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화가
미셸 들라크루아 지음 / 좋은생각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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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가면 언제나 신간코너를 스캔한다. 맘에 드는 책을 만난 기분이란! 특히, 큰 고민없이 가져오는 책들은 미술책이다. 어제 데려온 보물은 <영원히 화가>와 <봄의 이름으로> 였다. <봄의 이름으로>는 시도니 가즈리엘 콜레트의 에세이인데 라울 뒤피의 그림이 수록되어있어서 대출했다. 먼저 읽은 책이 <영원히 화가>다. 미셸 들라크루아의 글 조금, 그림 가득한 너무 사랑스러운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전시회 소식을 알게 되었다. 왜 놓치고 있었을까? 그의 따뜻한 그림들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봐야겠다. 미셸 들라크루아의 그림을 종종 보긴했지만 그에 관한 개인적인 글을 읽게 된 것은 처음이었다. 익숙한듯하지만 낯선 미셸을 만난 느낌? 1933년에 태어난 화가가 일곱 살이 되던 해 제 2차 세계대전이 발발했다. 아주 힘든 시절을 보냈겠다 생각했는데 '행복한 어린 시절을 살았다는 것은 제 인생에서 가장 최고의 시작이었습니다.'라는 문장에서 맘이 놓였다. 그래도 조용한 성격 탓에 힘든 시간도 있었던 것같은데 열살에 미술을 시작하면서 인생이 바뀌었다고 했다.  마흔이 되어 교사를 그만두고 전업화가의 길로 들어선 미셸의 그림에는 아름다운 파리, 어린 시절의 행복한 순간들, 가족들과의 아름다운 시간들이 가득했다. 


2024년, 2025년에 그린 그림이 대부분인데 이상하게도 1930년대 벨 에포크 시대의 파리를 눈 앞에 두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화가가 그 당시를 떠올리며 그렸음이 틀림없는.


 ' 단연코, 제 삶에서 가장 아름다운 부분은 그림이었습니다.'라고 말하는 노화가의 모습이 정말 아름답게 느껴졌다. 그림을 너무나도 사랑하는 92세의 노화가의 새로운 그림을 오랫동안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어제 병원 가서 엄마랑 같이 그림들을 봤다. 엄마가 소녀처럼 웃으면서 예쁘다는 말씀을 계속 하셔서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화가들은 그림에 참 많은 의미를 담는다.역사, 종교, 신화, 문학 등. 그런 의미 있는 그림들 물론 좋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그림은 날 미소짓게 만드는 따뜻하고 아름다운 그림이다. 그런 그림과 같은 예쁜 세상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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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5-08-02 0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른 사람이 아닌 화가가 쓴 글이어서 더 좋을 듯하네요 92세에도 그림을 그리는군요 하긴 다른 분은 늦은 나이에 그림을 그리고 백살 넘을 때가지 그렸네요 그림은 그렇게 할 수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조금 들기도 합니다


희선

march 2025-08-09 21:03   좋아요 0 | URL
자주 만나지는 못했던 화가인데 작품들이 너무 좋아요. 평범하지만 따뜻한 그림들이라 보고 있으면 기분 좋아져요.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어서 스트레스 덜 받고 즐거우니까 장수하는걸까 싶기도 하고...우리도 그래야할텐데요.^^
 
소설 보다 : 여름 2025 소설 보다
김지연.이서아.함윤이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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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작가들을 만날 수 있는 이 시리즈를 좋아한다. 이 시리즈에서 만났던 작품을 단행본으로 다시 만나게 되면 왠지 뿌듯한 맘도 든다. 하지만, 여기에 수록된 작품들이 가볍게만 읽히지는 않는다. 어려운 소설들이 많지만 내 좁은 세계를 깨 나갈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라는 맘으로 만나볼 생각이다. 


아빠가 엄마를 보러 병원에 가시는 이틀동안 쉬었다가 요양병원엘 갔다.엄마 옆 침대가 비어있었다. 전날 밤에 돌아가셨다고 했다. 몇 주 전에 들어오셨을때부터 그다지 상황이 좋아보이시지는 않았지만, 내가 갈때마다 반가워해주시고, 나올 때쯤이면 손을 흔들어주셨다. 물이 먹고싶다고 하시면 물도 드시게 해드리고, 침대 높이 조절하는 것도 도와드리면 엄지 척을 해주시면서 고마워요라고 하셨다. 몸은 아프셨지만 정신은 맑으셨다. 그리 쉽게 돌아가실거라고는 생각못했기에 너무 놀랐다. 김소년 할머니. 찾아오는 이가 아무도 없어서 가족이 없으신가했다. 아니나다를까 혼자셨다. 동에서 나와서 모든 절차를 밟으셨다고 했다. 한 달 정도 뵜을 뿐이지만 이름도, 얼굴도, 목소리도 생생하다. 


<방랑, 파도>

주인공은 바닷가 마을 백반집에서 기거하면서 요양원에 청소일을 해주고 있다. 그곳에서 책도 읽어드리고, 고스톱도 치곤했던 향자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이 이야기를 읽은 다음 날 김소년 할머니의 죽음을 접했다. 소설 속 이야기들은 할머니를 떠올리게 했다. 소설 속에서는 직접 장례를 치뤄주러 오지는 않았지만 동생과 연락이 닿기는 했었다. 가족이 있어도 유품 챙기러 오는 생각은 하지 않았는데, 하물며 가족도 없는 이의 죽음 뒤에 남아있는 것들은 어떻게 되는걸까? 할머니는 어떤 인생을 사셨을까?  할머니의 어린 시절, 젊은 시절, 요양병원에 들어오기까지의 삶이 궁금해졌다. 


나는 묻고 싶었다.종종 굽어 살피시는지. 이곳을, 이 어둑한 곳을. 그러나 거대한 존재는 내 슬픔을 주워주지 않는다. 거둬 가주지도 않는다. 보살펴주지도 않는다. 슬픔은 전적으로 내 몫이다. p100


주인공이 왜 이 바닷가 마을로 흘러들어왔는지, 언제까지 있게 될것인지에 대한 설명도 없다. 향자 할머니로부터 받았던 옥색 반지와 책 한 권은 유품이 되어 그녀에게 남았다. 아무런 관련도 없는 그녀에게. 향자 할머니를 추억할 수 있는 연결고리,그것들에 왠지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다. 그것이 향자 할머니를 굽어살펴주는 존재가 아닐까 하는 뜬금없는 생각이...... 누군가의 기억 속에 남아있게 될테니까. 아주 오랫동안이 아닐지라도.


저자는 인터뷰에서 소설에 대한 이야기들을 밝히고 있지만 난 내맘대로 읽기를 하고 말았다. 노년의 삶에 대해서 자꾸 생각하게 되는 날들이다.


<무덤을 보살피다>에서는 "나중에 남자가 오거든 죽이자." 라는 문장이 강하게 남았다. 소설 속 상황을 내가 너무 무르게 본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사람을 죽이겠다는 맘이 들 정도의 상황일까 싶었다. 제대로 된 대화도 없는 상황, 대화를 하려고도 하지 않는 상황에서 살의가 너무나도 쉽게 튀어나오는 상황이 꽤나 불편했다. 거기다 결말은? 이것도 이해가 안되고. 


우리는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과 함께 남았고 그들이 뿜어내는 악의를 견디며 나의 악의 또한 직시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 이유에서 남자가 화수와 수동을 바라보며 "어서 와" 라고 말하는 장면은 의미심장합니다.-p57


저자의 인터뷰 내용을 보고는 어쩌면 내가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 당연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은 이해할 수 있는 일들만이 일어나는 세상이 아니니까.


<우리의 적들이 산을 오를 때>도 쉽지않았다. '새로운 세상의 도래', 거대한 독수리 떼,천문대에 기거하는 종교집단으로 보이는 인물들. 난 무엇을 읽어내야했을까? 종교적인 어떤 이야기보다 공무원들의 삶에 더 시선이 가게되었는데, 저자가 원하는 바는 아니었을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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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5-08-02 0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양원에 갈 때마다 보시던 분이 세상을 떠나셨군요 다른 사람은 없었다니... 그게 그렇게 안 좋은 건 아니지만, 저도 다르지 않을 듯합니다 늘 정리를 해야 할 텐데, 하면서 못합니다 죽기 전까지는 해야 할 텐데...


희선

march 2025-08-09 21:04   좋아요 0 | URL
기분이 안좋았어요. 서로 눈 마주치고 이야기도 하고 했었는데 그렇게 갑자기...가족도 없엇다하니 할머니의 삶이 너무 가엽기도 하고. 저도 가끔 그런 생각을 해요. 이 많은 책 나중에 어떡하지? ^^ 정말 어떡해야할까요?
 
소설 보다 : 여름 2025 소설 보다
김지연.이서아.함윤이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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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한 표지와는 달리 한없이 무거운 이야기들.하지만 마주하게 될 수도 있어 더 서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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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교재 세 권을 구입했다.

내 아침 루틴을 책임져줄 삼총사다.

이 교재가 끝날쯤이면 여름도 막바지려나? 



















오랜만에 하는 병렬독서.

병렬독서를 썩 즐기지는 않는다.

하나씩 마무리가 되지 않으면 왠지 찝찝해서.

그런데 세 권 모두 내용이 너무 궁금해서 동시에 읽고 있다.

좀전에 <소설보다 여름>을 끝냈다.

우리 단편은 어렵다는 고정관념이 아직 남아있지만

이렇게 우리 소설가를 알아가는 재미가 있어 좋다.


에이모 토울스는 역시 실망시키지 않았다.

첫 단편 <줄서기>를 읽었을 뿐이지만 읽는동안 감탄했다.

이야기를 엮어가는 솜씨가 정말 대단했다. 술술 읽혀나가는 것은 기본이다.


<모나의 눈>에서는 아홉 점의 미술작품을 만났다.

같은 그림, 다른 읽기. 그림을 꼼꼼하게 바라보게 된다.

나중에 모나의 할아버지와 같은 할머니가 되고싶다는 뜬금없는 생각을 했다. 





















어제 아파트 산책을 하다가 하늘이 너무 예뻐서 한 컷.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보다 파란하늘을 더 선명하게 보이게 하는 하얗고 묵직한 구름이 있는 하늘이 더 좋다. 

우뚝 솟은 아파트 사이에 서 있어도 전혀 밀리지 않는 당당한 메타세콰이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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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5-08-02 0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더울 때는 구름도 안 보여요 하늘 위에 없고 밑에 있기는 했어요 구름이 있는 하늘이 더 좋죠 가을 하늘은 파랗고 시원해 보이지만 여름 하늘은 파란색이어도 어쩐지 더운 느낌이 듭니다 여름이어서 그런 생각이 드는지도 모르겠네요


희선

march 2025-08-09 21:08   좋아요 0 | URL
맞아요. 주변의 공기에 따라 느낌도 어찌 그리 달라지는지...오늘은 비가 한 차례 내려서 시원한 것이 너무 좋았어요. 저녁 먹고 걷고 들어왔는데도 땀이 안나요. 곧 가을이 오겠죠?
 
소세키의 말
나쓰메 소세키 지음, 박성민 옮김 / 시와서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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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에 콕콕 와닿는 말들이 가득했다. 읽었던 책들 속 문장을 만날때면 그 책을 다시 펼쳐보고싶어졌다. 나쓰메 소세키의 인간에 대한 생각,문학,사랑,삶등.그에 대해 좀 더 알 수 있는 시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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