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공부하면서 일본문화에 대해서 많이 배울 수 있었다.  

한국의 속담이나 관용구와 비교한 챕터가 있었는데, 
같은 표현에 같은 의미를 지닌 것이 있는 반면,
같은 표현에 다른 의미를 지닌 것도 있었다. 
대표적인 예로 八方美人을 들었다.
한국에서는 다방면으로 재능이 있는 사람으로서 좋은 의미로 쓰인다. 
"당신은 팔방미인이네요." 라는 말을 들었다면  우쭐해도 될 정도로  기분좋은 말인데,
일본에서는 함부로 써서는 안되는 말이었다. 
일본에서는 '누구에게나 잘 보이려고 요령을 피우는 사람'이라는 부정적인 의미로 쓰인다고 했다.
일본 친구를 만났을 때 칭찬이라고 팔방미인이라는 말을 사용해서는 안되겠다. 

엔도 슈사쿠의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八方美人이란 말이 나왔는데, 만약 이 사실을 알지 못했다면
문장이 이해가 되지 않을 뻔했다. '에헤, 팔방미인인데 왜 저런 평가를 받는거지? '  하고. 

일본의 습관에 따라 여러 사람과 사귈 수 있는 인간은 팔방미인이라고 해서, 
성실미가 결여된 사람, 본마음을 보여주지 않는 사람, 혹은 음험한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사람이라고 번역했지만 원문에는 사람보다는 녀석이라고 말할 수 있는 야츠라는 단어로 쓰여있다.)


책을 읽든, 영화나 드라마를 보든 그 나라의 문화를 알지 못하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은 줄어들듯하다. 
어릴 때,  외국 영화를 봤을 때 큰 재미를 느끼지 못했던 이유는 이런 문화의 차이를 몰라서였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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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1 16: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9-05 20: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저는 여러분이 그  놀라운 일들을 믿는다는 것도, 그런 일을 재현했다는 것도 의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기적이나 경이로운 일은 천사를 통해서도 악마를 통해서도 일어날 수 있는 법입니다.-p95


사람은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해석한다.   천사의 계시라고 믿었던 것이 악마가 인간을 가지고 놀려고 했던 것일 수도 있는데.

사랑이라는 게 사람을 참 끔찍한 지경으로 몰아가더군요.-p251


사랑이란 이름으로 행해지는 부조리한 일들이 얼마나 많이 일어나는 세상인지. 뉴스를 보기가 무서울 때가 많다.

그는 자기를 비난할 사람이 있으리라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진실은 언제나 최선의 길이니까. 캐드펠은 그 천진함에 애정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머지않아 저 성품도 다치게 되겠지. 이미 한 차례 부당한 누명을 쓰고도 그의 천진함은 아무 상처도 입지 않았고, 청년은 아직도 사람이란 이성적인 존재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p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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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골에 대한 기이한 취향 캐드펠 수사 시리즈 1
    엘리스 피터스 지음, 최인석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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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날부터인가  리뷰도 많이 올라오고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표지가 내 취향이 아니어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는데, 도서관에서 발견. 핫한 책은 이유가 있을거고 내 눈 앞에 나타났으니 읽어보자 싶었다. 총  21권, 집필 기간 18년, 전 세계 22개국에서 출간! 역사와 추리가 절묘하게 조화된, 매혹적인 중세 스릴러이자  역사추리소설 최고의 걸작 캐드펠 수사 시리즈. 완간 30주년  기념 전면 개정판 출간이라고 했다. 정보가 없는 상태로 호기심으로 시작했기에 긴가민가하면서 읽기 시작했다. 

    1137년, 슈류즈베레 성 베드로 성 바오로 수도원. 수도원 정원에서 양배추 모종을 옮겨 심는 모습으로 등장한 주인공 캐드펠 수사. 십자군으로 전투에도 참전했고, 여자들과의 추억도 많았던 그가 이젠 수도사로서 정원을 가꾸며 살고 있었다. 여러가지 식물에 대한 깊은 지식을 가지고 있고, 애정을 듬뿍담아 정원을 가꾸는 모습이 매력으로 다가왔다. 사람들에 대해서도 편견은 없었고, 꿰뚫어보는 힘은 강했다.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느껴졌다.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던 그는 성녀의 유골을 가져오는 행렬에 동참하게 되었다.  성녀의 유골 안치를 통해  종교적인 권위를 세우고, 권력을 얻으려는 사람들과 성녀의 유골이 옮겨져야하는 이유를 논리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마을 주민들과의  대립에서  마을의 가장 덕망있는 지주가 살해당했다. 아버지를 살해한 이를 찾으려는 딸 쇼네드와 캐드펠 수사의 공조.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긴박감은 느껴지지 않았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이방인을 무조건 배척하지 않는 것을 비롯해 상식적인 범위 내에 있는 마을 사람들, 한 쪽 의견에 매몰되지 않고 중심을 잡고 있는 휴 신부, 사랑 때문에 잠시 이성을 잃었지만 인간성은 상실하지 않았던 페레디르등 매력적인 인물들이 많았다. 모 아니면 도, 선과 악이라는 강한 잣대가 아니라 인물들을 다루는 작가의 시선은 너무 따뜻했다. 일반적인 흐름과는 달리 예상을 뒤엎는 부분이 많다고 느꼈는데, 그 중 가장 놀랐던 부분은 여기였다. 

    하지만, 그 죄의 무게를 당최 느낄 수가 없구먼.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있는 걸까? -p 311

    캐더펠도 의문을 느끼지만, 일반적으로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말한다. 다른 추리소설 속 주인공들과 가장 차별화되는 부분이 이 부분이 아닐까 싶었다. 억울한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때론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모든 이들에게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다면 그게 바로 정의가 아닐까?  

    원문의 힘인지 번역의 힘인지 모르겠으나 정말 편하게 읽혔다.   5권까지 출간되었는데 21권 전 권이 출간될때까지 이 시리즈를 기다리게 될것같다. 긴가민가했던 마음이 확신으로 바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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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선 2024-09-05 0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모두 21권이군요 한번에 다섯권이 나오고 다음에도 다섯권 나올지... 정말 요새 이 책 보는 분 많은 듯합니다


    희선

    march 2024-09-05 20:14   좋아요 1 | URL
    저도 눈에 많이 띄어서 관심 가지게 된 작품이에요. 예전에 시리즈가 출간된 적이 있는데 개정판으로 다시 출간되고 있어서 광고를 많이 하고 있는듯해요. 재미있게 읽고 있어요.^^ 21권까지 나오는대로 천천히 읽어보려구요.
     
















    다음으로 읽을 원서로 엔도 슈사쿠의 <자신을 어떻게 사랑할 것인가?> 로 정했다.
    아들이 집에 오면서 들고왔다.
    번역본으로 읽었는데 좋았다고 했다.
    엄마는 원서로 읽어보겠다.

    깊은 강,침묵.두 권의 소설을 읽었다.
    사무라이는 아직.

    이 책은 번역본이 있었다.


    지금까지 읽은 원서는 소설, 에세이, 만화였다.

    자기 계발서 범주에도 넣을 수 있을 것 같은 책은 처음이다.

    문학과는 좀 다르지 않을까싶다.

    바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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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선 2024-08-30 0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엔도 슈사쿠가 이런 책도 썼군요 소설만 썼다고 생각했습니다 엔도 슈사쿠 소설도 읽어본 적 없지만... 이 작가 책 보는 사람도 많더군요 저는 《侍 사무라이》 샀어요 한국에서 나온 것보다 책이 싸서... 이 글 보니 그 책 읽으려고 했던 게 생각났습니다 어제 뭘 읽을까 생각했는데... 어떤 책이든 앞으로 좀 읽어야 할 텐데... 칠월 팔월엔 책을 더 못 봤습니다 march 님 책 즐겁게 만나세요 누구보다 자신과 잘 지내야겠지요


    희선

    march 2024-09-05 20:18   좋아요 1 | URL
    사무라이를 원서로 사셨군요. 희선님은 시작하시면 금방 읽으실텐데...저도 소설만 있는 줄 알았는데 다양하게 많이 썼더라구요. 조금씩 읽고 있는데 잘 읽혀요. 저는 8월에는 생각보다 많이 읽고 썼어요. 9월에도 많이 읽고 싶은데~~ 희선님도 좋은 책 많이 만나세요.^^

    2024-09-01 16: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9-05 20: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명화잡사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명화에 담긴 은밀하고 사적인 15가지 스캔들
    김태진 지음 / 오아시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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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트 인문학>시리즈로 만났던 김태진 작가의 신간이다. 오랜만에 신간이 나왔다. 자주 자주 출간 소식을 들었으면 좋겠는데. 명화에 관한 책들은 저자가 의도하는 방향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기에 어느 한 권도 놓치고 싶지 않은 욕심이 있지만 다 읽어낼 수는 없으니 아쉽다. <명화잡사>를 다 읽고 느낀 점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인간 그 자체에 대한 이야기다.'라는 거였다. 그만큼 역사라든지, 특정한 사건보다는 사람이 보였다. 15점의 대표작을 만났다. 그 중 두 작품은 화가도, 그림 속 주인공도 낯설었다. 처음 만나는 이야기여서 더 재미있었는데, 익숙한 그림에서도 저자는 많은 책에서 다루고 있는 흔한 이야기가 아닌 다른 각도로 이야기하고 있어서 좋았다. 

     루이즈 데스노스의 <왕실에서의 만남>은 처음 보는 그림이었는데,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지 감이 오지 않았다.루이 14세의 바람기가 낳은 그림이었다. 루이 14세의 공식적인 정부가 수녀원에 들어가기 전 왕비 마리 테레즈에게 용서를 구하고, 용서를 하는 장면이었다. 원하지 않았지만 정부가 되었고, 또 다른 정부에 의해 고통받았고, 결국 수녀원에 들어가 세상과 벽을 쌓음으로써 평안을 얻게 된 루이즈였다. 새장 속으로 들어가 비로소 자유로워진 새 라는 타이틀이 이해가 되었다.

    렘브란트의 그림 <다윗의 편지를 들고 있는 밧세바> 에서 모델인 헨드리케는 렘브란트의 하녀였다. 씀씀이가 헤펐던 렘브란트는 아내가 죽은 후 도덕적인 문제도 있어서  내리막길을 걸었는데, 그때 언급되는 여인이 헨드리케였다. 부정적인 이미지일 수 밖에 없었는데, 저자는 헨드리케의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렘브란트에게 버팀목이 되었던 헨드리케와 좀 더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구약성서 속 한 장면을 담고 있는 그림으로 지식적인 측면으로만 봤던 그림이 왠지 헨드리케와 렘브란트의 삶이 오버랩되어 보이기 시작했다. 

    막시밀리안은  에두아르 마네의 <막시밀리안 황제의 처형>이란 그림으로 익숙하지만 개인사에 대해서 아는 바는 거의 없었다. 정치적인 소용돌이에 휘말렸다는 정도?  저자는 그를 집중조명했고, 이런 결론을 내렸다. 

    역사적으로 이 사건은 아주 간단하게 요약된다. 순진한 황족의 어리석은 욕망이 낳은 비극이라고. 하지만 이 사건이 남기는 여운을 길다. 막시밀리안은 선한 사람이었다. 사람을 믿었고 정성의 가치를 믿었다. 하지만 그는 정치와 권력의 속성을 몰랐다. 그 추악한 세계에서 한 사람의 선의와 정성이라는 건 너무나 쉽게 짓밟힌다. 그 세계에서 순진함은 자신은 물론이고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갈 수 있다. 죄악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는 시대의 격류가 얼마나 무서운지 몰랐다.-p249

    막시밀리안이 정치를 행하는 모습을 보면서, 사람을 살리는 것이 정치지 하면서 응원했는데, 결국, 뜻을 펼치지도 못하고, 자신의 권력을 지키려는 사람들에게 희생당했다. 우리는 수많은 선택을 하면서 살아간다. 선한 사람이었지만, 저자가 '어리석은 욕망'이라고 표현한  그 욕망이 고개를 쳐들지 않았더라면 조용하고도 평탄한 삶을 살 수도 있었을텐데. 짧은 인간의 삶으로 보면 안타까움이 컸다. 

    라파엘로가 사랑했던 마르케리타, 프랑스 혁명 중 많은 이들의 희생을 막기 위해 마라를 죽였지만 더 큰 혁명의 바람을 일으키는 결과를 만들어 버린 샤를로트 코르데, 제임스 티소의 영원한 뮤즈 캐슬린 뉴턴등 어쩌면 조연일 수 밖에 없는 이들이었다. 하지만, 그들 개개인의 삶의 역사도 소중했음을, 그들이 있었기에 명화라는 이름으로 남겨진 작품들을 보며 우리의 삶도 돌아볼 수 있었음을 느끼는 시간이었다. '화가의 마법이 시간을 붙드는 것이라면 관람자의 마법은 그 시간을 다시  흐르게 하는 것이다.'라는 말이 와 닿았다. 그 마법에 의해 몇 백년, 몇 천년의 시간은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그 시간 안에서 다양한 모습들을 만나고, 그 모습은 내 삶의 한 부분에 조그만 물결을 만들기도 한다. 이 책을 읽는동안은 뭔가 차분해지는 느낌이었다. 새로운 발견으로 지식을 쌓는다는 것보다는 인간의 삶이라는 것에 대해서 생각이 많아졌다. 현재의 내 모습도. 그래서인지 에필로그의 저자의 글을 옮겨두고 싶어졌다.

    이따금 가슴 설레는 일을 발견해도, 이미 너무 늦었다고 생각될 때가 있다. 젊음이 다 빠져나갔다고, 열정이 생기지 않는다고 느껴지는 때다. 나는 그럴 때면 10년 뒤의 나를 상상한다. 10년 뒤 나는 지금을 회상하며 분명 이렇게 말할 것이다. '그때만 해도 참 젊었는데.....' 그렇다. 지금의 나는 내게 주어진 인생의 시간에서 가장 젊다. 어쩌면 싱그럽게 보일지도 모른다. 그뿐 아니라 난 이미 성숙을 경험했다. 과거의 내가 갖추지 못한 경험과 지혜까지도 갖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는 건 한마디로 가장 좋을 때라는 것이다.  (에필로그 중에서)



    루이즈 데스노스, <왕실에서의 만남>


    렘브란트, <다윗의 편지를 들고 있는 밧세바> 


    장 폴 로랑, <처형장으로 가는 막시밀리안 황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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