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문경-천안-평택
20일에 서울에서 딸이랑 연극을 보기로 되어있어서 이틀 일찍 출발했다.
서울 가는김에 이른 가을 여행을 하기로 했다.
그러고 보니 3년 연속 4박 5일 정도의 국내여행을 하고 있다.
남편이 천안 독립 기념관을 가보고 싶다고 해서 9시 반(18일)에 천안을 향해 출발했고,
가는 길에 문경에 들러 <미성>이라는 경양식집에서 돈까스를 먹었다.
내가 유일하게 보는 여행 유튜브가 2개 있는데, 그 중 하나가 <꾸준>이다.
울릉도의 삼겹살 영상을 보고 깜짝 놀랐는데, 그 다음날 뉴스에 나온 꾸준을 보고 더 놀랐다.
그 꾸준이 서울에서 렌트해서 부산까지 가는 여행에서 들른 식당이 <미성>이었는데
문경 가면 먹어보자 했는데, 그 기회가 생각보다 빨리 왔다.
치즈가 가득 들어간 망치 돈까스.
마카로니와 스프, 양배추 샐러드가 따라나오는 옛날 경양식집 돈까스였는데
다시 먹으러 와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맛있게 먹었다.
여행은 먹는 것을 빼놓을 수 없기에 첫 식사로는 아주 대만족.

그리고, 천안 <독립기념관>에 도착했다.
TV에서 보던 웅장하고 깔끔한 외관, 태극기 휘날리는 앞 마당, 뭔가 울컥하는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웬걸. 하드웨어는 좋았는데 소프트 웨어는 기대 이하였다. 겉만 번지르르한 느낌?
공간 활용도도 떨어지고. 전시 내용도 빈약하고.
이 좋은 공간을 독립기념관이라는 이름답게 좀 더 충실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없었을까?
관계자들이 많이 고민해줬으면 좋겠다.
예전에 기대하기 않고 갔다가 감동하고 나왔던 <전쟁 기념관>과는 대조적이었다.
7관은 공사중이라 6관까지만 돌았는데, 아쉽다 아쉽다 하면서 관람했는데도 2시간이나 흘러있었다.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우리 나라의 역사를 전반적으로 훑어볼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난 헬조선이라는 말을 정말 싫어한다.
내가 살고 있는 이 나라에 대한 불만이 없지 않을 수는 없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불만이기보다는 우리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더 나아지길 바라는 마음의 긍정적인 불만이었으면 좋겠다.
중국 지린성 지안시에 있는 광개토대왕릉비와 같은 석질,형태 글씨로 제작되었다는 광개토대왕릉비가 있었는데
유일하게 그것은 맘에 들었다. 4면에 글이 적혀있었다는 것을 이제서야 알게 된 나.
그렇게 광개토대왕릉비를 봤는데 왜 지금까지 인식을 못했을까?
높이 6.39m라고 하는데 너무 작아보여서 내가 그 앞에 서서 찍은 사진으로 확인을 해봤다.
작아보였는데, 맞는 거였다. 거짓말 할리가 없는데 왜 굳이 확인을 한건지......



천안에 간다고 하니 친구가 보부아르 서점을 소개해줬다.
독립서점을 들르는 것은 국내 여행의 필수 코스다.
서점 문 닫는 시간을 미리 확인을 해두지 않아서 10분 전에 도착했다.
마치는 시간이 6시죠? 했더니.'네'라는 말 한마디하고 돌아서버렸다.
한 눈에 봐도 책들과 예쁜 소품.눈길을 끄는 것들이 많았는데, 책방지기 눈치가 보여서 제대로 구경도 못했다.
그냥 나오긴 그래서 long index 하나만 사서 나왔다.
나와서 차로 걸어가다가 뒤돌아보니 벌써 불이 꺼져 있었다.
마감 시간 직전에 들어간 내 잘못이긴했지만 좀 더 친절할 수는 없었을까?
안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

저녁을 먹고 평택항으로 출발했다. 숙소에서 막걸리 한 병 나눠 마시고 첫 날 여행을 마무리했다.
(지역 막걸리를 찾았는데 없었다. 결국은 지평 막걸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