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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지더라도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문예춘추사 / 2026년 6월
평점 :
모리사와 아키오의 책을 많이 읽었다, 과하지 않고 잔잔하게 흘러가는 스토리에 따뜻함이 묻어나서 좋아한다. 도서관 신간 코너에서 딱 발견했을 때의 기쁨이란. 읽을 책이 쌓여있지만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읽기 시작했다.
삶에서 '했더라면'이라는 말은 아무런 의미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지만 그런 단서를 수도 없이 달면서 살아가는 것이 또 인생이 아닐까싶기도 하다. 타다히코가 그 마을에 낚시를 하러 가지 않았다면, 친구랑 낚시 약속을 잡지 않았더라면, 산사태가 나는 그곳에 있지 않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안타까웠다.너무나도 착하고 다정한 성격이었기에 산사태로 인해 사람들이 목숨을 잃는 것을 목격함으로써 실어증에 걸려버렸다. 조금만 악한 사람이었다면 어땠을까? 그로 인해 그의 가정은 무너졌다. 사랑하는 아내, 딸, 아들과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었을텐데.
산사태 이후 완전히 달라져버린 남편의 삶을 이해할 수도 없고, 더이상 참아낼 수 없었던 아사미는 이혼을 선택했고, 20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사이 아이들은 30대가 되었고,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버림을 받았다는 원망. 양가적인 감정들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었다. 어느 날, 전해져 온 부고. 장례식엔 참석하지 않았지만, 성묘를 하러 갔던 마을에서 그들은 20년 동안의 아버지의 삶을 마주하게 되었다.
타다히코가 남기고 간 풍경은 가족들이 평생 가지고 있었던 원망을 녹였고, 남은 이들은 다시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행복한 삶을 살게 했다. 소설은 해피엔딩이었다. 하지만, 씁쓸함이 강하게 남았다. 왜 사람들은 살아 있을 때 조금 더 너그러운 맘이 될 수 없는걸까? 혼자 가족들을 생각하며 쓸쓸하게 보냈을 타다히코의 삶이 가슴 아팠다. 용서할 수는 없지만 미워하지는 않았다는 아내 아사미, 아버지를 찾아간 적 있지만 멀리서 보기만 하고 앞에 나서지 못했던 딸 리나, 가족을 버린 사람이라고 원망이 가득했던 아들 켄토. 조금만 빨리 그를 찾아가서 다시 한 번 가족들이 뭉치는 시간을 가졌더라면 어땠을까? 역자 후기에서 역자는 '시간이 지나 알게 되는 것들'이라는 말을 했다. 이 가족들도 20년이란 시간이 흐르고, 남편이자 아버지였던 타다히코가 죽은 이후에야 그의 사랑을 알게 되었다. 너무나 많은 시간이 지나버렸다.
누구라도 읽다보면 가슴에 서서히 차오르는 맑은 사랑과 희망의 씨앗을 느끼게 될 것이다.-책 뒷표지
하지만, 나는 읽을수록 안타까움만 더했는데, 아마 치매를 앓고 있는 엄마를 보면서 현재 이 순간이 가장 중요함을 강하게 느끼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싶다. 조금 더 젊은 내가 읽었다면 우와 정말 멋진 풍경이고, 따뜻한 소설이야 했을 것이다. 그런데, 너무 늦었쟎아,시간은 기다려주지 않쟎아. 남편을, 아버지를 조금 더 이해해 줄 수 있었쟎아라는 안타까움이 먼저였다.
작가의 다른 책들처럼 따뜻함을 듬뿍 담은 소설이었다. 감동도 담았고. 단지, 내가 다른 이들의 아픔보다 타다히코의 인생에 과하게 몰입해서 읽었던 것같다.
* 띄어 쓰기가 너무 이상한 부분들이 있었다.
각자 가, 사 로잡혀, 생계를 위 해,시 간이 흘러...