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히트의 탄생 - 대한민국 브랜드 100년 분투기
유승재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9월
평점 :
품절
더 나은 제품이 나와도 자신도 모르게 계속 찾게 되는 것들이 있다. 그게 바로 브랜드의 힘이 아닐까.
옥수수깡이 될뻔한 새우깡(주재료를 옥수수로 할까 고민했지만 새우가 이겼다고)
달항아리 모양을 본뜬 바나나 우유(이 용기를 위해서 독일에서 만들어 공수했다고 한다. 거기다 모양 때문에 물류비용도 더 들었지만, 이젠 이 용기 자체가 브랜드가 된 것.)
미국의 문파이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만든 초코파이, 상표등록이 늦어져 초코파이란 이름의 대표성은 뺏겼지만, “정”이란 광고 하나로 독보적이 된 오리온 초코파이(중국에선 인, 베트남에선 틴캄=정감 으로 선전한다고 한다.)
12시에 만나야 할 것 같은 부라보 콘과 아빠 월급날이면 숟가락으로 퍼먹던 투게더.
껌 하면 떠오르는 아카시아 향기, 겨울이면 호호 불어 꼭 먹어야 할 것 같은 호빵.
이런 것들이 바로 “히트의 탄생” 이다.
개암사 주지 스님이, 개암사의 비법을 공개하며 국민들의 잇몸 건강을 위한 치약을 만들어 달란 부탁에 탄생한 구증구포 방식의 “죽염치약”(중국에서 엄청난 인기라고)
생필품, 제과, 주류, 의약, 하이테크 등으로 나뉘어 우리나라에서 인기를 끈 수 많은 상표들에 담긴 이야기들을 풀어내는 책이다. 반가운 상표들과 경쟁자들 이야기, 독재정권하에서 말도 안되는 법 등으로 결국 악의적으로 파산당한 기업들, 친일과 독립운동 관련 기업들 등 다양한 이야기거리가 담겨 있다.
요즘 진로의 두꺼비가 인기인데, 원래 창업주가 평안도쪽에서 진로를 차렸을 때 마스코트는 두꺼비가 아니라 원숭이였다고 한다. 사람 말을 알아들으며 술을 좋아하는 원숭이가 북쪽에선 인기였지만, 남한에서는 사기나 속임수 등의 이미지를 갖고 있어서, 두꺼비로 바꿨다고. 진로에 원숭이가 그려져 있는 것은 아무래도 상상이 가지 않는다.
“이모, 여기 원숭이 하나” 보단 “이모, 여기 두꺼비 하나 더!” ? 익숙해서이겠지.
광화문의 해태(화재를 막기 위한 상징성, 대부분 나무로 지어지다 보니 불을 막기 위한 다양한 상징동물이 있다. 해태는 시비선악을 구분하기도 하지만, 화재를 막는 물의 신수라고 한다.)동상은 해태제과가 낸 2천만원으로 세워진 것, 홈런볼은 1981년 프로야구출범에 맞춰 출시된 것이라고 한다. 한과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맛동산의 첫 이름은 맛보다.
(추운 겨울밤, 만주로 향하는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봇짐엔 만만찮은 양의 활명수들이 담겨 있었다고 한다. 중국과 만주에 인기가 있는 활명수를 팔아 독립자금을 댔던 것.
1897년 궁중생약비법과 서양의학을 접목해 만들어진 부채표 활명수는 민병호의 동화약방에서 시작되었다. 초대 사장인 민강은 독립운동을 하다 옥고로 세상을 떠났고, 그 뒤를 이은 이도 독립운동과 빈민구제에 앞장선 민족 기업가 윤창식이었다. 그의 아들인 윤광렬 또한 독립군 출신이라고 한다.
일제하에서는 면허증발급을 거부하고 벌금을 냈던, 저렴한 약값으로 수많은 이들의 목숨을 구한 이명래, 종기치료에 탁월했던 “이명래 고약”
독립운동가 박성수의 조선무약에서 만든 솔표 우황청심원.
독립운동 참여는 물론, 기업의 바른 길을 보여준 유한양행의 안티프라민, 삐콤씨.
그 와 반대로 대표적 친일파 박승직의 동양맥주와 민대식의 조선맥주인 크라운.
박승직상점은(창씨개명후 자신의 이름을 딴 미키상사로 바꿈)납성분으로 난리가 났던 박가분으로 엄청난 돈을 벌고, 그 돈을 밑천 삼아 두산 유리에서, 맥주까지 영역을 확장한 것이다. 오비맥주는 그 후 1991년 낙동강 페놀사건으로 엄청난 파장과 피해를 입혔지만, 여전히 오비라거, 카스 등으로 승승장구 중이다. 만년 2위였던 조선맥주 즉 크라운은 후에 페놀사건 여파시 깨끗한 물을 앞세운 하이트로 성장하였다.
이런 맥주들과 달리, 민족교육사업을 꿈꾸며 주류사업에 뛰어든 장학엽은 자신의 고향인 진지동(물맛이 좋았다고한다.)의 진과 소주가 증류되며 맺히는 물방울을 이슬로 표현해, 진로란 상표를 만든다. 진로, 참이슬, 처음처럼 등으로 인기를 얻지만, 2005년 하이트(조선맥주)맥주에 매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