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끝 카페에 무지개가 뜨면> 을 만나는 바람에 오랜만에 모리사와 아키오를 떠올렸다.

<미코의 보물상자>를 읽고 따뜻함을 가득 담은 글들이 너무 맘에 들어서 작가의 책을 찾아 읽었다.

이렇게 모아놓고 보니 제법 많이 읽었네. 이 중에서 가장 좋았던 책은 <당신에게>였다.

리뷰를 다 쓰지는 않았는데 <당신에게>는 리뷰가 있어 다시 읽어봤다.

리뷰를 편하게 쓰는 블로거님들 보면 굉장히 부럽다. 

난 은근히 리뷰에 대한 부담을 가지고 있어 남겨두지 않는 것들이 많은데

다시 읽게 되는 순간은 리뷰로 남겨두길 참 잘했다는 생각을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다 끝 카페에 무지개가 뜨면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모모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관 신간 코너에서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발견했을 때의 기쁨이란! 너무 기분이 좋아서 읽기 시작했는데 뭔가 아는 이야기인듯했다. 검색을 해봤더니 <무지개 곶의 찻집>으로 출간되었던 책이 다른 제목으로 새 옷을 입고 나온거였다. 예전에 리뷰를 썼던 기억이 있어 찾아봤더니 2016년에 작성한 리뷰가 있었다. 읽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이런 따뜻한 이야기들이 많이 읽혀졌으면 좋겠다. 같은 책이라 그대로 옮겨둔다.


(2016.5.16)


서울 올라가는 KTX에서 읽을만한 책이 뭘까 생각하다 고른 책이었다. <미코의 보물상자>로 알게 된 '모리사와 아키오'와 만나는 두번 째 작품이다. 3시간 동안 올라 가는 기차 여행에 따스함을 더해 준 <무지개 곶의 찻집>.

 

 스마트폰을 쓰게 되면서 여행을 떠나면 맛집을 검색하고,커피를 맛있게 하는 집을 찾는다. 그런 집을 찾아 들어갈 때면 나도 모르게 기대를 한다. 맛도 맛이지만 주인장이 조금 다르지 않을까? 하지만 그런 찻집은 이렇게 소설 속에만 존재하는 걸까? 아직 무지개 곶의 찻집의 에쓰코씨 같은 사람은 만난 적이 없으니까. 이런 찻집 하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연히 창밖을 보다 만난 무지개를 따라 여행을 떠나는 엄마와 아내를 잃은 노조미와 아빠. 대학 졸업반이라 구직 활동을 열심히 하지만 성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던 이마이즈미 겐. 가족들을 위해 열심히 살아왔지만 경제적인 문제로 가족들은 떠나고 도둑질을 하러 찻집에 들어간 남자. 평생 독신으로 살면서 찻집 주인 에쓰코를 사랑하면서도 차마 고백하지 못하고 떠나는 다니씨. 그들은 우연히 들어 가기도 하고,도둑질을 하러 들어 가기도 하고, 십 몇년 전부터 단골이 되면서 무지개 곶에 있는 찻집과 연을 맺게 된다. 들어가서 차만 마시고 나왔다면 이 찻집은 내가 지금까지 들렀던 여느 찻집들과 다를 바가 없겠지만,찻집 주인 에쓰코는 그들에게 위로와 희망과 삶의 의미를 가르쳐 주었다. 굳이 의도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녀의 세심한 배려와 따뜻한 맘은 고스란히 그들에게 전해졌다. 

 피아니스트였던 에쓰코씨가 그들에게 맞춤으로 들려주는 '어메이징 그레이스','걸즈 온 더 비치','더 프레이어','러브 미 텐더' 라는 음악들이 들리는 듯 하다. 자신의 찻집에 들른 손님을 위해 음악을 선곡하고 들려 주는 그녀의 마음은 인간에 대한 사랑이 없으면 힘든 일이지 않을까?

자신도 힘든 일을 겪었기에 다른 사람들의 아픔을 그냥 보고 넘길 수 없고, 따뜻한 맘으로 그들에게 다가가면서 자신의 상처 또한 치유 받고 있는듯 하다. 나 또한 그들의 이야기를 통하여 내 꿈에 대해,내 삶에 대해서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우연히 들른 장소에서 전혀 모르는 타인에게서 위로를 받고 희망을 가지게 되었다면 그 장소는 정말 특별한 곳이 되지 않을까?  그런데, 결국 장소의 문제가 아니라 그 공간에 있는 사람이 나에게 어떤 역할을 했느냐이겠지? 아직은 따뜻함으로 기억 되어 다시 찾아 가고픈 그런 장소는 나에겐 없다. 어느 날 '무지개 곶의 찻집'을 만난다면 참 행복할 듯하다. 얼굴엔 미소를 머금고  두 눈엔 약간의 촉촉함을 느끼며 읽었던 여섯 편의 단편들은 다시 한번 '모리사와 아키오'라는 작가를 애정어린 눈빛으로 바라보게 했다. 


* <무지개 곶의 찻집>은 도서관 책이었나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지만, 인상주의자들과 함메르쇠이에게는 중요한 공통점도 있었습니다. '빛'이라는 주제에 천착했다는 겁니다. 인상주의자가 어지럽게 흩어지는 화려한 빛을 그렸다면 함메르쇠이는 어두운 방에 떨어지는 햇살 속 먼지 알갱이가 춤을 추는 모습을 그렸습니다. 인상주의자가 넓은 창 밖의 밝고 생동감 넘치는 풍경을 그렸다면, 함메르쇠이는 빛을 짐 안 깊숙이 받아들이는 통로로서의 창을 그렸습니다. -p 19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영원히, 화가
미셸 들라크루아 지음 / 좋은생각 / 202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관에 가면 언제나 신간코너를 스캔한다. 맘에 드는 책을 만난 기분이란! 특히, 큰 고민없이 가져오는 책들은 미술책이다. 어제 데려온 보물은 <영원히 화가>와 <봄의 이름으로> 였다. <봄의 이름으로>는 시도니 가즈리엘 콜레트의 에세이인데 라울 뒤피의 그림이 수록되어있어서 대출했다. 먼저 읽은 책이 <영원히 화가>다. 미셸 들라크루아의 글 조금, 그림 가득한 너무 사랑스러운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전시회 소식을 알게 되었다. 왜 놓치고 있었을까? 그의 따뜻한 그림들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봐야겠다. 미셸 들라크루아의 그림을 종종 보긴했지만 그에 관한 개인적인 글을 읽게 된 것은 처음이었다. 익숙한듯하지만 낯선 미셸을 만난 느낌? 1933년에 태어난 화가가 일곱 살이 되던 해 제 2차 세계대전이 발발했다. 아주 힘든 시절을 보냈겠다 생각했는데 '행복한 어린 시절을 살았다는 것은 제 인생에서 가장 최고의 시작이었습니다.'라는 문장에서 맘이 놓였다. 그래도 조용한 성격 탓에 힘든 시간도 있었던 것같은데 열살에 미술을 시작하면서 인생이 바뀌었다고 했다.  마흔이 되어 교사를 그만두고 전업화가의 길로 들어선 미셸의 그림에는 아름다운 파리, 어린 시절의 행복한 순간들, 가족들과의 아름다운 시간들이 가득했다. 


2024년, 2025년에 그린 그림이 대부분인데 이상하게도 1930년대 벨 에포크 시대의 파리를 눈 앞에 두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화가가 그 당시를 떠올리며 그렸음이 틀림없는.


 ' 단연코, 제 삶에서 가장 아름다운 부분은 그림이었습니다.'라고 말하는 노화가의 모습이 정말 아름답게 느껴졌다. 그림을 너무나도 사랑하는 92세의 노화가의 새로운 그림을 오랫동안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어제 병원 가서 엄마랑 같이 그림들을 봤다. 엄마가 소녀처럼 웃으면서 예쁘다는 말씀을 계속 하셔서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화가들은 그림에 참 많은 의미를 담는다.역사, 종교, 신화, 문학 등. 그런 의미 있는 그림들 물론 좋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그림은 날 미소짓게 만드는 따뜻하고 아름다운 그림이다. 그런 그림과 같은 예쁜 세상을 꿈꾼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희선 2025-08-02 0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른 사람이 아닌 화가가 쓴 글이어서 더 좋을 듯하네요 92세에도 그림을 그리는군요 하긴 다른 분은 늦은 나이에 그림을 그리고 백살 넘을 때가지 그렸네요 그림은 그렇게 할 수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조금 들기도 합니다


희선

march 2025-08-09 21:03   좋아요 0 | URL
자주 만나지는 못했던 화가인데 작품들이 너무 좋아요. 평범하지만 따뜻한 그림들이라 보고 있으면 기분 좋아져요.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어서 스트레스 덜 받고 즐거우니까 장수하는걸까 싶기도 하고...우리도 그래야할텐데요.^^
 
소설 보다 : 여름 2025 소설 보다
김지연.이서아.함윤이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젊은 작가들을 만날 수 있는 이 시리즈를 좋아한다. 이 시리즈에서 만났던 작품을 단행본으로 다시 만나게 되면 왠지 뿌듯한 맘도 든다. 하지만, 여기에 수록된 작품들이 가볍게만 읽히지는 않는다. 어려운 소설들이 많지만 내 좁은 세계를 깨 나갈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라는 맘으로 만나볼 생각이다. 


아빠가 엄마를 보러 병원에 가시는 이틀동안 쉬었다가 요양병원엘 갔다.엄마 옆 침대가 비어있었다. 전날 밤에 돌아가셨다고 했다. 몇 주 전에 들어오셨을때부터 그다지 상황이 좋아보이시지는 않았지만, 내가 갈때마다 반가워해주시고, 나올 때쯤이면 손을 흔들어주셨다. 물이 먹고싶다고 하시면 물도 드시게 해드리고, 침대 높이 조절하는 것도 도와드리면 엄지 척을 해주시면서 고마워요라고 하셨다. 몸은 아프셨지만 정신은 맑으셨다. 그리 쉽게 돌아가실거라고는 생각못했기에 너무 놀랐다. 김소년 할머니. 찾아오는 이가 아무도 없어서 가족이 없으신가했다. 아니나다를까 혼자셨다. 동에서 나와서 모든 절차를 밟으셨다고 했다. 한 달 정도 뵜을 뿐이지만 이름도, 얼굴도, 목소리도 생생하다. 


<방랑, 파도>

주인공은 바닷가 마을 백반집에서 기거하면서 요양원에 청소일을 해주고 있다. 그곳에서 책도 읽어드리고, 고스톱도 치곤했던 향자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이 이야기를 읽은 다음 날 김소년 할머니의 죽음을 접했다. 소설 속 이야기들은 할머니를 떠올리게 했다. 소설 속에서는 직접 장례를 치뤄주러 오지는 않았지만 동생과 연락이 닿기는 했었다. 가족이 있어도 유품 챙기러 오는 생각은 하지 않았는데, 하물며 가족도 없는 이의 죽음 뒤에 남아있는 것들은 어떻게 되는걸까? 할머니는 어떤 인생을 사셨을까?  할머니의 어린 시절, 젊은 시절, 요양병원에 들어오기까지의 삶이 궁금해졌다. 


나는 묻고 싶었다.종종 굽어 살피시는지. 이곳을, 이 어둑한 곳을. 그러나 거대한 존재는 내 슬픔을 주워주지 않는다. 거둬 가주지도 않는다. 보살펴주지도 않는다. 슬픔은 전적으로 내 몫이다. p100


주인공이 왜 이 바닷가 마을로 흘러들어왔는지, 언제까지 있게 될것인지에 대한 설명도 없다. 향자 할머니로부터 받았던 옥색 반지와 책 한 권은 유품이 되어 그녀에게 남았다. 아무런 관련도 없는 그녀에게. 향자 할머니를 추억할 수 있는 연결고리,그것들에 왠지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다. 그것이 향자 할머니를 굽어살펴주는 존재가 아닐까 하는 뜬금없는 생각이...... 누군가의 기억 속에 남아있게 될테니까. 아주 오랫동안이 아닐지라도.


저자는 인터뷰에서 소설에 대한 이야기들을 밝히고 있지만 난 내맘대로 읽기를 하고 말았다. 노년의 삶에 대해서 자꾸 생각하게 되는 날들이다.


<무덤을 보살피다>에서는 "나중에 남자가 오거든 죽이자." 라는 문장이 강하게 남았다. 소설 속 상황을 내가 너무 무르게 본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사람을 죽이겠다는 맘이 들 정도의 상황일까 싶었다. 제대로 된 대화도 없는 상황, 대화를 하려고도 하지 않는 상황에서 살의가 너무나도 쉽게 튀어나오는 상황이 꽤나 불편했다. 거기다 결말은? 이것도 이해가 안되고. 


우리는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과 함께 남았고 그들이 뿜어내는 악의를 견디며 나의 악의 또한 직시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 이유에서 남자가 화수와 수동을 바라보며 "어서 와" 라고 말하는 장면은 의미심장합니다.-p57


저자의 인터뷰 내용을 보고는 어쩌면 내가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 당연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은 이해할 수 있는 일들만이 일어나는 세상이 아니니까.


<우리의 적들이 산을 오를 때>도 쉽지않았다. '새로운 세상의 도래', 거대한 독수리 떼,천문대에 기거하는 종교집단으로 보이는 인물들. 난 무엇을 읽어내야했을까? 종교적인 어떤 이야기보다 공무원들의 삶에 더 시선이 가게되었는데, 저자가 원하는 바는 아니었을 것같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희선 2025-08-02 0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양원에 갈 때마다 보시던 분이 세상을 떠나셨군요 다른 사람은 없었다니... 그게 그렇게 안 좋은 건 아니지만, 저도 다르지 않을 듯합니다 늘 정리를 해야 할 텐데, 하면서 못합니다 죽기 전까지는 해야 할 텐데...


희선

march 2025-08-09 21:04   좋아요 0 | URL
기분이 안좋았어요. 서로 눈 마주치고 이야기도 하고 했었는데 그렇게 갑자기...가족도 없엇다하니 할머니의 삶이 너무 가엽기도 하고. 저도 가끔 그런 생각을 해요. 이 많은 책 나중에 어떡하지? ^^ 정말 어떡해야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