다

 

그러나,

신분이 공직자이니 만큼 직접 줄 수는 없습니다.

(김영란법 저촉됩니다.)

 

그런데 공식적인 후원회가 있더군요.

보내 드렸습니다.

 

물론 연말정산때 세액공제 다되니 돌려 받는 돈이긴 하지만,

그래도 생색이랍시고 냅니다.

 

앞으로도 문학의 발전에,

혹은 문화 발전에 예술적 감성으로

꼭 꽃피우는 토양 만들어 주시길 간절히 고대합니다.

 

"오늘도 겨울 바람에 수 많은 (촛불) 꽃이 되어

흔드리며 피고 있습니다.

 

우리는 하루라도 흔들리지 않는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아놔, 돈 없는데

이렇게 또 흔들리고야 맙니다.


댓글(32) 먼댓글(0) 좋아요(3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6-12-09 11: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09 12: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6-12-09 11: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시인보호구역을 찾은 도 의원님의 모습과 지난 청문회 때 도 의원님의 모습이 너무 달라서 이 분을 다시 봤습니다. 전자가 시인 도종환이라면 후자는 정치인 도종환이었습니다.

yureka01 2016-12-09 12:02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청문회때보니,,,논리가 살아 있더군요...
문화예술계에 도 의원 없으면 너무 아쉬울듯하더군요...

stella.K 2016-12-09 13: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그런 게 있었군요.
잘 하셨네요. 유레카님 후원금이 예술 꿈나무들에게
희망이 될 겁니다.^^

yureka01 2016-12-09 13:17   좋아요 2 | URL
시인이 정치가 하니 말들이 많았죠..
시가 타락하느니 마니...
최근에 시집 내셨죠..사월바다˝˝
여전히 현역 시인이었어요.
시인을 비롯한 문학계에 대한 정책을 입안을 추진하고 이를 지원하는 분 한사람도 없으면 안되거든요..
이번 청문회때 보니까,논리가 아주 예리하고 정돈되어서 아주 잘하시더군요..

samadhi(眞我) 2016-12-09 14: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후원할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백수는 힘드네요. 이번에 일 잘하는 국회의원이 많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리고 그 사람들은 후원금이 마감되기도 했고. 나라는 엉망이지만 시민들은 날카롭게 살아있습니다. 답없는 분들만 야무지게 교육시키면 딱 좋은데...

yureka01 2016-12-09 14:20   좋아요 2 | URL
정치는 개개인의 소액기부가 많아야하겠지요.
문제는 예술가들에게는 꼭 고액후원가들이 좀 나왔으면 좋겠는데..ㅎㅎㅎㅎ
자산가들이 글쎄 돈만알지 예술을 모르는 ㅋㅋㅋㅋ
유럽의 부호들이 대부분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가나 화가..문학가를 정기적으로 후원하는 사례는
오늘날 위대한 예술가들이 만들어진 토대였을 것입니다.
든든한 후원자 없는 예술이..참 가난하더군요.

samadhi(眞我) 2016-12-09 14:22   좋아요 2 | URL
예술작품을 지들 면세 재산으로나 여기고 있으니... 상속세 없이 대대손손 해먹으려는 재벌들 기업만 남기고 족속들은 없어졌음 좋겠어요.

yureka01 2016-12-09 14:54   좋아요 1 | URL
네..여기 나라 쫄부들은 세금 탈세용으로 예술품을 바라 보거든요..
그런데 작품은 있는데 작가는거들떠 보지도 않죠.

2016-12-09 16: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09 16: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북프리쿠키 2016-12-09 20: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유레카님 언제나처럼 멋지십니다.
항상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어요^^;

yureka01 2016-12-09 23:12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오늘은 잠 좀 편안하게 주무실 수 있을 겁니다^^..

2016-12-09 21: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yureka01 2016-12-09 23:12   좋아요 1 | URL
겨울이 깊어갑니다.다시 봄이 오기를 기다려야 겠어요.
즐거운 시간 되시길..바랍니다!~~~

컨디션 2016-12-10 08: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생색이랍시고 냅니다˝
크아~ 저는 왜 이런 말에 꽂히죠? ㅋㅋ

yureka01 2016-12-10 11:07   좋아요 1 | URL
지성은 증명되어야 합니다.증명이 곧 실천이라고 배웠지요..
배운대로 하는 것일 뿐이죠..
실천되지 않는 지식은 사기라서...^^..

곰곰생각하는발 2016-12-10 13: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인도 멋있고 후원하는 것도 멋있고... 다 멋있습니다 ^^

yureka01 2016-12-11 09:12   좋아요 0 | URL
사인 문장이 마음을 흔들게 하더군요..^^..

2016-12-11 08: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11 09: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12 19: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12 23: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11 11: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11 20: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12 19: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12 23: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16-12-12 13: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유레카 님, 다방면으로 바쁘십니다. 잘 흔들리고 계십니다. 파이팅!!!

yureka01 2016-12-12 14:11   좋아요 0 | URL
어제는 또 소설 책 읽고 또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저녁에 리뷰 올릴께요 ㅎㅎㅎ아고 ..내마음은 갈대랍니다..

감사합니다!~

뽀로로 2016-12-17 15: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실천되지 않는 지식은 사기˝라는 말에 공감 팍팍하는 1인입니다
저는 도종환님 시집이라도 한권 사드려야겠어요 유레카님 덕분에 ㅎㅎ

yureka01 2016-12-17 18:14   좋아요 0 | URL
네 행동으로 사기치기는 참 어렵거든요..ㅎㅎㅎㅎ

감사합니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그는 누구인가? - 카이로스의 시선으로 본 세기의 순간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지음, 정진국 옮김 / 까치 / 2006년 11월
평점 :
품절


 

 

 

지난번에 "우리 삶이 춤이 된다면"이라는 사진 책에 대한  리뷰를 했습니다. 여기에 서재 이웃인 Agalma님의 친절한 부연 설명의 댓글과 책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정보를 바로잡는 차원에서 인용도 했습니다. 게다가 책을 소개해 주신 덕분에 그날 바로 주문도 넣으려고 찾았습니다. 그러나 신간 책은 출간된 지 몇 해가 지났던지 품절이었더군요. 어쩔 수없이 중고 책을 뒤지던 중, 책 상태가 중급 하나 있길래 결제를 했습니다. 그런데 판매자분이 택배를 보내야 하니 주소를 확인했나 봅니다. 소장자분은 마침 대구 분이더군요. 같은 지역 내에서 굳이 택배 거래로 며칠 시간을 소비할 것이 아니라 바로 저녁에 퇴근하고 지하철을 타고 책을 받으러 갔었습니다. 웬걸요. 묘령의 아가씨 분이 이 책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저녁에 약속이 있었던 터라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눌 여유도 없이 책을 받고 바로 지하철을 타고 약속 장소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실 이런 사진집을 가질 정도면 책 가격도 가격이지만 사진에 보통의 취미가 아니고서는 가지기 쉽지 않은 책이기도 하고, 또는 약간이라도 사진적인 조애나 관심이 있어야 가능한 책이기 때문입니다. 사진 웬만하게 찍은 분들도 사진집 한 권 가지고 있지 않는 사람들이 태반이거든요. 그래서일까요? 이런저런 궁금함도 있었는데 선약으로 바빠서 몇 마디 이야기도 나누지 못해 아쉽기도 했습니다. 책을 입수하게 된 경위 정도는 알고 싶었는데 묻지도 못하고 책만 받고 헤어졌습니다.

 

지하철을 타고 잠깐 책을 펼쳐 수록된 사진을 보았는데 인터넷상으로 간혹 접했던 사진이긴 했더라도, 역시 그 명성에 걸맞게 보고 있어도 또 감동이 일어나기에 충분하더군요. 역시 브레송의 사진의 전설이자, 사진의 순수한 고향과 같으며 사진의 본령을 만난다고나 할까요. 1930년대 사진은 카메라가 발명된 이후 100년도 되지 않았는데 이미 그때의 사진에 대한 묘사성을 그야말로 위대함으로 천착해 나가는 마법 같은 일렁임이 일어나기에 충분하였으니까요.

 

요즘 사진 찍는 빈도가 부쩍 줄었습니다. 주말이나 휴일 아니면 전혀 사진도 못 찍으니 뭔가 아쉽고 묵은 체증이 더 쌓이는 기분을 떨칠 수 없기도 합니다. 특히 요즘은 주말마다 탄핵 춧불 집회 때문에 사진도 거의 찍지를 못 했습니다. 아무래도 이 책은 사진의 기운이 빠질 때라든가, 사진의 슬럼프가 올 때라든가 그럴 때, 사진의 원기 회복약 같은 역할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은 사진을 찍고 싶은 강력한 충동이 일어나게 하는 책이었던 것입니다. 이 정도로 브레송의 사진은 사진을 찍도록 부추기는 마법과도 같은 의미입니다. 사진 서너 장 보니 벌써 카메라 들고 나도 그를 닮은 마냥, 빙의 된 듯이 마구마구 셔터를 날리고 싶은 충동이 강하게 일어납니다.

 

서재 방 가장자리에 놓인 보관 박스에서 잠자고 있는 카메라를 생각합니다. 몇일 카메라를 잡지 못하고 카메라를 바라보면 카메라가 마치 울고 있는듯 하더군요. 웅~웅~웅~~거리며 어서 필드로 나가서 셔터를 눌러 달라고 요청하는 듯한 표정을 느낍니다. 그래 이 녀석 그동안 갇혀 있느라 바디가 많이 부대끼는 걸까?라는 착각에 빠지게 됩니다. 흡사 카메라가 내 마음과 연결이라도 된 듯이, 이어지기라도 한 듯이 카메라의 마음이 곧 내 마음처럼 이어지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듭니다. 세상에서 제일 좋은 카메라는 어떤 카메라냐고 묻는 사람에게 항상 해주는 말이 있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좋은 카메라는 자신이 카메라의 마음과 같은 카메라라고 말해 줍니다. 즉 지금 들고 있는 카메라가 최상이라고 말해줍니다. 카메라는 내 손에 익어야 하고 카메라의 기능이 내 손에 착착 달라 붙어서 능숙하게 쓰임새로 작동이 되는 카메라입니다. 간혹 돈이 많아서 카메라 바꿈질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새로운 기능의 카메라가 나오면 카메라를 갈아 치웁니다만, 저는 한번 구매한 오래된 카메라는 팔아 본 적이 없습니다. 손때가 많이 묻은 카메라는 처분을 못합니다. 처음 구입에서 몇 번 찍다 보면 도저히 손에 익지 않아 인연이 없는 신카메라도 있습니다. 그럴 때 몇번 찍어 보면 자신과 인연이 있는지 없는지 금방 알아차립니다. 신품이나 마찬가지인데도 불구하고 과감히 포기하며 반값으로 처분하였던 적도 있습니다. 보통은 한번 구매하면 이 카메라가 내 손에 착착 달라붙는다면 끝까지 가져갈 생각이 들거든요. 사진은 카메라가 매우 중요한 도구입니다. 아니 카메라가 사진의 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이 책의 사진집에 나온 브레송이 잡은 카메라는 라이카 브랜드죠. 라이카는 카메라의 명품이자 고가품입니다. 저도 너무 가지고 싶어요. 라이카의 브랜드는 마치 여성 분들이 명품 가방을 둘러매면 유명한 패셔니스트라도 된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되는 것과 같이, 라이카를 들면 희한하게 나도 브레송처럼 사진 찍을 수 있을 것만 착각에 빠지는 거 같거든요. 이런 현상은 실제로 라이카를 들고 사진 찍는 분들의 갤러리에 사진을 보러 가면 그런 느낌이 들 때가 많았거든요. 이게 카메라가 지니는 자기만족감에 대한 아우라 같다고나 할까요. 네, 너무 비쌉니다. 바디 하나가 500만 원이 넘어가고 한정판 에디션 정도면 1000만 원이 훌쩍 넘어가거든요. 렌즈는 또 얼마나 비싼지요. 렌즈마다 고유한 이름이 다 가지고 있을 정도로 그 가치의 느낌은 각기 렌즈마다 특성이 있기도 합니다. 이처럼 카메라는 사진의 영혼을 살라는 마차와도 같거든요. 미지의 시간을 달리는 마차가 카메라입니다. 여기에 마차에는 감성의 길을 질주하게 해주는 도구이니까요.

 

카메라 브랜드 이야기나 나왔으니 카메라 이야기도 조금 해보겠습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카메라로는 니콘도 있고 케논도 있고 소니도 있고 후지필름도 있고 콘탁스도 있고 지금은 소니에 흡수 합병된 미놀타도 있었습니다. 라이카도 물론 중형 카메라인 핫셀블러드 등등입니다. 카메라는 개별적인 취향에 따라 각자가 가지는 고유한 감성이 다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남성형의 마초적 카메라 하면 니콘이고 여성적 섬세한 감성의 캐논이라고도 합니다. 따라서 각 카메라 브랜드마다 고유한 아이덴티티가 있습니다. 유저는 이 브랜드의 가격도 고려하지만 카메라의 아이덴티티를 보고 선택하는 것입니다. 카메라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개별적인 감성 추구에 대한 성격이 있거든요. 자신이 어떤 카메라 바디를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사진의 성향도 결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처럼 카메라의 브랜드에 걸린 감성 추구 경향은 아주 견고합니다. 수십 년에서 백 년 이상 구축돼 왔으니 얼마나 탄탄한 입지를 굳혔을까 생각해보면 금방 이해될 것입니다. 그러니 이런 견고한 아성에 신생의 브랜드가 도전을 한다는 것은 큰 모험이고 위험입니다. 쉽게 허물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카메라가 단순히 도구적인 장비라는 차원에서 바라본다면 대규모 자본의 힘으로 뭉개는 것도 가능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카메라가 단순히 도구에 한발 더 나아가서 도구의 감성적인, 그리고 사진이라는 예술성까지 브랜드에 녹아져 있다면 이야기가 상당히 달라집니다.

 

일전에 삼별이란 전자회사가 카메라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이 탄탄한 감성의 짜깁기 된 시장에 비집고 들어가려다가 결국 포기했습니다. 브랜드의 예술적인 감성의 가치를 뚫지 못했거든요. 시장에 뛰어든 것은 카메라 전체 시장에서 지분을 빼앗아 올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겼을 것이고 가능할 거라 판단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진을 찍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단순히 기계적인 완성도도 물론이겠지만 그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감성의 이끌림을 뽑아내는 것은 단시간에 구축되기란 불가능합니다. 십 년 이십 년 정도로는 이루어낼 수 없는 어려운 부분입니다. 카메라를 잘 만들고 업그레이드도 정성껏 해 주는 등등, 기계적인 작동성에 승부를 보았던 것이 아닐까 합니다. 카메라를 선택하는 기준은 기계적인 완성도도 물론이지만 한 발 더 나아가서 그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독자적인 아이덴티티도 아울러 선택의 중요한 요소를 간과한 것입니다. 이렇게 삼별 전자가 광학 사업에서 손을 때게 된 원인입니다. 단순히 기계를 만들어 놓고 안 팔리는 원인을 분석해 본 적도 없는 것은 어쩌면 사진이라는 이 예술화의 공부가 덜된 시각의 단편성 내지 편협성 탓이었거든요. 삼별의 제품들이 삼별이라는 각별한 자기 이미지라고 하는 고유한 자신만의 창조적인 아이덴티티를 구축하지 못 했습니다. 즉 자신의 브랜드에 대한 고유한 정체성을 확보하지 못하니 베끼고 비슷한 아류로 모방해서 그럴싸하게 따라 하는 것은 잘 하는데 결국은 고유함 성격을 가지고 자기로 주도하지 못하고 선도하지도 못 합니다. 사진은 어디까지나 예술적인 부분이고 인문학의 영역이기 때문이거든요. 기계공학적인 문제에서 더 나아가 철학적이고 인문적인 분야로 이어지질 않는 이유, 뭐라고 생각합니까?

 

광학 사업이라는 것은 수백 년 동안 이루어져 내려온 수공품에서 출발합니다. 항해기술이 발전됨으로써 시계와 유리 세공과 가공의 역사에서 이어지거든요.망원경을 생각해보면 유리가공기술이 핵심이라는 것을 금방 떠올릴 수 있거든요. 또 하나 예를 들자면, 중세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를 보면 연금술사가 금을 만들겠다며 만들어진 실험실에는 수많은 비커와 실험에 필요한 각종 유리 도구들이 즐비하거든요. 이런 유리들이 결국은 광학적인 기술로 발전하는 것이 아닐까 추측을 하게 됩니다. 따라서 카메라가 발명되고 유리를 가공해서 렌즈가 만들어지는 그때 당시는 전부가 다 가내 수공업으로 손으로 만들어 냈거든요. 어느 가문의 부품이나 렌즈의 유리알 하나하나에 수백 년의 노하우가 대대로 전수됩니다. 각 부품들이 씨줄과 날줄로 직조된 것처럼 카메라는 섬세하고 정밀하게 손의 감각으로 수많은 훈련과 연습과 실습을 통해서 전수된 기술의 요체로써 만들어졌던 것입니다. 손의 정밀함은 감각의 정말함입니다. 미세한 차이를 손의 감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소위 말하는 명품의 1% 차이가 그 감각에 따라 결정됩니다. 그 미세한 감각을 손에 채화될 때까지 수십 년간 연구를 거듭했을 것입니다. 카메라는 바로 그 감각의 산물이었습니다. 유럽의 가내 수공업에서 만들어낸 부품들이 대부분 그런 식으로 수백 년간 이어져 온 막강한 감각의 집대성이 오늘날의 브랜드의 가치로 연결된다는 점입니다. 라이카는 여전히 일부 부품들이 아주 많은 공정과 수작업으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더더욱 가치를 인정받게 되는 것이죠. 사진을 찍는 사람이라면 그 명품을 꼭 한번 써보고 싶은 이유이거든요. 카메라는 먹는 음식도 아니고 당장에 어디 필요한 제품도 아닙니다. 오로지 사진이라는 평면적인  이미지에 필요한 도구를 이용해서 예술화시키는 것이니까요. 삼성이 왜 1류가 못되고 2류로 머물러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서 차이가 납니다. 그저 그럴싸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중요한 부품을 중소기업 하청이나 주고 싼 가격으로 쮜어 짜내 저가격으로 빼앗아 와서 조립 생산하는 따위의 생산 수준 가지고 1%의 감각을 상상이나 하겠습니까 어디. 그러니 삼성의 독자적인 인문적인 아이덴티티를 짧은 시간내에 구축할 수 없었고 사진을 찍는 사람에게 어필 되지 않았으며 그저 가격 비교론적인 성능적 판단이 아니었겠나 싶었습니다. 자연히 래드 오션의 빈틈없는 시장의 공간에 파고들지 못하니 판매가 안되고 시장성이 없어진 것이고 카메라 광학사업에서 손을 땟던 이유입니다. 베끼고 따라 하며 모조품처럼 찍어내며 만들어내는 조립 제품은 중국도 똑같이 따라오거든요. 저작권이 철저히 적용되지도 않는 중국산 제품이 이렇게 추격하고 있거든요. 일반 백색 가전은 명품이라고 반문할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가정용 전자 제품이나 부품은 품질적인 요소 대비 가격에 결정요인일 뿐이지 명품이라던가 이런 제품을 쓴다고 특별한 자기만의 자부심 따위는 카메라에 비할 바가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주 핵심 포인트는 실용성에 대한 부분이거든요. 그러나 카메라는 일상의 실용적인 문제가 아니더란 말이죠.

 

특히, 광학 기술 분야는 카메라뿐만 아니라 항공분야, 의료장비 분야, 우주산업 분야 등 그야말로 고도의 기술집약적인 분야에 응용되는 사업이거든요. 이런 첨단 광학 사업은 삼별의 실적의 조급성 마인드 수준으로는 도저히 뛰어들 수가 없는 분야입니다. 당장에 일 년 이 년에 짧은 기간에 걸쳐 보란 듯이 표면적인 성장성으로 내보여야 하는 사업 방식으로는 도저히 그 성격이 맞지 않습니다. 십수년 이상 천문학적으로 자본 투자를 해야만 겨우 성장해 나갈 수 있는 분야거든요. 한 달, 일년, 이년 조루성 실적만 쳐다보는 기업문화에서는 도전할 분야가 전혀 못 되죠. 기업가들과 오너 가문이 분리된 것도 아니므로 예술론적인 사명감도 자부심도 없이 우선 당장에 십 원 이십 원 따지는 특성으로 졸부적 습성 가지고는 수십 년 동안 투자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방식이기에 삼별은 죽었다 깨나도 못 합니다. 고작 카메라 사업한지 십 년도 안 돼서 철수하고 마는 현실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아무리 기술이 잘 나간다 하더라도 기초 학문 분야에 노벨상 하나 없는 이유도 이와 같습니다.

 

아 사설이 길었던가요. 리뷰 글이 상당히 다른 곁가지로 흘렀습니다. 책 이야기로 넘어가기로 하죠.

이 책에 실린 사진들을 한참이나 봐라 봤습니다. 한 장 한 장 꼽씹기도 했습니다. 역시 지난 시간의 역사를 되새김질하는 것과 같이 1930년대부터 사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참 꼼꼼하게 한 장 한 장 넘기게 되더군요. 역시 사진은 지난 시간을 해부하듯이 난도질하듯이 죽어 가는 것이었습니다. 30년대의 파리 사진들에서부터 역사의 현장에서 또는 일상의 모습에서 지금은 다시 시간의 리플레이가 되지 않는 순간의 기록들이었습니다. 사진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과거의 이미지가 더 격정적으로 와 닿는 비례의 느낌이 강합니다.

 

브레송의 사진은 그간에 많은 평론가들에게서 대체적으로 집약하면 3가지로 설명하더군요. 첫째, 자신의 생각에 의거 구상하는 장면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서 포착하였고 장면이 포착될 때까지 기다림이라는 게 어떤 건지 사진 담아 보신 분들은 금방 느끼겠지요. 둘째, 대상 속으로 들어가서 순간을 끄집어내는 구도와 흐름을 읽고 찍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장면에 나오는 사람들이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게 보이고 상당히 자연스럽게 포즈가 나오는 이유가 될 것입니다. 셋째, 포트 레이드 사진에서 인물의 표정에서 특정한 내면과 외면이 드러나도록 주변의 배경과 순간적인 캐치하는 순발력이었죠. 이런 평가가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저는 여기서 나아가 시대적인 면면에 흐르는 일상의 평범성 속에서 만나게 되는 비범성이더군요. 굳이 브레송의 사진을 사진의 분야로 따지면 다큐멘터리성의 사진인데요. 이런 사진 조류는 50년대 60년대까지 이어 오면서 비비안 마이어의 사진에서도 얼핏얼핏 보이기도 하거든요.

 

브레송처럼, 라이카 카메라 한 대. 렌즈 하나 꼽고, 온통 시내를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찍어 보고 싶게 만드는 사진이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브레송과 같은 사진을 찍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아닌 게 아니라 아예 불가능한 이유가 초상권 때문입니다. 사진 기자가 프레스 완장을 차고 사진 찍어도 자칫 멱살 잡힐지도 모르는 현실에서 일반 아마추어나 혹은 사진작가라 해도 카메라를 들입다 내밀면 미소 지으며 찍히는 사람도 없거든요. 그래서 대상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말이 그리 가볍지도 않습니다.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을 정도로 시간을 많이 들여야 하겠지만 현실적으로는 이것도 그리 간단한 것도 아니었으니까요. 그때 시대는 사진을 몰랐기에 카메라가 신기했을 것이고 지금은 사진을 찍히면 어떤 좋지 않을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는 위험에 노출되었기도 합니다.

 

브레송은 매그넘이란 사진가 그룹을 창설했고 창립멤버였습니다. 이른바 매그넘 포토. 현대사의 사진에 큰 획을 그은 보도사진 그룹 중 하나입니다. 매그넘 포토의 사진이 각종 잡지로 팔려나가고 사진 제공함으로써 매그넘의 입지는 그야말로 대단했거든요. 정말 사진만 찍어도 밥 굶을 걱정도 없이 오로지 사진에 전념할 수 있는 그 토대가 너무나도 부럽기도 합니다. 그런 입지를 바탕으로 공산국가였던 중국이나 동남아 등 세계 전 지역으로 들어갈 수 있었던 힘이 있었습니다. 요즘으로 치면 보도 전문 채널 방송 CNN 급 이상이었거든요.

 

따라서 이 책은 브레송의 대표적인 사진으로 구성되었기에 사진을 좋아하고 사진에 대해 더욱 큰 자극을 받고 싶은 분들이라면 꼭 보셔도 손해날 것이 없는 책이라고 자부하며 권하고 싶습니다.(그런데 책은 품절이었어요.) 저야 이미 오래전부터 브레송의 사진은 대부분 단편적으로 감상했던 사진이었는데 이렇게 또 한 권의 책으로 집대성한 연작 시리즈로 감상하게 되니 그의 사진에 대한 특징이 정리되고 나아가, 감상의 밀도가 상당히 높아지는 효과로써는 최고더군요. 특히 흑백 사진의 깊이는 참 미묘한 감흥을 불러 일으킵니다. 사진 보고 있으니 행복했습니다.~요즘은 비록 디지털 카메라가 대세인 시대이지만 아날로그의 오래된 필름 사진은 사진을 찍는 사람에게 있어서는 영원한 향수로 남을 것입니다.

 

PS : 리뷰는 일사천리..급히 쓰였습니다.문맥이 뭔가 매끄럽지 않더라도 양해바랍니다.ㅎㅎㅎ

교정 좀 봐주는 분 채용할 여력이 안되서리..^^..

 


댓글(4) 먼댓글(0) 좋아요(3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AgalmA 2016-12-09 00: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캐논만 쓰다가 니콘 구입했다 처분한 적 있는데 손에 익을 때까지 더 써 볼 걸 한편에 늘 아쉬움이 있어요. 요즘은 카메라 들고 다닐 체력이 안 되어서 휴대폰에 기댑니다ㅎ; 예술작품 찍을 능력은 안 되는 거 같고 일상의 편린을 담는 스냅사진 용도만으로도 만족하니까요. 핸드폰이 F 1.8까지 나와주니 이 정도로도 제겐 감지덕지^^;

비비안 마이어 사진 보며 저도 브레송 떠올렸었는데 yureka01님도 그렇게 느끼셨다니 반갑^^
역시 이 책은 동기부여가 되는 책이 맞지요? ^--^b

yureka01 2016-12-09 00:58   좋아요 2 | URL
저는 처음주터 니콘만 써왔어요. 미러리스도 하나 있는데 카메라를 용도별로 쓰게 되더라구요. 아 마이어 사진집도 봤거든요..이상하게도 닮았더라구요.ㅎㅎㅎㅎ 물론입니다.사진 충동이 불끈 일어났습니다.ㅎㅎㅎ

雨香 2016-12-09 09: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개인적으로 브레송 사진에 대한 ‘찰나의 순간‘이란 표현을 좋아합니다. ^^ 찰나라는 단어가 브레송의 사진이 너무 잘 어울리더군요.

여담입니다만, 반도체 공정중에 포토공정이 있습니다. (설계도를 웨이퍼 위에 포토하는 공정인데) 요즘이야 다른 업체가 있긴 하지만 2000년대까지만 해도 니콘이랑 캐논이 꽉 잡고 있었습니다..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두회사가 독보적인 기술력을 가지고 있지 않으나 생각됩니다.

yureka01 2016-12-09 09:29   좋아요 2 | URL
찰나가 불교 용어였거든요.
순간이라는 개념인데 이 짧은 순간을 자신이 원하는 바를 기다렸다 담는 방식이었죠...
사진의 셔터 스피드를 생각하면 금방 떠올려지죠.

니콘과 캐논 기술력이 독일에서 배운거죠..오래되었죠. 제가 알기로는 광학기술이 전쟁과 밀접한 관계였던 걸로 압니다.그게 발전되어서 오늘날의 광학기술력이 된건 아닐까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